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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님 안마하신다-119화 (119/286)

< 천마님 안마하신다 119화 >

[진짜로 말하는 거냐?]

“아들이 빈 말을 두 번할 사람은 아니잖아요.”

다시 한 번 되묻는 강호연의 말에 강태한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러자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지더니, 수화기 너머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크흠, 사실··· 한 달 전쯤에 괜찮다 싶은 자리가 하나 있기는 했는데 말이다.]

머쓱해하면서 조심스레 입에 담는 한 마디.

그 말에 강태한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도 내심 생각을 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지금 가게는 좀 작긴 하니까.’

골목에서 골목으로 들어가야 나오는 작은 가게.

좋게 말한다면야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가게지만, 달리 말하면 좀 낡고 좁은 가게다.

물론 거기에도 나름의 맛과 멋이 있는 법이지만···

어찌됐거나 테이블이 적다보니 한 번에 많은 손님을 받기가 힘들 뿐더러, 사실 수타면을 치기엔 약간 공간이 좁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요리사로서 새로운 도약을 하고 계시니, 그에 걸맞게 새로운 가게로 옮기는 것도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강태한은 생각했다.

* * *

대청그룹의 자회사, 바디케어의 신제품 개발팀.

이번 신제품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초과근무가 이어지고, 밤을 새는 야근마저 틈틈이 이뤄지는 상황이었지만···

“야··· 이거 생각보다 빨리 끝나겠는데?”

“그러게요. 일이 그냥 술술 진척 되가네.”

정작 현장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 지금도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야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피곤해하기는커녕 모두가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그런 요상한 분위기였다.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든 광경.

허나 막혀있던 프로젝트가 술술 풀려나가고 있는 덕분인지, 회사원들이 화기애애하게 야근을 하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오늘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셨네.”

“어? 저도요. 아까 저녁 먹고 마신 거 빼고는 한 잔도 안 마셨네.”

심지어는 물처럼 마시던 커피도 손을 안대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회사원들의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쯤 되면 안마가 아니라 도핑 수준인데.”

고개를 돌리고 가볍게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남자.

원래라면 야근을 하지 않더라도 회사에만 있으면 항상 결리던 부분인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데다 부드러운 탄력이 느껴질 정도로 생생했다.

그 말도 안 되는 컨디션 관리의 비결이 무엇인가··· 하면, 다름 아닌 강태한의 안마였다.

얼마 전까지 기술고문으로서 이 개발팀의 야근에 함께 했었던 강태한. 그는 자신의 기술과 요령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동시에, 시범도 보일 겸 직원들을 한 명 한 명씩 안마해줬었다.

‘자네는 어깨 쪽이 아예 굳어버렸구만. 이럴 땐···’

그는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그러면서 어깨 안쪽을 엄지손가락으로 쿡 찌르자, 마치 고압의 전류가 어깨를 관통하는 듯한 감각이 느껴지더니 지금 같은 상태가 된 것이다.

“조금만 더 나와 달라고 할 걸 그랬나봐···”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개운해진 어깨.

이렇게 야근을 하더라도 끄떡이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풀렸지만, 그래도 안마를 받은 직후의 느낌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 듯, 남자는 조그맣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에이, 솔직히 충분히 역할을 다 하셨고, 지금 알려주신 것들도 소화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나와 달라고 하면 민폐지.”

“나도 그냥 빈 말로 하는 거지, 뭐.”

옆에서 핀잔을 주는 동료의 말에, 남자는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 말대로, 강태한은 단순히 안마사로서 그들의 컨디션만 풀어준 것이 아니라 기술고문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해냈다.

사실 기술고문으로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다고 해도, 그게 실제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사용되는 기술과 제품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은 조금 다른, 별개의 영역이라 할 수 있었으니까.

아무리 뛰어난 장인의 기술과 요령이 있다한들 그걸 제품에도 접목시킬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고, 접목시킬 수 있다 해도 그만큼의 성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으리란 법도 없다.

특히 안마의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전문가의 기술이나 요령이라 해봤자 대부분은 ‘감’으로 맞춘다는 것들이 대부분이며, 기계로 재현하기에는 부적합한 것들이 대다수다.

그렇기에 새로운 기술고문을 영입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팀원들 모두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른 분야라면 또 몰라도, 안마의자 개발에서 기술고문을 받아 큰 도움을 되었던 적은 딱히 없었던 것이다. 그저 초청비로 비용만 추가로 발생했을 뿐.

더군다나 회장님의 추천으로 들어왔다고 들어서, 솔직히 높으신 양반들이 실무가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고 그냥 데려온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강태한은 느낌이 달랐다.

가지고 있는 기술의 범위부터가 달랐다고 할까.

아니면 상황에 맞게 잘 각색을 한다고 해야 할까.

기술고문을 한 명 초빙했을 때 한두 개 얻을만한 핵심적인 기술들을 하루에만 서너 개씩 알려주는데다, 심지어 누구한테 가르치는 게 꽤 익숙한지, 알아듣기도 쉽게 말해준다.

나중에는 제품에 접목시키기 쉽도록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선시키거나 새로운 요령을 알려주기도.

거기에 어딜 기준으로 어디쯤을 짚어야하는지, 특정 상황에선 힘 조절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센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필요한 부분들도 딱딱 짚어서 말해주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렇다보니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결국에는 강태한이 알려주는 지식의 양이 개발속도보다 훨씬 앞섰고, 그 중 절반만 반영을 해도 신제품 개발에는 충분한 수준이라 더 이상 출근을 안 해도 되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상 이 프로젝트를 혼자 살리신 셈이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발 방향조차 뚜렷하게 잡히지 않은 두리뭉술한 분위기였는데, 강태한은 거기에 확실하고 구체적인 개발목표를 심어주었다.

강태한의 기술을 안마의자로 구현시키는 것.

덕분에 프로젝트의 진행방향이 뚜렷하게 잡혔는데, 보다 쉽게 구현시킬 수 있도록 잘 풀어서 설명해주고 기존 기술들을 개선까지 시켜준 상황이었다.

이러니 프로젝트는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진척되가고, 그렇다보니 직원들의 의욕도 자연스레 상승하고··· 야근을 하더라도 이런 열정적인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

“솔직히, 저는 이번 프로젝트만으로 릴렉스홈을 따라잡는 건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직원이 슬쩍 입을 열었다.

사실 대놓고 말을 안 하고 있을 뿐이지, 팀 내에서는 물론이고 회사 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선생님이 말해둔 내용들 중에서 반에 반만 구현시킬 수 있어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의 말에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이런 도움까지 받아놓고 후발주자 하나 못 재끼면, 그냥 사표내고 다른 일이나 알아봐야지.”

“다른 건 몰라도, 다들 기술고문으로 참여한 선생님 이름에 먹칠하는 일만 하지 말자고.”

“예~”

그 말에 개발팀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한 명의 기술고문이 만들어낸, 그야말로 의욕 넘치는 현장의 모습이었다.

* * *

“푸하아아!”

휴게실의 정수기 앞에서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 킨 남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그는, 그제야 긴 숨을 푹, 몰아쉬더니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슬쩍 닦아냈다.

“갑자기 차가운 물을 마시면 몸에 안 좋을 텐데?”

“아유, 그래도 이럴 땐 얼음물만한 게 없죠.”

옆에서 그를 지켜보던 다른 안마사, 김성훈이 장난스럽게 한 마디 던지자, 남자는 얼음이 든 컵을 가볍게 흔들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일 좀 열심히 했나보네. 땀도 송골송골하니.”

“손님을 세 번 연속으로 받았더니··· 아, 일이 빡센 건지, 아니면 제 체력이 딸리는 건지.”

남자는 스트레칭으로 어깨를 풀며 말했다.

“원장님은 말할 것도 없고, 장인코스 선생님들도 거의 쉴 새 없이 하셔서 할 만 한가 싶었는데, 아우, 쉽게 볼 일이 아니네요.”

“세 번 연속이면 일이 빡세긴 하지, 뭐.”

그 말에 김성훈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툭 까놓고 말해, 안마는 상당히 많은 힘이 드는 일이다. 쉴 새 없이 일하는 강태한 원장이 이상할 정도로 활력이 넘치는 것뿐이고, 자신을 비롯한 장인코스의 안마사들도 세 명을 연속으로 받으면 되도록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편이다.

‘솔직히 세 명 연속 받는 것도 대단한 거지.’

달리 생각하면, 그런 시도를 해볼 만큼 의욕이 넘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만큼 그를 찾는 손님들이 있다는 걸로도 볼 수 있었다.

김성훈은 다시 얼음물을 들이키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슬쩍 살폈다.

천마안마에 온 지 이제 두 달 정도 되어가는 일반코스의 안마사. 허나 막 가게에 들어왔을 때랑 비교를 해보면, 좀 더 의욕적인 인상이 느껴지고 몸에 근육도 더 붙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긴, 이 정도면 뭐 평범한가···’

그야말로 눈에 띄는 성장으로, 다른 안마원이었다면 눈에 띌만한 인재라 할 수 있었겠지만.

사실 이곳, 천마안마에서는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매주 두 번씩 열리는 강태한의 수업에 안마사들의 전체적인 실력이 쭉쭉 올라가고 있었고, 자연스레 의욕부터 일에 임하는 자세까지 저절로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원장님이 참 타의 모범이 되는 인물이란 말이지.’

타의 모범. 어렸을 적 학교에서 주던 표창장에나 쓰일 법한 표현이지만, 강태한은 딱 그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가르쳐주고, 퇴근 후에는 솔선수범해서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게다가 근무조건과 휴식환경도 좋으니, 자연스레 직원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아, 그러고 보니 김 선생님은 휴가 때 뭐 하실지 정하셨어요?”

“휴가? 글쎄···”

다다음주 쯤에 잡혀있는 사흘 동안의 휴가.

원래도 안마사들끼리 로테이션으로 일주일에 이틀씩은 휴일을 갖지만, 그 날은 아예 가게의 문을 닫고 휴식을 취하는 기간이다.

앞으로도 분기에 한 번씩은 이런 휴가를 가지겠다는 모양. 당연히 예약도 받지 않으며, 해당 날짜가 원래 휴일이었던 안마사들은 뒤에 붙여서 추가로 좀 더 오랫동안 쉴 수도 있다.

“오랜만에 바다나 보러 갈까.”

“바다 좋아하시나 봐요?”

“그런 편이지. 아니면··· 안마원 식구끼리 친목도모 등산회를 간다든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는 김성훈.

그는 당연히 싫어할 듯한 반응을 생각했으나.

“오! 그것도 좋네요! 그럼 원장님도 오시나?”

“조, 좋다고?”

“사실 등산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원장님이랑 같이 간다고 생각하니 나름 또 기대가 되네요.”

오히려 흥미를 표하는 남자의 모습에, 김성훈은 자기도 모르게 살짝 기겁을 하고 말았다.

‘이쯤 되면 거의 팬이구만···’

하긴. 퇴근 후에 운동을 하러 따라간다는 시점에서 이미 일반적인 생각의 범주에서 벗어나있다. 뒤늦게 그 사실을 떠올린 김성훈은 살짝 기겁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오. 여깁니다, 미스터 강!”

강태한이 카페 안을 두리번거리자, 안쪽 자리에서 누군가가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가는 강태한. 그러자, 남자는 환영하듯 맞은 편 자리의 의자까지 빼주면서 강태한을 맞이했다.

“오늘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그보다, 한국말이 유창하시네요?”

“하하. 어렸을 때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었습니다. 고려대라고 아세요? 거기로 다녀왔었는데.”

처음 보는 얼굴의 외국인.

인도 쪽 사람으로 보이는 그는, 목소리만 들으면 그냥 발음만 좀 안 좋은 한국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로 말이 유창했다.

그렇게 조금 대화가 이어졌을까.

잠시 화제가 끊어진 사이, 티슈로 가볍게 입을 닦아낸 그는 조심스레 본론을 꺼냈다.

“사실, 오늘은 저희 회사 사장님의 대리인으로서 선생님을 찾아온 겁니다.”

“으음··· 그렇습니까.”

인도 쪽 회사의 사장이라.

딱히 짚이는 바가 없다. 강태한이 살짝 의문이 섞인 목소리로 답하자, 상대는 덧붙이듯이 입을 열었다.

“음, 보다 정확히는··· 회사 사장님이 아니라, 에버튼FC 구단주의 대리인으로 찾아왔다고 해야겠네요.”

에버튼FC라 하면, 강태한과도 인연이 있는 팀이다.

강주완 선수와 고드윈 선수가 그에게 안마를 받았었고, 특히 고드윈 선수랑은 같이 삼겹살에다 소주도 한 잔했었으니까.

이제야 대화의 흐름을 대충 읽을 수 있게 된 강태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에버튼FC에서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아, 저희 사장님이 요즘 팀의 성적에 굉장히 큰 만족을 느끼고 있어서요.”

남자는 옆에 놓인 서류가방을 뒤적이며 말했다.

“그러다 주완과 고드윈, 두 선수에게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히 들으셨는데··· 깊은 감사를 느끼시고, 그걸 일부나마 표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꼭 리버풀로 초대하고 싶으시다고.”

그러면서 그는 가방에서 꺼낸 태블릿PC를 슬쩍 앞으로 밀어냈다. 거기엔 미리 준비해놨던 듯, 어느 한 리조트의 멋들어진 풍경이 담겨있었다.

“흐음···”

영국에 있는 만큼 당연히 처음 보는 리조트지만, 뒤로 화면을 넘겨보니 확실히 괜찮은 휴양지다.

강태한은 태블릿PC를 손에 든 채 남자를 쳐다보며 넌지시 말했다.

“그래서, 진짜 원하시는 건 뭐죠?”

“하하··· 별 건 아닙니다.”

이런 호의에는 어떤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강태한이 슬쩍 물어보자, 남자는 두 손을 저으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편안하게, VIP이상의 대접을 받으시며 푹 쉬시다가··· 시간이 나실 때 네다섯 시간 정도, 선수들의 몸을 좀 봐주시면 됩니다. 물론, 그에 대한 대가도 당연히 별도로 지불해드릴 것이고요.”

“···대강 알아들었습니다.”

말하자면, 리조트의 휴식을 빌미로 한 초장거리 출장인 셈이다. 강태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태블릿PC의 화면을 다시 넘기기 시작했다.

뒤 쪽으로 가자, 리조트의 전경 말고도 스케줄에 관한 간략한 내용들이 한글로 적혀있었다.

‘한국에서 영국까지 전용기로 이동이라···’

리조트에 잡혀있는 일정들은 글만 봐선 어느 정도의 대접인지 알기 힘들었지만, 전용기로 이동한다는 부분만 봐도 거의 모셔가는 수준이긴 하다.

그렇게 천천히 화면을 살펴보던 와중.

어느 부분, 정확히는 가능한 날짜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던 강태한은, 태블릿PC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남자에게 물었다.

“혹시 다른 사람들도 같이 동행해도 되나요?”

“그야 물론이죠. 리조트에 선생님만 혼자 오신다면, 그게 어찌 휴양이겠습니까? 선생님이 같이 오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당장 확답은 못 드리겠지만··· 사람 수가 좀 많을 수도 있는데.”

강태한은 화면에 나와 있는 달력을 가리키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그 날은 천마안마의 휴가가 예정되어있는 날이었다.

휴가 기간 동안 희망자에 한해 해외리조트 풀서비스 제공. 천마안마에 파격적인 직원복지가 생길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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