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화 외전1. 각자의 시간(2) - 지구의 귀환자들
(209/210)
209화 외전1. 각자의 시간(2) - 지구의 귀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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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화 외전1. 각자의 시간(2) - 지구의 귀환자들
2023.04.30.
“크으으윽…….”
크룩스는 맹수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신음 소리를 흘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머리가 띵하고, 누가 꽉 쥐고 잡아당기는 것처럼 뒷골이 아팠다.
자이안의 부름에 응한 적은 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마계가 가진 특수한 환경 때문인가.’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고찰을 시작하며 크룩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감각의 괴리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 몸은 자신의 의지대로 문제없이 움직였다.
이어 유민과 아르스가 차례대로 눈을 떴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크룩스는 이상한 점을 하나 깨달았다.
“프레이 형은 어디 갔죠?”
네 각성자 중 가장 마지막에 귀환했을 프레이의 육신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 진짜네. 먼저 일어나서 어디 화장실이라도 간 것 아닐까요?”
유민은 아직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프레이가 누워있었던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던 크룩스의 표정이 점점 딱딱하게 굳었다.
왜인지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든다. 태평한 소리를 하는 유민과 달리 눈을 뜬 뒤 지금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아르스의 태도가 그 불안에 박차를 더했다.
크룩스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르스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아르스는 당혹스러운 듯한, 그러나 어찌 보면 다행이라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프레이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그렇게 위험한 일은 아니야. 너무 그렇게 무서운 표정 하지 말고.”
“얼버무리지 말고 설명을 해주세요, 누나.”
“무, 무슨 소리예요? 아저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유민의 표정이 길 잃은 어린아이처럼 불안해졌다. 아르스는 푹 한숨을 내쉬었다. 유민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설명을 해야 했다.
“프레이는 저쪽에 있어.”
“……!”
크룩스가 눈을 부릅떴다. 프레이의 행방이 묘연해졌음을 안 직후부터 추론에 추론을 거듭한 그는 그 짧은 한마디만으로 대략적인 상황을 간파했다.
“아바타가 아니라, 아예 본체가 자이안의 세계로 넘어가 버렸다는 겁니까? 하지만 그건 안전상의 이유로…….”
“본체가 아니라 아바타를 만들어 의식, 정신의 일부만 넘겨 보내 원격 조종을 하듯 움직이는 게 소환의 기본 골자이기는 해. 하지만 초기에 펜던트를 만들 때만 해도 부름에 응한 각성자가 통째로 소환되는 방식이 고려됐었고, 그 흔적은 지금도 펜던트에 남아 있어. 프레이는 그걸 이용했고.”
겨우 기능 하나를 바꾸기 위해 프레이는 몇 달 동안을 은밀하게 작업했다. 그 노력은 자이안에게는 분명 통했다. 그러나 아르스의 통찰력까지 속이지는 못했다.
마계로 통하는 차원 균열을 열기 위해 몇 달에 걸쳐 연구를 하는 동안, 아르스는 누군가가 나이아나 자이안과는 다른 방식으로 손을 댄 흔적을 발견했다.
그 목적도 어렵잖게 알게 됐으나, 모른 척 넘어갔다.
“아, 알았으면 말렸어야죠! 그거 잘못하면 큰일 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유민이 다급하게 반론했으나 아르스는 씁쓸한 웃음을 머금은 채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걔가 내가 말한다고 듣기는 하겠어?”
유민도, 크룩스도 말을 잃고 신음만 뱉었다. 나이아를 보고 고집불통이네 어쩌네 하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만만치 않게 고집이 강한 프레이다.
말로 해봤자 듣지도 않을 테고, 힘으로 막으려면 사생결단을 각오해야 하리라.
“아니…… 아저씨는 대체 왜 그런 짓을…….”
“나도 직접 물어본 건 아니라 잘 모르겠는걸.”
“……자이안을 위해서였겠죠.”
힘없이 중얼거리며, 크룩스는 뒷말을 속으로 삼켰다.
프레이는 아마 목숨을 내던질 각오였을 것이다. 나이아를 떠나보낼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한 그 설움을 이번에야말로 풀어낼 생각이었으리라.
‘자이안이 잘해줘서 다행이네.’
다행스럽게도, 자이안이 보인 기적 같은 활약 덕분에 프레이가 목숨을 던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남아 있었다.
“그럼 형은 언제 돌아올 수 있는 겁니까?”
“……글쎄.”
아르스는 흐린 얼굴로 확답을 피하며, 방 중앙에 놓인 단말기를 바라보았다.
단말기는 차원을 넘어 전달되는 어떠한 신호도 받지 못한 채 완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 * *
펜던트는 완전히 파괴되었거나, 그에 준하는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이안이 마지막에 보인 기적이 펜던트에 엄청난 부하를 걸었기 때문이었다.
아르스의 설명은 프레이가 어쩌면 영영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이는 지구의 정세가 앞으로 크게 변화하리라는 뜻이기도 했다.
게이트 재해가 완전 종식 선언된 뒤로 약 20여 년. 마물의 위협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나, 그를 대신하듯 새로운 위협이 고개를 들었다. 그 위협의 이름은 ‘인간’이었다.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는 강력한 초능력을 가진 각성자. 과거에는 그들이 가진 힘이 생존과 수호를 위해 쓰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 결과, 초인적인 힘을 지녔으나 영혼마저 초인은 아니었던 그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각성자에 의한 범죄 급증. 각성자에 의한 범죄 조직과 위험 사상 조직 대두. 게이트 재해 시기에도 범죄를 저지르는 각성자는 당연히 존재했지만, 재해 종식 이후로는 폭발적으로 수와 규모를 늘렸다.
그들의 목적은 제각각이었으나, 간신히 재해를 이겨내고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 사회를 위험하게 흔들어댄다는 점만은 똑같았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그들을 빌런이라 불렀다.
“한동안 잠잠한 것 같더라니, 최근 들어 각지에서 빌런들의 활동이 갑자기 활발해졌습니다. 예년 대비로 비교하자면 약 다섯 배 이상. 무슨 제 세상 만난 것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회의실의 특별 참관석. 오랜만에 악성 각성자 관리 대책 본부의 정기회의 현장을 찾은 크룩스는 착잡한 표정이었다.
‘프레이 형이 사라졌다는 게 결국 알려진 모양이군.’
프레이 본인은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아마 신경도 안 썼겠지만, 여태까지 그는 존재 자체로 일종의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빌런들이 지구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면서도 마지막 일선을 넘지는 않은 이유. 크룩스와 유민, 아르스 등 ‘영웅’이라 일컬어지는 각성자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너무 나댔다가는 자칫 프레이가 움직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각성자들은 직간접적으로 프레이의 강함을 알고 있다.
나이아에 밀려 2인자 취급받는다는 것도 천상계 사람들의 얘기지, 그들 입장에서는 나이아나 프레이나 똑같이 불합리한 힘을 가진 괴물이다.
그런 반면 아르스와 유민은 직접 전투계 각성자가 아니고, 그나마 직접 빌런들을 때려잡을 힘을 가진 크룩스는 비행 능력조차 가지지 않은 육탄계라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빌런들을 억누르는 데 한계가 있다.
‘안 그래도 조짐은 몇 년 전부터 슬슬 보였어. 빌런들 중에서도 신세대는 형의 힘을 직접 겪어본 적 없는 새파란 어린애들이니까. 그나마 나이 좀 있는 빌런들이 내부에서 억제제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건데…….’
이제 그 기묘한 균형은 깨져버렸다. 그리고 거기에는 크룩스 자신의 책임도 제법 작지 않을 것이다.
크룩스는 이전부터 프레이가 나이아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살기를 바라며 그를 은근히 떠보고 도발하고는 했으니까. 프레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에 그의 지분이 아예 없지는 않으리라.
‘아니, 그런데 이거 억울하네. 형은 아마 지금쯤 저쪽 세계에서 자이안이랑 멀쩡히 잘만 살고 있을 텐데. 난 여기서 뒤처리나 해주고 있고. 어휴, 펜던트 고쳐지기만 해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내심 투덜거리며, 크룩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갖은 의견이 바쁘게 날아다니던 회의실이 일순간 조용해지며 좌중의 이목이 한꺼번에 그에게 집중되었다.
크룩스는 그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 나름의 기준에 따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을 몇 명만 선별해,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 회의와 연관된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미 아르스와 유민의 동의는 구했다.
둘 역시 앞으로는 빌런 제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약속했다. 크룩스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프레이의 선택에 나름대로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프레이 알코스는 지금 지구에 없습니다.”
세계 중앙정부의 핵심 인사 중에서도 믿을 수 있는 이들만 선별해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당연히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그게, 그러면…… 프레이 알코스 경은 언제쯤 돌아올 수 있는 겁니까?”
“정확한 일정은 저도 모릅니다.”
“크룩스 님, 어렵더라도 확답을 부탁드립니다. 프레이 님은 정말 돌아올 수 있는 겁니까?”
크룩스의 표정이 굳었다. 그 역시 아르스, 유민과 함께 바로 그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결론은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쪽이 가진 건 단말기뿐이고, 펜던트는 저쪽에 있으며 얼마나 파손됐는지도 알 수 없다.
“확답은 불가능합니다. 저희도 알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다만…….”
크룩스는 떠올렸다. 프레이에게 들었던, 그와 자이안이 처음 만났을 때의 기적 같은 우연을.
프레이와 자이안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 교신은 다시 이어질 것이다.
“저는 프레이 형을, 무엇보다도 자이안을 믿습니다. 나이아조차 해내지 못한 기적을 이뤄낸 영웅을요.”
몇 년이고, 몇십 년이고 크룩스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 * *
“으아아아! 쏴라! 계속 쏘라고! 벌집을 만들어 버려!”
남미. 어느 소규모 빌런 조직의 은거지.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가 위장용 건물을 흔적도 없이 무너뜨린 뒤 비밀 문을 찾아내 안으로 진입한 프레이는 그 순간 쏟아지기 시작한 총탄의 비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세상에, 소총이라니. 요즘 세상이 어느 땐데 총을 들고 다닙니까? 당신들 진짜 각성자 맞아요?”
“으아아아!”
우두머리인 듯 보이는 빌런이 발작적으로 소리친 순간 크룩스는 손발을 붙잡는 무형의 힘을 느꼈다.
제법 강력한 염동력이다. 크룩스는 잠시 멈춰 서서 감탄했다. 빌런으로 있기엔 아까운 능력인데.
“크흐, 흐흐흐흐흐! 멍청한 놈! 역시 뇌까지 근육으로 들어찬 놈이라 생각이라는 걸 할 줄 모르는구만! 이게 그냥 총알인 줄 알아?! 각성자의 힘을 약화시키는 특수한 도료가 코팅된 총알이다!”
우두머리 빌런이 비열하게 웃으며 자랑하듯 떠벌렸다.
미친 듯이 총을 쏘던 부하들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크룩스를 손가락질하며 비웃었다. 크룩스도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떠냐! 힘만 무식하게 센 너 따위는 내 염동력에 묶여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 어……?”
손발을 묶은 염동력을 가볍게 떨쳐내며 성큼성큼 다가간 크룩스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단서를 잡았네요.”
각성자의 힘을 약화시키는 도료로 코팅된 탄환이라. 오랫동안 빌런 대책반을 애먹인 놈들의 정체가 마침내 끄트머리를 드러내 보였다.
“정상참작은 해줄게요. 나중에 재판장에서 봅시다.”
툭, 가벼운 딱밤에 맞은 우두머리 빌런의 몸이 포탄처럼 날아간 다음 벽을 박살 내고 잔해에 파묻혔다. 크룩스는 얼이 빠진 부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반항하지 않으면 살아서 재판장에 설 수 있게는 해드리겠습니다.”
빌런 조직의 마지막 은거지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그로부터 정확히 3분 뒤였다.
“하하. 생각지도 못한 월척이 걸렸네.”
놈들의 금고를 털어내 나온 물품들을 살피던 크룩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러다가 문득, 모든 표정을 지우고는 힘없이 한숨을 뱉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대대적인 빌런과의 전쟁 선포. 그 최전선에 선 크룩스, 아르스, 유민은 지난 5년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덕분에 잡념에 잠길 틈이 없어서 편하기는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마저도 잘되지 않았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희망은 빛을 잃고 안 좋은 생각만 고개를 쳐들었다. 나이아와의 교신이 끊어진 뒤로 자이안을 만나기 전까지 프레이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인가 봅시다, 프레이 형. 늦으면 늦을수록 그만큼 크게 갚아줄 테니 기대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계속해서 흘렀다.
9년이 지났다.
크룩스는 자신이 아직도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끔씩 놀라고는 했다.
빌런과의 전쟁도 슬슬 마무리 단계. 최근에는 직접 출동할 일도 별로 없다. 아르스와 유민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직접 나선다면 더 쉽게 상황을 처리할 수 있겠지만, 되도록 후배들이 공을 세울 수 있도록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다.
그 대신 그들은 중앙정부 산하 연구소의 어느 방 안에 혼자 멍하니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크룩스는 아예 그 자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수준이었고, 다른 둘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얼굴을 비쳤다.
“올해가 몇 년째죠?”
“9녀언.”
“아저씨가 이왕 애태우는 거 10년을 채우고 싶은가 봐요.”
“아하하하. 진짜 그런 거면 딱 반만 죽을 정도로 패줘야겠다아.”
“그럼 제가 나머지 반만 죽을 정도로 패겠습니다.”
“어…… 그, 그러면 아저씨가 죽는데.”
하염없는 기다림도 익숙해졌다. 이제는 딱히 불안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말 그대로, 이제나저제나 하고 멍하니 기다리기만 할 뿐.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포기했다고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태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들이 단말기의 변화에 반응한 것은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뒤였다.
“크룩스. 저거 봐. 쟤 아까부터 계속 반짝거려.”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말을 놓은 유민이 어깨를 두드리며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크룩스가 어쩌라는 양 어깨를 으쓱했고, 아르스는 아예 듣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셋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 단말기가!”
“연구원! 연구원을 불러!”
“언니! 언니가 최종 책임자예요!”
“아, 맞다! 여기 내 연구소지!”
우왕좌왕하며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끝에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크룩스와 아르스, 유민이 그들의 중심에 섰다.
“교신 신호가…… 잡히고 있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가 나타내는 데이터를 분석하며 아르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말기의 반짝임이 점점 더 커지고 빨라졌다. 그러다가 이내 교신 상태 양호를 알리는 녹색으로 변해, 쭉 이어졌다.
「저는 나이…… 아들, 자이안 알코……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침묵을 뚫고, 모두의 귀에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지구의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