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6화 일리움, 그리고 알레프 영지(6) (146/210)


146화 일리움, 그리고 알레프 영지(6)
2023.02.26.


일리움 국왕 시모스는 옥좌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일견 그저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으로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의 눈은 마법을 통해 전해지는 실체 없는 정보를 쉴 새 없이 가시화하고 취합하여 정리하고 있었다.

‘……미오네는 아직 탈출하지 못했나.’

왕의 눈은 온 땅을 굽어살핀다. 일리움에 전해지는 오래된 구문이다.

대부분이 이를 단순한 숙언, 혹은 과장이라 생각한다. 단 한 명, 왕홀을 통해 계승되는 특수한 힘을 다루는 국왕 본인을 제외하고.

왕의 시선은 문자 그대로 일리움 전역에 미친다. 정확히는, 왕홀의 힘으로 정신지배를 받는 작은 새 따위의 동물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때문에 일리움의 왕은 하고자 한다면 왕국의 모든 비밀을 빠짐없이 파헤칠 수도 있다.

사실 역대 국왕 중에서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나라 전역을 감시한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어도 그 정보를 직접 처리하는 것은 국왕 본인.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자칫 뇌를 파괴하고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어버린다.

때문에 역대 일리움 국왕들은 왕홀을 통해 강력한 권능을 발휘할 수 있음에도 이를 통해 거창한 야심을 드러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시모스 왕은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힘을 가졌으면 응당 바르게 사용해야지. 그것이 위에 선 자의 의무이거늘.’

왕위에 오르고 왕홀을 이어받은 이후로 시모스 왕은 적극적으로 그 힘을 사용했다.

미오네는 국왕이 사람을 불신하게 된 계기가 거친 왕위 계승 정쟁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왕실과 왕국 전역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워낙 인간의 추악한 면을 자주 접하다 보니 그리된 것이다.

‘자식들 중에는 그래도 가장 유능한 아이였는데……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나.’

왕홀의 힘은 강력하지만 전지전능은 아니다. 아무리 많은 눈을 가지고 있어도, 그 눈이 보지 못한 일의 전모까지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알레프 가문에서의 사건은 하필 국왕이 눈을 떼고 있을 때 일어났다.

시모스 왕이 알 수 있었던 건 리투안 공국으로 유배되었던 자이안이 나타나고 백작이 접경지대를 떠나 저택으로 돌아왔으며 미오네가 유폐되었다는 결과뿐.

어떤 원인으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까지는 미처 보지 못했다.

‘접경지대의 안전은 괜찮아진 건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원 병력이 필요하다고 애걸복걸을 하더니.’

서쪽 접경지대는 국왕의 눈이 미치지 않는 장소다. 정신지배를 받는 동물들조차 마물의 존재를 느끼고 두려워하며 결코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능을 무시하고 억지로 접근시키면 그 자리에서 돌연사해버린다. 때문에 접경지대와 그 너머 복마전은 왕홀의 힘을 가지고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할 도리가 없다.

시모스 왕이 알레프를 원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다.

‘미오네가 유폐된 일을 명분으로 써먹을 수는 있겠군.’

미오네가 그동안 제 할 일도 못 하고 무능하게만 굴었더라면 이대로 내버렸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미오네는 뛰어난 수완으로 알레프 가문을 장악하며 제 가치를 증명해왔다.

이대로 잘라내기에는 아무래도 아쉬웠다.

‘핵심을 잘못 잡고 있기는 했지만,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 한 번 정도 기회를 더 줄까.’

미오네는 저택의 인심을 장악해 알레프의 허리를 숙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터무니없는 착각이다. 알레프의 진짜 힘은 백작 본인과 서쪽 접경지대를 수호하는 기사단 자체다.

설령 영지가 풍비박산이 나도 접경지대의 전력이 무사하다면 알레프의 힘도 무사한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 전력을 깎아낼 수도 없다. 접경지대의 전력은 복마전으로부터 왕국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니까.

‘그래서 신중을 기해야 했던 건데…… 미오네, 너는 너무 다급했구나.’

한숨을 삼키면서도 시모스 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그의 그림자 속에서 복면을 쓴 남자가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국왕 직속 첩보 부대, 통칭 그림자.

“알레프의 상황은 알아봤느냐?”

“예, 전하.”

이어진 보고를 듣고 국왕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가 왕홀로 바닥을 한 차례 쿵, 두드렸다.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종들이 정중히 예를 올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왕이 명을 내리자, 시종들이 떠나고 곧 관료들이 어전에 모였다.

“알레프 가에 사자를 보낼 준비를 하라. 아니, 아니지. 사자가 아니라…….”

잠시 말을 고른 왕이 무겁게 말했다.

“군을 준비하라. 알레프에는 물어야 할 죄가 있으니.”
 

* * *

알레프 백작은 하루종일 불편한 표정이었다. 기사들도, 시종들도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몸을 사렸다.

“둘은 또 안뜰에 있느냐?”

그렇게 저택 전체의 분위기가 경직된 가운데, 얼마 안 되는 예외 중 하나가 자이안과 바란드였다.

“예, 각하. 자이안 도련님께서 바란드 도련님께 마법을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자이안이 저택에 머무른 지 열흘이 조금 넘게 지났다. 그동안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바란드의 수업. 이를 위한 교사 대부분을 자이안이 대신하게 됐다. 검술과 마법, 그 실전과 이론. 병법과 경제론, 수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까지.

미오네 파벌이었던 교사들 대부분을 실력으로 입을 다물게 하고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자리를 빼앗긴 교사들이 하소연을 위해 백작을 찾았으나, 백작이라고 마땅한 수가 있지는 않았다. 둘 중 하나를 써야 한다면 더 유능한 쪽을 쓰는 게 당연하다.

미오네의 끄나풀을 지우기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백작이 생각하기에는, 자이안도 어느 정도 그런 의도였을 것이다.

“그놈은 대체 못 하는 게 뭐람.”

빈정대는 그 말에는 감탄과 서운함이 절반씩 섞여 있었다. 아들이 대단한 능력을 가진 건 자랑스러웠지만, 사실상의 의절 선언을 하고서는 가문 일을 나 몰라라 하는 건 괘씸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자이안을 타박하지도 못했다. 솔직히 백작 역시 자이안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똑같이 행동할 것 같았다.

‘다 내 잘못이지.’

백작은 거듭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며칠 동안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앉아만 있느라 온몸이 녹슨 것처럼 뻑뻑했다.

그는 가볍게 몸을 풀며 창가로 다가갔다. 집무실 창가에서는 안뜰의 모습이 잘 보였다.

자이안이 형형색색의 여러 마법을 펼치고, 바란드가 그 광경에 아이처럼 신나 하며 박수를 친다. 그러나 때때로, 바란드의 표정이 맥락 없이 어둡게 가라앉을 때가 있었다.

저택의 또 다른 변화. 미오네가 유폐되었다는 소식이 알음알음 퍼지고, 마침내 바란드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어차피 시간문제이기는 했다. 멀쩡히 지내던 어미가 갑자기 소식도 없이 사라져 버렸는데 이상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백작이 직접 사실을 전하려 했으나, 자이안이 이를 막았다. 그는 가족을 대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분명 무심한 말로 바란드를 상처 입힐 거라면서.

기가 찰 만큼 버릇없는 소리였지만, 사실 백작 스스로도 찔끔했다. 결국 진실을 전하는 건 자이안의 몫이 되었다.

“어머니께서, 그런 일을…….”

아무리 좋은 말로 우회적으로 표현한들, 바란드가 충격을 받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미오네가 왜 유폐되었는지를 설명하려면 자이안이 저택에 있었던 8년간 그녀가 저지른 악독한 일을 모두 설명해야 했으니까.

바란드는 자이안이 쇠약증 때문에 요양이 필요해 별관에 머무르고 있는 줄 알았다. 사실은 감금이었다. 하인들이 자이안과의 접촉을 피한 건 병으로 고통받는 그를 배려하는 조치가 아니라 따돌림이었다.

간간이 마주했을 때 자이안이 바란드에게 보인 지친 웃음은 몸이 아파서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그런 것이었다.

“저는…… 저는, 대체 그동안 형님께 무슨 짓을…….”

감정을 참지 못한 바란드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자이안은 깜짝 놀랐다. 설마 울 거라고는 예상 못 해서? 아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형님…… 흑, 으흑……!”

바란드는 자이안에게 울며 사과했다. 미오네가 지은 죄에 죄의식을 느끼고 그를 대신해서. 어머니가 나쁜 짓을 했다가 유폐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그 어린 나이에.

‘……미오네의 피가 아까운 아이이기는 하군.’

백작 역시 자이안과 함께 그 모습을 지켜봤다.

솔직히 말해서, 백작은 지금까지 바란드에게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미오네는 백작에게 있어 사실상 정적이었다. 비록 살을 섞고 아이를 낳았다지만, 후사를 위한 기계적인 관계에 불과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 역시 좋게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이안이 돌아오고 미오네가 유폐된 지금은 다소 홀가분한 시선으로 바란드를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착하고 올곧은 심성도, 어렸을 적 자이안을 연상케 할 정도로 대단한 재능도, 가진 바 재능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갈고닦는 성실함도. 지금에 이르러서야 새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바란드가 정식으로 후사를 잇는다면…….’

잠시, 백작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미래를 상상해보았다. 미오네의 피가 섞였다는 사실만 눈을 감으면 모든 게 완벽해 보였다.

‘……못난 아비로군.’

저도 모르게 조소가 새어 나왔다. 백작 부인이 유폐되고 가문은 어수선한 시기에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자이안이 가문을 잇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선은 미오네를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

미오네의 죄를 알리기 위해 왕실에 사자를 보낸 것이 열흘 전. 왕도까지는 말을 타고 최소한의 휴식만 챙긴 채 달려도 7일은 걸리니, 답을 들으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여차하면 백작이 직접 왕실을 찾아갈 생각이었다. 아무리 왕실이 알레프를 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기로서니, 설마 변경백의 방문을 문전박대하지는 않으리라.

‘방심할 수는 없다. 설령 미오네를 몰아내는 데 성공하더라도, 왕실이 얌전히 야망을 포기할 리가 없어.’

한숨을 삼킨 백작이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왔다. 그때 대기하고 있던 시종이 문을 두드렸다. 어쩐지 다급하게 들리는 소리에, 백작은 막 펜촉을 적신 펜을 내려놓고 말했다.

“들어와라.”

“가, 각하!”

허가가 떨어지기 무섭게 시종이 거의 굴러들어올 기세로 급하게 들어왔다. 백작은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일이냐?”

“와, 왕실에서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그, 그리고……!”

벌써 미오네에 대한 답이 돌아왔나? 백작은 그리 생각했으나, 뒤이은 말은 예상을 한참이나 뛰어넘는 것이었다.

“왕실에서 파견된 군대가 영지를 포위했습니다!”
 

* * *

「갑자기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군.」

프레이의 말에 자이안은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택 쪽에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형님?”

두 손가락 끝에 각각 불꽃과 물방울을 만들어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던 바란드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 바람에 손끝에 매달린 불꽃과 물방울이 허무하게 흩어져 사라졌다.

바란드는 입을 벌리고 망연자실한 얼굴로 자기 손끝을 바라보았다.

“별일 아냐. 저런, 꺼졌구나. 다시 한번 해볼까? 괜찮아. 요령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몇 번 더 연습하면 잘할 수 있을 거야.”

바란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타이르면서도 자이안의 신경은 저택 쪽으로 쏠려 있었다. 마침 기사 한 명이 안뜰 근처를 지나가다가 자이안과 눈이 마주쳤다.

기사가 움찔하며 걸음을 멈췄다. 자이안은 잠시 고민한 뒤 그를 불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자이안 도련님, 그게 그러니까…… 왕실에서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미오네 때문에 온 건가요?”

“그건…… 저로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설령 뭔가 알고 있더라도 쉬이 말을 꺼낼 수는 없으리라. 자이안은 그를 보내주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바란드가 그를 불안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음.”

자기 실수를 깨달은 자이안이 뒤통수를 긁었다. 지금 바란드 앞에서 미오네의 이름을 꺼내는 건 좋지 않았다.

“오늘 공부는 이 정도로 할까?”

“하지만, 형님.”

“사양하지 않아도 돼. 바란드, 너도 궁금하지?”

머뭇거린 바란드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의 잘못을 대신해 울며 사과할 만큼 올곧은 아이지만, 그렇다고 어머니가 걱정되지 않을 리는 없다.

혈육의 연이란 법이나 도덕 등으로 냉정하게 잘라버릴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게 아니니까.

“아버지. 왕실에서 사자가 왔다고 들었는데요.”

바란드의 손을 잡고 저택으로 향하니, 마침 백작이 저택 입구에 서 있었다. 어디 전쟁이라도 나갈 것처럼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저도 모르게 멈칫한 자이안이 묻자, 그는 갑주의 이음새를 조정하며 흘깃 그를 돌아보았다.

“뭘 전하려고 온 게 아니더군. 시비를 걸러 온 거지.”

“예?”

무구의 점검을 모두 마친 백작이 짤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왕실에서 보낸 총 2천의 군대가 알레프 영지를 찾아왔다. 지금은 영지로 통하는 길목의 요새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 명분은 부당하게 유폐된 미오네의 해방.

당장은 얌전하지만, 언제 태도가 돌변해 공격해올지 모른다. 요새의 병력을 이용해 막아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자칫 역모의 뜻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건 그냥 횡포잖아요.”

상황을 이해한 자이안이 치를 떨며 말했다. 백작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내심도 자이안과 똑같았다.

그가 무장을 갖춘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그는 더 이상 왕실의 강압을 눈 뜨고 당해주기만 할 생각이 없었다. 미오네가 자이안을 암살하려 했고, 왕실이 사실상 이를 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 결정적이었다.

일리움이 먼저 선을 넘었다. 그렇다면 알레프도 더 이상 선을 지킬 필요가 없다.

“잠깐, 아버지…… 설마 왕실 직할군을 쓰러뜨릴 생각이십니까?”

자이안도 한 박자 늦게 그 사실을 깨달았다. 얌전히 왕실의 지시에 따르거나 점잖게 협상을 할 생각이라면 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

지금 백작은 귀족이 아니라 장군의 차림새를 하고 있다. 그 모습이 뜻하는 바는 명백했다.

“안 됩니다.”

자이안이 단호하게 말했다. 뜻밖의 말에 백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왕실의 뜻대로 얌전히 미오네를 풀어줘야 한다는 말이냐?”

“그게 아닙니다. 하지만 전쟁은 결코 안 됩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다. 자이안은 이 말의 의미를 여실히 체감한 바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내전이다.

자칫 불씨가 커지면 병사들뿐만 아니라 죄 없는 백성들마저 화를 입을 우려가 있다.

“그럼 날보고 뭘 어쩌란 거냐?”

자이안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갔다. 적은 누구지? 왕실이다. 왕실의 우두머리는? 국왕이다.

문득 제국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불씨가 번지는 걸 최소화하려면 우두머리를 제압하면 된다.

“제가 가겠습니다.”

“뭐?”

“제가 직접 왕실을 찾아가 국왕을 설득하겠습니다.”

자이안이 굳게 쥔 두 주먹을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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