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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화 전쟁이 끝난 뒤에(2) (96/210)


96화 전쟁이 끝난 뒤에(2)
2023.01.07.


“후우.”

안경을 벗어 백의 앞주머니에 넣은 아르스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이거 안 되겠는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프레이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타박했다. 그러나 아르스는 기죽은 기색도 없이 당당했다.

“그야 물론, 고칠 수 있냐 없냐를 따지면 당연히 할 수 있지이. 그런데 시간이 제법 걸릴 거야. 우리가 기약도 없이 성유물 옆에 줄곧 매달려 있을 수는 없잖아?”

“자세히 설명해봐.”

“일단 확실히 짚고 넘어갈 건, 이 애가 에고 아티팩트라는 거야.”

유민과 크룩스의 눈에 놀라움이 번졌다. 이미 짐작하고 있던 자이안과 프레이는 담담한 반응이었다.

“알다시피, 에고 아티팩트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뿐 실존하지 않는 개념이야. 당연히 어떤 방식으로 정비해야 하는지도 아무도 모르고. 이 애의 자아가 경계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해.”

일반적인 아티팩트는 일단 방화벽을 무력화시키고 나면 그 뒤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에고 아티팩트의 경우, 방화벽이 무력화된 사실을 위협이라고 착각한 자아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자칫 주인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아르스의 설명이었다.

“하필 주인의 생명에 기생하는 타입이라…… 문제가 좀 복잡해. 게다가 말이 에고 아티팩트지, 대화가 통할 만큼 자아가 확립된 것도 아니고. 비유하자면, 잔뜩 경계하고 있는 어린애…… 아니 야생동물? 신중히 접근해서 경계심을 풀고, 정비든 뭐든 나머진 그 뒤에 생각할 문제야.”

“구체적으론 얼마나 걸리는데?”

“낙관적으로 보면 한 달. 길게 잡으면 몇 달 이상.”

프레이는 작게 신음을 흘렸다. 몇 달은 너무 길었다. 솔직히 보석탑이고 법왕국이고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자이안에게 별로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무리할 필요 없어요. 성유물이 제 몸을 좀먹고 끝내 저를 죽이는 것이 필연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죠. 야울이 제멋대로 구는 걸 막지 못한 최소한의 속죄는 되지 않겠어요?”

조용히 얘기를 들은 성녀가 담담히 말했다. 그러나 자이안이 나서서 고개를 저었다.

“법왕국을 위해서라도, 성녀님께선 살아계셔야 해요.”

전쟁이 끝나고 고위 사제들을 처벌한다고 모든 게 완벽히 끝날 리가 없다. 민심은 어수선해질 테고, 이를 통제할 지도자가 없으면 더 큰 피가 흐르게 될지도 몰랐다.

퀴나스가 성녀로서 행동하기로 했지만, 정치면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에 불과하다. 그녀를 보조해줄 사람들이 필요했다.

“저보고 죄를 짊어진 채 추하게 살아남으라는 말이군요?”

“그런 뜻이 아니라…….”

“후후. 좋아요. 죽어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평생에 걸쳐 갚는 것. 이 역시 속죄이겠죠.”

뭐라 부인하려던 자이안이 결국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좋게 포장하려 해도, 자기들이 저지른 일의 뒤처리를 떠맡기는 게 맞았다.

“더 빠른 방법은? 아예 없는 거냐?”

성녀의 의사를 확인한 프레이가 재차 아르스에게 물었다. 아르스는 인상을 쓰며 어정쩡하게 말을 흐렸다.

“그건…… 으음…….”

미적지근한 반응에 프레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르스는 없으면 없다고 확답하는 성격이다. 지금 이건 방법이 있기는 하다는 의미다.

“뭐든 일단 말해봐.”

“도움을 좀 받을 수 있다면…….”

그리 중얼거린 아르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뜻밖에도 네 장로가 있는 곳이었다.

“저 되다 만 반푼이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저 사람들은 의지를 가진 에너지체라고 볼 수 있는 존재니까, 아티팩트 내부로 들어가 직접 그 자아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거야. 대화 같은 것보다 훨씬 직접적인 방식으로. 그러면 설득이 훨씬 빨라지겠지.”

“호오. 그렇구만.”

턱을 쓰다듬은 프레이가 한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손가락 끝에서 뻗어 나간 번개의 사슬이 장로들을 구속했다. 평범한 사람은 순식간에 까무러질 격통이었으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넷은 무덤덤하게 끌려왔다.

“그렇다고 하니 너희 넷이 좀 도와줘야겠다. 거부권은 없다.”

“……우리가 순순히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

맹목이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프레이는 뭐라 대답하는 대신 맹목을 구속하고 있는 사슬과 연결된 손가락을 한 차례 까닥였다. 사슬에 황금빛 기류가 흐르고, 다음 순간 맹목이 입을 꾹 다문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무, 무슨 짓을…… 하, 한 거야.”

조금 뒤, 간신히 떨림이 멈춘 맹목이 심하게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모습이 되고 나서 수백 년이 지났다고 했나? 수백 년 만에 맛보는 고통은 어떤 느낌이냐?”

“고, 고통?”

“난 너희 같은 것들하곤 비교도 안 되게 귀찮고 답 없는 놈들하고도 싸워본 적이 많거든. 너희 같은 것들을 괴롭힐 방법도 몇 가지 알고 있지.”

프레이는 무정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우릴 돕지 않으면, 네놈들을 영영 도망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헤매게 만들어 주겠다. 수천 년 뒤에 네놈들의 의식이 마모되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결코 사라지지도, 익숙해지지도 않는 고통이다.”

무거운 침묵이 내려왔다. 자이안은 너무 심하다 싶어 나서려 생각했으나, 끝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탑의 마법사들, 법왕국의 사제들이 그렇듯, 장로들 역시 그들의 죗값을 치러야 했다.

“네놈들이 시기에게서 이런저런 기술을 배워 마법사들을 무분별하게 가르쳤고, 금단의 맛을 본 마법사들이 도덕을 벗어던지고 온갖 일탈을 저지르기 시작했지. 몇 번이고 막을 기회가 있었지만, 네놈들은 끝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 내팽개치고 잠이나 퍼 잤지.”

“하지만 그건…….”

“난 같잖은 변명 따위를 듣고 싶은 게 아냐. 이건 선고다. 네놈들이 왜 우릴 도와야 하는지, 우릴 돕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알려주는 것뿐이야. 다시 말하지만, 거부권은 없다.”

팔짱을 낀 프레이가 냉랭하게 말했다.

“스승이면 제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지. 도망치지 말고 죗값을 치러라, 반푼이들.”
 

* * *

반파된 채로 방치된 보석탑 앞에 수백에 이르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이 보석탑의 인체 실험의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이나 지인이었다.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런 실험을 주도한 원로교수와 정교수 마법사들이었다.

“악마 같은 놈들! 우리 딸을, 어떻게 우리 딸을!”

“죽여라! 얼른 죽여버려!”

“살려내! 우리 아들을 살려내란 말이야!”

온몸이 결박되어 무릎 꿇린 마법사들에게 악에 받친 고성과 돌멩이들이 날아들었다. 이미 몇몇 마법사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흐린 숨을 힘겹게 뱉고 있을 뿐이었다.

뒤쪽 조금 떨어진 곳에 선 페시스는 무표정했고, 그의 옆에 선 정교수급 마법사는 금방이라도 졸도할 듯 창백한 안색이었다.

“제렌 와이델트. 형을 집행하십시오.”

“……!”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자진해서 집행을 맡은 정교수급 마법사 제렌은 옆에서 들린 차가운 목소리에 온몸을 떨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나약한 몸, 목을 옥죄는 목줄의 차가움이 소름 끼칠 만큼 선명하게 느껴졌다.

침을 삼킨 그가 힘겹게 처형용 도끼를 들었다. 두 팔을 부들부들 떨며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나아가기 시작했다. 고성이 조금씩 잦아들고, 수백에 달하는 피해자들의 시선이 그에게 모였다.

제렌은 차라리 이 자리에서 기절해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허락되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랬다가는 그가 가장 먼저 처형되는 처지가 될지도 몰랐다.

“지금부터 형을 집행하겠습니다.”

무릎 꿇은 마법사들을 헤치고 군중 앞에 나선 페시스가 엄숙하게 말했다.

“원로교수 하달 라흐마일. 동대륙 웨코스 출신이며, 37년간 총 43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자행했고 이 중 37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피해자 명단은 각각 동쪽 13번 마을의 레브리오, 동쪽 13번 마을의 카리스, 동쪽 11번 마을의…….”

한 명 한 명 이름과 죄목을 읊을 때마다 군중의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들끓었다. 그러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누구 하나 감정에 맡겨 행동하는 이는 없었다.

우리는 저들과는 달라야 한다. 우리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짐승이 아니다. 피해자들을 규합한 뒤 페시스는 꾸준히 이런 것들을 강조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페시스의 통제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원로교수 하달 라흐마일. 사형.”

“후우……! 후욱……!”

도끼를 높이 치켜든 제렌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그대로 동상처럼 얼어붙어 버린 그를 보며 페시스는 인상을 썼다.

“사형.”

“후욱……! 흑, 흐흐…… 흐으……!”

“제렌 교수. 형을 집행하십시오.”

“……!”

눈을 질끈 감은 그가 아무렇게나 도끼를 내리쳤다. 날이 목이 아니라 뒤통수를 때렸으나, 강철로 만들어진 무거운 도끼는 인간의 머리통을 삽시간에 곤죽으로 만들며 그대로 땅바닥에 박혔다.

“다음. 원로교수 라우데오스 로단. 사형.”

그런 식으로 열 명이 넘는 교수들을 처형했을 즈음, 페시스는 이변을 알아차렸다. 도끼를 늘어뜨린 제렌이 자리에 선 채 넋이 나간 얼굴로 경련하고 있었다.

‘우릴 사람 취급도 하지 않고 장난감처럼 다루더니, 고작 마법사 열한 명을 죽였다고 미쳐버린 건가.’

“괜찮다면 내가 대신하지.”

옆에서 뜻밖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렌은 그를 돌아보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졸트 타기온 원로교수.”

“일단 이것 좀 풀어줄 수 있겠나?”

“좋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그라면 팔다리의 구속이 풀린다고 도망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는 않을 거라는 묘한 확신이 있었다. 예상대로, 그는 그저 가볍게 몸을 풀고는 얌전히 제렌에게서 도끼를 받아들었다.

“제렌. 자리에 앉아라.”

“스…… 스승님? 스승님!”

불현듯 정신을 차린 제렌이 졸트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스, 스승님! 이게 대체 뭡니까! 제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 저희가 대체 뭘 잘못했습니까!”

“큰 것에만 눈이 멀어 작은 것을 살피지 않았다. 사람의 생각이 모두 같지 않은 것처럼, 우리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걸 누군가는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걸 간과했지.”

“그건……! 그건! 그렇게 가르친 건 당신이잖아!”

한발 물러선 졸트가 천천히 도끼를 들었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제렌은 힘이 풀려 떨리는 두 팔로 어떻게든 일어서려 버둥거리며 졸트를 노려보았다. 졸트는 마지막까지 그 시선을 마주하며 도끼를 내리쳤다.

“다음 형을 집행하도록 하지.”

“괜찮은 겁니까? 당신이라면…….”

“자이안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용서를 구한다는 건,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지.”

페시스는 한 번 짐작해 보았다. 가장 먼저 거리낌 없이 탑을 배신하고, 그러면서도 자진해서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 노회한 마법사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러나 끝내 그 내심을 헤아리지 못했다.

‘어쩌면…… 그냥 자포자기한 것일지도 모르겠군.’

답이 나오지 않는 상념을 끊고, 페시스는 다시 형을 집행했다. 해 질 녘에 이르기까지 127명에 이르는 마법사가 그 자리에서 처형되고, 피가 초원을 검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그 위에, 늙은 몸으로 반나절 동안 끊임없이 도끼를 휘둘렀던 졸트가 힘없이 쓰러지듯 앉았다.

“원로교수 졸트 타기온. 사형.”

“페시스 공. 죽기 전에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나?”

거친 숨을 몰아쉰 졸트가 꺼져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페시스는 잠시 멈칫했다가 대답했다.

“……한번 말해보십시오.”

“내 형은 자이안 님이 집행해줬으면 한다만.”

전혀 예상치 못한 부탁이었다. 그러나 듣고 보니 묘하게 납득이 되기도 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페시스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군중들의 뒤편으로 시선을 향했다.

「굳이 나서지 않아도 돼요.」

군중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모든 처형을 지켜본 자이안에게 크룩스가 짐짓 담담하게 충고했다.

그러나 내심은 조금 불안했다. 자이안이 의외로 살인에 익숙하다는 사실은 프레이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전투 끝에 상대를 죽이는 것과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를 일방적으로 죽이는 건 크게 달랐다.

“아뇨. 이 정도 부탁은 들어줘야죠.”

그러나 그의 걱정과는 달리 자이안은 태연하게 대답하고는 처형장으로 향했다. 페시스가 처형용 도끼를 내밀자, 자이안은 고개를 젓고는 스펙트럼을 단두대를 닮은 거대한 도끼의 모습으로 변형시켰다.

오로라처럼 일렁이는 칼날을 보며 졸트는 낮은 감탄을 토했다.

“자이안 님께서는 끝까지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는군요.”

차가운 도끼날이 목덜미에 가까워지는 감각을 느끼며 졸트가 문득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이죠?”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제가 왜 갑자기 얌전히 죽음을 받아들이게 됐는지.”

“아.”

가볍게 탄성을 낸 자이안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건 이미 알고 있어요.”

“……예?”

“아마 당신은 저와 케이를 보면서 한계를 느끼고 말았겠죠. 당신이 목표로 했던 인간의 종족적인 진화, 그 종착점을 직접 보고, 그게 자기 힘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위치라는 걸 깨달아버린 거예요.”

최대한 고통 없이 일격에 목을 벨 수 있도록 각도를 세심하게 조율하며, 자이안은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졌겠죠. 대의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라고 포장한 것들이, 그 대의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만 순간 당신에게 화살을 돌렸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전쟁터에서 저와 얘기하면서 잊고 있었던 과거를 떠올린 순간, 잘못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있던 문제들을 잘못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거죠. 어때요? 맞나요?”

“…….”

졸트는 멍한 얼굴로 자이안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별안간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가늘게 떨기 시작했다. 꾹 다문 입술 사이로 흐린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참으로 영악하시군요. 이 힘없는 죄인의 마지막 즐거움을 이렇게 앗아가시다니.”

긴 한숨을 토한 졸트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후련해졌습니다. 어서 치십시오, 자이안 님.”

높이 치켜든 도끼날이 해 질 녘을 받으며 기묘하게 빛났다.

그 빛깔은 흡사 선혈을 연상케 했다.

* * *

총 3일에 걸쳐, 인체 실험을 주도한 마법사 296명이 처형당했다.

죄가 없거나 죄질이 약한 남은 마법사들은 대부분 탑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고, 양심을 버리지 못한 일부 마법사들은 죗값을 갚고자 피해자들의 노예를 자처하며 평생 그들에게 봉사할 것을 맹세했다.

한때 미궁의 재보를 등에 업고 강대국으로 군림한 보석탑은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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