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선행의 결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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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선행의 결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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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선행의 결과 (3)
2022.11.08.
의식이 끝없는 심해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거기에 잡다한 것, 불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자이안과, 손끝에서 그려지는 정교한 회로만이 있었다.
‘여기서…… 뻗어나가서 한 바퀴. 동심원. 정중앙을 수직으로 관통. 두께를 균일하게. 입체회로 시작점.’
여러 번 배우고 여러 번 되뇌며 꿈을 꾸면서도 명확히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회로도.
아티팩트 제작은 몇 단계의 과정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모든 공정의 근본에는 핵심 회로 작성이 있다.
극단적으로, 핵심회로 작성을 제외한 다른 공정은 어린애를 데려다 앉혀놔도 할 수 있는 단순 반복 작업이다.
그러나 핵심회로 작성만은 소위 ‘크래프터’라 불리는 생산계의 각성자가 아니면 대체할 수 없다.
‘7차 입체회로 완성. 이제 마지막…….’
정신이 벼려낸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극한에 이른 집중, 혹사당한 뇌가 삐걱거리며 코피가 흘러내리는 것도 자이안은 자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실패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회로가 거의 완성 직전에 다다르고, 이대로 모든 게 완벽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자이안은 거의 본능적으로 실패를 직감했다. 그가 뭔가 실수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목표가 너무 어려웠을 뿐이다. 수백 미터 밖에서 바늘을 던져 바늘구멍에 집어넣는 것 같은 작업이었다.
“후우.”
얕은 한숨을 쉰 자이안이 눈을 뜨고, 그제야 코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깨닫고 팔뚝으로 닦았다. 폭주한 회로가 소재들을 변성시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로 만들었다.
자이안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저 실패의 부산물을 옆으로 옮기고, 마지막 남은 소재들을 눈앞에 옮겼다.
“자이안.”
아르스가 그를 불렀다. 소재를 옮기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으며 자이안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을 보고, 아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내려던 말을, 어려울 것 같다면 자기가 대신해주겠다는 말을 얌전히 삼켰다.
‘트랜스. 벌써 저 단계에 들어갔네.’
전투계 각성자가 한계 이상의 힘을 발휘할 때 ‘헤일로’라는 현상이 일어나듯, 생산계 각성자에게도 그와 비슷한 ‘트랜스’라는 현상이 있다. 만들어야 할 회로도가 두 눈동자에 선명하게 투영되는 것이다.
이 상태에 돌입한 크래프터가 공정에 실패하는 경우를 아르스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르스 님?”
자이안의 물음에 아르스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 보니 불러놓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
“이번엔 성공할 거야. 빈말이 아니라, 내 크래프터로서의 명예를 걸고 보증할게.”
“그랬으면 좋겠네요. 저도 이번엔 왠지 될 것 같아요. 머리도 맑고.”
희미한 미소를 마지막으로 자이안이 다시 공정에 몰입했다. 아르스는 그에게서 조금 멀어져, 조금의 변수도 개입하지 않도록 등에 멘 백팩을 전개해 격리구역을 만들었다.
영원과도 같은 짧은 시간이 끝났다. 공정을 마친 자이안이 홀가분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르스가 대견해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상으로 누나가 뽀뽀해줄까?”
“그, 그건 조금…… 부끄러우니까 사양할게요.”
수줍게 웃던 자이안이 멀리서 유리아가 달려오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자이안은 크게 손을 흔들었다.
그 반대쪽 손에는 투박하고 볼품없지만 확실하게 완성된 아티팩트가 쥐어져 있었다.
* * *
“그게 지금 무슨…… 자이안이 오면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거냐?”
“사람들의 세뇌를 풀 수 있어요.”
유리아의 말은 담담했으나 듣고 있던 이들은 눈앞에서 폭탄이 터진 기분이었다. 황자가 눈을 부릅떴고, 소아레스는 불신을 드러내며 인상을 썼다.
“의심하는 것도 당연해요. 어차피 자이안은 금방 올 거예요. 그러면 제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바로 증명되잖아요?”
일행들 중 가장 눈이 좋아 정찰을 전담하는 한 명이 멀리서 가까워지는 모래바람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었다.
거센 모래바람이 일어날 정도로, 말보다도 훨씬 빠른 어처구니없는 속도로 누군가가 달려오고 있었다.
“저기 오네요. 코피 다 멈출 때까지만 좀 쉬라니까.”
유리아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황자 일행은 스스로가 알고 있던 상식이 사정없이 괴리되는 것을 느꼈다.
“전하아아! 늦어서 죄송합니다아아!”
힘껏 소리친 자이안이 훌쩍 뛰어오르더니 황자와 소아레스, 유리아의 근처에 가볍게 착지했다.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일련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자이안의 표정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다치신 분은 있나요? 설마 제가 너무 늦은 건……!”
“걱정 말거라. 아직 아무도 안 죽었다.”
넋이 나가 있던 황자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하도 연달아 일어나다 보니 오히려 침착해졌다.
대답을 들은 자이안은 크게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럼 바로 아티팩트를 사용하겠습니다!”
“뭐라? 일단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을 해야…….”
황자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자이안은 들고 있던 아티팩트를 점점 멀어지는 150명의 머리 위에 내던졌다. 아티팩트의 사용법은 간단했다.
스위치를 누른 채 던지면, 수류탄처럼 시간차로 폭발하며 순간적으로 강력한 MP폭풍을 일으킨다.
현대 병기에 비유하자면 EMP와 같은 맥락이다. 이 폭풍이 범위 내의 특정 유형의 정신간섭 효과를 방해해 세뇌를 완전히 풀어버리는 것이다.
「완벽해! 역시 우리 자이안이야!」
지구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아르스가 손뼉을 치며 쾌재를 불렀다. 최소한의 기능만 담은 탓에 시각적 효과는 없었으나, 아티팩트가 제대로 작동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MP폭풍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실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진 것이다.
세뇌가 풀려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을 뿐, 곧 정신을 차리고 깨어날 것이다.
“성공했어……! 하아아아. 혹시 뭐 잘못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어요.”
「괜찮다고 했잖니?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내가 보증한 거라구우?」
“그게, 아르스 님은 좀……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응? 내가 좀? 뭐? 이상하다아? 누나가 잘못 들은 거지? 설마 우리 자이안마저 나를 헤프고 못 미더운 푼수라고 구박할 리가 없지? 프레이한테 구박 맞는 것도 서러운데? 그렇지이이?」
“네?! 그게 아니라! 그냥, 아르스 님은 제가 잘하면 잘한 대로, 못하면 못한 대로 칭찬해주시는 것 같아서…….”
「……아, 아~」
마냥 틀린 말도 아닌지라 아르스는 애매하게 탄성만 뱉었다. ‘크래프터’로서는 어디까지나 냉정하게 평가할 테지만, 엄한 말을 주로 하는 프레이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그런 포지션을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으니.
“성공…… 이라고? 그게 정말이냐? 소아레스,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느냐?”
“아뇨, 전하. 멀쩡히 일어나 계십니다.”
경계심을 담아 둘을 노려보던 소아레스였으나, 이내 힘을 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자이안의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거창한 사기극인지는 사람들이 깨어나면 금방 밝혀질 것이다. 만약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잠깐만요! 이분 다쳤잖아요? 팔이 부러진 것 같은데…… 이, 이분도? 아앗, 이분은 다리가……! 저기, 아무나 구급물품 가지고 계신 분 있으세요?! 붕대든 부목이든 약초든 뭐라도요! 아니면 혹시 신성술을 쓸 줄 아시는 분은요?!”
쓰러진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라며 호들갑을 떠는 자이안과 유리아를 지켜보며, 소아레스는 문득 자신이 참 부질없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고 보니, 그와 대화했을 때 ‘직업병’이라고 말했던가.
“전하, 잠시 알코스 경을 도우러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으응? 오오, 하하하. 얼마든지. 그런 일로 일일이 허가를 받을 필요 없다.”
“저는 전하를 모시는 근위부니까요. 그러면, 다녀오겠습니다.”
다 안다는 듯 빙글빙글 웃는 황자에게 한 마디 쏘아주고 싶은 걸 참고, 소아레스는 구급용 가방을 챙겨 자이안에게 향했다.
“알코스 님, 제가 돕겠습니다. 간단한 응급치료는 숙지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남을 쉬이 믿지 않고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의심하는 것은 말마따나 직업병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마음을 닫고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클라비수스 황자, 그와 함께하는 동료들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자이안을 완전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자이안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누군가가 작게 중얼거렸다. 쓰러진 사람들이 흐린 목소리를 내며 하나둘 깨어나고 있었다. 오랫동안 묶여 있던 족쇄에서 벗어난 듯 홀가분한 얼굴로.
볼드의 비극이 끝났다.
* * *
모닥불이 불똥을 튀기는 소리만이 괜스럽게 울리는 적막한 밤. 불침번을 자청한 클라비수스 황자는 빨려들 것 같은 표정으로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이안이 그랬던가? 내가 변한 것 같다고.’
그때 아무런 반론도 하지 못한 이유는, 황자가 순간적으로 그 말을 긍정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의 어둠과 별빛의 족적을 헤아리며 홀로 곰곰이 생각에 몰두한 결과, 그게 모욕감을 느끼거나 반론해야 할 일인가? 라고 자문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시간은 변화를 수반한다. 사람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계속해서 변한다.
‘그래, 뭐……. 그동안 좀 초조해져 있던 것 같기도.’
5년간 승산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매달리며 지쳤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무의미한 제자리걸음만 한 것은 아니었다. 착실히 인재와 물자를 모으고, 제국 각지에 자리를 잡은 밀정들과 꾸준히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나라를 뒤엎기에는 택도 없지만, 황궁을 뒤엎는 것 정도는 시도해볼 만한 병력이 모였다.
그러나 황궁에서 나고 자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목도한 황자는 그 정도 병력으로 그 미치광이 소굴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으리라고는 도저히 확신할 수 없었다.
제국 백성들만 괴롭힐 뿐,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보라는 듯 방치하는 나쟈의 태도가 더욱 불안을 부추겼다.
그런 상황에서, 따로 행동하며 사람들을 구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자이안의 말은 결정적인 방아쇠가 되었으리라.
그 때문에 급조한 계획으로 볼드의 백성들을 구출하겠다는 무모한 시도를 벌인 것이다.
‘자이안의 말이 옳다. 난 그동안 약해져 있었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이어질 뻔했지만, 황자는 덕분에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애초에 그들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해적질이라는 극악한 수단으로 자금을 충당하고 있는 주제에,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겠다는 이를 별스러운 이유로 내치려는 게 이상했던 거다.
‘그 선량한 소년을 이런 진흙탕 싸움에 끌어들이는 게 미안했던 건가? 하하, 참으로 한심하구나. 그 어떤 악독한 수단이라도 가리지 않고 제국을 바로잡겠다고 맹세했거늘.’
문득, 멀리서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황자는 상념을 끊었다. 주위에 마물이 있는지 정찰하겠다며 나섰던 자이안이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황자는 허리를 펴고 자세를 바로 하며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전하, 불침번을 서고 계셨군요.”
“으음.”
가까이 다가온 자이안의 물음에 황자는 짐짓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찰은 어떻게 되었느냐?”
“평소와 똑같네요. 마물 냄새만 나고, 마물은 전혀 안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대는 마물을 냄새를 통해 감지한다고 했지? 신기한 능력이구나. 그렇지, 괜찮다면 잠깐 말 상대라도 해주지 않겠느냐?”
황자의 제안에 자이안은 조심스럽게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침묵하기를 수십 초.
“전하.”
먼저 말을 꺼낸 이는 자이안이었다.
“죄송합니다.”
“……?”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과에 황자는 얼빠진 표정을 했다.
“보름 전 제가 떠나며 전하께 드렸던 말씀들이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됐을지 저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하, 전하께서 비록 원치 않으시더라도 이 말만은 드리게 해 주세요. 그때 전하께서는 틀리지 않으셨어요. 전하께서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올바른 선택을 하셨어요. 저는 제 편협하고 독단적인 시선으로 전하의 각오를 깎아내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무례한 말씀들을 드리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전하.”
“으음…… 허어…… 으으응……?”
눈을 가늘게 뜨고, 턱을 매만지며, 몇 번이나 그 말을 되새긴 끝에 황자는 간신히 자이안의 말을 이해했다.
지금 자이안은, 황자 일행이 죽었다 깨도 해결하지 못했을 문제를 보름 만에 뚝딱 해결해 놓고는 사실 너도 옳다, 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하다, 뭐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허…… 흐허허. 흐하하하하.”
황자는 허리를 젖히며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자이안. 지금 그대가 한 말들을 두고 세간에서 뭐라 일컫는지 알고 있느냐?”
“어…… 글쎄요?”
“바로 기만이란 거다, 이 망할 꼬맹아.”
방금 전까지 근엄함을 유지하던 황자의 말투가 별안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하, 니X럴. 혼자 끙끙 앓으면서 전전긍긍하던 내가 등신이었네.”
“전하, 말투가 좀…… 그…… 많이 자유분방해지셨네요?”
“솔직히 말하면 난 이 말투가 더 편하거든. 너희 둘은 외부인이니까 그동안 격식 차렸던 거고. 하 젠장, 이젠 그냥 다 집어치우련다.”
한결 홀가분해진 표정의 클라비수스 황자가 자이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자이안, 부탁 하나만 하자. 클라비수스 데인 가이가우스 융 하덴-프리엔 황자로서가 아니라,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인간 클라비수스가 마찬가지로 착해빠진 꼬맹이에 불과한 자이안 알코스에게 말이다.”
그가 깊게 허리를 숙였다. 격식 따위는 내다 버린,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우릴 도와다오. 사람들을 세뇌에서 해방시켜준 그 힘으로, 나쟈를 몰아내고 제국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다오.”
“물론이죠.”
환청을 들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대답이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황자가 조심조심 고개를 들었다. 자이안은 그의 부탁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저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어요. 계속 말씀드렸잖아요? 전하 말씀대로 전 대책 없이 착하기만 한 호구새끼니까요.”
“……그렇게까지 막말하진 않았다.”
“아, 이건 삼촌이 한 말씀이었나? 뭐, 아무튼. 전하,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자리에서 일어난 자이안이 모닥불 위로 손을 내밀었다. 황자는 내밀어진 그 손을 소중한 보물인 것처럼 조심스럽게 바라보다가, 이윽고 벌떡 일어나 강하게 맞잡았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으마. 정말…… 정말 고맙다, 자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