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해외팀 오늘 4시에 퇴근한다는데?
[소비자를 상대하는 직업. 특히 소비자를 설득해야하는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항상 시장을 관찰하며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을 찾는 것이었다.
따라서 영화 마케터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시장에 어떤 영화가 나와있는지 파악하고, 그 영화를 분석하는 것이며...]
“알겠습니다. 서론은 그만하고, 하고 요점만 말하세요.”
3월의 어느 오후. 사장실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한록과 하정엽.
하정엽이 한록의 일장연설을 막으며 한록이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앞으로 수요일에는 일찍 퇴근하겠습니다.”
“크흡!”
그리고 한록의 완벽한 요점정리에 사례가 들려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다짜고짜 사장실을 찾아오더니 ‘근무시간을 줄여달라’고 말하는 한록. 겨우 기침을 멈춘 하정엽이 다시 한 번 한록에게 물었다.
“너무 요점만 말하는 거 아닙니까?”
“요점만 말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취소하겠습니다. 설득을 하세요.”
“마케터는 항상 시장에 어떤 영화가 나오고, 유행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해외팀은 일이 너무 바빠서 시장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영화를 보고 팀원들끼리 회의할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수요일은 문화의 날이고, 영화표도 할인되니 그때가 좋겠습니다.”
“근무시간을 줄여달라는 겁니까?”
“아뇨. 대신 다른 요일에 시간을 채우겠습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시켜 달라는 거군요.”
한록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긴 하정엽. 하지만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유도 나름대로 합당했고, 어차피 다른 요일에 근무 시간을 채운다면 딱히 말려야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한록은 이미 완전한 자율권을 보장받은 상황이니 말릴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좋습니다. 원하는 대로 하세요.”
“저 말고 해외팀 모두에게 적용되었으면 합니다.”
“잘 관리 할 수 있겠습니까.”
“저 이한록입니다.”
“여태 이한록 팀장이 했던 말 중 가장 설득력이 없군요.”
“사실 정부장님이 관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쪽은 신뢰할 수 있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정엽과의 대화를 마친 한록.
“이팀장!”
한록이 사무실로 돌아오자 현차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한록을 반겼다. 현차장만이 아니라 유선, 최과장, 하대리 역시 긴장된 눈빛으로 한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한록을 계속 기다리고 있던 것 같은 해외팀 사람들의 모습. 그 속에서 한록이 멋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수요일은 4시 퇴근입니다.”
“팀장님!!!”
“이팀장 만세!”
그렇게 해외팀에는 합법 조퇴가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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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팀에 생긴 <문화의 날>이란 이름의 수요일 합법 조퇴.
“수요일은 4시 퇴근. 대신 다른 요일에 근무시간을 채우기. 그리고 그 주가 가기 전에 5명 이상의 팀원이 함께 영화를 보고 온 영수증을 제출하기. 비용은 회사에서 일괄처리.”
“영화는 꼭 수요일에 봐야하는 건가?”
“시간대가 안 맞을 경우는 다른 요일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조건이 조금 달리긴 했지만, 결국 팀원들끼리 영화를 보고 왔다는 게 증명만 된다면 수요일에 일찍 퇴근을 해도 된다는 얘기. 해외팀에 생긴 새로운 복지에 현차장이 아주 즐거운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우리 팀만 있는 복지니까, 다들 악용하지 말고 잘 이용해주셨으면 합니다.”
“걱정 마, 이팀장! 이걸 누가 악용해. 얼른 이번 주 영화나 골라보자!”
현차장의 답에 한록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몰라 한 말이지 한록도 이 제도가 악용될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어차피 영화를 보고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는 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하정엽에게도 ‘잘 관리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한 것이었다.
“네. 저도 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무슨 영화 볼 지 결정해볼까요.”
한록이 모두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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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관리할 수 있습니다.’
‘네. 저도 잘 돌아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해외팀 사람들에 대한 믿음으로 만들어진 이번 문화의 날. 그리고, 이 믿음은...
“이렇게 싸울 바에야 영수증만 제출하고 영화는 생략해!”
문화의 날이 만들어진지 두시간만에 깨지고 말았다.
이유는 바로 영화 선정 때문.
“무조건 공포영화라니까요. 무조건!”
“애초에 이건 시장조사하라고 준 시간이잖아요. 그럼 지금 제일 잘 나가는 영화 봐야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당연히 마블이죠.”
“최과장은 벨도 없어? 디즈니 걸 보고 싶어?”
“우리가 이기고 있는데 뭐가 문제예요?”
시네필들이 모인 회사. 그 중에서도 최고의 오타쿠들이 모인 해외팀이다 보니 각자의 영화 취향이 너무 확고한 게 문제였다. 조금도 좁혀지지 않는 이 치열하고 쓸데없는 싸움. 그리고 사람들을 컨트롤 해야 할 한록은...
“이한록. 뭐라고 말 좀 해봐라.”
“부장님. 전 외딴섬이 보고 싶습니다.”
“네가 보고 싶은 영화 말고.”
“외딴섬이 좋겠네요.”
“그게 보고 싶은 건 알겠는데, 일단 애들부터 말려야하지 않겠냐고.”
“외딴섬을 보신다면 생각해보겠습니다.”
“하...나 빨리 죽으면 너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생떼를 쓰고 있었다.
“그거는 좀 포기해. 아무도 안 본다잖아.”
“외딴섬의 가치를 알아줄 누군가가 나타날 겁니다.”
<외딴섬>은 한록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아무에게도 표를 받지 못했다. 그러자 한록은 아예 방향을 바꿔서 앵무새 전법을 시작한 것이었다.
“유선씨! 내가 몇 번을 말해. 난 무서운 영화 보면 운다고!"
“우시던가요!”
“외딴섬을 보면 눈물이 들어가실 겁니다.”
영화 고르기는 이제 슬슬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었고, 한록은 여전히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 이 상황을 미리 예감이라도 했던 걸까. 정부장이 한숨을 푹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다들 조용히 하고 여기 봐라.”
“외딴섬.”
“이한록 너도 조용히 해.”
“외딴섬.”
“...저 놈은 내버려두고 우리끼리 얘기하자. 어차피 만장일치는 불가능하고, 그냥 투표해. 구글폼 주소 올릴 테니까 거기에 보고 싶은 영화 적어서 내라. 그리고 제일 많이 나오는 거 보러 가. 됐냐?”
“외딴섬.”
“싫어요! 보기 싫은 영화 억지로 보는 게 무슨 복지입니까!”
“닥쳐. 그냥 봐.”
“넵.”
약간의 반항을 해보려던 현차장이 정부장의 말에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회의는 마무리 됐고, 해외팀 사람들은 회의실에서 나와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사람들과 떨어져 걷던 정부장이 한록을 보고 말했다.
“이한록. 다음부턴 네가 정리해라.”
“외딴섬.”
“이 미친 놈이 진짜!”
**
“주소 올렸다. 다들 보고 싶은 영화 써서 내. 한 시간 뒤에 마감한다.”
회의가 끝나고 단체 메시지방에 바로 설문조사 폼을 올린 정부장. 한 시간 후. 정부장이 폼을 확인했고, 아주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한록을 데리고 회의실로 향했다.
“한록아.”
평소와 다르게 한록의 이름을 부르는 정부장. 정부장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분노와 그 두 배 정도의 안쓰러움. 그리고 80% 정도의 답답함이 담겨 있었다. 정부장이 마치 고집불통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목소리로 한록에게 말했다.
“너 혼자 응답 500개를 제출하면 어떡하니.”
정부장의 아주 다정한 말투와...
“외딴섬.”
한록의 대답.
한록의 대답에 정부장이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해외팀 사무실로 향해 모두에게 말했다.
“자, 주목. 이번 주 영화는 <외딴섬>이다. 반박은 받지 않는다.”
“왜요?!”
“깊은 사정이 있다.”
그 말을 하는 정부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 있었다. 하지만 그건 기쁨이나 즐거움이 담긴 미소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한록이랑 5분만 더 대화하면 나 속 터져서 죽을 것 같다.”
모든 걸 포기하고 해탈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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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외딴섬을 보기로 결정한 해외팀.
한록, 유선, 현차장, 정부장, 하대리, 최과장이 ‘문화의 날’을 경험하는 첫 타자가 되었다.
“수요일은 집에 일찍 가고 다른 날 저녁에 볼까?”
“당연히 그래야죠.”
약간의 꼼수로 목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기로 결정한 해외팀. 목요일 저녁이 되었고, 해외팀 사람들은 퇴근 후 근처의 영화관으로 향했다.
해외팀은 강남역 10분 거리의 영화관에 도착했다. 그리고 영화관 간판에 적힌 [샬롯테 시네마]라는 글자를 확인하고는 말 없이 서로의 눈치만 보았다.
“생각해보니 이거 샬롯테 영화였지...”
문화의 날 첫날부터 라이벌 회사의 영화를 보러 온 해외팀 사람들.
“올해 샬롯테 라인업이 좋더라고요.”
그리고 아주 순수한 마음으로 라이벌 회사를 칭찬하는 CK의 최연소 임원 한록.
“이거 경비 처리 해주겠지? 설마 샬롯테라고 안 해줄까?”
“지금 경비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사장님 수 틀리면 문화의 날이고 뭐고 바로 없어지겠는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시겠어.”
“정말 그럴까요, 부장님?”
“...”
“왜 답이 없으세요?”
“혹시 모르니까 감상평 최대한 안 좋게 적어라.”
“넵.”
그렇게 문화의 날을 지키기 위한 모종의 결의를 하고 영화관으로 들어간 해외팀과 CK 최연소 임원.
한록은 그래도 양심은 있는 것인지 팀원들에게 팝콘과 콜라, 그리고 핫도그 하나씩을 돌렸다. 해외팀 사람들은 손에 먹을거리를 잔뜩 들고 상영관에 입장했고, 현차장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라 숨을 들이켰다.
“헉...!”
해외팀 모두가 반대하던 영화 <외딴섬>. 그 상영관은-
“와. 진짜 한 사람도 없네?”
아주 텅텅 비어있었다.
“저녁 일곱 시에 우리만 있는 상영관이라...느낌이 안 좋다.”
그리고 정부장의 불길한 예언과 함께 <외딴섬>의 상영이 시작되었다.
**
무려 세 시간 후. 해외팀 사람들은 <외딴섬>의 상영이 끝나고 영화관 앞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자. 다들 감상을 얘기해볼까요.”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다룬 세 시간짜리 다큐 독립영화 <외딴섬>. 그에 대한 영화계 최고 엘리트들의 감상은.
“마지막에 얼음동굴 들어갈 때 있잖아. 그때 화면이 끝내주더라.”
“차장님. 거긴 영화 도입부인데요.”
“그 뒤부턴 잠 들어서 몰라.”
“일찍도 잠 드셨네.”
“최과장도 자고 있는 거 다 봤어!”
“전 10분까진 버텼습니다.”
다들 중간에 잠이 들어서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잠 드셨다고요? 전부?”
영화에 너무 집중해서 주위 사람들이 잠이 든 것도 모르고 있던 한록. 어쩐지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 한록의 얼굴에 현차장이 황급히 답했다.
“전부는 아니고. 유선씨는 계속 깨어있던 거 같던데? 마지막에 보니까 눈이 말똥말똥했어.”
“유선씨. 영화는 어떠셨습니까?”
한록의 질문에 모두가 유선을 바라보았다. 리틀 한록. 한록 미니미. 이 중에서 유일하게 잠들지 않은 사람, 유선. 과연 유선은 <외딴섬>을 어떻게 봤을까.
“연출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특히 사운드가 좋았어요. 긴장감이 아주...돌비 상영관에서 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막힘없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는 유선과, 리틀 한록의 말에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어덜트 한록. 그때. 정부장이 테이블 위에 놓인 유선의 지갑을 보고 말했다.
“김유선. 그거 영화표 아니냐?”
유선의 지갑에서 삐죽 튀어나온 것은 유선이 그렇게 보고싶다고 말하던 공포영화의 티켓.
“이거 시간대가 방금 전인데?”
그것도 <외딴섬>과 같은 시간대.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중년탐정 정부장의 엄청난 추리와, 밝혀진 진실.
빼도 박도 못할 증거물에 유선은 모두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저 중간에 나가서 보고 왔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
유선은 차마 <외딴섬>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도망가 버린 것이었다.
한록이 모두에게 물었다.
“전부 잠드신 겁니까?”
“응.”
“유선씨는 중간에 나가셨고요?”
“...네.”
결국 <외딴섬>을 맨 정신으로 본 건 한록밖에 없는 상황. 각자의 방법으로 도망가버린 해외팀에게 한록이 서운함이 담긴 얼굴로 말했다.
“문화의 날은 다 같이 영화를 보자고 만든 시간 아닙니까. 정말 너무하네요.”
“너무한 건 이걸 고른 이팀장이지!”
“안 통하는군요.”
그리고 감정에 호소하는 전법은 실패. 아무래도 <외딴섬>에 대한 팀원들의 분노는 한록의 상상이상으로 큰 모양이었다. 대충 넘어갈 상황이 아니란 걸 깨달은 한록이 드디어 두 손을 들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좀 더 재밌는 영화를 고르는 걸로 하죠.”
“정말?”
“네. 아무리 좋은 영화라고 해도 보는 사람이 지루해하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다행히 다음 주에는 좀 재밌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게 뭔데?”
“<외딴섬> 감독판이 다음 주에 개봉합니다.”
“이팀장 사실 샬롯테 스파이 아니야?!”
그리고 현차장의 비명소리가 영화관에 울려 퍼졌다.
**
그리고 그날 밤.
[주훈: ㅠㅠ 부장님 우리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겁니까]
[주훈: 세 시간이나 앉아있어서 허리 아파요 머리도 아프고]
[윤일: 저 지금 회장님한테 돌아가고 싶다고 메일 쓰는 중]
한록에 대한 빗발치는 원성에...
[민성: 한달만 참아라.]
[민성: 나한테 방법이 있다.]
정부장이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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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월요일. 출근을 한 하정엽은 책상 위에 보고서가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화의 날 사용 보고서]
[해외팀 정민성 부장]
책상 위의 보고서는 정부장이 올린 문화의 날에 대한 사용 보고서였다.
[팀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으며, 꾸준한 참여가 예상 됨.]
[자발적으로 영화 감상 모임을 가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음.]
‘반응이 좋군.’
문화의 날에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정부장의 보고서. 정부장의 보고서에 하정엽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하정엽은 이제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있었다.
[...다만 팀원들간의 위계 차이 때문에 자유로운 감상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비슷한 직급의 팀원들끼리 모임을 가지는 것을 요청 드립니다.]
[또한 임원진 차원에서 <문화의 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또한 제도 확대에 도움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임원은 임원들끼리. 과장은 과장들끼리. 대리는 대리들끼리 영화를 보자는 정부장의 말. 그리고 임원진이 먼저 문화의 날을 사용하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라는 말. 정부장의 타당한 지적에 하정엽이 고개를 끄덕였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이한록 팀장. 다음 문화의 날은 임원진들끼리 진행하도록 하죠.”
[네, 사장님. 좋은 아이디어십니다.]
그리고...
[사장님. 혹시 <외딴섬> 보셨습니까?]
한록의 두 번째 희생양이 탄생하고 말았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사장님의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한록의 전화통화를 지켜보던 정부장이 비장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