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회사원이 선넘으면 생기는일-185화 (166/263)

이런 상사 흔치 않아요.

“비교광고에서 중요한 건 상대방의 반응이에요. 넷플릭스가 우리 공격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면 우리는 순식간에 넷플릭스의 라이벌이 될 거예요. 반대로 넷플릭스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면 미국 기업을 공격한 대역죄인이 될 거고.”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요?”

“광고 효과도 크지 않을걸요.”

‘넷플릭스와 유쾌한 대결구도를 잡아야 한다’는 숙제.

“넷플릭스의 반응을 어떻게 예상하죠?”

그 숙제에 대한 최대리의 돌파 방법은 간단했다.

“넷플릭스와 합의를 하는 거죠. 우리가 비교광고를 보낼 거다. 그쪽도 함께하자라고요.”

“...그래도 됩니까?”

“네. 흔한 경우예요. 회사끼리 물 밑에서 합의를 한 뒤에 겉으로만 싸우는 척 광고를 내보내는 거죠.”

겉으로는 라이벌.

그러나, 사실은 서로의 마케팅을 도와주는 동반자.

“넷플릭스 마케팅 디렉터의 메일을 알고 있어요. 제가 한 번 연락해볼게요.”

“넷플릭스가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CK는 한국에서는 점유율 1위의 기업이지만, 미국에서는 신생기업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넷플릭스가 급이 맞지 않는 자신들을 마케팅 동반자로 삼아줄지 염려가 되는 한록. 한록의 말에 최대리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이 낮긴 해요. 그러니까 어떻게 설득하는지가 중요하겠죠. 어떤 식으로 메일을 보낼까요?”

이한록이라는 이름. CK의 후광과, 사장의 총애 없이 승부해야하는 순간이 돌아왔다.

이때 한록의 선택은...

“<시험>의 광고 초안을 보내도록 합시다. 광고가 마음에 들면 협조하라고요.”

마케팅으로 정면 승부를 하는 것이었다.

“광고로 넷플릭스를 설득하겠다라.”

한록의 말을 곱씹는 최대리.

“전적으로 <시험>의 광고가 얼마나 재밌는지에 의존하는 방식이네요.”

“네. 맞습니다. 이 광고가 그 정도 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록이 물었고 최대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과연 <시험>의 마케팅이. 그리고 자신의 광고가 넷플릭스를 설득할만큼 매력적인지 묻는 한록의 질문.

이건 ‘모든 조건이 다시 제로가 된 상황에서도 내 마케팅이 통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최대리의 의견은...

“네.”

긍정.

“저라면 무조건 같이 한다고 할 거예요.”

아니, 확신이었다.

“넷플릭스 답변 받아올게요. 일주일만 기다려주세요.”

최대리가 한록에게 말했다.

*

그리고 3일 후, 마케팅 부서.

“열심히들 하고 있군.”

해외팀 모두가 <시험>의 비교광고를 위해 매달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사무실을 방문했다. 최경준이었다.

“전해줄 게 있네.”

한록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장비서에게 손짓을 하는 최경준. 장비서가 내민 것은 피로 회복제 박스였다.

“이게...”

“피곤해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자네, 저번에 지각을 할 뻔 했다고 들었어.”

그 말에 피로회복제를 받아든 한록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해외팀의 첫 출범 날,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했던 한록. 한록의 평소답지 않은 모습이 불과 3일 만에 온 회사에 소문이 난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이것 때문에 직접 오신 겁니까?”

“당연하지. 임원이 지각이라니. 정말 큰 일 아닌가.”

“59분에 도착했습니다.”

“농담이니까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게. 사실 용건은 따로 있지. 자네도 알지 않나.”

“그게 무슨...”

최경준에게 반문하던 한록이 무언가를 떠올리고 작게 탄식을 뱉었다. 첫 해외팀의 출범과 <시험>. 그리고 넷플릭스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

“오늘은 LA 필름포럼이 열리는 날이 아닌가.”

LA 필름 포럼의 개최였다.

*

LA필름 포럼.

헐리웃에서 열리는 미국 영화업계 모임이었다.

단순히 업계인들만 오는 게 아니라, 정치인과 학자들까지 모여 영화 정책과 산업에 대해 논의하는 공간.

이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은 향후 1년간 영화업계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는 했다.

“이제 시작하겠군. 모두 함께 보는 게 좋을 것 같네.”

최경준의 말에 장비서가 리모콘으로 해외팀 사무실에 걸려있는 대형 TV를 작동시켰다. 그러자 뉴스에서 LA필름 포럼에 대해 보도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LA필름 포럼입니다. 다들 잠깐만 시청해주세요.”

한록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TV 앞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화면에서 앵커가 필름포럼의 참석자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워너브라더스 픽처스의 대표가 입장하고 있네요.]

[컬럼피아 픽쳐스의 대표입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대표, 휴 크래머입니다.]

[파라마운트 픽쳐스의 대표가 입장중입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대표 밥 차펙입니다.]

[우드 엔터테인먼트의 조나단 패커드입니다.]

빅 6라 불리는 미국의 영화회사 대표들이 화면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영화시장이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임. 그리고...

[제롬 앤더슨이 모습을 나타냈군요.]

화면에 나타난 제롬.

미국을 대표하는 6개 영화회사의 대표들이 모인 자리.

그리고 그에 속하지는 못하나, 마이너 영화회사들을 대표해 모습을 드러낸 제롬. 제롬과 그의 회사가 가진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오, 제롬 앤더슨이 참석했군요. 아직 제롬의 회사는 첫 영화도 런칭하기 전일텐데 말이죠.]

[하지만 제롬 앤더슨을 빼고 헐리웃의 미래에 대해 논할 수는 없으니까요.]

앵커들이 제롬에 대해 얘기하는 사이, 기자들은 레드카펫을 걸어 회의장에 입장하려는 제롬에게 질문을 던졌다.

[제롬. 새로 회사를 설립한 이유가 뭔가요?]

[제롬! 우드 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을 지속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프레스라인 너머의 제롬에게 열심히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 그러나 제롬은 아무런 답변 없이 레드카펫을 걸을 뿐이었다.

‘...내가 저런 사람의 스카웃을 받았구나.’

한록은 새삼스레 제롬이란 사람이 얼마나 큰 입지를 가진 사람인지 깨달았다.

“내가 저 사람이랑 같은 시상식에 앉았었단 말이지...”

현차장 역시 한록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탄식하듯이 말했다.

그리고 그때 한 기자의 질문에 제롬이 뒤를 돌아보았다.

[제롬. 최근 타임즈와의 인터뷰에 대해서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기자가 던진 질문은 바로 제롬이 <수면>에 대해 말했던 내용이었다.

-최근 아시아 영화의 발전이 인상 깊다.

-<수면>은 헐리웃에서는 만들 수 없는 영화다.

-아시아의 영화와 시장이 모두 발전하고 있다. 며칠 전 참석한 시상식에서는 직접적으로 헐리웃에게 선전포고를 던진 나라도 있었다.

<수면>에 대한 극찬. 그리고 누가 봐도 CK에 대한 말이 분명한 언급.

제롬이 자신의 앞에 서자, 기회를 잡은 기자가 재빨리 추가 질문을 던졌다.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대해 얘기하셨죠. 특히 주목할 만한 시장은 어딘가요?]

[최근 방문한 한국입니다. 훌륭한 제작자와 회사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고 있더군요.]

[구체적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제작자나 회사가 있나요?]

[<수면>의 디렉터 서.]

서감독과 <수면>에 대해 얘기하는 제롬. 그 말에 화면 속 기자가 고개를 끄덕였고, 최경준이 한록에게 조용히 말했다.

“<시험>의 다음 타겟은 <수면>이어야겠군.”

“네, 준비하겠습니다.”

아직 개봉도 하기 전인데, 미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수면>. 그렇다면 이 타이밍을 놓칠 순 없었다.

[그리고 또 누가 있죠?]

이어진 기자의 질문에 제롬이 미소를 지었고, 한록과 최경준, 해외팀이 바짝 긴장한 상태로 제롬을 바라보았다.

<부산 열차>와 <삼일의 삶>을 비롯해, CK의 영화를 지켜봐 온 제롬. 그리고 인터뷰에서 CK에 대해 언급하기까지 했다.

‘제롬이 과연 CK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 것인가.’

이건 헐리웃이 CK의 해외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제롬은, 카메라를 똑바로 보며...

[이외에도 좋은 영화와, 제작자들이 많이 있죠. 재밌는 행보를 보이는 회사도 있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헐리웃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곳들입니다.]

[네. 정확히 어떤...]

[하지만 이 자리에 이름을 올릴만한 곳은 없습니다.]

아주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메라 너머로 느껴지는 제롬의 시선. 제롬과 한록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직 한참 멀었어.’

제롬의 눈빛은 한록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제롬, 제롬!]

[제롬. 여기로 와주세요!]

제롬과 기자의 대화가 끝났고, 제롬은 다른 기자들의 요청을 무시한 채 회의장으로 들어가버렸다.

“하.”

그 모습을 보며 짧게 웃음을 터뜨린 한록.

“좋은 시작이고...갈 길은 멀군.”

최경준이 지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했다.

‘재밌는 행보를 보이는.’

‘지켜볼 만한.’

‘기대되는.’

‘하지만 거기까지인 신규 회사.’

그게 바로 지금 한록과 CK의 위치였다.

한록은 이제 한국의 업계 1위에서, 헐리웃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진입한 도전자가 된 것이었다.

“기분이 어때요?”

어느새 한록의 곁에 다가온 최대리의 질문. 그에 대한 한록이 답했다. 지금 이 상황을 맞이한 기분이, 어땠냐면...

“재밌네요.”

그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와 승부욕을 자극할 뿐이었다.

“그거 다행이네요.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거든요.”

한록의 의욕 넘치는 모습에 최대리가 미소를 지었고, 파일을 내밀었다. 최대리가 내민 것은 CK의 협업 요청에 대한 넷플릭스의 답변이었다. 그 내용은-

“광고 재밌고, 맘에 든대요. 우리랑 같이 진행하겠대요.”

최대리와 한록의 예상처럼,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아직 필름포럼에선 언급하기도 민망한 CK의 인지도.

하지만 곧 그 회사가 영화계 최고 회사 중 하나인 넷플릭스와 합동 광고를 송출한다.

“제롬은 방금 그 말 취소해야 할 거 예요. 이대로 가다간 10년 후면 CK가 저기 서 있을 거니까.”

최대리가 제롬이 자리를 비운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고, 한록이 답했다.

“10년이요?”

“이건 무리인가요?”

“아뇨, 5년이면 충분합니다.”

“욕심도 많으셔라.”

“욕심이 많은 게 누구 얘기인지 모르겠군.”

그리고 두 젊은 인재의 대화에 최경준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

“자기네 좀비영화가 곧 개봉하니까, 광고는 2주 뒤까지 나왔으면 한다네요.”

넷플릭스가 CK에게 제공한 기간은 2주. CK는 이제 2주만에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2주 동안 야근을 하라고? 우리 은서 아빠 얼굴 잊어버리겠다! 난 못 해! 안 해!”

“차장님. 야근 수당을 잊으신 것 같습니다.”

“...은서도 아빠가 돈 많이 벌어오는 걸 바랄 거야. 나도 한다!”

“3초 만에 마음이 바뀌시는군요.”

“에이, 그냥 해본 말이지. 난 원래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안녕하세요, CK ENM 김유선입니다. 혹시 유감독님 자리에 계신가요?”

[CK ENM 이한록입니다. 마케팅 디렉터와 연결 부탁드립니다.]

[제임스. 윤일입니다. 시안에 대한 답장이 없어서요.]

<시험>과 CK. 그리고 야근수당을 위해 매일 열심히 일하는 CK의 직원들. 한록 역시 넷플릭스와의 미팅을 마치고 나니, 시간은 벌써 저녁 10시였다.

‘내일은 늦게 출근해야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개인 사무실을 나섰을 때, 한록은 아직 해외팀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최대리님.”

최대리가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남아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 유튜브한테 답장이 아직 안 와서요. 먼저 들어가세요.”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내일 보상휴가 쓸 거니까 걱정 마세요. 해외팀 첫 영화인데 이 정도는 해야죠.”

‘해외팀의 첫 영화’. 그 말에 한록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내가 팀원들에게 압박을 주고 있나?’

과거 사람들은 돌아보지 않고 일만 하다가 큰 후회를 남겼던 한록.

혹시 지금 자신이 과욕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 것이었다.

‘그래. 팀원들 태도가 이전과는 다르다.’

확실히 해외팀 팀원들은 지나치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유선은 집에 돌아가서도 외부와 메일을 주고 받고 있었고, 하대리는 하루에 한 번씩 비교광고의 시안을 가져왔다. 거기에 재밌는 일이 아니면 손을 대지 않는 최대리마저 이 시간까지 <시험>의 광고에 매달리고 있었다.

“또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한록. 한록의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최대리가 물어왔다. 최대리의 질문에 한록이 솔직하게 답했다.

“제 태도가 팀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틀렸어요. 팀장님 제가 왜 지금까지 남아있는지 모르시는구나.”

“첫 업무니까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제가 그런 걸 신경 쓸 사람은 아니죠.”

한록의 말에 최대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한록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팀장님이 제 말 받아들였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최대리는 첫 비교광고 회의 때, 한록이 최대리의 비판을 받아들인 부분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전 팀장님이 제 말 안 들으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이한록이, 팀장이 돼서 하는 첫 업무에, 사장 허락까지 받아왔잖아요. 누구 말이 귀에 들어오겠어요. 그런데 팀장님은 제 말이 맞다고 했죠.”

그리고 한록이 최대리에게 했던 말.

‘고맙다.’

‘다음에도 말해달라.’

한록은 최대리의 의견을 경청했고, 그 의견에 고맙다고 말했다.

“저도 고마웠어요, 팀장님.”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주는 한록의 모습에 최대리 역시 의욕이 생긴 것이었다.

“이런 상사 흔치 않아요. 그럼 저도 열심히 해야죠.”

최대리의 말에 한록은 오늘 아침 하대리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정말 하루에 한 번씩 광고 초안을 가져오는 하대리. 그런 하대리에게도 한록은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대리는...

‘제가 더 감사하죠. 비교광고 얘기가 통과될 줄은 몰랐거든요.’

최대리와 똑같은 말을 했다.

“어, 왔다. 일정 픽스 됐대요.”

그때 최대리가 기다리던 유튜브의 메일이 도착했다. 짐을 챙긴 최대리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한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아주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마세요. 팀장님.”

그리고 먼저 사무실을 떠나버렸다.

*

최대리가 떠나고 혼자 남은 한록. 한록은 최대리의 말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아주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언제나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오던 칭찬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칭찬이 어쩐지 좀 다르게 들려왔다. 왜냐면...

‘이런 상사 흔치 않아요.’

그 말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상사.

그런 상사 아래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팀원들.

‘저도 고마웠어요, 팀장님.’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동료까지.

한록이 아주 오랫동안 꿈꾸던 팀의 모습이 지금 현실이 되어있었다.

한록은 최대리가 떠난 해외팀의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이번 <시험>의 마케팅은 자신 혼자서 진행한 게 아니었다. 유선. 하대리. 최대리. 송과장과 현차장. 정부장까지.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고 있는 <시험>의 광고.

한록이 아니라 ‘해외팀’의 첫 광고였다.

그 광고가, 정말로...

‘잘 됐으면 좋겠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동료. 좋은 부하. 그리고, 좋은 팀. 좋은 기억만이 가득한 이 사무실.

이곳에서 앞으로 더 좋은 기억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대리님.’

그 확신에, 한록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의 불을 껐다.

*

그리고 일주일 후. 미국.

[@넷플릭스 : 누군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어.]

넷플릭스의 트위터 계정에 광고가 하나 업로드 되었다.

[링크: <시험> 예고편.]

해외팀 모두가 함께 만든 <시험>의 비교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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