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회사원이 선넘으면 생기는일-118화 (118/263)

118. 영감을 주는 사람.

“우리 부장님이 어떤 부분에서 걱정하시는지 다 압니다. 또 저희 제안이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구요.”

한록의 전략.

적당히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현차장.

“스크린 얘기는 미리 말씀 드렸습니다. 다만 회의가 길어진 거죠.”

“이과장.”

그리고 여전히 스크린을 밀어붙이는 자신.

-저랑 현차장님. 두 명이 다른 역할로 설득을 해보려 합니다.

“일단 이 문제를 조율해보려고 회의를 잡은 거니까요. 저희도 무조건 포스터로 끝내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enm 측 의견이 정확히 어떻게 되시는 건가요?”

그 둘의 타겟은 백부장이었다.

회의 중 한록을 통제하지 못하는 듯한 현차장의 모습.

누군가가 보기엔 한록과 현차장 모두에게 신뢰감을 잃을 법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백부장은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아니, 오히려 현차장에게 약간의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백부장은 아마 현차장에게서 우유부단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보는 듯 했다.

그 증거로 백부장의 실은 아직도 한록을 향해 뻗어오고 있었다.

백부장은 처음부터 한록에게 꽤 호의를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과장 말이 틀린 건 아닌데. 해바라기 광고도 우린 의아해했는데 이과장이 밀어붙여서 잘 된 거고.’

한록의 해바라기 광고가 이전에 더 서울이 진행했던 어느 광고보다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이 아주 강하게 밀어붙이는 일. 그렇다면 한 번 해보고 싶은 게 사실이었다.

그런 백부장의 마음을 처음부터 눈치 챈 한록.

첫 회의 이후 한록은 백부장과 더 서울에 대한 인터뷰를 찾아보았고, 전시회에 대한 백부장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예술이 점점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부분은 예술계가 모두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한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해바라기 광고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백부장이 한록의 제안에 끌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필요한 건 백부장에게 확신을 주는 것 뿐이다.’

그걸 위해서 필요한 첫 단계.

“일단 스크린은 안 하는 겁니까?”

바로 남차장을 때려잡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씀드린 적은 없습니다.”

한록이 남차장의 말에 바로 답했다.

“전시기간 내내가 아니라 <러빙 고흐> 개봉 2주차까지만 설치하는 방식을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그때면 고흐전 개막이랑도 겹치잖아요. 첫 주가 중요한 건 전시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끄럽고, 사람들은 사진 찍으러 왔고...그런 소문이 나면 전시회랑 영화 둘 다에게 역효과일 텐데요?”

“영상은 휴식 공간에, 그리고 2주일간만 들어가는 겁니다. 전시회에 영향을 줄 순 있어도 크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닐 겁니다.”

“영향을 주는 건 맞다고 하시네요. 조금이라도 전시회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일이라면 우리가 왜 받아들여야 합니까?”

“영향은 일부고, 얻어갈 건 더 많으니까요. 안 좋은 소문이 날까봐 걱정이라고 하셨죠. 소문이 날 정도면 최소한 전시회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일 겁니다.”

한록과 남차장의 논쟁. 남차장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지만 한록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록이 남차장에게 파일 하나를 내밀었다.

“이걸 한 번 보셨으면 합니다.”

“이게 뭡니까?”

“1년 전 모움 미술관에서 진행한 모네 미디어 아트 전시회입니다. 회화 전시와 미디어 아트 전시를 함께 진행했고, 평소보다 관람객이 40% 정도 증가했습니다.”

모움 미술관. CK와는 또 다른 대기업이 소유한 미술관으로, ‘더 서울’의 영원한 라이벌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만년 2인자인 더 서울이 목표로 삼는 미술관이었다.

라이벌, 아니 이길 수 없는 경쟁자인 모움 미술관의 얘기에 남차장이 발끈해서 말했다.

“사람들이 미디어 아트 전시를 좋아하는 건 저도 압니다. 그런데 전시는 영화랑 달라요. 그냥 사람들이 많이 오면 땡인 게 아니란 말입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온 게 아니죠. 모네전은 2021년 중국에서 주최한 아시아 아트 어워드에서 파이오니어 상을 받았습니다. ‘회화와 미디어 아트의 조화가 모네의 작품이 21세기에는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당시 심사평입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이걸 알지?’

한록이 가져온 것은 중국에서 주최한 시상식으로, 업계 사람들이나 알 법한 자료였다.

잠깐 반박을 하는 것도 잊고 한록을 바라보는 남차장. 한록이 파일의 다음 장을 넘기며 말했다.

“남차장님이 걱정을 많이 하셔서, 미디어 아트가 무조건 전시를 방해하는지 저희도 조사를 좀 해봤습니다. 미디어 아트 전시의 만족도 93%. 일반 전시회보다 10% 가량 높습니다. 관람객은 당연히 두배 이상이고요.”

“관람객이 문제가 아니라, 전시회의 완성도가 문제라고...”

“네. 그 부분은 다음 장에 있습니다.”

‘이래야 이과장이지.’

익숙한 모습에 조용히 미소를 짓는 현차장. 그러나 한록의 회의를 처음 보는 남차장과 백부장은 그저 당황한 채로 한록을 바라볼 뿐이었다.

“4년 전 모움에서 제니 사빌의 그림으로 미디어 아트 전시를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제니 사빌이 직접 이 전시를 보고 ‘전시를 뛰어넘은 체험’이라고 극찬을 했었죠. 작가 본인도 만족하는 전시라니 완성도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제니 사빌. 영국 현대미술에서 가장 촉망받는 작가 중 한명이었다.

그녀의 이름에 백부장과 남차장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같은 시기에 전시한 ‘더 서울’의 김중열 전시는 크게 화제가 되지 못했군요. 그리고 2년 뒤 ‘더 서울’에서도 제니 사빌전을 진행했죠. 그건...”

한 번 더 파일을 넘기는 한록.

“그 해 10대 미술관 중 가장 예매율이 낮은 전시회였네요.”

2020년 서양미술부 최대의 실패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제니 사빌전. 반대로, 모움에선 제니사빌 전으로 그 해 유일하게 흑자를 봤다.

그리고 당시 ‘더 서울’의 담장자는 바로 남차장이었다.

‘이렇게까지 해왔다고? 왜?’

남차장은 한록의 말에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

한록이 이 정도로 준비를 해오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걸 다 어떻게 알았지?’

심지어 한록이 가져온 자료들은 예술계에서도 꽤나 화제가 됐던 내용이었다.

단순히 가족, 연인들 사이의 데이트 코스로 받아들여지던 미디어 아트 전시.

그러나 모움은 마니아들도 만족할만한 전시를 만들어냈고, ‘더 서울’ 측은 그에 대해 상당한 위협을 느꼈었다.

지금 한록은 그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었다.

“제가 조사를 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전시의 완성도는 미디어 아트를 넣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한록이 남차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담당자가 기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그 말에 남차장이 감정이 울컥 올라온 듯한 얼굴로 소리쳤다.

“모네전이랑 제니 사빌 얘기. 우리라고 모를 것 같습니까? 그런데 이건 정말 예외의 경우에요. 미디어 아트전이랑 일반 전시회는 아예 타겟층이 겹치질 않는다고요. 그걸 조율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십니까?”

“아예 전시를 바꾸는 것도 아니고, 휴식 공간으로 이어지는 동선만 조금 고려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모움은 했는데 더 서울은 못 할게 뭐가 있습니까.”

“동선만 조금 바꾼다. 그건 과장님 일이 아니니까 쉽게 말하시는 거고요. 그걸 바꾸는 게 과장님입니까, 저흽니까? 본인 프로젝트여도 이렇게 말할 겁니까?”

“남차장.”

날카로운 대답에 백부장이 남차장을 만류했다.

“회의가 너무 과열됐네요.”

남차장과 한록의 눈치를 보는 백부장. 그러나 한록은 남차장의 말에-

“아뇨, 괜찮습니다.”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작이구만.’

한록의 미소에 현차장은 어제 한록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차장님은 ‘더 서울’측에 최대한 우호적으로 말씀해주세요. 반대로 저는 강하게 압박하는 형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려 합니다.

한록의 말에 현차장이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과장이 강하게 나간다고 말할 정도라면...엄청 세게 나간단 거지?

-네.

현차장의 질문에 한록이 무뚝뚝하게 답했다. 어떤 악감정도 섞이지 않은 말투였다.

-다시 얼굴 보기 힘들 정도로 나가볼까 합니다.

“차장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부담이 있으신 모양이네요.”

한록이 남차장에게 내밀었던 파일을 가져가며 말했다. 그러자 남차장이 다시 한번 한록에게 쏘아붙였다.

“그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관람객이 더 많이 들어올테니 이미 설치까지 다 끝낸 전시회를 바꿔라. 그럼 과장님은 어떻게 하실 건데요?”

“글쎄요. 휴식 공간에 설치하는 거니 전시 자체에 방해가 되진 않을 거고, 영화가 잘 되면 스크린을 찾는 관람객이 늘 거고. 저라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

남차장의 말에 한록이 단호하게 답했다.

“그런데 차장님은 이렇게 나오시는 걸 보면...아예 전시회에서 <러빙 고흐> 얘기 자체가 안 나오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말에 남차장이 몸을 움찔했다.

더 서울은 <러빙 고흐>와 협업을 하고 있고, ENM은 계속 고흐전을 홍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더 서울은 전시회에서 <러빙 고흐>의 홍보를 해줄 마음이 없다.

한록이 회의 내내 느껴오던 감정이었고, 더 서울과 남차장이 계속 감춰오던 속내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더 서울 측은 이번 전시에 자신이 없으시군요.”

남차장이 고작 스크린 하나로 이렇게까지 반대하는 이유. <러빙 고흐>와 협업을 하면서, 전시에서 최대한 <러빙 고흐> 얘기를 빼고 싶어하는 이유.

바로 이번 전시가 <러빙 고흐>의 영상보다 임팩트를 남기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함 때문이었다.

“...말을 뭐 이따위로 합니까?”

남차장이 차가운 눈으로 한록을 바라보았다.

“제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군요. 솔직하게 말해주셨으면 이렇게 얘기가 길어지진 않았을 겁니다. 그럼 저희도 다른 방안을 찾아봤을 테니까요.”

한록의 말에 남차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한록을 보며 씩씩거리다가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와, 이과장. 역시 사람 성질 긁는 건 최고다.’

속으로 감탄 아닌 감탄을 하는 현차장. 현차장이 잠시 백부장의 눈치를 살피다가 말했다.

“잠시 회의 끊었다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네, 그래야겠네요.”

현차장의 말에 백부장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게 중단된 회의.

‘남차장. 남차장은 일단 들어가. 회의는 내가 끝낼게.’

남차장을 겨우 달랜 백부장이 ‘더 서울’ 입구의 자판기로 향했다.

“아이구, 백부장님.”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현차장. 현차장이 백부장을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하며 커피 한 잔을 뽑아 건넸다.

“부장님.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이과장이 좀 심했습니다.”

“아...아니에요. 저희 쪽도 잘한 건 없죠.”

현차장의 말에 백부장이 솔직하게 답했다.

2주간이나 회의가 길어진 이유이자, 남차장이 끝까지 스크린을 반대한 이유.

‘부장님. 스크린 받아줬다가 고흐전 얘기는 안 나오고 죄다 <러빙 고흐> 영상 얘기만 하면 어떡합니까?’

‘어차피 지금 <러빙 고흐>랑 같이 해바라기 광고 진행하고 있잖아.’

‘아직은 이게 <러빙 고흐> 광고인지 모르잖아요. 1인 관람도 마찬가지고요. 우리 쪽 홍보는 최대한 받아가는 게 맞습니다. 대신 <러빙 고흐> 얘기는 절대 못 하게 해야해요.’

본인들 전시가 <러빙 고흐>에 밀릴 것 같기 때문에.

-<러빙 고흐>를 통한 홍보는 최대한 이용한다. 하지만 고흐전에서 <러빙 고흐> 얘기는 최소한으로 줄인다.

더 서울이 이번 협업에 참여한 속내.

그걸 들킨 상황에서 더 서울도 크게 할 말은 없었다.

‘좋아. 생각보다 백부장 반응이 나쁘지 않군.’

백부장의 눈치를 살피던 현차장이 입을 열었다.

“이과장이 말이 좀 과격해요. 더 서울분들도 부담이 있는 건 당연한건데, 왜 말을 그렇게까지 했는지 모르겠네요.”

현차장은 미리 말을 맞춘 것대로 한록에 대해 일부러 안 좋은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더 서울 분들한테만 그러는 건 아니니 부장님이 좀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뭐 할 때 마다 싸우고 그래요. 뭐, 그래서 그 나이에 과장이 된 거겠지만...그 해바라기 광고도 저랑 많이 싸웠어요. 근데 결과는 잘 나오더라구요.”

한록의 화려한 경력과 해바라기 광고에 대해 얘기하는 현차장.

“아...해바라기 광고 반응이 좋긴 했죠.”

해바라기 광고 얘기에 백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스크린 설치도 그만큼 결과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이 정도로 강하게 나가는 거니까,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네, 일단 사람이 많이 들어오는 게 중요하긴 하니까...이과장도 무슨 얘기로 말하는지는 알겠습니다.”

방금 전 그 난리가 났는데도 한록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말하는 백부장. 백부장의 말을 듣는 순간 현차장은 생각했다.

‘이거다.’

백부장은 계속 말을 이었다. 아마 속으로 참고 있던 말이 있는 듯 했다.

“저는 사실 스크린 설치에 대해 크게 반대하진 않아요. 물론 처음엔 좀 놀라긴 했는데...이과장이 워낙 말을 잘하잖아요. 이과장 말을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백부장이 한록을 보며 내내 했던 생각.

-언제나 자신만만하게 과감한 시도를 하는 모습.

-두려움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태도와, 자신에 대한 확신.

그런 한록을 보면 드는 생각은...

“한 번쯤은 저런 걸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라는 감정이었다.

한록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드는 생각. 그리고 현차장 자신 역시 느꼈던 감정.

‘이거면 끝이다.’

그런 생각에 현차장이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회사끼리 싸움이 날까봐 많이 걱정했습니다.”

“아닙니다. 남차장한테 제대로 사과만 해주시면 일을 크게 만들진 않겠습니다.”

“어휴, 그럼요. 사과는 당연한 거죠.”

백부장에게 말을 하던 현차장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 이제 넘어와라.’

“계속 말씀드리지만, 이과장이 진짜 성격이 강하긴 해요. 그래도 다 서로 잘해보자고 거예요. 그 부분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뇨. 젊어서 좋은 걸요.”

‘넘어와라.’

“젊어도 너무 젊죠. 저도 진짜 다루기 힘들다니까요.”

“하하...네.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어휴, 엄청 많죠. 그런데 내칠 수가 없어요. 왜냐면...”

‘넘어와라.’

“이과장이 하는 말 중 틀린 건 없거든요.”

내내 한록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던 현차장. 그가 처음으로 내린 한록에 대한 긍정적 평가.

그 말에 백부장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

현차장의 말에 한동안 답이 없는 현차장.

백부장의 표정을 살피던 현차장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백부장에게 말했다.

“이제 슬슬 다시 회의 시작할까요?”

“아...네.”

백부장이 망설이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현차장과 함께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로 들어온 현차장과 백부장. 한록의 곁에 앉은 현차장이 핸드폰에 글을 적어 한록에게 보여주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한록.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위해 용기가 필요한 중년의 관리자.

백부장은 마치 한때 현차장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고-

[끝났다.]

그렇다면 백부장이 내릴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