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회사원이 선넘으면 생기는일-80화 (80/263)

< 80 : 이한록을 불러와(1) >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한록은 어제 최대리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

"내일 회의는 쉽지 않을 거예요. 판권 쪽에 지식이 없다는 게 조금이라도 티가 나면 엄청 물어뜯을 걸요."

"알고 있습니다."

최대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한록.

"판권 부서랑은 부장님끼리 라이벌 구도가 있죠."

"맞아요. 최근에 더 심해졌어요. 반은 이과장님 때문이죠."

"저 때문에요?"

"본부장님이 과장님을 예뻐하시고, 마케팅 부서를 눈여겨 보시니까요. 과장님 덕분에 제가 대신 미움 좀 받았습니다."

최대리는 한록에게 판권 부서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윤대리는 신경 쓸 거 없어요. 거기 결정은 다 부장님이 하니까. 고부장님은 엄청 강경한 타입이에요. 그리고 강과장님은 과장님이 판권 판매에 대해서 잘 모른단 걸 공격할 거예요. 적당히 해선 안 통할테니, 이쪽도 강하게 나가는 게 먹힐 겁니다."

"그쪽에 대해 잘 아시는 군요."

"이 정도는 해놔야 일하기 쉽죠."

마치 영화를 뜯어볼 때처럼 판권 부서 사람들에 대해서 차근차근 분석해둔 최대리. 한록이 최대리에게 말했다.

"그럼 대리님이 회의를 진행하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아뇨, 과장님이 있는데 그럴 필요 없죠."

그러나 최대리는 고개를 저었다.

"회의는 과장님이 전문가시잖아요."

*

회의실에 도착한 한록과 최대리.

문을 여니 판권 부서의 고부장과 강과장, 윤대리, 정대리가 보였다.

'와, 이과장님이다. 내가 이과장님이랑 일을 해보는구나.'

한록이 등장에 판권 부서의 정대리가 속으로 생각했다.

한록은 회사에서 일 잘하고 사납기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기 위해 투입된 상황.

'프로젝트 하실 때마다 싸운다고 들었는데...아니겠지?'

과연 한록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할지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들기 시작했다.

"회의 시작하지. 삼일의 삶은 안 빼."

한록과 최대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말하는 고부장.

'최대리의 말이 맞군.'

고부장은 한록이 본 사람 중 가장 단도직입적인 사람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니들 얘긴 안 듣는다'고 선포하는 모습이 거의 초기의 정부장 같았다.

"그 얘기는 나중에 하죠. 지금은 <부산 열차> 마케팅 방안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니, 필요 없어. 마케팅은 안 해."

한록의 말을 자르는 고부장.

"그럼 회의는 왜 소집하신 겁니까? 저희 의견이 듣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

"그쪽이 오해를 하고 있어서 소집한 거지."

고부장이 한록을 바라보았다.

"여태 최대리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헷갈린 모양인데, 마케팅 부서가 할 건 영화별 셀링 포인트 잡아서 우리한테 넘겨주는 거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고부장은 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칸에 가져가는 영화만 해도 열 개가 넘어. 칸에 찾아오는 바이어들 국적만  해도 수십 곳이고. 그런데 그 영화들마다 마케팅을 하겠다고? 불가능한 얘기야. 마케팅 쪽은 <스캔들> 셀링 포인트 찾아서 자료만 넘겨."

고부장의 말에 속으로 끄덕이는 정대리. 무슨 짓을 해서라도 판권을 비싸게 팔고 싶은 건 판권 부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상황.

"마케팅 하나로 전 세계 사람들한테 통할 방법이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할 필요 없어. 인력도 시간도 부족해."

'그래. 맞는 말이야. 우리라고 안하고 싶어서 안하나?'

정대리만이 아니라 모두가 고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세계에 먹힐 방법이라. 그거면 되겠습니까?"

기다렸다는 듯 말하는 한록.

그 모습을 보고 정대리는 깨달았다.

'와...'

'이 사람 진짜구나.'

*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고."

"네, 가능합니다."

고부장의 말에 바로 대답하는 한록.

상대방이 '네 말은 절대 듣지 않겠다'고 나오는 상황에서 '네가 납득할 수 밖에 없는 말을 하겠다'고 선전포고한다. 어지간한 자신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부장님께서 전 세계에 통할 방식이면 된다고 말씀하셨죠. 그럼 지금부터 <부산 열차> 마케팅 방안 설명 드리겠습니다."

"잠깐-"

한록은 고부장의 말을 듣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회의를 진행하는 한록.

한록의 카리스마에 모두가 말을 멈추고 한록을 지켜보았다.

어느 순간 회의실의 분위기는 완전히 한록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칸에는 상담부스만이 아니라 상영부스도 있죠. 이 부스를 활용하겠습니다."

영화를 미처 보지 못한 바이어들이 구매직전 영화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상영부스.

그러나 상영부스는 만약을 위해 마련해두는 정도지, 그 사용빈도가 많지는 않았다. 고부장의 눈치를 살피던 강과장이 한록의 말을 잘랐다.

"이과장님. 칸에 안 가보셔서 모르나 본데, 그건 그냥 의자 하나에 티비 하나 있는 공간입니다. 많아야 사람 두세명 들어가는 곳이에요. 거기서 무슨 마케팅을 해요?"

한록이 판권 판매 경험이 없다는 걸 물고 늘어지는 강과장. 그러나 한록은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아뇨, 알고 있습니다."

"글쎄요, 모르시는 것 같은데."

"규모가 작아서 할 수 있는 마케팅도 있습니다. 마케팅에 대해서 잘 모르셔서 하시는 말씀이니 제가 이해하겠습니다."

강과장의 말을 똑같이 돌려준 한록. 발끈한 강과장이 대답하기 전에 한록이 말을 이었다.

"강과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상영부스는 소규모 인원만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순간 상영부스 안에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록의 말에 최대리가 노트북에 화면을 켜서 판권 부서를 향해 돌려주었다.

최대리의 화면에 떠있는 것은 칸 영화제 부스의 내부 모습이었다.

"작고 밀폐된 공간은 <부산 열차>와 똑같은 구조입니다. 우리는 부스를 기차칸처럼 꾸밀 거고, 바이어들에게 자신이 <부산 열차>에 탑승한 것 같은 경험을 하게 할 겁니다."

"어떤 식으로 꾸밀 생각이신가요?"

"정대리."

부스를 기차칸처럼 꾸민다. 그 말에 저도 모르게 한록에게 질문한 정대리.

강과장의 질타에 정대리가 얼른 입을 틀어막았다. 한록이 정대리를 보며 말을 이었다.

"부스에 들어가기 전 바이어들에게 기차표 모양의 티켓을 배부할 겁니다. 바이어들은 본인들이 기차를 타고 이 곳에 온 경험을 떠올리게 하겠죠."

비행기에서 내려 기차를 타야지 도착할 수 있는 도시, 칸. 바이어들은 부스에 들어가는 순간, 불과 하루 전 자신이 기차를 탄 경험을 떠올릴 것이다.

그때 시작되는 <부산 열차>. 숨 쉴 틈 없이 달리는 기차와 몰려드는 좀비 떼들. 그리고 영화가 끝나는 순간 들려오는 안내방송.

그 안내방송은-

"영화가 끝나면 바이어의 국적에 맞게 기차 안내방송을 내보낼 겁니다."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승객 여러분은 모두 하차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언어로 방송되는, 자신의 나라에서 듣던 안내방송이다.

그 안내방송을 듣는 순간 모두는 고향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

'이걸 우리 나라에 가져가면 어떨까?'

"그 생각 하나면 됩니다."

*

이 영화가 얼마나 저렴한지, 이 영화가 얼마나 돈이 많이 될지 설득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 마음 속에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 그래서 스스로 결정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한록이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한록의 말에 조용해진 회의실.

회의실의 모두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확실히...'

'먹힐 것 같다.'

칸에 도착하려면 반드시 타야하는 기차. 그리고 자신의 모국어로 나오는 안내 방송.

기차를 타고 칸에 몰려오는 전 세계 사람들. 그 사람들 에게 전부 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통할만한 마케팅. 판권 부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부분을 가져온 한록.

'이래서 이한록이구나.'

강과장은 어쩔 수 없이 한록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과장님. 그래서 <부산 열차>를 얼마에 팔 생각입니까?"

"5억입니다."

5억. 한국 영화 판권 중에서는 거의 최대치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걸려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강과장이 한록에게 말했다.

"그 정도면 천만 영화나 가능한 겁니다. 이과장님, 이 판을 너무 모르십니다."

한록은 실제로 통할 방법을 가져왔고, 자신들이 보기에도 한록의 방법이 훌륭해 보인다.

그렇게 되면 남은 건 하나.

그건 한록의 방법이 아니라, 한록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다.

"이게 현장에 가면 상황이 달라요. <부산 열차>는 아직 개봉도 안 했잖아요. 그런데 5억이요? 말도 안 되죠. 거기에 <부산 열차>에 너무 집중하시는데, 우리 메인은 <스캔들>입니다. <부산 열차>는 좀비 영화라구요. 그걸 누가 사가겠어요. 한국 좀비 영화 판권이 보통 얼마에 팔리는지 아세요? 아, 모르시겠지."

기회를 잡았다는 듯 한록을 물어뜯는 강과장. 그런 강과장의 모습을 보며 최대리는 생각했다.

-과장님이 판권 판매 경험이 없다는 걸 물고 늘어질 겁니다.

자신이 했던 말. 그리고 그에 대한 한록의 답.

-그럼 저도 똑같이 공격해야죠.

"네. 제가 판권 판매 경험이 없다보니, 최대리님한테 수업을 좀 받았습니다."

한록이 기다렸다는 듯 최대리의 노트북을 가져갔다. 한록의 태도에 그리고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직감한 강과장.

"이과장님. 잠깐만요."

강과장이 뭐라 말하려 했으나, 한록은 무시하고 자신의 얘기를 시작했다.

"<밤섬 표류기>. 강과장님이 판매하신 영화군요. 평균 1천에 파셨고, 아시아 쪽에서 10억 이상의 수익이 났네요. <20세기 소녀시대>. 이건 저도 기억이 납니다. 제가 내부시사회에서 5백만이 넘을 거라고 했었죠. 강과장님은 2백만도 안 들어올 거라고 하셨고요. 결국 7백만 관객이 들어왔는데 강과장님이 이걸 2천만원에 파셨군요."

최대리의 자료 중 강과장이 판매했던 영화들을 말하는 한록.

"<장화와 홍련>. 제가 마케팅한 작품입니다. 한국 공포영화는 해외에 안 통할 거라고 이것도 3천에 파셨군요. 일본에서 해외 공포 영화 중 1위를 했죠. 기껏 마케팅으로 제작비의 100배를 벌어왔는데, 누가 이걸 헐값에 넘겼나 했더니 강과장님 이셨습니다."

"이과장님!"

자신의 실패가 사람들 앞에서 까발려진다. 강과장이 소리쳤으나, 한록은 계속 말을 이었다.

"<베테랑들>. 역시 제가 담당한 영화입니다. 천만 관객 영화를 2억에 파신 이유가 뭡니까. 설명을 들어야겠습니다."

"그, 그건...판권을 팔 때 아직 개봉 전이라, 성적이 예상이 안 가서...성적이 보장이 안됐으니 돈을 더 받을수가 없었어요."

강과장이 한록의 말에 더듬거리며 답했다. '내가 실수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저였다면 미니멈 개런티로 팔았을 겁니다."

그리고 한록의 말에 강과장은 입을 다물었다.

미니멈 개런티. 판권의 계약금을 적은 금액으로 지불하고, 이후 관객 수에 따라 추가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왜 미니멈 개런티로 팔지 않으셨습니까?"

"....."

"천만이 갈 거란 생각을 못하셨군요."

한록의 지적은 정확했다.

베테랑들이 천만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으니, 그저 싼 값에 많은 곳에 팔면 된다고 생각했던 강과장. 한록은 지금 그 전략이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강과장님. 죄송하지만 강과장님의 안목은 신뢰할 수 없군요."

경험이 없다고 무시했던 한록. 그런 한록이 자신의 성과를 지적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까지 내놓는다.

이제 '이한록이 경험이 없으니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은 무색해진 상황.

그러나 한록은 아직 끝낼 생각이 없었다.

"여태 가장 높은 금액으로 팔린 영화는 <범죄 전쟁>이군요. 이걸 판 사람은..."

최대리의 자료를 보던 한록이 말한다.

"최대리님이시네요."

한록이 최대리에게 물었다.

"경험이 중요한 분야라고 하시니, 경험이 많은 최대리님한테 여쭤보겠습니다. 최대리님. <부산 열차>는 얼마 정도에 파는 게 맞을 것 같습니까."

"최소 5억, 북미 쪽엔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확신을 담아 말하는 최대리. 한록의 질문은 다시 강과장에게로 돌아왔다.

"강과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억은..."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대답을 하지 못하는 강과장.

"확신이 없으시군요."

그리고 한록의 말.

"본인 말에 확신이 없으시면서 제 말에는 반대를 하셨군요. 잘 알겠습니다."

한록의 말에 강과장은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했다. 말투가 어찌됐든, 그 내용이 맞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흐름은 완전히 한록에게로 넘어간 상황.

'지금이다.'

그렇게 생각한 한록이 다시 삼일의 삶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그럼 다시 삼일의 삶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곧 연말 시상식이 있을 거고, 저는 시상식에 맞게 <삼일의 삶>을 다시 마케팅할 겁니다. 그럼 삼일의 삶은 아마 상을 받겠죠."

'내가 마케팅 할 거고, 그러면 당연히 상을 받을 거다.'

마치 예언처럼 말하는 한록. 그러나 아무도 한록의 말에 반대하지 않았다. 한록이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이란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됐을 때 이미 판권을 판매한 상황이면 판권 부서는 헐값에 판권을 팔았다는 지적을 받겠죠."

그렇게 말한 한록이 모두를 돌아보았다.그리고 말했다.

"누가 책임지실 겁니까?"

그 말에 몸을 움찔하는 강과장. 그리고 아무런 답이 없는 고부장. 한록이 고부장을 보며 말했다.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연말 시상식에서 삼일의 삶이 수상을 하게 만들 거고, 삼일의 삶은 또 다시 이슈가 될 겁니다."

한록의 말뜻은 분명했다.

"그래도 괜찮으시면 지금 판매하시면 됩니다."

'나랑 싸워봐라.'

'그래서 이길 자신이 있으면 팔아라.'

그 말에 고부장이 이를 악물었다.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는군.'

-당신들이 삼일의 삶을 팔아선 안 되는 이유를 말해주겠다.

-왜냐하면.

-나 이한록과 싸워야 하니까.

오만하기 그지 없는 말. 그리고-

"...이 부분은 본부장님께 보고 드리겠네."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말.

그 말에 고부장이 결국 한록의 손을 들었다.

*

한록을 잡아보겠다고 모두가 덤빈 첫 회의. 거기서 나온 고부장의 패배선언.

오늘 회의의 소식은 바로 최경준에게 전해졌다.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군. 기사가 많이 나오겠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최경준.

한록이 판권 부서를 장악한것도, 한록의 마케팅 방안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한록의 마케팅은 늘 그렇듯 참신했고, 아마 이번 마케팅 역시 해외에서 꽤나 이슈가 될 것이 분명했다.

"사장님이 좋아하시겠군."

그리고 이는 영화사업본부가 또다시 인수전의 하이라이트를 가져간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한다면, 그건 이한록 때문이 분명하다.'

최경준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그리고 최경준과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

*

'이한록.'

본부장실. 그곳에서 홀로 생각에 잠긴 남자, 음악사업본부장 문오석.

'한록이 칸에 갈 거고, 또 새로운 시도를 할 거다' 라는 말이 문오석에게까지 전해진 상황.

아직 출국도 하지 않았는데 회사 모두가 한록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칸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받아온다면 하정엽은 더욱 한록을 주목할 것이다.

인수전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홈쇼핑 본부.

그리고 매출 2위의 음악사업본부.

홈쇼핑 본부만 꺾으면 인수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새 영화사업본부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

'대책이 필요하다.'

문오석은 그렇게 생각했고, 결단을 내렸다.

문오석이 자신의 비서에게 말했다.

"되도록 조용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 아무한테도 시키지 말고, 자네가 조용히 처리해."

"네, 본부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비서의 말에 문오석이 대답했다.

"이한록 과장을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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