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 : 위기는 기회로(3) >
"이제 준비됐습니다."
그 말에 최경준이 한록을 바라보았다.
늘 그렇듯 자신감에 차 있는 한록의 눈빛. 그러나 오늘은 무언가 달랐다.
평소 한록의 눈에 담겨있는 것은 차가운 분노였다. 그러나 오늘 한록의 눈에 비친 것은 기대. 그리고-
"드디어 목표가 생겼군."
한록이 여태 한 번도 보인 적 없는 야망이었다.
이건 최경준도 예상하지 못한 변화였다. 최경준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한록을 바라보았다.
'약점을 하나씩 극복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한록은 능력만 뛰어난 트러블 메이커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러나 한록은 점차 성장했다. 자신의 편을 만들었고, 이제는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높이 올라가고 싶다라. 자네가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네."
"오늘 일이 아니었으면 평생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솔직하게 답하는 한록.
최경준이 생각하는 한록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서툰 인간관계나 사나운 성격 같은 것이 아니었다.
'야망이 부족하다.'
성공, 그리고 출세에 대한 욕구.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져야 하는 것들이다.그러나 한록은 일 외의 것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런 한록이 오늘 하정엽과의 일로 변화한 것이다.
능력. 젊음. 가능성. 목표. 그 모든 것을 가진 한록.
'무섭도록 성장하는구나.'
한록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까. 언젠가는 자신을 제칠까.
'그때가 되면 도전을 받아주마.'
즐겁고도 오싹한 상상에 최경준이 미소를 지었다.
*
"가보게. 오늘 수고했네."
"감사합니다."
최경준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향하는 한록.
마케팅 부서의 사무실로 돌아가며 한록은 오늘 하루를 곱씹었다.
오늘은 하정엽 만큼이나 한록에게도 특별한 하루였다.
회사가 바뀔 수 있다는 것, 그걸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오늘.
온통 적으로 가득 차있고, 언제나 숨막히고 불편하던 회사. 그런 회사가 이제는 다르게 느껴진다.
"복귀했습니다."
마케팅부서에 도착한 한록. 눈앞에는 GV팀이 현차장의 책상에 모여 심각하게 회의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바꾼 회사.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
그 모습을 보며 한록은 생각했다.
여전히 CK엔 한록의 적이 가득하고, 화를 참을 수 없는 일이 반복 될 것이지만-
"이과장!"
'그래.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다.'
그래도 아주 조금은, 회사를 다니는 것이 즐거워 질 것 같았다.
*
일주일 후 마케팅 부서.
한록은 기자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 중이었다.
"네, 락 페스티벌에서 야외 상영하는 것 맞습니다. 락 페스티벌이 상징적인 곳이다보니 거기서 개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며칠 전 CK 락페스티벌에서 <퀸>이 상영된다는 사실이 공개되었고 GV팀에겐 끊임없이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자들의 취재요청.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홍보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한록이 아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그 말에 맞게 GV팀은 인터넷에 퀸과 관련된 콘텐츠를 풀기 시작했다.
"이건 전기 영화니까 영화 자체보다는 퀸에 대한 내용이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퀸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볼 수 있도록 대중적인 내용이면 더 좋겠는데..."
"아! 레이디 가가 있잖아요. 그 사람 이름 퀸 노래에서 따온 거예요. *브라이언 메이가 피쳐링도 해줬어요. 그리고 브라이언 메이가 천문학자거든요. 그래서 소행성에 프레디 머큐리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또 뭐가 있더라. 프레디 머큐리가 마이클잭슨이랑 친해서 듀엣곡도 나왔어요. 이건 어때요?"
*브라이언 메이: 퀸의 기타리스트
한록의 말에 락덕후인 하대리가 술술 답변을 내놓는다. 한록이 감탄한 얼굴로 하대리를 바라보았다.
"하대리님, 진짜 락을 좋아하시나 봐요. 이 부분은 그냥 하대리님한테 맡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한록의 말에 하대리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하대리는 오랜만에 활약할 기회가 생겨서 들뜬 듯 보였다.
"네, 그럼 믿고 맡기겠습니다."
오랜만에 보이는 하대리의 씩씩한 모습에 미소를 짓는 한록. 그리고 흐뭇하게 둘을 바라보는 현차장.
그렇게 모든 일이 잘 흘러가는 와중 마케팅 부서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상대는-
"네, 매니저님."
김준이었다.
'김준?'
'김준이지?'
한록의 입에서 나온 매니저란 호칭. 그 얘기에 마케팅 부서의 모두가 한록을 바라보았다.
'또 한 판 할 거 같은데?'
한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걱정과 기대가 함께 담겨있었다. 한록 역시 싸움을 각오한 상황. 한록이 사무적인 말투로 김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번 싱어롱 영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김준은 웬일로 시비가 아니라 요청을 해왔다.
"이유가 뭡니까?"
[더 필름에서 마케팅 자료로 쓰려고 합니다.]
김준의 목소리에는 평소보다 더 짜증이 담겨 있었다.
'이제 와서?'
그렇게 싱어롱 상영에 반대했으면서 이제 와서 영상을 보내달라는 김준. 한록이 그 점을 지적했다.
"매니저님, 싱어롱 상영에 반대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영상이 필요하십니까?"
[...길게 말하지 맙시다. 어차피 촬영은 하실거고, 계약서에도 더 필름의 자료 요청에 협조한다는 내용이 있을텐데요. 이게 어려운 일입니까?]
"계약서까지 말씀하실 정도면 영상이 꼭 필요하신가 봅니다."
김준은 한록의 지적에도 이렇다 할 반박을 하지 못했다. 한록은 그 모습에 김준이 처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더 필름 측에서 싱어롱 상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군.'
아마 더 필름에게도 한록의 보고서가 올라갔을 것이고, 그걸 본 더 필름이 싱어롱 상영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디렉터가 영상을 가져오라 했겠지.'
*디렉터: 한국의 부장처럼 파트하나를 담당하는 미국의 직책.
상사가 한록의 마케팅 방안을 마음에 들어하고, 영상을 가져오라 한다.
결국 한록에게 자신이 반대하던 싱어롱 상영의 영상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
오늘 김준의 목소리가 유독 짜증어리게 들렸던 이유는 이것 때문인 게 분명했다.
<영상 보내래?>
그때 도착한 현차장의 메시지.
한록이 메시지를 보고 옆자리의 현차장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현차장이 웃으며 다시 한 번 타자를 쳤다.
<준아. 그러게 왜 반대를 했니.>
현차장의 메시지에 한록이 겨우 웃음을 참았다.
오랫동안 마케팅 부서를 괴롭혀온 김준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상황. 현차장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과장. 김준 기 좀 더 죽여볼까?>
<어떻게요?>
현차장의 메시지에 한록이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현차장이 자신의 귀 옆에 손을 가져다댔다.
"나 바꿔줘."
그 말에 한록이 고개를 끄덕이고 김준에게 말했다.
"그 부분은 차장님이랑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차장님 바꿔드려도 되겠습니까."
[아, 네. 좋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수락하는 김준. 한록에게 부탁을 해야하는게 어지간히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었다.
한록에게서 전화를 넘겨받은 현차장이 넉살좋게 말했다.
"아,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현차장입니다."
[네. 싱어롱 상영 좀 촬영해서 보내주세요. 락 페스티벌에서 하는 거랑 극장에서 하는 거 전부요. 한꺼번에 보내지 마시고 촬영할 때마다 바로 보내세요. 현장 반응 같은 것도 요약해서 보내시구요.]
현차장이 전화를 받자 또 건방지게 굴기 시작하는 김준. 현차장이 누군가의 머리를 쥐어박는 시늉을 하더니 가식적인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지 마시고, 매니저님이 직접 와서 촬영도 하시고 분위기도 살피시는 건 어떻습니까?"
[제가 거길 왜 갑니까.]
"어차피 상영 중에 한 번은 방문 하셔야 하잖아요. 그간 저희 때문에 고생하셨으니까 만나서 얘기라도 한 번 했으면 해서요."
현차장의 말에 유선과 하대리가 당황한 얼굴로 현차장을 바라보았다. 현차장이 누가봐도 한록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네, 고생 많았죠.]
"그러니까 한 번 오세요. 이번엔 저희가 각별하게 대접하겠습니다. 와서 담당자랑 얘기도 한번 해보시구요."
그러나 현차장은 오히려 한록에게 윙크를 해 보였다.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현차장의 태도.
'생각이 있으시구나.'
한록은 얌전히 현차장의 대처를 기다렸다.
'나보고 한국에 가라고?'
생각에 잠긴 것은 전화기 너머의 김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래 디렉터는 김준이 직접 한국에 방문하길 바랐으나, 김준이 여러 이유를 가져다 붙여서 겨우 CK에게 영상을 받는 걸로 타협한 상황.
'거기가서 이한록이 잘난척 하는걸 보고 있으라고? 절대 안 가.'
그게 김준이 한국행을 거절한 이유였다.
죽어도 싱어롱 상영이 성공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현차장의 모습을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기 시작한다.
'뭐야. 컴플레인이 효과가 있었나?'
한록을 나무라는 듯한 현차장의 태도. 김준이 현차장을 떠보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이과장님이 너무 비협조적으로 나오셔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도 알죠. 제가 단단히 주의 주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을 테니 한 번만 방문해주시죠."
김준의 비위를 맞추는 현차장. 이쯤되면 누가봐도 꿍꿍이가 있는 모습이다. GV팀은 이제 걱정 대신 호기심 어린 얼굴로 현차장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제가 고생을 하긴 했는데...]
그러나 마케팅부서의 상황을 알 리 없는 김준은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가서 이한록 얼굴 한 번 보고 와?'
한록의 상사가 자신한테 납작 엎드린 상황.
제 아무리 한록이라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공격할 순 없으리라. 아니, 현차장이 말한 것처럼 자신을 극진하게 대접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래, 이한록. 네가 아무리 잘 나면 뭐하냐. 난 더 필름 사람이다.'
결정을 내린 김준이 현차장에게 답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한 번 방문하겠습니다.]
"아유, 감사합니다."
[한국에 방문해서는 저번 같은 일이 없었으면 하네요. 이과장님께 확실하게 말씀 해주세요.]
"그럼요. 당연하죠."
현차장이 김준에게 굽실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한록에게 말했다.
"미안, 이과장. 방금 한 거 다 거짓말인 거 알지? 이래야 김준이 올 거 같아서."
"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한록이 현차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현차장이 김준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적당히 비위를 맞추고 있다는 것은 대화 중간부터 눈치챈 사실이었다.
"그런데 왜 김준을 한국으로 부르신 겁니까? 저희도 영상을 보내주고 안 얽히는 게 일하는데 더 편할텐데요."
한록이 궁금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한록의 질문에 현차장이 씩 웃더니 말했다.
"이과장은 사람이 너무 순해."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얘깁니다."
"아니, 그렇잖아. 이과장이 당한 게 몇인데 그 녀석이 원하는 대로 해 줘. 그 녀석한테 싱어롱 성공하는 거 한 번 보여주고 싶지 않아?"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죠."
한록에게 대답한 것은 현차장이 아닌 유선이었다. 유선이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그동안 이과장님이 얼마나 고생하셨는데요. 전 그렇게까지 해야겠어요."
"네. 김준 큰 코 다치는 거 한 번은 봐야죠."
이번에 대답한 것은 하대리.
"역시 우리 팀이야."
어느새 의견이 일치 된 GV팀을 보고 현차장이 뿌듯한 듯 말했다. 그리고...
"기다려라, 김준."
누가봐도 악당 같은 대사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
모두가 퇴근한 늦은 시간. CK ENM의 사장실에 손님이 한명 방문했다.
"아버지."
하태준이었다.
하태준은 인사도 없이 사장실로 들어왔고, 하정엽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하정엽의 의자에 앉았다.
마치 자기 자리인 듯 자연스러운 하태준의 모습. 하태준이 하정엽에게 물었다.
"숙제는 잘 하고 있겠지."
'네 형의 사람들을 뺏어 와라. 최윤일부터 시작해.'
일주일 전 하태준이 내주었던 숙제. 그리고 한록이 회사를 나갈 뻔했던 이유. 하태준은 지금 그 얘기를 묻고 있는 것이었다.
"제 방식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 방식이라. 그 이한록이란 놈을 붙잡는 것 말이냐?"
CK ENM의 상황을 다 꿰고 있는 하태준. 그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멍청한 녀석. 내가 분명 최윤일을 데려오라고 말했을텐데."
하태준이 의자를 돌려 하정엽을 바라보았다. 후계자 후보를 향한 엄격한 질책이 담긴 시선이었다. 그러나 하정엽은 하태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말했다.
"회장님. 여긴 제 회사입니다."
최경준이 했던 말.
"착각하지마라. CK의 모든 건 내가 주인이다."
하태준의 지적과-
"아뇨, 아버지. 이 곳의 주인은 접니다."
하정엽의 반박.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하정엽. 사장실 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오갔다.
*
하태준이 돌아간 후, 최경준은 바로 하정엽을 찾았다.
"회장님께서 어떤 일로 방문하셨습니까."
"제가 숙제를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회장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건 상관 없습니다."
하정엽이 최경준의 말에 딱 잘라 답한다.
"이 회사의 주인은 접니다. 아버지의 숙제 같은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장실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둘이 어떻게 대화를 끝냈는지 최경준은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하정엽이 마음을 바꿨다는 것이었다.
몰라보게 달라진 하정엽의 모습에 최경준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겠지.'
결국 하정엽은 하태준의 인정을 받아야만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운명이다. 아마 앞으로도 하정엽은 끊임없이 하태준의 말에 흔들릴 것이고, 그때마다 성장할 것이다.
잠시 생각하던 최경준이 하태준에게 말했다.
"사장님. 2주 후면 공연사업본부와 영화사업본부가 협업한 락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그 곳에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공연사업본부의 최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락 페스티벌. 그리고 영화사업본부가 현재 가장 공들이고 있는 싱어롱 상영. 그 둘이 한꺼번에 벌어지는 현장.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한 젊은 사장의 의욕을 만들어주기에 딱 적합한 곳이었다.
최경준의 말에 하정엽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자신의 비서에게 전화를 거는 하정엽.
"2주 뒤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일주일 간 일본 출장이 잡혀있습니다.]
해외 출국에, 다른 회사와의 미팅까지 있기에 시간을 빼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사장님의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안 된다'고 외면하기에는 최경준의 제안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하정엽이 다시 비서에게 물었다.
"그 전은?"
[회장님과의 약속이 있습니다.]
하태준과의 식사약속. 실제 약속은 점심시간 한시간 뿐이지만, 하정엽은 그 시간을 위해 그날 전부를 비워 놨다. 그만큼 하정엽에게 하태준과의 약속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오늘 하정엽은-
"취소하세요."
이전과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사장님. 회장님과의 약속이십니다.]
당황해서 묻는 하정엽의 비서. 그러나 하정엽은 단호하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취소하세요. 그 날은 락페스티벌에 참여할 겁니다."
하정엽의 말에 최경준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