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영화 아닌가(2)
“지훈씨. 이제 올라가야 해요.”
삼일의 삶이 끝난 후, 윤감독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사이 현과장이 지훈
에게 물었다.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고개를 숙이고 감정을 추스르는 중인 것 같은 지훈. 현과장이 걱정스러운 얼
굴로 한록을 바라보았다.
지훈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대화를 나누는 한록과 현과장.
“지훈씨한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치. 그냥 긴장한 건 아닌 거 같아.”
내내 GV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던 지훈.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니 이건 단
순히 부담을 느끼는 정도가 아니었다.
“제가 무대에서 시간을 끌 테니까 과장님이 한번 얘기해 보시겠어요?”
“음...”
평소라면 흔쾌히 수락했을 현과장이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현과장이
한록에게 물었다.
“이대리가 얘기해보면 어때?”
“네?”
“이대리가 섭외부터 지금까지 계속 진행한 거잖아. 나보다 말이 잘 통할 것
같은데.”
망설이는 한록.
“제가 얘기를 잘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고 설득하는 것. 한록이 언제나 어려워하던 일이다.
그러나 한록의 말에 현과장은 미소를 지었다.
“이대리. 유선씨랑 똑같은 얘기하네.”
그 말을 듣고 생각나는 유선의 모습.
‘제가 발표를 해도 될까요? 저는 계약직인데...’
그에 대한 한록의 대답.
‘유선씨. 제가 말했잖아요. 유선씨 잘하고 있다고요.’
“이대리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리고 지금, 자신을 믿어주는 현과장의 모습.
성장한 자신. 그리고 그런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
한록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얘기해보겠습니다.”
“그래. 무대는 나랑 유선씨가 채우고 있을게.”
현과장이 한록의 등을 툭 치고 말했다.
“다녀와, 이대리.”
*
“GV에 앞서서 잠깐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보겠습니까.”
무대에 올라간 유선과 현과장. 다행히 관객들은 지루해하는 기색 없이 질의응
답에 참여했다.
‘이한록. 생각보다 빨리 팀을 키워왔군.’
만족스러워 보이는 얼굴의 최경준. 그리고 열성적으로 손을 드는 관객들.
이제 남은 것은 지훈 뿐이었다.
“지훈씨.”
한록이 지훈의 곁에 앉아 물었다.
“GV 올라갈 수 있겠어요?”
“저 못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대리님.”
“지훈씨. 무슨 일인지 일단 말씀을 해보세요.”
한록의 질문에 지훈이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코딩을 배워서, 새로운 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네.”
“영화랑 똑같이 살고 있습니다. 변한 게 없어요. 똑같아요. 아무도 제 얘기가
궁금하지 않을 거예요.”
“아뇨, 궁금할 겁니다. 그래서 다들 gv를 보려고 남아있는 겁니다.”
“제 얘기를 들으면...사람들이 한심하게 볼 거예요.”
지훈의 속마음.
“아직도 회사 다니는 게 싫고, 제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기업에
간 것도 아니고,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니고, 이직한 곳도 이게 맞는 건지 모
르겠어요.”
모두가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환상적인 삼일의 삶.
그리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
지훈은 그런 자신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한록 역시 너무나 잘 아는 감정이었다.
회귀 전, 자신 역시 그랬으니까. 그래서 더욱 남들과의 관계를 줄였으니까.
“사람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저는 그냥 안 올라가는 게 좋겠어요.”
지훈은 무대에 올라가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지훈의 말을 주의
깊게 듣던 한록이 물었다.
“지훈씨. 누가 지훈씨한테 한심하다고 했습니까.”
“사람들이...”
“그러니까 누구요. 누가 그런 말을 했어요.”
그 말에 지훈이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말 안했어요. 그냥 제가 그렇게...”
“지훈씨가 그렇게 봤단 말이네요.”
한록의 단호한 말. 그 말에 지훈이 놀라서 한록을 바라보았다.
“여기 지훈씨가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지훈씨말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지훈은 한록의 말에 말문이 막힌 듯한 모습이었다.
‘누가 나한테 한심하다고 말했지?’
지훈의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면...
‘없어.’
뚜렷이 생각나는 사람은 없었다.
지훈이 혼란스러워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말만 안하지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그래요?”
“네.”
“그럼 확인해봅시다.”
한록이 몸을 일으키며 답했다. 그리고 무대를 가리켰다.
“직접 확인해보면 알겠죠.”
한록의 말에 무대를 바라보는 지훈.
‘여기 지훈씨가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지훈씨말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한록의 말.
그게 정말일까.
지훈의 눈빛에 스쳐지나가는 많은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알겠습니다.”
지훈은 결국 결정을 내렸다.
*
윤감독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록에게 물었다.
“...이대리님. 지훈씨 괜찮을까요?”
“네. 제가 같이 올라갈테니 걱정마세요.”
한록의 말에 눈에 띄게 안도하는 윤감독. 윤감독이 말했다.
“처음에는 이대리님이 지훈씨한테 너무 강압적이라고 생각했는데...이제 왜
그러셨는지 알겠습니다. 지훈씨한테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신거죠?”
한록의 마음을 헤아린 윤감독.
“네, 맞습니다.”
지훈의 빈자리를 메울만한 아이디어는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록
이 지훈을 무대로 올리려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네. 지훈씨도 곧 알게 될 거예요.”
[gv 시작하겠습니다. 저도 함께 무대에 올라갑니다.]
한록이 무전으로 말하자 무대 위의 현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현과
장이 말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부터 <삼일의 삶> gv가 시작됩니다.”
한록과 윤감독. 그리고 오성과 지훈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
무대에 오른 한록이 객석을 내려다보았다.
수백 명의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고, 한록의 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구 특공대 gv, 그리고 오늘 삼일의 삶.
무대 뒤에서 바라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 당연히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기대가 더 컸다.
‘이제 시작이다.’
한록이 무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윤감독님. 그리고 오성 선생님과 지훈씨. 촬영이 끝나고 반년만
에 모이게 됐네요.”
가장 먼저 인사말을 건넨 한록.
그 모습에 무대 뒤의 하대리가 놀라서 말한다.
“어...되게 자연스럽네요? 이대리님 이런 건 어려워 하실 거 같았는데...”
“지훈씨가 어제부터 좀 힘들어 했잖아. 혹시 모른다고 미리 대본을 짜뒀더라고.”
“와...진짜 철저하시네요.”
“그래야 이한록이지.”
흐뭇하게 한록을 바라보는 현과장.
현과장의 믿음처럼, 한록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gv를 이끌고 있
었다.
“감독님이 두분께 궁금하신 게 있다고 합니다.”
“네. 질문을 몇 개 가져왔습니다.”
한록이 제대로 리드를 해주자 얼어있던 윤감독도 정신을 차리고 진행을 시작
한다.
윤감독이 큐카드를 들고 오성과 지훈에게 질문을 했다.
“두 분, 영화 끝나고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그냥 똑같이 삽니다. 다행히 배가 고쳐져서요. 바다 나가고, 저녁엔 집에 돌
아오고. 그러고 살죠.”
“저는 코딩을 배워서 새로운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장하네, 지훈이.”
오성의 말에 한록이 작게 박수를 쳤다. 그러자 지훈에게 같이 박수를 보내는
관객들.
지훈이 어색한지 고개짓으로 인사를 한다.
‘오성 선생님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자신을 응원하는 오성.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
지훈은 오성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저는 감독이다 보니, 제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분들게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면...”
큐카드를 넘기는 윤감독.
“관객분들이 왜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가. 이게 정말 궁금했거든요. 이대리님,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윤감독의 말에 한록이 마이크를 들었다.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얘기여서
반응이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지훈씨와 오성 선생님이 정
말 제가 아는 사람들로 느껴지거든요. 그 부분에서 크게 감정이입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관객들. 한록은 관객의 입장에서, 그리고 마케
터의 입장에서 관객의 시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대리님도 그 부분이 좋으셨나요?”
“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럼 오성 선생님. 그리고 지훈씨. 두 분은 이 영화의 어떤 점이 좋으셨습니
까?”
“나는...”
마이크를 들고 생각에 잠겨있던 오성, 그가 잠시 후 답했다.
“나는 지훈이가 열심히 사는 게 좋았습니다.”
그 말에 지훈이 오성을 바라보았다.
“젊은 친구가 서울에서 혼자 고생하잖아요. 그래도 매일 출근하고, 열심히 살
고...그걸 보니 마음이 짠해요.”
고향과 정든 가족을 떠나서 고군분투하는 지훈의 모습. 관객 모두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오성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
니었다.
“그리고 대견합니다.”
그 말에 감사하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지훈.
고단한 서울살이, 그리고 회사생활.
그 속에서 지훈에게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람. 널 믿는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관객들 역시 공감이 가는 모양인지, 다시금 객석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저도 오성 선생님이 멋있어서, 선생님의 삶이 궁금해서...그 부분이 좋았습
니다.”
더듬거리며 겨우 말하는 지훈. 오성이 지훈을 바라보며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오성과 지훈의 모습.
영화에 흠뻑 빠진 상황에서, 그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서로를 응
원한다.
영화의 팬이 상상하는 최고의 후일담이었다.
관객들은 이미 엄청나게 감동한 얼굴로 gv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대리, 좋아. 대성공이다.]
이어폰으로 들리는 현과장의 목소리.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 최경준과 하
정엽. 그리고 뿌듯한 표정의 윤감독...
‘아니야.’
그러나 한록은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었다.
부산의 밤바다. 그리고 오성과 지훈. 영화를 보기 위해 부산까지 찾아온 관객들.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더 끌어낼 수 있다.’
그들이 함께 만들어갈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감독님.’
한록이 윤감독쪽으로 마이크를 들었다. 본인이 질문을 해도 되겠냐는 뜻.
윤감독이 고개를 끄덕였고, 한록이 입을 열었다.
“지훈씨. 영화를 보다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한록의 질문에 지훈이 약간 겁먹은 얼굴로 한록을 바라보았다.
“네.”
“영화 후반부에서 오성 선생님한테 장갑과 장화를 보내시지 않았습니까.”
“네, 그랬죠.”
“그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오성 선생님께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가요?”
한록의 질문에 윤감독이 고개를 끄덕이고, 관객들도 흥미로운 표정을 짓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 그에 대한 지훈의 생각. 지금 가장 궁금한 질문
이 아닐 수 없다.
“저는...일을 그만두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오성 선생님을 동정하신 건가요?”
“아, 아뇨. 그건 아니에요.”
황급히 고개를 젓는 지훈. 그리고 대답하려다가 잠시 망설인다.
그때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오성에게 뭐라고 말하고 싶었는가.
한참 생각하던 지훈이 입을 열었다.
“저도...오성 선생님과 같은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파도가 치는 바다. 늙은 어부. 시인이 되지 못한 남자.
그럼에도 바다로 나가는 모습.
그 모습을 보며 들었던 생각.
“응원하고 있다고, 지켜보고 있다고...”
매일 바다와 싸우는 오성을 보며 들었던 생각.
“충분히 잘하고 계시다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 대한 존경.
머뭇거리며 말하던 지훈이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으로 한록을 바라보았다.
‘아, 그래.’
‘이건 내 얘기다.’
그리고 지훈의 생각을 눈치채기라도 하듯 한록이 물었다.
“그럼 본인한테는 뭐라고 말하고 싶습니까?”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늦게 진로를 바꾼 자신.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서조
차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
그럼에도 매일 일어나 출근을 하는 자신.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
그런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까.
지훈이 한록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주 긴 침묵 뒤에 말했다.
“잘하고 있다고 해주고 싶어요.”
*
지훈의 말에 gv 현장이 조용해진다.
회사원. 자영업자. 아르바이트생.
저마다 각자의 신분으로 일을 하며 시간을 내서 부산에 내려온 사람들.
그리고 이 순간이 끝나면 다시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서 싸워야 할 사람들.
그들은 이 gv가 끝나면 각자의 위치로 돌아갈 것이고, 다시 출근을 할 것이다.
그건 그들이 꿈이 없고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찾
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기로 결심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네, 지훈씨. 지훈씨는 멋진 사람이에요.”
우리는 내일도 출근을 한다.
*
한록의 질문으로 끝이 난 gv.
삼일의 삶이 끝났을 때처럼 조용해진 gv현장. 그 속에서 누군가가 박수를 치
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어지는 박수들.
지훈과 오성, 그리고 자신의 삶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박수.
그 박수에 지훈이 결국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이대리. 무대에서 사람을 울리네.]
장난스럽게 나무라는 현과장의 목소리.
[멋있다.]
그리고 이어진 칭찬.
그 말에 한록 역시 미소를 지었다.
“지훈씨. 미안해요.”
한록이 무대를 내려가는 지훈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러자 지훈이 고개를 저으
며 말했다.
“아뇨....감사합니다.”
“제가 뭘했다고요.”
“대리님이 말 안 해주셨으면...저는 평생 몰랐을 거예요.”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을 한다는게 얼마
나 대단한 일인지.
열심히 살았기에 오히려 잊어버리게 되는 일들. 그렇기 때문에 자책하게 되는
날들.
오늘 한록이 지훈에게 일깨워 준 것들이었다.
계속 훌쩍이는 지훈을 보며 한록은 생각했다.
‘나도 저랬던 때가 있었다.’
회귀 전의 나날들. 그저 돈을 위해 회사를 다니고, 그만두지 못해 출근을 하
던 나날들.
매순간 자신을 자책하고,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겼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모든게 변했다.
두 번째 삶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록이 느낀 것은 강렬한 후회였다.
‘다시는 예전처럼 멍청하게 살지 않겠다.’
그리고 지금. 삼일의 삶. 윤감독. 지훈. 현과장과 유선. 그 모든 일을 겪고
한록이 느끼는 것은-
‘그래. 나도 수고했다.’
‘이제 더 이상...’
‘그 때의 나를 원망하지 않겠다.’
자신에 대한 인정이었다.
*
gv가 끝난 야외무대. 이미 출연진은 무대에서 내려갔고, 무대의 불빛 역시 꺼
졌다.
그러나 관객들은 아직도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조금 더 있자.”
“응.”
밤바다를 바라보며, 혹은 눈을 감고 모래를 밟으며 gv현장에 남은 관객들.
조금이라도 더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남은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손 끝으로 모래를 흘려보내는 알렉산드로 감독.
[우리는 절대로 오늘을 잊지 못할 겁니다.]
알렉산드로 감독의 말에 최경준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알렉산드로 감독에
게 말했다.
[그럼 이제...]
[담당자를 만나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