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회사원이 선넘으면 생기는일-18화 (18/263)

법인카드다!(3)

“펼쳐 봐!”

정부장의 말에 한록은 쪽지를 열어보았다.

-<지구특공대> gv를 관람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구특공대> gv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입니까?

-<지구특공대> gv의 개선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설문지의 답변란은 모두 비워져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질문.

-<지구 특공대> gv에 대해 남길 말이 있다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읽은 한록이 미소를 지었다.

“이한록. 뭐라고 쓰여있어?”

한록의 미소에 정부장이 다그치듯 물었다. 정부장의 재촉에 한록이 천천히 최

경준의 답을 읽었다.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장의 얼굴에 떠오른 기대감이...

“다음에도 보러오겠습니다.”

“그래, 이거지!!”

포효가 되어 영화관에 울려퍼졌다.

*

정부장의 외침에 현과장과 유선이 놀란로 정부장을 바라본다. 정부장이 사람

들 앞에서 이렇게 감정을 드러낸건 처음인 것이다.

물론, 그건 정부장을 9년이나 본 한록 역시 마찬가지였다.

임원으로 승진할 때도 냉정하기 그지없던 정부장.

그가 지금은 마치 신입사원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정부장님한테도 이런 면이 있구나.’

일이 성공하고, 상사한테 인정을 받으면 기뻐하는 마음.

한록의 눈에는 소시오패스나 마찬가지였던 정부장.

그도 결국 한명의 회사원임을 처음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큼.”

사람들의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정부장이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었다.

“구경났어? 어서 정리하고 들어가. 먼저 간다.”

“네, 알겠습니다.”

한록과 유선, 현과장은 애써 웃음을 숨기고 뒷정리를 시작했다. 정부장은 설

문함을 챙기더니 문으로 향했다.

그러더니 한록에게 다시 돌아와서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가 내민 것은...바로 법인카드.

“잘했다, 이한록. 눈치보지 말고 써.”

그리고는 한록의 어깨를 한번 치고 쿨하게 떠나는 정부장.

큰 표현은 없었지만, 정부장의 손목에서 빛을 내다못해 반짝거리는 실을 보고

한록은 알 수 있었다. 이건 정부장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칭찬이라는 걸.

“이대리, 그거 뭐야?”

현과장이 아까의 정부장처럼 한록의 등에서 기웃거리며 묻는다. 한록은 웃으

며 답했다.

“법인카드요.”

“소고기다! 소고기!”

이번엔 현과장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

용산의 고급 한우집.

한록과 현과장, 유선이 한데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와, 나 이런데는 또 처음 와보네.”

현과장이 단정하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신기한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법인카드를 주고 쿨하게 사라진 정부장. 하지만 이곳까지 오는 과정은 그리

쿨하지 않았다.

[부장님.]

[왜?]

[어디까지 먹어도 됩니까?]

[하...소고기 먹어.]

현과장의 전화에 한숨을 푹 쉬더니 끊어버린 정부장. 그래놓고 곧 다시 전화

가 걸려왔다.

[소고기라고 아무데나 가지 말고, 인당 30은 넘겨서 먹어.]

셋이서 또 어중간한 곳을 갈까봐 친히 전화까지 해준 것이다.

‘정부장님. 역시 츤데레 맞다.’

그리고 한록은 드디어 정부장에 대한 확신을 내렸다.

정부장의 허락을 받았지만 현과장과 유선, 한록, 모두다 비싼 식당과는 인연

이 멀었다. 결국 한록이 비싼 식당을 많이 아는 영도에게 물어봤고, 셋은 용

산의 간판도 없는 고급 한우집에 오게 된 것이다.

“저...이렇게 비싼 고기는 처음 먹어봐요.”

“많이 먹어요, 유선씨.”

“어우, 우리 애도 데려오고 싶네. 아빠만 좋은거 먹어서 미안하다.”

gv의 대성공. 거기에 본부장의 방문과, 최고급 회식까지.

한록과 유선, 현과장은 그 어느때보다 들떠 있었다.

소맥을 한잔 마신 현과장이 신기한 듯 말했다.

“신기한게 말이야, 내가 요즘 일이 너어무 잘 풀린단 말이지. 로또 한번 사야

하는거 아냐?”

“저도 그래요. 요새 하는 일이 다 잘 되고, 회사다니는 것도 재밌고...요새

너무 기분 좋아요.”

“유선씨도 그래? 이거 참 신기한 일일세. 우리 회사에 무슨 일 생기는 거 아

니야?”

신기한 듯 말하던 현과장이 갑자기 한록을 바라본다. 그리고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아, 이대리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좋은 일의 원인! 이대리였어. 이대리랑 일하고 나서 모든게 잘 풀린다니까.”

“맞아요! 정말 그래요. 이대리님이랑 같이 하니까 프로젝트도 잘 풀리고, 또

윗분들도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치. 이게 우연이 아니었구만.”

한록의 앞에서 대놓고 칭찬을 하는 유선과 현과장. 그들이 하는 말이 진심인

것을 알기에 한록은 더욱 쑥스러운 기분이었다.

현과장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말했다.

“이대리가 말이야...일은 늘 잘했잖아. 근데 요즘은 뭐랄까. 레벨업을 한 것

같아.”

“레벨업이요?”

“응. 오늘 본부장님한테 인사드린 것도 그렇고,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

시야가 넓어졌다. 레벨이 올랐다.

그 말은 정확한 표현이었다.

늘 일밖에 모르고 주위 상황은 애써 무시하던 한록. 한록은 이제야 주위를 살

펴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오늘 최경준을 보고 들었던 ‘유선씨를 인사시켜야 한다’는 생각.

예전이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생각들이 이제는 저도 모르게 떠오르게 되는 것

이다.

“네, 예전에는 제가 많이 딱딱했죠.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아니? 왜 사과를 하지? 난 원래도 이대리 좋았어. 일도 잘하고, 업무도 잘

도와줬잖아.”

“그래도...절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거는 그 사람들도 좀 이상한거야. 자기들은 뭐 얼마나 남한테 잘한다고 이

대리 뒷얘기를 하고 다녀? 그런 사람들보다는 이대리가 훨씬 낫다.”

현과장이 한록에게 맥주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

“이대리가 뭘 신경쓰는지는 알겠는데, 나는 그거 이대리 잘못 아니라고 생각해.”

진지한 목소리에 현과장이 얘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느껴진다. 현과장은

지금 유호석과 구과장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한록은 그저 잠자코 현과장의 얘기를 들었다.

“사회생활이라는게 혼자 잘한다고 잘 풀리는게 아니잖아. 근데 이대리는 운이

좀 없었던 거지. 봐, 지금 우리랑 일하는건 아무 문제 없잖아. 그치, 유선씨?”

“네! 저는 이대리님이랑 일하는게 너무 좋아요.”

현과장의 말에 유선도 고개를 끄덕인다.

살다보면 아부와 칭찬. 마음에도 없는 말을 수백번씩 하게 된다. 특히 이런

회식자리라면 더 그랬다.

하지만 한록은 서로의 손목에 얽힌 실로 알 수 있었다. 지금 현과장과 유선이

하는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

지금 한록과 함께 웃으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 한록과 함께 일하는게 즐겁다

고 말하는 사람들. 한록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무섭다. 사회생활을 할 줄 모른다. 아무도 팀으로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모두 네 탓이다.

그런 얘기만 들어왔던 9년의 시간들이...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이대리 같은 부하가 회사에 어딨어. 이대리가 우리 팀이었으면 말이야, 어?

나는 이대리 업고 다녔어.”

“저도요!”

“유선씨가 이대리를 업는다고...?”

현과장과 유선의 대화에 한록은 기어코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기분 좋게

맥주를 마셨다.

‘현과장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남을 편견없이 바라봐주는 시선. 그리고 그를 통해 장점을 알아보고, 솔직한

마음으로 상대를 감화시키는 태도.

그건 분명 현과장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과장을 지켜보고 있자면 드는 생각이 있다.

“건배나 할까? 이대리가 건배사 할래?”

“네, 좋습니다.”

현과장의 말에 한록이 맥주잔을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며 말

했다.

“앞으로의 gv를 위하여.”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이 곳이다.

*

다음날 점심시간.

“으악!”

한록과 함께 점심을 먹고 돌아오던 영도가 회사 로비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형, 숨자!”

영도가 발견한 것은 로비를 지나치는 사람들.

어디 외부 일정이 있는지, ck enm의 임원진들이 일렬로 늘어서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최경준.

“아, 형, 빨리 일로 와.”

영도가 한록의 팔을 끌었고, 로비의 모든 사람들이 영도처럼 후다닥 자리를

비켰다.

잘못한건 하나도 없지만 괜히 상사를 보면 작아지는 마음. 그게 회사원들의

기본 마인드니까.

한록 역시 조용히 임원진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려 했다.

그러나 얼핏 최경준과 눈이 마주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이한록.”

최경준이 미소를 지으며 한록을 불렀다.

‘형! 뭐야?! 본부장이 형 이름은 어떻게 알아?!’

영도의 눈빛에서 저절로 읽히는 마음. 한록은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었다.

“본부장님, 안녕하십니까.”

“어제 gv 고생 많았네. 정부장한테 칭찬은 많이 받았나?”

“법인카드를 주셨습니다.”

“하하. 제대로 받았군.”

한록의 솔직한 대답에 최경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gv 재밌었네. 오랜만에 순수한 관객이 된 기분이었어.”

최경준의 칭찬에 사람들이 소곤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최경준의 뒤에 있는 임

원들 역시, ‘이 녀석 뭐지?’라는 듯한 눈빛으로 한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러나 한록은 담담히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조언해주신 부분 고쳐서 다음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려면 내가 낸 숙제를 풀어야 할텐데.”

최경준이 낸 숙제. 아마, ‘생색을 내라’는 말에 대한 것 같았다.

“풀었나?”

“아직은...잘 모르겠습니다.”

“이한록이면 모를만하지. 그래서 내준 숙제야.”

최경준이 또 알 듯 모를 듯한 얘기를 한다.

“하지만 그걸 못 풀면 gv 사업화는 어려울거네.”

친절하지만 뼈가 있는 말.

“과연 숙제를 풀 수 있는지 지켜보지. 그럼 수고하게.”

그리고 최경준은 한록의 어깨를 두드리고 걸음을 옮겼다.

최경준을 따르는 임원 몇이 한록을 바라보고, 작게 얘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저 녀석 누구야?’

‘마케팅부 이한록 대리입니다. 작년에 천만 영화 두 개를 만들었습니다.’

분명 그런 대화를 하고 있겠지.

“형?! 또 무슨 짓을 하고 다닌거야?! 본부장님이 형을 어떻게 알아?! 뭘 지켜

보신다는 거야?!”

영도 역시 한록의 어깨를 잡고 놀란 듯 묻고 있었다. 그만큼 최경준이 일개

대리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란 뜻이었다.

본부장의 눈에 든게 분명한 사원. 한록을 향한 질투와 동경.

로비의 모든 사람들이 그런 감정을 가지고 한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시선의 주인공인 한록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부장이 gv 사업화를 추진중인걸 알고 있군.’

이 정도로 회사의 모든 일을 파악하고 있다니. 최경준의 넓은 시야는 언제봐

도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최경준이 이렇게 말한다면...'숙제'를 풀지 못한다면 gv사업화는 불가능할

거다.’

바로 어떻게 최경준의 ‘숙제’를 푸냐는 것이었다.

*

“차장님. 재개봉 기획안입니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 한록은 오차장에게 재개봉 기획안을 가져갔다.

어차피 정부장이 한록에게 거의 전권을 준 프로젝트. 오차장에게 올리는 결재

는 형식적인 보고일 뿐이다.

그러나 한록의 기획안을 유심히 살펴보던 오차장이 말했다.

“재개봉만이 아니라 gv 사업화도 추진중이지.”

“네, 맞습니다.”

“<삼일의 삶>에 gv, 그리고 재개봉까지 혼자 진행할 순 없어. 최대리 돌아오

면 같이 해.”

최대리. 오차장처럼 부산영화제를 위해 장기 출장을 간 같은 팀 대리.

회사에서 주목하는 예비 임원이자 한록과 같은 마케팅부의 스타였다.

“아닙니다. 부장님이 유선씨를 붙여줘서 저 혼자 진행할 수 있습니다. 최대리

와 함께하면 기획안에 충돌이 있을 겁니다.”

오차장은 정부장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한록은 다시 한 번 거절했다.

“보조가 필요하단거군.”

“네, 맞습니다.”

“그럼 유대리를 붙여주지.”

“필요 없...”

“재개봉이면 외국 배급사랑, 감독이랑도 다시 얘기해야해. 외부 회사와 연락

하는 일을 계약직 사원에게 맡길 건가? 대리급은 되는 사람이 연락을 해야지.”

“...”

그러니까, 회사 간의 ‘격식 차리기’.

대행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 ‘안녕하세요, 이한록 대리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직함.

그래서 상대도 대우받는 느낌을 들게 하는 동시에 협상시 발언권에 힘을 가질

수 있는 방법.

그게 필요하단 거였다.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쓸데없는 짓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회사와 회사간의 자존심 문제다. 지적을 받은 이상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한 한록은 수락을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럼-”

그때 순식간에 한록의 시야를 뒤덮는 검은 실.

‘...이게 뭐지?’

시선을 내리자 목에 가시가 돋힌 검은 실이 칭칭 감겨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 출발지는-

“그래. 유대리랑 같이 해. 부장님 보고 전에 나한테 보고하고. gv 얘기는 재

개봉이 끝나면 해보지.”

당연히 오차장.

‘....실이다.’

영도, 유선, 정부장, 현과장에게서 이어지던 ‘실’.

그러나 그들한테서 이어지던 실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차장에게서 뻗은 실은 가시가 돋힌 채로 한록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분명히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실인데 숨이 막힌다.

숨이 막히는 압박감과 긴장감...

그 속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

‘이한록, 뛰어난 사람은 생색을 낼 줄 알아야 해.’

최경준의 그 말이 지금 생각난 것은 과연 우연일까?

‘아니, 우연이 아니다.’

한록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함정이다.’

이건 오차장의 함정이었다.

*

‘오차장이 최대리, 그리고 유대리를 붙여주겠다고 한 이유.’

한록은 이 기획의 메인. 그리고 유선은 보조. 재개봉을 둘이 함께 진행한다

면, 재개봉은 한록의 프로젝트가 된다.

그런데 유대리와 함께 한다면. 그리고 둘의 의견을 조율해 오차장에게 보고한

다면?

‘이건 내 프로젝트가 아니라 3팀 전체의 프로젝트, 그리고 오차장의 프로젝트

가 된다.’

유대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한록은 프로젝트의 주인이 아니라 일원이 되는 것

이다.

‘gv는 나중에 얘기해.’

거기에 오차장은 현과장과 진행중인 gv 역시 자신의 팀으로 끌어오려고 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 알겠다고 했겠지.’

그러나 이제 한록에게는 통하지 않는 수법이었다.

‘여기서 확실하게 해야한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여주면 오차장은 바로 파고

들 거다.’

더 이상 오차장에게 끌려다닐 순 없다. 지금 확실하게 입장을 밝혀야 했다.

결정을 내린 한록이 입을 열었다.

“재개봉은 혼자 진행하겠습니다.”

“이한록. 무리라니까.”

“그리고.”

한록이 오차장의 말이 이어지기 전에 바로 답했다.

“gv 또한 지금처럼 현과장님과 진행하겠습니다. 인력 재배치는 필요없습니다.”

“이한록, 이건 우리팀 사업이야. 현과장팀에게 줄 순 없어.”

너무나 당연한걸 한록이 착각하고 있다는 듯한 오차장의 말.

그리고 한록의 대답은...

“아뇨, 차장님.”

“이건 제 프로젝트입니다.”

전쟁의 선전포고였다.

작가의말

한록의 대답은...

(끝)

이었으나 군만두가 두려워 마지막 대사까지 시켰습니다.

구...군만두만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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