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회사원이 선넘으면 생기는일-15화 (15/263)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평일 오후, 작은 영화관은 지구특공대에 대한 얘기로 가득찼다. 한록은 핸드

폰을 들어 ckv의 케이스북을 확인했다.

[<지구특공대> 특별 gv! 사실은 ‘다른 결말’이 있다고?]

ㄴ이거 예매 끝났나요?

ㄴ2차 gv는 없나요

ㄴ나 이거 표 있음 키키키

ㄴ좌석 늘려주세요..ㅠㅠ

이미 매진 된 지구특공대의 gv. 거기에 댓글이 하나 둘 달리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지구특공대 대박. 이번 달은 이거 맞네요.]

[지구특공대 선발대 후기입니다~]

ㄴ아 자리 벌써 없네요;

[최소 5차 예약 ㅇㅇ]

[연말 시상식 감독상은 백퍼네요 ㅋㅋ]

거기에 영화사이트의 반응까지.

한록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구 특공대>의 포스터 앞에 서 있는 커플.

분명 방금 지구특공대를 보고 나왔는데, 다시 예매를 한 것으로 보이는 여자.

지구 특공대를 보고 나와서 열심히 핸드폰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남자.

엘리베이터 앞에 모여서 지구 특공대의 얘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 중 인별에 gv 좌석을 늘려달란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이들 중 영화 사이트에 지구 특공대의 후기를 남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지구 특공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심장이 뛰고, 등골이 오싹해진다.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

쾌감이었다.

‘이래서 회사 못 때려치지.’

회사를 다니는 이유.

소시오패스 정부장. 누명을 씌운 오차장. 성격 파탄자 구과장.

그런 사람들이 있어도 출근을 하는 이유. 바로 99퍼센트가 돈 때문이다.

하지만, 남은 1%가 있다면...바로 이런 순간들 때문일 것이다.

[형! 반응 어때?]

핸드폰을 보니, 영도의 메시지가 도착해있었다.

한록은 미소를 지으며 답장을 보냈다.

[오늘 저녁 내가 산다.]

*

극장의 반응을 확인한 한록은 다시 회사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현과장이 한록을 보고 말했다.

“오늘 주인공 오셨네!”

“이대리 축하해? 난 지구특공대 망할 줄 알았는데 그걸 기어코 살려냈네.”

“대리님! 포스팅 하나 더 올릴까요? 사람들이 gv 좌석 늘려달라고 난리예요!”

현과장, 송과장, 유선이 차례로 한록에게 말을 건넨다.

‘....난리는 여기가 더 난린데. 어색하다.’

한록은 뭐라 대답해야하나 망설였다. 여태까지 한록이 맡은 영화는 모두 성공

했다.

하지만 이렇게 부서 사람들이 축하를 해온 것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왜...?’

지구 특공대의 마케팅이 극적이긴 했다. 망한 마케팅에서, 사람들 앞에서 부

장을 설득해서 성공한 마케팅으로 변화시켰으니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닌데?’

그리고 한록의 의문은 금방 해결되었다.

기쁜 얼굴의 유선씨. 그런 유선씨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현과장과 송과장.

‘내 태도가 변해서..사람들도 변한거구나.’

유선에게 베푼 호의가 현과장, 그리고 송과장에게서 한록의 이미지를 바꿨다.

현과장과 송과장뿐만이 아니다.

한록의 주위로 몰려든 유선, 현과장. 그리고 그들을 재밌다는 표정으로 바라

보고 있는 사람들.

-정부장에게 혼이 나던 유선을 챙기던 모습. 모두가 싫어하는 구과장에게 할

말을 하는 모습.

그 모습들을 보고 부서 전체에서 한록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것이다.

‘예전에는, 다 날 배신한 사람들이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은 5년 후의 한록에게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한록을 보며 웃고, 눈이 마주치면 잘했다고 말을 한다.

어찌보면 위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습들.

그러나 그보다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다들 이렇게 평범한 사람인거야. 호감가는 사람이면 축하해주고, 싫어

하는 사람이면 외면하는 사람들.’

자신이 조금만 변하면 바뀔 수 있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을 놓쳤다는 생각.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겠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배신감보다 더 강하게 들었다.

“부장님 언제 오시려나? 빨리 *왕의 귀환을 보셔야 하는데.”

“한록씨가 왕이야? *아라곤?”

“그럼. 지금은 왕이지.”

*영화 반지의 제왕의 3편.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왕.

송과장과 현과장이 얘기를 주고받는다. 그러고보니, 정부장의 모습이 안 보인다.

“부장님 외근 나가셨습니까?”

“아니, 잠깐 자리 비우셨어. 어디 가셨지? 어우, 내가 다 말씀드리고 싶네.”

“잠깐 본부장님 뵈러 가신다고 하셨어요!”

“그래?”

“어어. 나도 들은 것 같아.”

현과장과 한록의 대화에 2팀 사람들이 몇 명 더 끼어든다.

‘가성비 화재 영화’ 사건 이후 정부장의 심기가 매우 불편했는데, 이제야 좀

살겠다-라는 생각이 든 것일까. 마케팅 부서 사람들의 얼굴은 매우 즐거워보

였다.

단 한사람.

‘이한록, 이한록, 이한록!’

구과장만 빼고.

‘이한록. 이 자식 대체 뭘 한거야? 죽었다 살아나기라도 했나? 다들 저 녀석

을 왜 이리 좋아하는거야?’

얼굴을 잔뜩 구긴 구과장이 괜히 책상을 내려쳤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지구특공대 사내 시사회 한번 할까?”

“전 남자친구랑 보러 갈래요.”

“누가 영화를 회사사람이랑 보러가요?”

그저 한록과 지구특공대에대한 얘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 무슨 수를 쓴 지는 모르겠지만...오래 가진 않을거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이제 인정할 때가 왔다. 지금 한록은 너무 물이 좋았다.

무엇보다 정부장이 한록의 뒤를 봐주고 있다. 구과장 혼자서는 한록의 활약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좋은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차장님이 돌아오시기만 하면...넌 끝이다.’

부산 영화제를 위해 장기출장에 나간 오차장.

오차장이 돌아오면, 분명 부하인 한록이 설치고 있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만

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진...’

“야, 공대리!”

“네!”

“오늘까지 보고서 올리라고 했잖아! 정신 나갔어?”

“죄송합니다..!”

그때까진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

30분 정도 지나자 정부장이 나타났다.

“부장님. 지구 특공대 반응 지켜보고 왔습니다. 반응은 좋은 편입니다.”

한록이 정부장에게 다가가자 부서의 모두가 귀를 쫑긋 세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전략가. 실적에 미친 소시오패스. 부임한지 3개월 된 신참

부장.

프로젝트가 대성공 했을 때 정부장이 어떤 반응일지 다들 궁금했던 것이다.

“어, 알아.”

‘에이...’

정부장의 반응은 평소처럼 싸늘했다. 사람들은 정부장의 반응에 크게 실망했다.

‘진짜 감정도 없나보다. 기계 아냐?’

‘며칠 좀 편하게 회사 다니나 했더니만...’

그러나 한록은 혼자서 정부장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정부장의 손목에 묶인 검은 실. 그걸 3분의 1정도 덮은 노란색.

‘노란색 실이 의미하는건.. 기대.’

그게 지구특공대에 대한 기대든, 한록에 대한 기대든, 어쨌든 정부장은 지금

상당히 기분이 좋은 것이었다. 그저 남들이 모를뿐.

“본부장님한테 다녀왔다. 회의하다가 지구특공대 gv얘기를 했어. 기대 많이

하고 계신다.”

“본부장님께서 말입니까?”

“그래. 해볼만한건 다 해보라고 하셨어. 실패하면 너도, 나도 끝이다.”

“그럴 일은 없습니다.”

한록은 평소처럼 대답했다. 그러자 정부장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런 태도는 나한테만 보여라. 본부장님이 보시면 큰일난다.”

“본부장님이 왜 저를..”

“내가 괜히 지금 타이밍에 본부장님을 뵙고 왔겠어?”

아. 이제야 좀 알겠다.

“지구특공대 반응도 말씀드렸다.”

정부장은 일부러 이 시간에 본부장과 회의를 하고 온 것이다. 지구 특공대의

반응을 알려주고, gv에 대한 지원을 받으려고.

‘괜히 별명이 ’전략가‘가 아니군.’

목표를 위한 정부장의 계획과 추진력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다.

영화사업본부 본부장 최경준.

ck enm의 본부장은 보통 계열사의 사장정도의 위치이다.

거기에 최경준은 그냥 ‘월급 사장’ 정도가 아니었다.

한국 영화의 아버지들 중 한명이고, ck enm을 최고의 영화기업으로 만든 사람

이기도 하다.

‘오너 일가도 최경준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했던가.’

최경준은 영화업계에선 전설적인 존재였다.

회사를 싫어하던 한록마저 최경준 본부장은 인정했다. 그리고 지금은...

‘내 목표는 최경준이다.’

최경준은 한록의 목표이기도 했다.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일만 할 수 있는 위치. 그 정도 위치가 되려면 최경

준의 눈에 드는 수밖엔 없다.’

그게 회귀 당시 한록의 가까운 목표.

그런데 그게...

“본부장님이 지켜보고 계신다.”

생각 외로 일찍 달성될 것 같다.

“네. 기억하겠습니다.”

“그냥 지켜보시는게 아니야.”

“무슨...”

“인센 말이야.”

그것도 아주 기분 좋게 말이다.

“지구특공대 예고편 보셨단다. 이번 달 인센티브는 기대해봐도 될 거다.”

정부장의 말에 한록이 진실의 미소를 지었다.

‘아, 역시....’

회사 다닐 맛 난다.

*

다음날.

마케팅 부서에는 아침부터 손님이 찾아왔다.

“이대리님. 제가 2주 뒤에 꼭 다시 오겠다고 말씀드렸죠?”

바로 장감독이었다.

“선물은 기어코 안 받는다고 하셔서...이거라도 가져왔습니다.”

첫날 반응이 공개되자마자 한록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한록은

‘선물은 받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래서 장감독이 가져온 것은 편지였다.

어찌나 정성스럽게 썼는지 두툼한 편지봉투.

무명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알려준 사람에게 쓰는 편지라니. 어쩐지, 역사 속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마케팅에 대해 이렇게 감사하는 감독도 많지 않다.

장감독도 그렇지만, 한록 역시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이다.

“저야말로 정말 감사합니다, 감독님.”

편지를 받아든 한록은 장감독에게 감사를 담아 마주 인사를 했다.

“아이구, 장감독님. gv 대본은 끝나셨다고 하셨죠?”

그때 곁에 있던 현과장이 넉살좋게 장감독에게 질문을 던졌다.

요즘 현과장은 이 부서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사람이었다. 칼퇴를 향한 욕망

도 줄어들었고, 흐리멍텅한 눈빛도 또렷해져 있었다. 그 이유는...

‘이대리. 고맙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gv 제대로 끝나면 아마 나도 인센 들어올 것 같다. 이대리가 복덩이라니까.’

바로 금융치료.

“빨리 가서 리허설하죠! 감독님 gv 빨리 보고 싶어서 아주 잠이 안 옵니다!”

현과장의 저 말은 진심인게 분명했다.

“현과장님, 장감독님, 잠시만요. 십분만 기다리면 영화관 사업부에서 첫날 관

객동원 수 올려준다고 했습니다. 보고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당연히 그래야지!”

현과장은 한록의 곁에 앉았고. 장감독도 그 곁에 앉았다. 거기에 유선씨가 빼

꼼 고개를 내민다.

한록과 현과장. 장감독, 그리고 유선.

외부인까지 합해서 넷이서 조용히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

그러나 정부장도,다른 사람들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정부장 역시 영화관 사업부의 관객 기록수를 새로고침하고 있는 것이다.

부서 사람들 역시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흘끔흘끔 한록을 쳐다보았다.

5분.

“감독님은 몇 명 정도 예상하십니까?”

4분.

“백만...아니 80만이요. sf영화 중 그걸 넘은 영화가 없더라구요.”

3분.

“그보다는 좀 더 나올 것 같습니다.”

“정말요?”

2분.

이쯤되면 이제 아무도 말이 없다. 장감독은 초조한지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다.

1분.

그리고, 표가 업데이트 되었다.

[지구 특공대- 첫날 관객수 21만]

‘..200만도 넘겠는데?“

한록이 생각했고,

“250만 쯤 되겠군.”

정부장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장감독이 한록의 손을 붙잡았다.

*

250만. 헐리웃 시리즈 영화의 관객수 정도 되는 수다.

영화로 따지자면 새드풀, 불친절한 은주씨 정도의 관객.

sf 영화로 치자면...

“sf로 250만? 국내 최초 아니야?”

말 그대로 역사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대리님, 정말..감사합니다. 다른 분들

도 감사합니다. 아, 아내한테 전화를...어머니한테 알려드려야하는데...죄송

합니다, 근무하시는데 시끄럽게...”

“장감독님, 나가서 가족분들한테 연락하시고 오세요. 리허설은 그 뒤에 하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금방 오겠습니다!”

한록의 말에 장감독이 사무실 밖으로 후다닥 뛰어나갔다.

“...괜히..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저는 한 것도 없는데...”

유선이 뛰어가는 장감독의 등을 보며 말했다.

“왜 한게 없어요. sns는 유선씨가 다 담당했잖아요.”

“그런가요?”

한록의 말에 쑥쓰러운 듯 미소짓는 유선.

자신을 보고 ‘아무것도 못하는 멍청이’라며 회사를 그만둘 고민을 하던 때와

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

장감독은 금방 돌아왔고 한록과 현과장은 gv 리허설을 위해 회의실로 향했다.

완성된 gv는 역시...

‘이걸로 영화 하나 더 내도 되겠다.’

완벽했다.

“이대리. 인센이 우리를 기다린다.”

현과장 역시 같은 생각인 듯 했다.

리허설이 모두 끝나고, 한록은 현과장과 함께 장감독을 배웅했다. 그리고 사

무실로 올라오던 중 유선을 마주쳤다.

“어, 과장님, 대리님. 장감독님은 가셨어요?”

“네. 방금 리허설 끝나고 가셨어요.”

“지구특공대 잘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

유선이 환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이렇게 잘 된 영화는 처음이라 좀 놀랍기도 해요. 감독님이 직접 인사

하러 오시는 것도 처음 봤고...”

“아, 그치. 장감독이 특이한 케이스긴 해. 이대리가 죽어가던 작품 살려줬으

니까.”

“저도 되게 보람찼어요.”

“어. 유선씨도 아마 인센 나올 걸?”

“정말요? 계약직도요?”

“응. 나랑 이대리랑 gv 같이 하잖아.”

그 말에 반색이 도는 유선과, 요새 내내 웃는 얼굴인 현과장.

그 모습을 보니 한록도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모든게 변하다니...’

과거에는 마케팅으로 망한 영화 지구특공대.

지구특공대는 한록의 커리어의 최대 오점이 되었고, 인터넷에서 영원히 ‘홍보

가 망친 영화’라고 불리며 화자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리뷰를 보든 예고편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과거 장감독은 영화가 망한 이후 한록을 보면 인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

금은 한록의 손을 잡고 몇 번이나 고맙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말도 몇 번 붙여 본 적 없는 유선과 현과장. 그런데 지금은 이들이

한록과 함께 웃고 있다.

이 모든 게 한록의 선택에 의해서, 한록이 정부장을 설득한 것에 의해서 달라

진 것이다.

앞으로 남은 gv와 재개봉, 그리고 부산영화제까지.

모두 이때까지와는 다를 것이란 예감이 든다.

그건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같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었다.

“유선씨, 우리 회사가 일은 많아도 인센이 꽤...어!”

그때 유선과 대화를 하던 현과장이 말을 멈췄다.

현과장은 무언가를 보고 놀란 듯한 얼굴이었다.

잠시 멈춰있던 현과장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현과장이 발견한 것은...

“오차장님!”

“현과장.”

오차장.

그가 드디어 돌아온 것이었다.

*

오차장.

한록에게 누명을 씌운 장본인.

그리고...

“오차장님, 진짜 오랜만이네요. 삼개월 정도 다녀오셨나?”

현과장을 회사에서 나가게 만든 사람.

“그래.”

그가 지금 한록의 눈앞에 있었다.

여전히 뱀 같은 눈에 엄격한 얼굴을 하고 한록을 바라보는 오차장.

하지만 이번에는.

“이한록, 오랜만이군.”

"네, 차장님."

"많이 기다렸습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예고편이 끝났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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