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 오염구역 (7)
정령.
세상 바깥의 존재로서, 인간 세상과 그 바깥세상 가운데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그들은 세상 모든 존재처럼 신의 손에서 태어난 피조물로, 신을 대신해 숲과 강, 바다, 대지, 날씨 등 자연 전반을 관리하였고, 그렇기에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이기도 했다.
보통 사람들은 물론 어지간한 마법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과거 셰이머스의 부하들이 필살기처럼 소환하려고 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일 터였다.
‘비록, 그냥 가버렸지만.’
여하튼 여기서 올리버가 하고 싶은 말은 정령이 강력한 존재라는 거였다.
어지간한 마법사들이 힘을 합친 것보다 더 말이다. 그들은 자연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존재였으니까.
수많은 마법사와 드루이드가 정령의 힘을 빌리기 위해 구애를 하는 것이 대표적 예시라 할 수 있었다.
대개 정령을 소환하는 걸 정령을 부린다고 알았지만, 실상은 타고난 자연 교감 능력이나, 마력을 대가로 부탁하는 것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다.
정령은 무적일까?
대답은 ‘아니오.’였다.
정령은 분명 세상 바깥의 존재에, 자연을 관리하는 막대한 과업을 짊어진 강력한 존재인 건 맞았지만, 그렇다고 무적은 아니었다.
정령을 직접 볼일이 거의 없던 올리버는 비록 두 눈으로 이를 확인할 순 없었지만, 책을 통해 해당 내용에 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정령 역시 인간 세상에 나타나면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보통의 공격에 면역이며, 마법과 흑마법에도 강력한 저항력을 가졌지만, 분명 피해를 입었다.
그러니 지금 살라스가 정령을 공격해 부상을 입힌 것도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었다.
불가능한 영역은 부상을 입힌 정령의 힘을 그가 흡수하는 거였다.
세상 바깥 존재인 정령의 힘을 인간의 육체로 흡수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왜 놀라나?!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것 아닌가?”
허공에서 정령을 억지로 붙잡아 그 힘을 자신의 몸으로 흡수하는 살라스가 말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살라스는 퍼펫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육신에 정령의 힘을 일부 이식하고, 또, 흡수할 수 있게 개조했다.
‘그것도 하필이면 내 논문을 바탕으로.’
올리버가 마탑 정식 소속이 되기 위해 작성한 [혈마법과 생명마법을 접목한 신체와 장기의 재구축과 이식] 논문을 떠올렸다.
살라스의 몸에 정령이 이식된 형태를 보면 거의 확실했다. 퍼펫이 자기 방식으로 조금 바꾼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놀라운 이해력과 응용력. 허나, 더 놀라운 것은 평생 자신이 걸어온 길을 벗어나, 육체를 개조하면서까지 자신의 노력과 성취를 지키려는 살라스의 의지였다.
구체적인 과정은 알 수 없으나, 살라스 역시 종말론에 관해 알고, 그에 대비하기 위해 퍼펫의 손을 잡은 듯했다.
‘퍼펫 님께서는 종말에서 뭘 원하길래 마법사와 손을 잡은 거지?’
자연스럽게 올리버는 의문을 품었으나, 오래가진 않았다.
왜냐면 그렇게까지 알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올리버에게 중요한 건 자신의 일.
올리버는 정령을 붙잡아 거대한 흙더미와 함께 이곳으로 추락하는 살라스를 올려다봤다.
백조 왕자가 소환했던 기괴한 석상을 흉내 낸 흑마법 [통곡(慟哭)]을 사용해 해당 공간의 술식을 일시적으로 무효화시켰음에도 살라스는 포기하지 않고 올리버를 공격하려고 했다.
증오나 분노, 악의보다는 호승심, 탐구욕 등 긍정적인 감정을 빛내며.
살라스는 술식을 발동하려 했고, 올리버는 다시 한번 시체들을 소리 지르게 했다.
짝!
━━━━━━━!!
시체들은 손뼉을 모으며 비명인지 기도문인지 모를 기괴한 굉음을 내질렀다.
끔찍한 소리가 메아리치자 공간 내 모든 술식을 무효화시켰는데, 살라스는 무리하게 흡수한 정령의 힘을 이용해 굉음에 저항하였다.
세상 바깥 존재의 힘을 사용해 올리버의 흑마법에 저항한 것. 즉, 정령의 힘을 확실히 사용할 수 있는 거였다.
이를 보여주듯 살라스는 정령을 힘을 흡수하는 동시에 떨어지는 흙더미 일부를 팔 형태로 가공해, 자신 몸체에 연결.
그 팔을 매개로 같이 떨어지는 토사 더미를 거대한 큐브 형태로 다수 만들고는 흙을 쇳덩어리로 바꾸었다.
흙을 쇳덩어리로 바꾸다니. 일반적인 마법의 영역을 벗어난 행태.
정령을 힘을 사용한 것으로, 그렇게 올리버의 머리 위로 거대한 쇳덩어리가 다수 떨어졌다.
압도적인 질량과 물리력을 갖춘 쇳덩어리가.
이에 올리버는 통제 아래 있는 시체를 변압기 삼아 거대한 지하 전체에 술식을 발동했다.
[흑마법 : 패러사이트(Parasite)]
[드루이드의 주술 : 급성장]
[드루이드의 주술 : 접목]
올리버의 영창에 맞춰 술식이 시체들을 매개로 퍼지며, 지하를 가득 메운 거목들은 아직 남아있는 정령의 힘을 억지로 흡수해 한층 더 거대하게 성장했다.
우지직! 우지지직!!
나무는 눈으로 보일 정도로 크게 성장하며 서로 뒤엉켜, 하나의 거대한 나무가 돼 지하 전체를 메꿨다.
살라스와 올리버 사이에는 촉수 같은 나뭇가지와 푸른 나뭇잎이 끼어들어 서로의 시야를 가렸고, 올리버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인공영혼을 창조. 쿼터스태프에 둘러 그대로 투척했다.
정령은 어지간한 마법과 흑마법에 저항력이 있기에 선택한 행동.
그 예상은 적중했는지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꿰뚫으며 날아간 올리버의 쿼터스태프는 정령과 살라스 사이를 정확히 관통해, 살라스의 손아귀로부터 정령을 빼내 주었다.
정령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 살라스는 아쉬워하면서도 미련을 가지지 않고, 여세를 몰아 쇳덩어리에 마력을 불어넣어 아래로 추락시켰고,
올리버는 하나로 합친 거대한 나무를 이용해 이를 방어해야 했다.
잠시 후, 쇳덩어리와 거목이 부딪히며, 커다란 충격파를 일으켰다.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땅이 흔들거렸으며, 그 여파가 지상 위까지 미쳤다.
올리버가 애써 만든 거목은 큐브 형태의 거대한 쇳덩어리에 완전히 박살 났다. 그나마 성과는 올리버를 빗겨 갔다는 것뿐이었다.
거대한 충격이 몰아닥치고 자욱한 흙먼지가 적막과 함께 주변을 메우는 도중, 살라스가 흙먼지를 뚫고 나타나 쇳덩어리를 두른 팔과 함께 낙하하며 올리버를 기습적으로 내리쳤다.
고기가 으깨지는 축축한 소리가 함께 마력을 꾸역꾸역 넣은 쇳덩어리가 올리버를 으깨버렸다.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올리버의 살점. 그때, 올리버의 살점이 검게 변하였다. 진짜 올리버가 아닌 올리버의 그림자. 원래의 형태로 되돌아간 그림자는 수십 가닥의 촉수로 변해 살라스를 묶어 버렸다.
“이런 대비를 할 줄은 몰랐군.”
살라스가 그림자에 묶인 상태로 어느새 먼발치에 서 있는 올리버를 보며 말했다.
팬이 사용하던 낚시 아귀로, 거목을 성장시키자마자 올리버가 발동한 것.
“원래 가던 길을 버리고 인위적으로 육체를 개조해, 정령까지 흡수해가며 보인 결과치고는 개인적으로 아쉽군. 한심한가?”
“아뇨, 제가 누굴 평가할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서요. 다만······. 원래 가던 길을 가는 게 더 보기 좋았을 거 같긴 합니다.”
올리버가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어떤 과정에서 종말론을 알게 된 건지는 몰라도, 아직 정말 온 것도 아닌데, 원래 가던 길을 버리고 육신을 인위적으로 개조한 것은 아쉬웠다.
조금 다른 형태로 만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아쉽지만 별수 없지. 애당초 난 누구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 한평생 마법을 갈고 닦은 게 아니거든. 나를 위해 한 거지.”
“······.”
“뭐, 내가 생각해도 썩 좋은 선택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게 사람다운 선택이지 않겠나?”
“무슨 뜻이죠?”
“강렬한 욕망과 결핍은 옳지 않은 걸 알아도 그런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는 뜻이네. 목이 마르면 바닷물이라도 마시는 것과 같은 이치야.”
콰직!!
하늘 위에서 올리버가 던진 쿼터스태프가 떨어져 그림자에 묶인 살라스를 꿰뚫어버렸다.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리며, 살라스의 외형을 흉내 낸 토기 분신의 파편이 여기저기 흩뿌려졌다.
처음부터 살라스 본체가 아니었던 것.
올리버도 알았는지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큐브 형태의 쇳덩어리 위에 있는 살라스를 봤다.
살라스가 거기 위에 서 있었다.
마지막 일격조차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분신을 보낸 거였다. 참으로 마법사다운 결정이라 할 수 있었다.
“갑자기 왜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요?”
“지인 제자에 대한 조언이라고 해두지. 자네도 비슷한 상황인 거 같아서.”
“······.”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자네도 한가지 목표에 매몰된 것 같거든. 목표가 있는 건 좋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진 않아. 그럼, 오히려 길을 잃게 되거든. 일종의 아이러니인 셈이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는 거네. 자네······. 난민들 죽인 건 신경 쓰면서, 내가 세상이 멸망한다는 이야기를 꺼내도 눈 하나 꿈쩍거리지 않지 않았나? 뭔가 이상하지.”
올리버가 침묵했다.
그 침묵에서 대답을 얻은 것인지 살라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내가 잘못 아는 걸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만나서 반가웠네.”
살라스는 그리 말을 마치며 손가락을 튕겼고 보랏빛 포털을 통해 사라졌다.
올리버는 그 모습을 보고도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이유는 올리버도 몰랐다. 아마, 오염구역 바깥으로 내보내면 충분하기 때문일 터였다.
올리버는 거대한 구덩이로 변한 주변을 둘러봤다.
아직 흙먼지가 자욱했고, 여기저기 거대한 큐브 형태의 쇳덩어리와 부서진 거목의 흔적이 가득 보였다.
올리버는 부서진 거목 중 아직 형체를 유지한 부분을 움직여 자기 앞으로 가져왔다.
길쭉한 갈색 나뭇가지 끝에는 꽃봉오리 형태의 나뭇잎이 무언가를 감싸고 있었는데, 다름 아닌 정령이었다.
머리가 녹색으로 빛나며, 몸체는 회색, 팔다리는 갈색으로 빛나는 정령.
정령은 살라스에게 힘을 흡수당해 아주 쇠약해진 상태였다. 올리버를 보고도 도망칠 기력이 없는 모습이 이를 말해주었다.
“안녕하세요?”
올리버는 처음으로 자신을 보고 도망치지 않는 정령에게 인사하며, 프타스 어시스턴트(Ptah's Assistant)를 발동했다.
그리고 잠시 후. 대지를 조작해 지상 위로 올라갔다.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는지 알려주듯 뒤틀린 지하는 지상 밖에도 그 흔적을 남겼다.
올리버가 그 흔적을 살펴보던 중 어느새 이곳으로 다가온 마리와 조 그리고 난민촌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 사이로 송장인형-바토리와 셰이머스가 있었다.
올리버가 자릴 비운 틈 또 다른 세력이 공격이 올까 싶어 배치해 놓고 갔는데, 역시나 습격이 있었던 듯했다.
“죄송합니다. 데이브. 커다란 진동이 계속해 느껴져 왔습니다. 괜찮으신지요?”
마리가 조심스럽게 물었고, 조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올리버는 지하에 있던 외부세력을 상대하던 도중 일어난 일이라 적당히 둘러댔는데, 그 과정에서 올리버 빤히 바라보는 오염구역 난민 아이들과 청년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갑자기 생긴 거대한 구덩이와 그 구덩이를 만드는 데 일조한 올리버를 빤히 바라봤다.
올리버는 그들의 시선에서 무엇인가를 느껴 물었다.
“배워보고 싶나요?”
***
위이이이잉!
곤충의 날갯짓과 같은 특유의 소리가 울리며 허공에 보랏빛 포털이 열렸다.
포털 사이로 한 노인이 튀어나왔다.
전(前) 전통 가이아 학파의 원마스터이자, 현 핑크맨 부장인 살라스 리가스로, 그는 데이브와의 전투가 힘들었는지 포털 밖으로 나오자 잠시 균형을 잃으며 주저앉고 말았다.
이렇게 격렬한 전투는 정말 오랜만.
허나,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데이브가 작정하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면 죽었을 거란 사실이었다.
정령을 흡수하고 나니 더욱 절실히 알 수 있었다.
“고생했나 보구만.”
한숨 돌리고 있던 살라스에게 한 노인이 말을 걸었다. 새하얀 머리에 새하얀 셔츠, 안경을 낀 노신사로, 다름 아닌 연합 왕국의 왕실 비서장이었다.
“퍼펫.”
살라스가 왕실 비서장을 보며 말하자, 비서장이 고개를 이쪽으로 돌렸다.
“바쁜 양반이 여기 왜 있나?”
왕실 비서장. 아니, 퍼펫이 어깨를 으쓱였다.
“생각보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해서.”
말뜻을 이해한 살라스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 데이브와 자신의 대화를 다 들었다는 뜻이었다.
이상한 건 아니었다. 세상 곳곳에 영향력을 가진 퍼펫이라면 오히려 그쪽이 자연스러웠다.
“내가 말을 많이 하긴 했지. 근데, 문제라도 있나?”
“전혀.”
퍼펫은 자칫 계획에 문제를 만들 수 있는 살라스의 행동에 그리 대답했다. 거짓이 아닌 진심으로.
“오염구역에서 핑크맨이 뭘 캤는지는 란다에서도 밝힐 수 없을 테니 솔직히 상관없어. 마탑의 마법사들이 대재앙의 흔적을 이용해 악마를 연구하고 거래했으며, 란다 시(市)도 묵인했다고 밝힐 수는 없을 테니까. 뭣보다······.”
퍼펫이 효과를 주기 위해 말을 잠시 흐렸다.
“······데이브. 그 친구는 이를 공식적으로 밝힐 생각이 없을 거거든.”
살라스는 침묵으로 동의했다. 란다의 해결사 데이브. 얼핏 온화해 보이는 이였으나, 최소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철저히 이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욕망이란 가린다고 가릴 수 있는 게 아니니.
“뭐, 앞으로 더 시끄러운 일들이 발생할 테니, 오염구역 같은 곳에서 일어난 일은 아무도 신경 안 쓸 거고. 난 그대를 탓할 생각 없어.”
“그럼 왜 왔지?”
“궁금해서. 기껏 내 손을 잡아놓고 왜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하거든. 모순적이잖아?”
비난도, 조롱도 아닌 목소리로 퍼펫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건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실험동물을 관찰하는 연구원과 같은.
살라스가 대답했다.
“사람이란 원래 그런 걸세.”
“······.”
“옳은 길을 가다가도 잘못된 길에 빠질 수 있고, 잘못된 길을 가다가도 옳은 길을 가고 싶지. 아니면 자기가 바보짓 해도 남은 안 그러길 바라거나.”
“지금 자기가 하는 짓이 바보짓이라고 말하는 건가?”
“인간의 몸에 정령을 이식하는 게 바보짓이 아니면 뭐가 바보짓이겠나? 사자보다 강한 개를 만들겠다는 짓거리나 진배없는데.”
살라스는 지금 자신이 하는 짓이 이치를 거스르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선언했다.
“그럼 왜 내 손을 잡은 거지?”
“바보짓임을 알아도 하는 게 사람이니까. 그대도 그런 쪽에 일가견이 있을 텐데?”
퍼펫의 몸에서 한순간 메스와 같은 날카로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퍼펫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 허나, 수백 년을 산 퍼펫은 이내 그 기운을 거둬들였다.
“근데, 자네와 비슷한 사람이 있더군.”
살라스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퍼펫이라면 알고 있을 거라고 짐작해 물었다.
“멀린의 제자는 정체가 뭐지?”
정령의 힘을 흡수한 살라스가 올리버를 봤을 때를 떠올리며 물었고, 퍼펫이 대답했다.
“나와 비슷한 존재지. 사람이 되고 싶은 불쌍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