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613화 (613/633)

613. 오염구역 (6)

드드드드드드드득!!!

오염구역 지하.

살라스가 마력으로 구속한 정령의 힘을 이용해 지하 전체를 뒤틀어버렸다.

바닥과 천장이 역전되고, 벽이 허물어지는 등. 지각 변동과 같은 현상이 지하에서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거대한 토사(土砂)의 파도가 휘몰아쳐 휩쓸리는 모든 것을 분쇄했다.

휩쓸리는 순간 초인이라도 무사하지 못할 재앙.

그 재앙 속에서 올리버는 블랙슈트를 서핑보드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 토사(土砂)의 파도를 타 재앙에서 벗어났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기질과 인육 요리사의 살점을 먹어 얻은 초인적인 육체, 해결사로서 쌓은 수많은 경험 덕분에 가능한 대응.

만약, 관객이 있다면 박수라도 칠 광경이었다.

허나, 당사자인 올리버는 이에 기뻐하지도 만족하지도 않았다.

왜냐면 이건 시작에 불과했으니까.

‘발판이 불안정하네.’

거대한 재앙을 피했음에도 올리버는 안도하지 않고, 지금 상황을 차분하게 살펴봤다.

기뻐하기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하가 요동쳐 위험하기 그지없었으니까.

그 말은 즉 공격하기 이보다 좋은 순간이 없다는 것을 뜻했다.

콰앙!!

생각하기 무섭게 올리버 앞에 거대한 돌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이대로 충돌하면 최소 전신 파열.

올리버는 충돌 직전 허공에 뛰어올라 타겟팅을 사용. 돌기둥에 달라붙은 다음 다리에 두른 블랙 슈트를 갈고리 형태로 바꿔 기둥에 몸을 고정했다.

“날렵하구만.”

거대한 토사의 격류 속에 고고히 서 있는 살라스가 그리 말하며 손을 움직였다.

그의 손길에 맞춰 벽에서 또 다른 돌기둥이 나와 올리버를 노렸고, 올리버는 가볍게 점프해 새로 튀어나온 돌기둥 위에 올라탔다.

콰아앙!!

돌기둥끼리 충돌하자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수많은 파편이 허공에 흩뿌려졌다.

보통의 경우라면 파편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겠지만, 살라스는 부서진 파편에 깃든 마력을 이용해 올리버를 공격했다.

돌기둥을 피하자마자 날아오는 수많은 돌파편.

숨 쉴 틈 없이 공격이 휘몰아쳤고, 올리버는 이에 차분히 대응했다.

“미니언.”

올리버의 부름에 품 안에서 미니언 십수 기가 나와 날아오는 돌파편을 영격해 올리버를 보호해 줬고, 그사이 올리버는 토사의 격류 속에 고고히 서 있는 살라스를 향해 블랙 재블린을 던져 맞췄다.

비록, 살라스는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대신, 도자기처럼 깨질 뿐이었지만.

“토병(土兵)이라는 걸세.”

뒤쪽에서 들린 살라스의 목소리.

미니언들이 곧바로 반응하며 살라스에게 증오의 탄환을 뱉어내려 했지만, 이번에는 살라스가 더 빨랐다.

그는 손에 쥔 돌조각에 마력을 부여해 던져 순식간에 미니언을 터트려 버린 후, 돌기둥에서 바위 칼을 뽑아 올리버를 향해 휘둘렀다.

올리버는 칼을 피하고 쿼터스태프를 내질러 반격을 가했지만.

파각!

그 역시 본체가 아닌 분신이었다. 도자기처럼 속이 빈 모습이 그 증거.

올리버가 살라스의 분신에게 말했다.

“이해가 잘 안 되는군요.”

“퍼펫과 손을 잡은 게?”

“예.”

올리버가 분신의 몸통을 꿰뚫은 쿼터스태프를 옆으로 베듯 빼내며 대답했다.

옆구리가 완전히 박살 난 토병 분신은 모래성처럼 바스러졌고, 그러자마자 토사의 파도가 요동치는 지하 곳곳에서 거대한 돌기둥이 수십 개 솟구쳤다.

쿠웅! 쿠웅! 쿠웅!

돌기둥이 솟구칠 때마다 지축이 흔들리며, 지하엔 사방으로 기둥이 솟구친 기형적인 풍경이 탄생했다.

허나, 이에 채 놀라기도 전에 기둥 곳곳에서 살라스의 모습을 본뜬 토병 분신이 수십 개 튀어나와 올리버를 향해 달려들었다.

흙과 돌로 이뤄진 칼을 휘두르며 살라스의 토병 분신이 차례대로 말했다.

“생각보다 고지식하군.”

“본인도 흑마법사면서 내가 퍼펫이랑 손잡은 게 그렇게 이상하다니.”

“조금 차별적이지 않나?”

“최소한 마법사님께서는 그런 일을 할 분 같지 않으셔서요.”

“그게 무슨 뜻이지?”

올리버와 살라스는 요동치는 지하에서 기둥을 발판 삼아 공방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눴다.

“마법사님께서 말씀하셨지요. 싸움은 그 사람의 기질과 성품을 드러낸다고요. 아마, 마력을 쌓아가는 방식도 비슷한 거라 생각합니다.”

“계속해 말해보게.”

“전 마법사님의 이름조차 모르지만, 마법사님이 마법사로서 어떤 분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타고난 재능을 갖췄으나, 요행을 바라지 않고, 아마 고지식할 정도로 성실하게 수련하긴 분이시겠지요. 그것도 아주 긴 시간을요.”

“흐음.”

“싸우는 방식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압도적인 마력이 있음에도 찍어 누르기보다는 노련하게 우위를 점하고, 제 전력을 파악하고 계시죠. 아주 정석적인 방식입니다.”

올리버는 증오의 탄환과 쿼터스태프를 휘둘러 접근해오는 토병 분신들을 차례대로 박살 냈다.

“그렇기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자신의 소신대로 수련하신 분이 갑자기 퍼펫 님과 손을 잡았다는 게요.”

그 순간 접근전만 시도하던 살라스의 토병 분신들이 마법을 사용해 공격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살라스의 토병 병사들은 가이아 학파뿐 아니라 아그니, 스카디, 묠니르, 엔릴, 순수마력 등. 여러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고, 덕분에 아까 전과 비교도 되지 않는 맹공을 퍼부을 수 있었다.

허공에 마력광이 번쩍이며 거대한 불기둥과 벼락, 빙산, 태풍이 폭발하듯 일어났고, 그 마법이 서로 융합하고 반발하며 거대한 충격파가 발생. 그 여파로 발판 노릇을 하던 돌기둥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올리버는 공격 바로 직전 공간 술식을 새긴 나무막대기를 사방으로 수십 개씩 던져 다른 기둥에 꽂은 뒤 술식을 발동.

거리를 접은 다음 타켓팅을 사용해 흡사, 순간이동 하듯 자리를 피해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덕분에 공격을 가한 토병 분신들은 올리버에게 피해를 주지 못한 채 자기들의 공격에 휩쓸려 저 아래로 추락했다.

드드드드득 굉음을 내며 토사의 바다에 휩쓸려 산산조각이 났는데, 그렇게 한숨 돌리려는 찰나 머리 위에서 살라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토병 분신을 새로이 만들어 공격을 가하는 것이었다.

“예를 하나 들어보지.”

수십 채의 토병 분신이 올리버의 머리 위로 마력을 난사하며 떨어졌다.

마법으로 이뤄진 폭격.

올리버는 미리 던진 나무막대기 중 또 하나를 택해 공간을 접어 순식간에 회피한 후, 토병 분신들이 사용한 마법에 추가로 마법을 더했다.

올리버가 추가한 마법은 기존의 마법과 뒤섞이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덕분에 적잖은 토병 분신들이 파괴됐다.

살라스는 살아남은 토병 분신을 통해 계속 말을 걸었다.

“만약, 내일 자네가 죽는다면 뭘 하겠나?”

“글쎄요? 그런 생각을 잘해본 적이 없어서요.”

다시 늘어나는 토병 분신들은 체계적인 대형을 짜 올리버를 포위, 마법과 근접전을 펼쳐 올리버를 몰아붙였다.

흡사, 마법사로 이뤄진 군대 같았다. 위력도 위력이었지만, 까다로웠다.

“나는 아마 마법을 연구하고, 수련할 거네. 평생 했던 대로.”

“비록, 내가 죽는다 해도 내 연구와 성취는 후세에 남을 테니까.”

“아쉽긴 하겠지만, 그건 그거 나름대로 의미 있지 않겠나?”

마법을 사용하는 토병 분신들은 고화력의 마법을 퍼부어 올리버를 노리는 동시에 정밀한 마법으로 회피하려는 올리버를 견제, 칼을 든 근접 토병 분신들이 거리를 좁혀 빈틈을 노렸다.

물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수준.

그때마다 올리버는 사방에 흩뿌린 나무막대기를 매개로 공간을 접고, 타켓팅을 사용해 순간이동 하듯 회피했다.

공격을 피할 때마다 발판 역할을 하던 돌기둥이 하나씩 무너져 내려 피할 곳이 사라져갔다.

살라스가 계속해 토병 분신들의 입을 빌려 말했다.

“하지만 세상이 멸망하면 어떨 거 같나?”

“단순히 나라는 존재가 죽을 뿐 아니라, 내가 쌓은 노력마저 무(無)로 돌아간다면 말이야.”

“글쎄요?”

올리버가 포위되기 전 다시 나무막대기에 새긴 공간 술식을 발동해 포위를 피하려는 찰나 토병 분신이 허공에 칼을 휘둘렀다.

붕!

다름 아닌 올리버와 막대기 사이를 벤 것.

술식을 매개로 공간을 접는 마법은 분명 유용한 마법이긴 했으나, 그만큼 방해하기도 쉬웠다.

술식을 발동하려는 그 찰나, 방해물을 만들면 술식이 허무하리만치 쉽게 깨졌으니까.

이동이 실패하자 그 짧은 시간 사이 살라스의 토병 분신이 올리버를 포위하며, 사나운 마력과 바위로 만든 칼날을 겨눴다.

“나라면 발버둥 칠걸세. 세상이 멸망한다고 해도, 내가 쌓은 노력의 성취를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말일세.”

토병 분신이라 감정을 읽을 수 없었으나, 올리버는 살라스의 말 자체가 진심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는 노력과 성취를 선(善)으로 삼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니 물러나 줄 수 있겠나? 아직 캐야 할 게 많아서 말이야.”

“친절하시군요.”

몰아넣었음에도 공격하지 않고 제안한 살라스에게 올리버가 말했다.

“앞서 말했듯이 난 높은 성취를 이룬 사람에겐 호감과 존경을 가지거든. 거기다 자네에게 관심이 가기도 하고. 뭣보다 난 여기 사람을 해하러 온 게 아니라서 말이야.”

“이미 사람은 충분히 해하신 것 같은데요?”

“설마, 오염구역 지하에 숨어 사는 흑마법사를 말하나?”

“그분들을 포함해 지상 위에 사는 난민분들도요.”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불가피한 피해도 발생할 수 있는 법이지. 자네도 알 줄 알았는데?”

당연히 알았다. 애당초 올리버도 그거 때문에 숨어 사는 난민들을 내쫓으려고 한 거였으니까.

“비난처럼 들리셨다면 죄송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죠. 다만, 저도 같은 이유에서 양보해 드릴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온 거라서요.”

“일?”

“예, 지상 위 난민분들이 마법사님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계시거든요. 전 그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조건으로 그분들에게 협조받기로 했고요.”

“그런 자들의 협조가 필요한 일이 있나?”

“오염구역을 청소하기로 했는데, 그분들을 평화적으로 내보내려면 협조가 필요하거든요.”

“그럼, 더더욱 이해할 수 없군. 몇 명 죽이면 알아서 나갈 텐데 왜 굳이 번거롭게?”

“좀 그러니까요?”

“허허. 웃기는 말이군. 불법으로 살고 있는 놈들에다가, 아무런 것도 쌓지 못한 밑바닥 이들에게 그런 감정을 품다니.”

“음, 글쎄요? 원래 뭐든지 상대적인 거니까요. 전 딱히 제가 그분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가?”

“제가 그분들보다 아는 게 많고, 재주가 많지만, 그건 운이 좋게 제게 기회가 왔고, 운이 좋게 기회를 잡았고, 운이 좋게 기회에 걸맞은 재능을 가진 것뿐이라서요. 운이 없었다면 저 역시 여기서 난민으로 살았을지 모르죠.”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말이군. 그 말대로면 나도 운이 좋을 뿐인 사람이니까.”

“제대로 이해하셨습니다. 마법사님도 운이 좋은 사람이죠.”

“······.”

“마법사님의 노력을 비하하려는 건 아니나, 태어난 환경과 재능, 주변 사람 등. 무엇하나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면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나?”

“아니라고 부정하실 수 있습니까?”

올리버가 물었다. 얼핏 가벼운 질문 같았으나, 무시할 수 없는 중압감이 실려있었다. 살라스가 말을 돌렸다.

“요점이 뭐지?”

“이대로 떠나 주실 수 없겠습니까? 그럼 저도 물러나겠습니다.”

“어디 가만 살펴보자. 자네는 내 본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데 반해, 난 자네를 포위했고, 거기다 발판도 아슬아슬한 상태에, 밑에는 토사의 파도가 요동치고 있지. 그런데 자네가 내게 양보를 강요할 수 있나?”

“예.”

대답과 동시에 올리버는 술식을 발동했고,

술식이 발동하자마자 올리버가 서 있는 돌기둥과 주변의 돌기둥이 붕괴하며 거대한 거목이 자라나 요동치는 토사의 바다를 침식하였다.

올리버가 공간 마법 술식을 새긴 나무막대기가 성장한 것으로, 순식간에 발판을 잃은 올리버와 살라스의 토병 분신들을 균형을 잃고 아래로 추락했다.

“저걸로 토사의 파도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살라스가 토병 분신의 입을 빌려 말했다.

저 아래에서도 거목이 자라났는데, 아까 전 던진 수십 개의 나무막대기 중 일부였다.

이동을 위해서 뿌린 게 맞긴 하지만, 여차할 경우 공간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다행히도 토사의 파도를 조종하는 건 정령이었기에, 토사의 바다에 던진 나무들은 정령의 힘을 흡수해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증거로 나무가 공간 주변을 가득 메우며, 토사의 흐름도 한층 느려졌다.

허나, 그럼에도 격렬한 토사의 파도를 완전히 멈추기에는 약간 모자랐다.

“소문대로 드루이드의 힘을 쓰는 게 놀랍긴 하지만, 조금만 있으면 다 분쇄될 거야.”

살라스의 말대로였다. 흑마법 술식과 드루이드의 주술을 뒤섞어 정령의 힘을 흡수하는 건 대단한 게 맞았지만, 한편으로 정령을 상대로 주술 싸움을 하는 것 역시 한계가 명확했다. 발목을 잡을 뿐, 이기긴 힘들었다.

“괜찮습니다.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거든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살라스. 허나, 그는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올리버는 정령의 힘 일부를 흡수해 급성장시킨 나무를 이용해 아직 파괴되지 않은 지하에서 대량의 시체를 찾아 가져 왔기 때문이었다.

이브가 위치를 알려줘 한층 수월했다.

나무가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더니, 촉수 같은 나뭇가지와 뿌리를 이용해 부패한 시체부터, 여기저기 기워진 시체, 밀가루 반죽처럼 뒤섞인 시체 등을 이 자리에 가져왔다.

과거 퍼펫이 실험한 시체, 혹은 오염구역의 원주인이 사용하던 시체, 그것도 아니면 살라스가 오기 전 흑마법사들이 다루던 시체로.

올리버는 아래로 떨어지는 와중임에도 불구 나무가 가져온 시체를 향해 생명력과 감정을 흩뿌렸다.

[리바이브(Revive)]

[오비디언스(Obedience)]

새 생명을 얻으며 올리버의 통제 아래에 놓인 수백 구의 시체들. 살라스가 이를 보며 물었다.

“뭘 할 생각인가?”

합리적인 의문이었다. 다수의 시체는 충분한 전력이었지만, 그것도 상황이란 게 있는 법.

지금처럼 공간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위협적이지 않았고, 저렇게 부패하고 망가진 시체는 위협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리버에겐 저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 이를 증명하듯 올리버는 감정과 마력, 생명력을 한데 뒤섞어 인공영혼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백조왕자가 사용한 인신 공양 술식을 흉내 냈다.

[통곡(慟哭)]

구체적인 이론도 원리도 몰랐으나, 올리버는 감각이 시키는 대로 술식이 발동했고, 올리버의 손에 있던 인공영혼이 소멸하며, 수백 구의 시체가 손을 모아 동시에 울부짖기 시작했다.

백조교단의 왕자 후보가 소환한 온몸이 구속구에 묶인 붉은 석상들처럼.

올리버가 나무를 이용해 꺼낸 시체들은 짝! 소리를 내며 손뼉을 마주치곤, 비명인지 기도문인지 모를 기괴한 형태의 굉음을 내질렀다.

그와 함께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술식이 통곡 소리에 공명하며 한순간 무력화됐다.

그것은 정령을 구속한 마력 사슬도 포함.

정령은 통곡 소리에 괴로워하면서도 살라스의 통제 밖에서 나와 자유를 찾았고, 덕분에 거목을 분쇄하려던 토사의 파도가 멈췄다.

안전이 확보된 발판. 성과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살라스에게 묶여있던 정령은 천장 위에 숨어 있던 살라스를 끄집어내려 했다.

지진이라도 난 듯 요동치는 천장. 그때, 거대한 충격파가 일며 살라스가 밖으로 나와 정령을 향해 공격해 부상을 입히며, 정령의 힘 중 일부를 흡수했다.

역시 올리버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살라스의 몸에 정령이 일부 이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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