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602화 (602/633)

602. 변하는 란다 (3)

“아, 안녕하세요! 올리, 아니, 데이브 님!!”

X구역 재개발 연합 사무실. 올리버가 셀린에게 인사하자, 셀린은 허리를 120도 굽히며 화답했다. 덕분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나풀거렸다.

와인햄 이후 만난 건 이번이 처음. 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몹시도 긴장한 상태였다.

올리버는 그런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어 눈높이를 맞췄다.

“예, 반가워요. 셀린은 잘 지내셨나요?”

“아, 예, 예! 데이브 님의 은혜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도와 달리 셀린의 긴장은 풀긴커녕 더욱 심각해졌다. 그러나 올리버는 포기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천사의 집에서 배운 화술을 총동원해.

“사실 별로 걱정하지 않았어요.”

셀린의 두 눈동자가 흔들거렸다. 그리고 상실감과 마음의 상처를 빛냈다. 생각 이상의 반응. 올리버는 바로 다음 말을 꺼냈다.

“셀린은 저보다 용감한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잘 지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

과거 와인햄에서 올리버가 해줬던 말. 그 말을 다시 들은 셀린은 아까 전과 정반대의 감정인 기쁨 빛냈다. 올리버가 자신과 나눴던 대화를 기억해 줘서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 증거로 셀린의 얼굴을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고, 입꼬리는 쑥스러움과 행복으로 녹아내리듯 올라갔다.

공기에서 어색함은 사라졌고, 셀린의 작은 몸에서도 긴장이 사라졌다.

올리버는 여세를 몰아 셀린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탁.

“케이크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쿠키?”

올리버는 탁자 위에 쌓인 달콤한 간식을 가리키며 물었고, 셀린은 케이크를 가리켰다. 올리버는 케이크를 큼지막하게 잘라 그녀의 앞에 놓아줬으며 셀린은 아기 새 같은 입으로 케이크를 오물오물 먹었다.

“맛있나요?”

“넵! 맛있어요. 데이브 님. 감사합니다.”

셀린은 ‘님’자와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계속해 말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올리버는 ‘님’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건만. 그렇다고 빼라고도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와인햄에서 해당 이야기를 나눈 바 있어. 셀린은 님 자가 편하다고 했고, 올리버는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말았다. 그래서 그 문제는 언급할 수 없었다.

뭐, 그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가령, 아직도 자신을 신이라 생각하는지 같은. 허나 대화에는 순서란 거 있는 법. 올리버는 그런 질문 대신 좀 더 평범하고 상식적인 질문을 했다. 예를 들면-

“란다는 지낼만 하신가요?”

잘 지내는지와 같은. 케이크를 반쯤 먹은 셀린이 올리버를 빤히 봤다.

“셀린이 용감한 건 알지만, 여기가 지낼만한 곳인지는 별개이니까요. 괜찮은가요?”

“예, 잘 지내고 있어요.”

케이크를 삼킨 셀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분의 힘인지 셀린은 평정심을 되찾았다. 이를 증명하듯 그녀는 와인햄에서 보여줬던 총명한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제는 여기가 좋아요. 사람들도 많고, 친구들도 사귀었거든요.”

“잘됐네요.”

“저기, 데이브 님.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관심, 호기심, 의욕을 빛내는 셀린. 올리버는 질문을 허락했다. 그게 건전한 대화로 가는 길이었으니까.

“왜 부르셨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혹시 저희가 무슨 실수를 했는지요?”

“아뇨, 그럴 리가요. 그저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부른 것뿐이에요.”

“아······. 가, 감사합니다. 데이브 님.”

셀린은 감사를 표했다. 마치, 자신들에게 이토록 관심을 가져 주는 게 영광이라는 듯. 그 모습에 올리버의 가슴이 살짝 답답해졌다.

왜냐면, 올리버가 대화를 나누는 건 셀린이나 다른 사람을 위한 게 아닌 자신을 위한 거였으니까.

올리버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나침반으로 삼기 위해 사람들과 대화하고자 했다.

그런데 오히려 감사 인사를 듣다니. 제인에게 찔린 옆구리가 아파 왔다. 그렇다고 이제 와 그만둘 수도 없었기에, 올리버는 마음을 다잡았다.

의도가 다소 불순하긴 하나, 뭐가 됐건, 사람들에게 잘해주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사업과 비슷한 이치였다. 올리버는 원하는 이익을 취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받는. 그랬다. 그럼, 문제없을 터였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올리버는 셀린에게 란다로 온 후, 뭘 하며 지냈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생활은 어떤지 같은 시시콜콜한 걸 질문했고, 셀린은 올리버의 마음에 보답하려는 듯 세세히 힘차게 대답해줬다.

처음에는 올리버가 마련해준 낡은 다세대주택에 지냈으나, 개발이 본격화되자 이제는 제법 괜찮은 집에서 지내고 있다 하며, 오전에는 흑마법을 배우고, 오후에는 어른들의 일을 돕고, 늦은 오후나 저녁에는 파이터 크루 아이들과 같이 논다고 하였다. 개중에 글이나 산수를 못 하는 아이들이 있어 가르쳐주기도 한다고 했다.

“셀린이 가르쳐주나요?”

“보통은 저희쪽 교육을 맡으신 선생님들이요. 마리 이사님께서 배우려는 자는 가르쳐주라고 하셨거든요.”

“오······. 멋있네요.”

“아, 산수는 마일로가 가르쳐줘요.”

마일로. 란다의 주류왕(酒類王) 머피 킴벨의 막냇동생. 현재 그는 흑마법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마일로가요?”

“예, 못하면 뒤통수를 때리지만 잘 가르쳐줘요.”

“그래요?”

“사탕 같은 걸 이용해 가르치거든요.”

“오······.”

올리버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이모인 매기에게 귀를 잡혀 끌려가고, 형인 머피에게 혼나는 그 사람이 그런 모습을 보이다니. 조금 놀라웠다. 하긴, 사람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이후, 올리버는 과거에는 어떻게 지냈는지, 어쩌다 마리를 만났는지 등 좀 더 사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와인햄 때는 경황이 없어 물어보지 못한 질문이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밝은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빈민가, 위험한 갱, 때마침 나타나 구해준 마리 등. 셀린이 마리를 만난 건, 마리가 조셉을 만난 일화와 상당히 유사했다. 어쩌면 세상의 비극은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띠는 걸지도 몰랐다.

“그래서 마리를 좋아하는 거군요.”

“저희 모두 마리 이사님을 좋아해요. 친절하고 잘해주시니까요.”

어른스러운 셀린은 그때 처음 헤실헤실 웃었다. 아이와 같은 얼굴. 이유는 모르겠으나 보기 좋았다.

“물론, 데이브 님도 좋아해요!”

셀린의 가슴에는 아이 특유의 순수한 진심이 진하게 빛냈고, 올리버는 그 모습에서 고마움과 죄책감을 느꼈다.

“말씀 고마워요. 셀린.”

말하고 나니 쑥스러웠는지 셀린은 다시 홍당무가 돼 마지막 남은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얼추 끝난 대화. 올리버는 셀린을 이대로 내보내려다 말고 마지막 질문했다.

“셀린.”

“예, 데이브 님.”

“아직도 제가 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화내려거나, 탓하려고 물은 게 아니니, 솔직히 대답해 줄 수 있나요? 그저 여러분 생각이 궁금한 것뿐이에요.”

셀린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고, 대답을 들은 올리버는 셀린의 손을 잡으며 솔직히 말해줘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렇게 셀린은 밖으로 나갔고, 올리버는 다음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

***

X구역 재개발 연합의 사무실.

지난 며칠간 그곳에 선택하는 사람들과 파이터 크루 단원들이 한 명씩 한 명씩 들어갔다 나왔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올리버와 일대일로 대화를 나눴다는 거로, 제3자의 시선으로 보자면 이는 상당히 미친 짓이었다.

그도 그럴 게, 파이터 크루의 조직원은 그 수가 늘어나 현재 오백 명을 가뿐히 넘겼고, 선택하는 사람들 역시 란다에 있는 사람만 합하면 수백 명은 족히 됐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과 일대일로 전부 대화를 나누겠다는 올리버의 발상은 가히 광기라 할 수 있었다.

돈 많고 시간 많은 한량도 하지 않을 미친 짓.

그러나, 올리버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환영했다.

양은 양만의 가치가 있는 법.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가 원하는 인간상을 추구하려는 올리버에겐 많은 수는 장애가 아닌 자원이었다.

표본이 많아야 더욱 정확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올리버는 보다 맞는 방향,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과 일일이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었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이란 게 있어 이를 하루 만에 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장기간에 걸쳐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름은 무어냐, 나이는 어떻게 되냐, 지금 무엇을 하고 배우고 있느냐, 생활은 어떻냐 등등. 그러다 그들의 긴장감과 경계심이 풀어졌을 때 조금 더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어쩌다 선택하는 사람들이나 파이터 크루에 가입했는지, 과거사는 어땠는지, 가족은 누가 있는지 등등. 그러다 마지막에는 올리버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솔직히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선택하는 사람들은 경외심과 신앙, 파이터 크루는 동경심과 강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장한 탓에,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다.

누구의 잘못이란 건 아니었다. 일종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으니까.

허나, 그와 별개로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었고. 거기에 시간이 지나니 올리버가 무슨 질문을 하는지 들은 이들이 미리 준비한 예쁘게 포장된 대답을 내놓기도 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솔직한 대화(정확한 표본)를 원하는 올리버에겐 썩 달갑지 않은 상황. 그러나 올리버는 불평하는 대신 흑마법사의 눈과 늘어나는 대화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서 솔직한 마음을 끌어냈다.

그 결과 완벽하진 않지만, 점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끌어낼 수 있었다.

선택하는 사람들 소속임에도 올리버를 신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 마리를 더욱 존경하는 사람, 올리버를 현인신(現人神)으로 모시는 데 점차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 올리버가 진짜 신인지 아무래도 좋다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도.

올리버를 신으로 믿지 않음에도 선택하는 사람에 소속된 이유는 다양했다. 마리를 따르기 때문, 생존을 위해, 혹은, 믿는다는 행위 그 자체에 뜻을 두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시가 손자 손녀만 다섯을 둔 할머니가 그러했다.

‘데이브 님께서 진짜 신이든 아니든 이 늙은이는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저희가 데이브 님의 뜻에 의해 구원을 받았다는 거고, 그 사실을 제가 믿는다는 거니까요.’

파이터 크루라고 다르지 않았다. 올리버는 조를 제외하곤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한 파이터 크루 단원들과 비교적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올리버는 크라임 펌과 담판을 지을 수 있는 거물이었고, 지금은 그 이상의 거물이었으며, 흑마법을 가르쳐 준 이였으며, 최고의 성공 모델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좀 건방지게 굴었는데, 지금은 안 죽은 걸 행운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너클 조의 친구인 쌍권총 샘이 말했다.

‘전 데이브 님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육 요리사 때문에 꼼짝없이 크라임 펌과 싸워야 했을 때 저희를 도와주셨고, 좋은 일자리도 주셨으니까요.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조의 동생 격인 쇠몽둥이 오언이 순박한 감사를 표했다.

그 외에도 여러 인물과 대화했다. 가령, 머피의 막냇동생 마일로 킴벨이라던가.

‘애들 가르쳐 줘서 고맙긴요. 데이브 씨에게 직접 흑마법을 배우기 위해 이런 거니 부담 가지고 흑마법 좀 가르쳐 주세요. 눈치 주는 거니까 신경 좀 써주시고요.’

그 외에도 올리버는 한 명 한 명과 차분히 대화를 나눴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엇을 바라는지, 올리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날이 지남에 따라 그 수가 제법 쌓여갔다. 그래도 앞으로 대화를 나눠야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극히 일부일 뿐이었지만.

‘마리를 좋아하는 로렌스 씨와 조의 여동생인 노라 씨와는 조금 더 있다 대화를 나누자.’

그렇게 올리버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어느 날 캔트가 찾아왔다.

***

“캔트 님?”

오늘 대화를 거의 끝날 때쯤 캔트가 갑자기 찾아왔다.

올리버가 처음 조셉 패밀리를 떠났을 때 도와주고,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알려주며, 현재는 「가난한 형제들」이란 거대 거지패의 대가리이자, W구역의 복지관 「가난한 형제들」의 원장인 그가.

딱. 딱. 딱.

한쪽 다리가 불편한 캔트는 골렘 의수에 쥔 쿼터스태프로 땅을 짚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올리버와 비슷하다고 할지 모르나, 엄밀히 말하면 올리버가 캔트와 비슷한 거라 할 수 있었다.

쿼터스태프를 먼저 사용한 건 다름 아닌 캔트였으니까.

당사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어쩐 일이십니까?”

올리버가 갑작스럽게 방문한 캔트를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불쑥 나타나 미안하네. 혹시, 안 좋은 타이밍에 찾아왔나?”

“아뇨, 전혀요.”

올리버가 대답과 동시에 방금 대화를 끝마친 남자를 밖으로 내보냈다.

그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문밖으로 나갔고, 캔트는 떠나가는 그를 보며 물었다.

“소문대로구만.”

“예?”

“나무꾼 데이브가 X구역에서 자기 조직원들과 대화를 나눠 충성심을 심고 있다고 하거든.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하려고.”

어처구니없는 소문에 올리버가 아무 말도 못 했다. 지극히 란다답다고 할까. 그런 올리버의 반응을 본 캔트가 말했다.

“농담일세. 소문이 퍼진 건 맞지만, 난 믿지 않거든.”

다행인지 아닌지 헷갈렸으나, 올리버는 굳이 따지지 않았다. 상대는 캔트. 올리버는 그런 것보다 캔트에게 자리를 앉을 것을 권했다.

“포레스트 님께서 보내신 겁니까?”

감정을 꿰뚫어 본 올리버가 예리하게 맞췄다. 캔트를 보낸 것은 며칠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올리버를 걱정한 포레스트였다. 포레스트는 아직 올리버가 소년에 불과한 걸 알았으니까.

캔트는 적당히 둘러댔다.

“오기 전 자네 이야기를 듣긴 했지. 사업을 통해 사람들을 도우려고 한다고? 대단하네.”

캔트는 진심을 빛내며 올리버를 칭찬했다. 그러나, 그러한 칭찬은 갑작스러운 방문 이상으로 당혹스럽고 괴로웠다. 왜냐면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올리버가 지금 하는 일은 이타심이 아닌 이기심에 발로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캔트를 속이기 싫었던 올리버는 해당 사실을 솔직히 이야기했으나, 캔트는 허허 웃으며 그게 무슨 멍청한 말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게 뭐가 나쁜가?”

“예?”

“나만 해도 내 아내와 자식만 살아있었다면 아직 힘없는 사람들 집 빼앗았으며 살았을 텐데, 복지관 운영하는 것도 과거 했던 일을 조금이라도 씻어내기 위한 거고. 의도가 뭐가 됐건, 남을 돕는다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니겠나?”

올리버의 찝찝함을 씻어주듯 캔트가 별거 아니라는 듯 가볍고 시원하게 말했다.

“자넨 배려심이 많고, 생각이 너무 많아, 간단한 걸 너무 어렵게 보는 거 같아. 그 정도 이기심은 가져도 돼. 그게 없으면 사람이겠나?”

캔트는 거듭 올리버가 품은 고민이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상당히 도움이 됐다.

“뭐 보아하니, 일 자체는 잘 풀리는 거 같지만. 질문 하나 해도 되겠나? 사실, 포레스트가 내 옆구리 찔러가며 물어봐 달라고 하던데?”

“말씀하십시오.”

“대화가 얼추 끝나면 무슨 사업 계획 있나? 솔직히, 나도 조금 궁금하고.”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 올리버가 사업에 집중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 호기심을 가진 이라면 무슨 플랜이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생각한 게 있긴 합니다. 이왕이면 제 환경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거로요.”

“뭔가?”

“마탑에 흑마법을 가르치는 학파를 하나 세울까 합니다.”

“에?”

***

이 말을 들은 행정부의 장은 캔트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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