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595화 (595/633)

595. 방문객 (1)

로티 데이킨.

나이 스물둘.

‘선택하는 사람들’이란, 공동체에 소속된 흑마법사였다.

‘선택하는 사람들’은 원래 ‘선택받은 사람들’이란 종교 조직이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인신(現人神)에게 구원받고, 새로운 터전으로 옮긴 후, 스스로 해산해 현재 공동체로 변모했다.

물론, 불만이냐면 그건 아니었다.

일부 강경파에서는 이 여세를 몰아 교세(敎勢)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교주인 마리의 뜻에 따라 개인의 신앙만 유지한 채 교단을 자진 해산했다.

그것이 신의 뜻이라며.

이에 관해 내부에서도 제법 말이 나왔으나, 앞서 말했다시피 로티는 개의치 않았다.

인신매매범에게 속아 두 발 달린 가축으로 팔릴 뻔하다, 구원받은 그녀로서는 조직의 이름과 성향이 뭐로 변하건 조직만 유지된다면 아무래도 족했다.

로티가 진정으로 숭배하는 건, 신이 아닌, 마리와 그녀가 만든 조직이었으니.

자신에게 안전과 빵, 글, 살아갈 목적을 준 이곳이야말로, 로티의 숭배 대상이었다.

그렇기에 로티는 밤새가며 문 앞을 지키는 일조차 즐거울 뿐이었다.

콰당탕!!

두 다리로 꼿꼿이 서 마리가 있는 방 그 앞을 지키던 중 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로티는 같이 근무를 서던 짝과 눈을 마주치곤, 똑똑 문을 두들겼다.

“교주- 아니, 이사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새로운 터전이 발전함에 따라 늘어나는 업무 탓에 마리가 근래 잠을 설치는 일이 잦았지만, 오늘따라 느낌이 이상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불길하다고 할까? 스산하다고 할까? 여하튼 좋지 못했다.

로티는 다시 한번 문을 두들겼다. 만약, 이번에도 반응이 없다면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가기 위해.

똑. 똑.

“이사님. 괜찮으십니까?”

“······.”

스산한 침묵.

로티가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찰나, 그제야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요.”

평소와 같은 목소리.

그러나 로티는 뭔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콕 집어 말할 수 없었지만. 알 수 있었다. 재능을 인정받아 그녀에게 흑마법을 배우고 늘 곁에서 모신 자신은 알 수 있었다.

허나, 그런 생각을 채 끝내기도 전에 문 너머로 마리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오늘따라 어수선해서 잠이 안 오네요. 두 사람 다 이만 물러나 보세요.”

“이사님 하지만-”

“-제가 필요해 그러는 거예요······. 물러가세요.”

단호한 마리의 명에 로티와 같은 근무자는 그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문 너머로 고개를 숙여 뒷걸음치며 물러났다.

뭔가 이상했지만, 지엄한 명에 도저히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몇 걸음 물러선 로티는 몸을 돌려 복도를 걸었고, 곧 뭐가 이상한지 깨달았다.

원래 이 도시의 밤이 이토록 조용했던가?

***

[조심성이 많으시군요.]

사방이 깜깜한 방 안.

마리는 그곳에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마리는 일부러 불을 켜지 않았다.

불이 켜는 순간 이 대화가 끝나고 말 테니.

“······무슨 속셈이 있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마리는 겁먹진 않되, 긴장은 유지하며 눈앞의 존재에게 한마디 한마디 조심히 말했다.

[후후. 속셈 있어도 돼요. 얼마든지요. 전 상관 안 하니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마리는 저 말이 본능적으로 허세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컵 안에 든 개미가 속셈을 품는다고 사람이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아니, 오히려 흥미로울지도.

컵 안에 갇힌 개미가 얼마나 필사적이든, 사람의 관점에서는 재미밖에 느낄 수 없을 테니.

그렇다고 정말 가만히만 있을 생각도 아니었지만.

“질문을······. 허락해주시겠습니까?”

마리가 눈을 감았다가 뜨며 물었다.

흑마법사의 눈을 뜬 것으로, 그제야 마리는 어둠 속에서 뭔가를 볼 수 있었다.

짙은 어둠이 핏덩어리처럼 엉켜 한 형상을 이뤘다.

낙타를 탄 여인.

[말하세요.]

여인이 마리를 내려다보며 답했다.

고고하고 위압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목소리 자체는 무척이나 감미로웠다.

진정한 신(神)을 만나기 전, 유약했던 자신이라면, 모든 걸 바쳤을지도 몰랐을 목소리였다.

“그동안 절 도와주신 게······. 그대십니까?”

[예.]

회심의 질문. 너무나도 쉽게 대답이 돌아왔다.

대답을 들은 마리는 잠시 멈칫했으나, 곧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눈앞의 존재가 자신을 도와주는 건 어려운 게 아닐 테니.

아마, 개미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주는 것과 비슷한 일일 터였다.

마리가 집중해야 할 건 부스러기를 준 행위가 아닌, 행위의 이유와 그동안 침묵하다 왜 갑자기 나타났냐는 거였다.

짝. 짝.

박수 소리가 울렸다.

[훌륭해요. 핵심을 바로 짚으셨네요. 중요한 건 도와준 게 아닌, 도와준 이유죠.]

마리가 생각을 정리하자마자 낙타를 탄 여인이 칭찬했다.

생각이 훤히 읽힌 것.

상식에 벗어난 현상이었으나, 마리는 당황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감사합니다. 과거의 제게 힘을 주셔서······.”

마리는 과거 올리버가 사라진 직후를 떠올렸다.

올리버가 사라진 후 모두 혼란에 빠졌는데, 혼란은 얼마 가지 않아 분열을 초래했다.

조직을 통합한 중심이 사라졌으니 당연한 현상.

누군가는 돈을 챙겨 떠나려 했고, 또 다른 누구는 스스로 새로운 주인임을 자처했고, 또, 누구는 배신하려 했다.

갈가리 찢기는 조직. 그 순간 마리의 몸에 강력한 힘이 깃들었다.

마치, 새 몸을 얻은 듯 말이다.

“······덕분에 그분의 흔적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마리는 깊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릎을 꿇었겠지만, 마리가 무릎 꿇을 대상은 세상에 오직 한 분뿐. 그렇기에 꿇지 않았다.

다행히 눈앞의 존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다만, 의문입니다.”

[뭐가 의문일까요?]

“······여태까지 힘만 주시고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으면서, 왜 근래 갑자기 나타나신 건지요?”

마리는 올리버가 빈 시티로 떠나고 난 후부터 꿈을 통해 말을 걸어오고, 종국엔 어둠을 매개로 나타난 여인을 보며 물었다.

이에 여인이 답했다.

몸이 실루엣 형태를 이루고 있어 얼굴 따위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째 그녀가 웃는 것처럼 보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분에게 해를 끼치려고 나타난 게 아니니.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죠.]

그분. 구체적이지 않은 호칭이었으나, 마리는 본능적으로 올리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세상 바깥 존재. 그것도 악마에게 그분이란 호칭을 들을 수 있는 건 세상에 오직 한 분뿐.

“반대라는 게······. 무슨 뜻이죠?”

[그분이 걱정된다는 뜻이죠······. 시계가 또 움직였거든요.]

“······.”

[아직은 시간이 좀 있지만, 머지않아 그분에게 운명이 다가갈 거예요. 그 누구보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며, 고통스러운 운명이요······. 전 그게 조금 안타깝네요.]

***

둥! 둥! 둥!

흑마법사들의 도시 빈 시티(Bean City).

이곳엔 때아닌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축제를 벌인 이유는 그 다름 아닌 바다 괴물과 검은손의 손가락 팬의 죽음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빈 시티와 직접적인 은원관계는 없었으나, 사람을 납치하는 물고기 인간이나, 망태기 할아버지, 바다 괴물 같은 간접적 요소가 있었기에 이상한 건 아니었다.

“그래도 굳이 밝힐 필요가 있나 싶네요······. 그냥 바다 괴물만 쓰러트렸다고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빈 시티의 시장 잭 소유의 저택. 그곳 가장 크고 좋은 방안에서 올리버가 물었다.

맞은편에 서 있던 후크가 대꾸했다.

“자고로 뻔히 드러나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가요?”

“예, 얼마 가지 않아 팬이 죽었다는 사실이 온 세상에 퍼질 테니까요. 네버랜드에서 데려온 아이들, 다시 사라진 바다 괴물, 사라진 망각의 해, 사라진 팬. 모르는 게 더 이상하죠.”

“······.”

“뭣보다 이런 소문은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것 같아도 어차피 퍼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바에는 처음부터 이야기하는 게 낫습니다. 최소한 그러면 뭔가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있을 테니깐요.”

“······그렇군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시장과 다른 사람에게 본 게 없어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으니까요. 실제로도 자세히 본 것도 없고요. 다들 팬이 죽었다는 거로만 알고 있습니다. 데이브 씨께서 데려온 아카이브 덕분에요.”

“그건······. 다행이군요.”

올리버는 멀린을 부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청할 당시 경황이 없어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건만.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었다.

“후크 선장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리버가 늦은 감이 있으나 빼먹지 않고 후크에게 인사했다. 이에 후크는 침묵했다.

본인의 말마따나 자세한 것은 몰랐으나, 수평선 너머로 보였던 압도적인 빛과 파도를 통해 느껴지는 힘 등을 고려했을 때, 겸양조차 오만에 불과했다.

이 자리에서 후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태도는 무슨 말을 하든 닥치고 가만히 듣는 거였다.

“아, 그런데 아이분들은 괜찮으십니까?”

“예······. 네버랜드에 있던 것 치고는 좋아 보이더군요. 제인이란 여성분께서 그 짧은 시간 사이 아이들을 잘 보듬어 준 것 같습니다.”

올리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대단한 사람이었다.

“참고로, 아이들은 모두 그분을 따라 란다로 갔습니다.”

“그렇습니까?”

“예, 제인 씨께서 데려가길 원했고, 아이들 역시 따라가길 원했거든요.”

사업 문제 탓에 제인이 떠나는 건 알고 있었으나, 아이들까지 데려갈 줄이야.

“······괜찮으십니까?”

“물론입니다. 안 괜찮을 이유는 뭐가 있겠습니까? 어차피 그 아이들과 전 아무런 인연도 없는데요.”

30년이란 세월 동안 네버랜드를 찾아 헤맨 후크의 대답.

뭔가 그답지 않은 대답인 듯했으나, 가만 생각해보니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 같기도 했다.

후크가 네버랜드에 갇힌 아이들을 구하려고 한 건 사실이나, 그건 웬디와의 약속 때문. 아이들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다.

“이상한가요?”

“아뇨. 이상하다는 건 아니고······. 약간 묘해서요. 나쁜 뜻은 아니니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괜찮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묘한 거니까요. 어차피 전 아이들을 네버랜드에서 빼내는 것만 생각했지, 이후는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오히려 따라가 줘서 고맙기도 합니다. 아이 돌보는 건 제 특기가 아니거든요.”

진심. 후크의 말대로 사는 건 참 묘한 것 같았다.

“그보다 데이브 씨야말로 괜찮으십니까?”

후크가 의자 위에 앉은 올리버를 관찰하며 물었다.

“뭔가 불편하신 것 같아서요.”

“피곤해 그런 거니 걱정하지 마시죠.”

옆구리가 욱신거림에도 올리버는 자연스럽게 거짓말했다.

그 증거로 후크가 속아 넘어갔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데이브 씨의 크리처들은 좀 더 놀다 오겠다고 합니다.”

그랬다. 차일드-퍼스트, 세컨드, 써드, 포스는 일이 끝났음에도 불구 시험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신 빈 시티 축제에 참가했다.

일한 보상을 달라고 말이다.

합당한 요구. 올리버는 이를 수락했고, 그래서 각 차일드는 지금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퍼스트와 포스는 흑마법사의 구역인 검은 작업장을 방문했고,

세컨드는 거인 대가리 항구에서 해적들과 어울렸으며,

써드는 밀수업자가 있는 신용의 거리를 방문했다.

아, 참고로 먹보주머니도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시장인 잭과 몇몇 도박꾼들이 먹보주머니 도박 경기를 제안했는데, 적잖은 보수를 제안했는지 빅마우스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겠다며.

아마, 지금 먹보주머니들과 싸워 새로운 수하로 삼고 있을 터였다.

“꾸룩(빅마)!”

“꾸룩(빅마)!”

“꾸룩(빅마)!”

“꾸룩(빅마)!”

빅마우스의 등장에 합창하던 먹보주머니 수송부대,

“예, 알겠습니다. 잘 놀고 계신다면 저도 좋죠. 그래도 놀랍긴 하네요. 다들 잘 어울리는 거 같아서요.”

“빈 시티는 흑마법사의 도시니까요.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송장인형을 보면 관심이 가죠. 그것도 팬을 쓰러트리는 데 일조한 흑마법사가 소유한 거면 더더욱요······.”

말꼬리를 흐리는 후크. 그의 감정을 읽은 올리버가 물었다.

“무슨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음······. 아뇨, 아닙니다. 제가 말하긴 주제넘군요.”

알 수 없는 소리. 올리버가 그게 무슨 말인지 물으려는 찰나, 후크가 뭔가를 꺼내 내밀었다.

“종이······배?”

“바다에서 혹시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던지십시오. 우연히 손에 넣은 아이템인데 도움이 될 겁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후크가 그런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을뿐더러, 종이배에 깃든 마력과 술식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바다를 매개로 공간을 뒤트는 마법 아이템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60년 더 고생할 걸 30년 만에 해결해줬으니까요. 그거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진실. 하지만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거 같았다.

그러나 올리버는 그에 관해 묻는 대신 다른 질문을 했다. 갑자기 궁금해진 거였다.

“목표하신 바를 이루셨는데······. 앞으로는 뭘 하실 건가요? 계속 해적 일을 하실 건가요?”

타인에게 듣기 다소 불쾌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으나, 후크는 기꺼이 대답해줬다.

“아마도요? 왜 그러십니까?”

“그냥······. 궁금해서요. 웬디 호를 보니 꼭 해적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도 충분히 잘하실 것 같아서요. 무역이라든가요.”

올리버가 웬디 호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어 봤다.

웬디 호는 스스로 바람을 생성해 어디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배 내부도 확장할 수 있어, 해적뿐 아니라 무역에 써도 손색이 없는 배였다. 다만, 문제는-

“-무역은 힘들 것 같군요. 보다시피 흑마법사라. 또, 현상금도 걸려 있고요.”

“아······.”

웬디 호의 성능에 집중한 나머지 올리버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쳤다.

흑마법사는 사회적으로 배척받는 존재였고, 무역 같은 양지의 사업에는 여러모로 부적합한 게 많았다.

올리버 같은 특수한 예도 있지만, 말 그대로 특수한 경우였다.

란다라는 도시 특성과 마탑에서 보증받은 신분 덕을 본 것도 있고.

숨기고 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건 리스크가 너무 컸다. 어지간해선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테니.

그런 올리버를 위로하듯 후크가 덧붙였다.

“또, 전 해적 일이 마음에 들기도 하거든요. 낭만이 있지 않습니까?”

후크가 웃었다. 삼십 대 후반에서 사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에서는 소년과 같은 동심이 엿보였다.

“낭만요?”

“예, 홀로 배를 타 황금과 원료, 무기, 마약, 노예를 실은 배를 탈취하는 건 몹시도 재밌는 일이거든요. 재수 없는 마법사 놈들 분해하는 것도 즐겁고요······. 그래도 세상이 바뀌면 다른 놀이를 할지도 모르죠.”

올리버는 아무 대답도 안 했다. 세상이 바뀌면 이라······.

스멀스멀 올라오는 침묵은 곧 이 대화가 끝이라는 사실을 알려줬고, 후크는 후크답게 눈치껏 물러났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리버는 자기 대신 귀찮은 잡일을 맡아준 후크에게 감사를 표했다.

후크가 나가자 커다란 방에는 올리버와 투명화 마법을 사용한 멀린만 남게 됐다.

“허······. 어떻게 알았나?”

들켰다는 걸 인지한 멀린이 스스로 투명화 마법을 풀며 물었다.

올리버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답했다.

“어쩌다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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