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583화 (583/633)

583. 웬디 (2)

“내가 여기 오면 안 된다고 했을 텐데?”

그 한마디로 감성에 빠져 있던 제인은 불에 덴 듯 황급히 현실로 돌아와 고개를 휙 돌렸다.

소리가 들린 방향에는 팬이 있었다. 나뭇가지 위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팬이.

짧은 침묵과 함께 제인과 팬이 서로를 바라봤다.

기존의 웬디보다 나이가 많은 제인과 아이와 어른의 얼굴을 합친 팬이.

둘 사이엔 어색한 침묵 흘렀고, 제인이 먼저 그 침묵을 깼다.

“안녕하세요. 팬.”

제인은 어쩌다 우연히 마주친 듯 팬에게 자연스레 인사했다.

그 뻔뻔한 태도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팬은 팔자 주름이 잡힌 얼굴로 미소 지었다.

“그래, 안녕······. 근데 여기 왜 있는 거야? 내가 여기 오면 안 된다고 첫날에도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잖아?”

그랬다. 팬은 제인을 납치하고, 새로운 웬디로 임명한 첫날 웬디로서의 일을 알려주고, 이곳 잊혀진 창고에도 오지 말라고 직접 안내해 알려줬었다.

‘절대 여기 오지 마. 저 창고에 있는 것들도 신경 쓰지 말고. 쓸데없는 것들을 집어넣어 둔 곳이니까.’

‘쓸데없는 게 뭐죠?’

‘잡동사니나 역할을 부여받지 못한 쓰레기들. 기존 멤버 중 자리가 비면 역할을 부여받을 테지만, 그전까지는 쓰레기지.’

과도하게 친절하고 세세한 설명.

제인은 이상함을 느꼈다.

제인이 정말 가질 않길 바란다면 구태여 직접 안내해 알려줄 필요도, 설명해 줄 필요도 없을 텐데.

팬의 행동은 묘하게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제인은 네버랜드의 엄마인 웬디의 역할과 잊혀진 창고에 금지령을 내린 이유를 결부시켜 한가지 결론을 내놓았다.

“엄마는 아이를 돌보는 존재죠.”

“······.”

“잊혀진 아이들도 제가 보살펴야 하는 아이들이고요. 전 제 일을 했을 뿐이에요. 팬”

“······킥.”

길게 침묵하던 팬이 작게 웃었다.

긍정적 반응인지, 부정적 반응인지는 알 수 없었다.

팬은 기분 좋을 때도 웃었지만, 때때로 불쾌할 때도 웃었으니.

‘어쩌면 불쾌한 걸 수도······.’

제인이 추측해 봤다.

팬은 사람의 감정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흑마법사. 그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손가락 중 하나.

당연히 지금 제인이 거짓말한다는 걸 알 터였다.

왜냐면 제인은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존재라고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니.

‘엄마가 정말 그런 존재라면 시스터후드에 날 팔지 않았겠지.’

빚 때문에 에디스에게 몸을 팔아 매춘부 취급을 당했고, 그러다 진짜 매춘부로 전락한 어머니.

놀랍게도 제인은 아물었던 상처가 다시 쓰라려 왔다. 분명, 이 사실을 모두 받아들이고 무덤덤해졌건만.

제인은 자신이 약해졌나 싶어, 황급히 정신을 다잡아 팬을 바라봤다.

저 작은 폭군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나, 제인은 필요 이상으로 겁먹지 않으려 했다.

거짓말이라 해도 제인을 당장 죽이질 않을 걸 알기에.

어차피 이 모든 것은 연기였다.

자신만의 작은 세상을 원하는 팬을 위한 연기.

뭣보다 제인이 이곳을 계속해 방문하는 건 팬 역시 미리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이제 와 문제 삼는 건, 제인이 얼마나 웬디의 역할을 잘 흉내 내는지 알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런 제인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정답이야! 네 말대로 엄마란 아이들을 돌보는 존재. 그러니 내가 가지 말라 해도 여기 있는 애들을 보살펴야지. 세상에는 그 당연한 걸 모르는 바보들이 너무 많아.”

제인은 속으로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악했다.

목 매달린 숲에 매달린 인형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트릭을 간파하지 못하고 목이 매달렸을지······. 꼭 의처증에 걸린 남편과도 같았다.

함정을 파놓고 아내를 몰아넣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변태.

그 작은 의처증 환자가 다시 제인을 가리키며 칭찬했다.

“웬디. 넌 내가 본 웬디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웬디다웠어. 진심으로 아이들을 돌봐주고, 요리도 잘하니까······. 대부분 웬디들은 그러질 못했거든, 요리 실력은 형편없고, 인내심은 더 형편없었지.”

“칭찬 감사해요······. 어렸을 때 배웠거든요.”

“그래?”

“예.”

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스터후드에서는 아이들에게 많은 걸 가르쳐줬다.

요리와 육아도 그중 하나. 그 외에도 남자의 호감을 사는 미소, 몸동작, 화술, 정보를 캐는 눈썰미, 몰래 약을 타는 방법 등.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어린 제인은 그중 무엇하나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여차할 경우, 맨몸으로도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제인은 지금 이 순간 그 능력을 발휘하려고 했다.

“무엇보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거든요.”

제인은 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 따위 한 번도 한 적 없지만, 어머니(웬디)란 존재에게 집착하는 이 네버랜드의 특성을 고려해 이야기했다.

남자란 때때로 거짓말인 걸 알아도 진실이라 스스로 속여 받아들일 때가 있었고, 제인은 지금이 바로 그때라 판단했다.

이를 증명하듯 팬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화내는 대신 제인의 말에 맞장구쳤다.

“오, 정말?”

“예.”

잊혀진 창고 곳곳에 숨겨져 있던 종이는 필시 팬의 것일 터.

제인은 그 약한 부분을 자극해 보기로 했다.

운이 좋으면 팬이 빈틈을 보일지도 몰랐고, 못해도 정보를 줄지도 몰랐다.

새로운 웬디를 데려올 때까진 쉽사리 못 죽이니, 시도해 볼 가치는 있었다.

‘그 정보를 데이브가 왔을 때, 전해준다면-’

“-믿나?”

제인이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중 팬이 끼어들었다.

생각을 읽힌 듯한 기이한 감각에 제인이 흠칫했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착한 아이처럼 시키는 거나 하고 버티고 있으면 네 왕자님이 와서 구해 줄 것 같아?”

폐부를 정확히 찌르는 말에 제인은 아무 대답도 못 했다.

네버랜드라는 어딘지 알 수 없고, 상식에서 동떨어진 이 섬에서 제인이 정신줄을 잡고 버티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데이브의 존재였다.

데이브가 자신을 구해 줄 거란 믿음······. 하! 가만 생각해 보면 웃겼다.

어떻게 이렇게 믿는 건지.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자의 약속이 얼마나 허무한 건지 이미 배웠건만. 그런데 데이브가 구해 줄 거라 제인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심지어 데이브가 구해 준다고 약속한 적도 없건만.

친구라서?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어디로 납치됐는지도 모르는 친구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빈민가에서 매년 사라지는 아이들과 아이들이 사라졌음에도 자기 삶을 사는 부모들이 이를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지금 이 순간조차 데이브가 자기를 구해 줄 거라 믿고 있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사람 같지 않은 사람, 동화 속 왕자님이나, 신화 속 영웅 같은 사람, 너무나도 멀리 있는 동떨어진 존재.

그래서였을까? 제인은 기존의 작전대로 연기하며, 팬의 심기를 살살 맞추는 대신 솔직한 자기 심경을 말했다.

연기로조차 데이브에 관해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

“예, 믿어요. 그가 절 구해 줄 거라고요······. 하지만 그를 제 왕자님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호······. 진심이네?”

팬이 특유의 잘난 척하는 미소를 지었다. 의외라는 듯.

“저도 제 주제를 잘 알거든요. 데이브가 제 왕자님이란 주장하기엔 양심이 너무 아프네요.”

제인은 이번에도 거짓 없는 진심을 말했다.

한때, 그가 왕자님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던칸에게 배신당했을 때도 끝까지 지켜주고,

욕하는 모습마저 긍정해주며,

시스터후드에 빚을 지지 않게 혼자서 모든 일을 해결해 준 그를. 한때 자신의 왕자님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

허나, 그런 멍청한 망상은 머지않아 깨졌다.

호텔에서 데이브에게 무시당했을 때.

그때 제인은 데이브가 자신만의 왕자라 생각하기엔 그는 너무 멀리 바라보고, 빨리 달려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래서 성공하고 싶었어요. 그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기 위해서요.”

제인은 데이브에게 느낀 감정을 팬에게 솔직히 말했다.

“그거 부럽네······. 잘난 재주를 가진 친구가 생기면 보통 이용해 먹을 궁리만 하는 게 사람인데. 왜 너 같은 사람은 나한테 없었을까?”

흑마법사처럼 특별한 눈은 없었으나, 대신 수많은 인간군상을 본 제인은 팬이 경험을 토대로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팬이 어깨를 으쓱였다. 이젠 아무래도 좋다는 듯.

“뭐, 아무렴 어때? 이제는 상관없는데.”

“······예?”

“그놈을 내 손으로 죽여 내가 진정한 왕자가 되면, 넌 진짜 웬디가 돼 날 따를 테니까······. 그럼 모두가 행복해지잖아?”

갑자기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팬. 제인은 고개를 갸웃댔다.

데이브를 죽인다는 부분은 이해가 되나, 진정한 왕자가 된다는 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다.

‘잠깐만······.’

제인은 아이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가끔씩 나왔던 하나의 단어를 떠올렸다.

팬이 왕자라는. 당시에는 팬이 네버랜드를 다스리니 그냥 왕자라 칭한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듯했다.

그게 맞다면, 데이브를 죽여 진정한 왕자가 된다는 말이 성립할 수 없었다.

‘진정한 왕자라는 게 데이브와 무슨 상관인 거지?’

데이브와 관련 있자 제인은 그쪽에 관심을 가졌고, 팬은 그때를 놓치지 않았다.

“아! 왕자가 뭔지 궁금해?”

제인은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뭐죠?”

“왕자란······.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태어난 가장 존귀한 존재이자, 선택받은 유일무이한 존재야. 비슷한 존재도, 대체할 존재도 없는. 왕자란 가장 고귀한 피를 타고났고, 세상 만물이 두려움에 떨며 스스로 머리를 조아리는 존재지.”

그 말과 동시에 목 매달린 숲의 나무들이 팬을 향해 나뭇가지를 숙여 절을 했다. 마치, 팬이 그런 존재라고 말해주듯.

그러나 제인은 숲 전체가 머리를 조아리는 그 놀라운 광경에 감탄하긴커녕, 되려 다른 사람만 떠올랐다.

가만히 있음에도 개나 고양이, 앵무새가 두려워하면서 눈치를 보는 사람을 딱 한 명 알고 있었다.

“왕자란 태어난 것만으로 축복이고, 업적이며, 응당 세상의 모든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누릴 자격이 있는 고귀한 존재지. 그리고 판단하는 거야. 이 세상이 정녕 아름다운 존재인지, 구원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누군지, 누가 가치 있는 존재인지. 당연히 모두 구원받기 위해 왕자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지.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말이야. 그게 왕자야. 진정한 지옥의 왕자.”

제인은 망상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왠지 그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왕자가 데이브라고요?”

“아니, 나야! 무조건 나! 아니라 해도 나야!!.

팬은 독기를 가득 품은 두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그의 눈에는 광기에 가까운 집착이 서려 있었다.

일기에서 보였던 어머니란 존재가 왕족이라는 사실에 집착했던 것처럼. 그 아들 역시 왕자란 단어에 집착하고 있었다.

참으로 의문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

“모든 게 내 뜻대로 흘러가고 있으니까. 데이브 그 녀석이 바다로 나왔거든.”

“아······.”

“그러니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야지.”

데이브가 자신을 구하러 왔다는 사실에 제인이 채 감동하기도 전에 팬이 다음 계획을 이야기했다.

그게 뭐냐고 물으려는 찰나, 제인의 등 뒤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획 돌리자, 검은색 인영(人影)이 서 있었다. 팬과 똑 닮은 크기의 화상을 입은 그림자가.

그림자는 제인과 눈을 마주치자마자 장난기 많은 아이처럼 고개를 갸웃대더니, 제인의 그림자를 발로 밟았고, 제인의 그림자는 바닥에서 솟아나 제인을 집어삼켰다.

제인은 아무런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림자에 집어삼켜졌다.

***

쏴아아아아-!

시원한 파도와 바람 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는 서쪽 바다 위, 한 범선이 달리고 있었다.

“바로, 이 망각의 해 안에 네버랜드가 있습니다.”

사방이 탁 웬디 호 갑판 위에서 후크가 입을 열었다.

올리버의 패대기로 온몸이 너덜너덜해졌던 그는 포션과 올리버의 도움을 받아 단시간 내 완전히 회복했다.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앉으시죠. 계속 서서 가면 다리 아프실 텐데요.”

후크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은 올리버가 말했다. 자신을 상급자처럼 대하는 후크의 태도가 영 부담스러운 것.

후크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서 있고 싶고, 존댓말 하는 게 편합니다.”

“아······.”

올리버는 탄성을 냈다. 너무 단호하고 진심이라.

결국, 올리버는 해당 문제에 관해 더 이상 이야기 나누지 않고, 본론으로 돌아갔다.

“음, 이 부근이 망각의 해라고요?”

“예.”

후크가 갈고리 손으로 탁자 위 해도(海圖)의 한 부근을 가리켰다.

신대륙과 구대륙 한가운데 있는 지점.

이곳에는 수많은 섬이 모여 있었는데, 지도에는 위험해역이란 경고 표식이 되어 있었다.

“이름이 왜 망각의 해고, 왜 위험해역이라는 거죠?”

올리버는 올리버답게 남들이라면 묻지 않을 기본적인 사항을 물었고, 후크는 이에 성실히 답했다.

“크게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들어간 배들 모두 망각에 빠진 듯 사라져서이고, 두 번째는 망각의 해에 들어가면 나침반이 먹통이 되고, 방향감각을 상실하기 때문이죠.”

후크는 이름의 유래를 설명해 줌과 동시에 망각의 해가 왜 위험해역인지 설명해줬다.

그 설명 하나로 일반적인 무역선은 물론, 군선마저 이곳을 피해 빙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

“무리도 아닙니다. 망각의 해 내부는 크고 작은 섬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곳이라 방향감각을 상실하면 끝이니. 거기다 내부에는 각종 괴물이 있어 이미 대부분 뱃사람에겐 마경(魔境) 같은 곳입니다.”

마경(魔境) 같은 곳이라······.

“그 괴물이란 게, 물고기 인간이나, 여자 얼굴을 한 괴물 새 같은 건가요?”

“사람을 먹는 인어와 식인귀들도 빼먹으면 안 됩니다. 인어는 아름다운 미모와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홀려 잡아먹고, 식인귀는 습격해 잡아먹죠. 당연히 모두 팬의 크리처입니다.”

척하면 착. 후크는 망각의 해에 출몰하는 괴물들이 모두 팬의 크리처라고 알려줬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올리버는 놀라지도 않았고, 딱히, 걱정되지도 않았다.

방심했다기보다는 나름대로 준비해서 온 게 있기 때문. 그렇다 해도 지형을 알 수 없는 건 다소 걱정됐다.

일단 네버랜드에 도착해야 팬과 대화를 하든, 제인을 구하든 뭘 하든 말든 할 텐데.

이 걱정을 말하자 후크가 탁자 위에 오래된 해도(海圖)를 하나 꺼냈다.

“그건 너무 걱정하지 마시죠.”

“예?”

올리버의 물음에 후크는 대답 대신 새로운 해도(海圖)를 펼쳤다.

놀랍게도 해도(海圖)에는 망각의 해 내부가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어디에 무슨 섬이 있는지, 섬의 이름은 뭔지, 식수와 과일은 뭐가 있는지. 거기다 비교적 최근의 것으로 보이는 잉크에는 어디에서 어떤 크리처가 나타나는지도 기록되어 있었다.

“후크 선장님께서 기록하신 건가요?”

“크리처 위치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원래부터 있었던 겁니다. 약 3, 40년 전 제작된 해도(海圖)거든요. 암시장에서 산 겁니다.”

“3, 40년 전이요? 하지만, 망각의 해는 분명 위험······.”

올리버는 말을 멈췄다. 대충 무슨 이야긴지 알 것 같았다.

“생각하신 대로입니다. 망각의 해가 망각의 해로 불린 건 대략 30년 전입니다. 그리고 그때쯤 네버랜드가 만들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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