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577화 (577/633)

577. 후크 선장 (1)

“이런 개-!”

빈 시티에 있는 거대 지하. 그곳에 임시로 설치된 격투장 고독(蠱毒).

그 고독(蠱毒) 안에 있던 빅마우스는 올리버의 응원에 욕으로 화답했다.

목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지하 전체가 울릴 지경. 그 모습을 본 관람석의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으메 씨벌. 먹보주머니가 사람 말을 해?”

“미친, 나 처음 봐······.”

“시장의 말이 진짜일 줄이야.”

“뭐해?! 기록해 병신들아!”

“예, 스승님!”

관람석의 사람들은 대부분 흑마법사 조합원(組合員)들로, 그들은 사람 말을 구사하는 빅마우스에 깊은 관심을 빛내며, 관찰과 기록을 시작했다.

‘흑마법사의 도시라더니 확실히 수가 많네. 수보다 더 인상적인 건 분위기지만.’

올리버는 관람석의 흑마법사들을 살펴보며 생각했다.

흑마법사답게 조합은 철저한 계급화를 이룬 듯했지만, 그와 별개로 패밀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패밀리처럼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기록 같은 잡무를 떠넘기면서도, 조언을 해주는 등. 장인과 도제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흑마법사 조직은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건만. 보고 배울 게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분들도 인상적이지만.’

관람석을 훑어보던 올리버의 시선이 한 지점에서 멈춰 섰다.

그곳에는 빈 시티의 해적과 밀수업자들이 소수 있었다.

잭이 말하길 모두 빈 시티에서 나름대로 입김이 있는 자들로, 음지에 몸담은 사람들답게 모두 상당한 초인들이었다.

“누가 이길 것 같소?”

“진심이야? 10대1이잖아? 이게 내기가 성립돼?”

“어허, 어리석은 소리. 그만큼 그 1이 세다는 방증 아니겠나? 난 저 빅마우스란 먹보주머니에 걸겠네.”

“근데, 도대체 이거 왜 하는 거랍니까? 재밌을 거 같아 오긴 했는데.”

“몰라. 새로운 사업 아니야? 도박 같은?”

“난 무슨 의식이라고 들었는데? 흑마법 아이템 강화 의식.”

그들은 학식을 쌓기 위해 이곳에 온 흑마법사와 달리 재미를 위해 방문했다.

‘물론, 전부 재미로 온 건 아닌 거 같지만.’

올리버는 자신을 바라보는 몇몇 해적과 밀수업자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들은 중간중간 올리버를 바라보며, 그 저의에 대해 의심, 추측했다.

행여 올리버가 빈 시티의 힘의 구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 우려하며.

올리버는 그저 볼일을 보러 왔을 뿐인데······. 설명해줘야 하나 싶은 그때 빅마우스의 울음이 크게 메아리쳤다.

“꾸루루룩!!”

선수 필승이라 외친 빅마우스는 육중한 몸으로 쿵쾅쿵쾅 뛰어가 냅다 점프. 가장 선두에 있는 먹보주머니1을 향해 슈퍼맨 펀치를 날렸다.

“꾸루?!”

갑작스러운 기습에 동족 포식을 통해 강화된 먹보주머니1의 안면이 움푹 들어갔다.

강렬한 충격에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르는 먹보주머니1. 그런 먹보주머니를 보고 놀라는 2~10번 먹보주머니들.

빅마우스는 그 여세를 놓치지 않고, 땅 위에 착지하자마자 송장인형-던칸(차일드-포스)에게서 배운 옆차기를 날려 옆에 있던 먹보주머니2를 걷어차 버렸다.

“꾸엙?!”

옆차기의 위력은 실로 대단해 먹보주머니2의 배는 깊숙이 들어가며 뒤로 날아가 버렸다.

짧은 팔다리에서 나온 위력이라 믿을 수 없을 수준.

그때, 먹보주머니3이 빅마우스의 배후를 덮치려고 했다.

이들 먹보주머니 역시 동족포식으로 강화됐다는 증거였다.

허나, 빅마우스는 훨씬 더 가혹하고 악랄한 동족포식을 통해 강화된 먹보주머니. 백스핀 엘보우로 회피와 동시에 공격을 시전해 반격을 가했다.

“꾸루룩!!”

“껧?!”

물을 채운 가죽 부대를 때리는 타격음과 사람들의 감탄 소리가 울렸다.

“오오-!!”

그만큼 빅마우스의 싸움 실력에 놀란 것이었다.

하긴, 먹보주머니라는 흑마법 아이템은 전투용이 아니었고, 거대한 가죽 부대에 팔다리를 단 듯한 먹보주머니의 외형 역시 전투에 적합하지 않았으니.

그럼에도 불구 빅마우스는 현란한 솜씨를 발휘해 10대1이라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었다.

날아오는 주먹을 옆으로 쳐내 카운터를 먹이고.

“꾸레레렉!!”

“꿃-!”

엉겨 붙으려는 상대의 힘을 역으로 이용, 땅에 처박으며,

“구룩!”

“꿹!!”

포위될 것 같은 순간 스텝을 받아 거리를 벌렸다.

“꾸엑! 꾸엑! 꾸엑!”

“미친 주먹을 쳐내?”

“미친 그레플링을 써??”

“미친 스텝을 밟아?”

처음 먹보주머니들끼리 싸우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듣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흑마법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빅마우스의 모습에 경악하며, 싸움을 계속해 기록했다.

“다행이군요.”

올리버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빈 시티의 시장 잭이었다.

“시장의 위엄을 내세워 억지로 먹보주머니를 만들고, 동족포식을 강요했는데······. 이 정도면 제게 감사하면 감사했지, 불만을 품진 않겠어요.”

그랬다. 동족포식을 통해 흑마법 아이템의 강화와 먹보주머니들을 빅마우스로 제압해 빈 시티의 새 일꾼으로 만들자는 올리버의 계획은 이곳 흑마법사 장인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유는 너무 어처구니없고, 위험한 방법이었기 때문.

허나, 빈 시티의 시장 잭은 그 의견을 적응 받아들여, 흑마법사들을 강제 동원해 작업에 투입했다.

빅마우스 급의 운송능력을 가진 먹보주머니를 부대 단위로 운용할 수 있으면 좀 더 쉽게 식량을 확보할 수 있었으니.

그렇기에 흑마법사들은 불만을 품으면서도 일단 따랐다.

“만약, 시원찮은 결과가 나왔으면, 그 불만이 오롯이 제게 쏠렸을 텐데, 저 반응을 보니 오히려 제게 감사하겠군요······. 감사합니다.”

“거래대로 한 거니 신경 쓰지 마시죠.”

“······그건 그렇고, 먹보주머니가 먹보주머니를 먹으면 격투술도 쓸 수 있나요?”

잭이 현란한 빅마우스의 움직임을 보며 물었다.

빅마우스는 (먹보주머니 치고는) 현란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농락해 하나둘씩 제압하고 있었다.

다리를 차 기동력을 제압해 고립시키고,

잽으로 견제하며,

플라잉 크로스라인으로 결정타를 선사,

밀리터리 프레스 슬램(Military Press Slam)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 엄청난 솜씨에 막 동족포식을 끝낸 먹보주머니들은 반수 가까이 당했다.

올리버는 잭의 의문에 대답해줬다.

“아뇨, 그건 아닐 겁니다. 빅마우스도 격투술은 배웠거든요.”

“호······. 누구한테 배웠죠?”

“차일드라고 제가 만든 크리처입니다. 설명하자면 좀 길어지는데, 핵심은 차일드가 빅마우스에게 가르쳐줬다는 겁니다. 격투술을 비롯해 사격술도요.”

올리버는 빅마우스와 함께 지내던 차일드들의 모습을 기억했다. 고난을 함께한 전우와 같은 끈끈한 모습을. 하나 된 목소리로 올리버를 비난하던 모습을.

“먹보주머니가 그런 것도 배울 수 있나요?”

“글쎄요? 저도 잘······. 나름대로 추측해 보자면 강화 과정에서 지능이 상승해 학습 능력도 올라간 게 아닐까 합니다. 이완 님 같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게 더 좋겠지만요······. 이완 님은 아직 잡혀 계신가요?”

올리버의 말대로, 이완은 현재 잡혀 있었다. 과거 자신이 팔아먹은 제자들의 손에.

잭의 필사적인 중재로 이완의 제자들은 스승을 용서하기로 했으나, 그 대가로 흑마법사 장인조합(匠人組合)에 노동력과 지식 중 일부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고, 이완은 아직까지 노동력과 지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개새끼야!’

올리버의 손에 붙잡혀 도망치지도 못하고 끌려가던 이완이 그리 외쳤다.

“예, 처음에는 비협조적이었지만, 설득을 통해 지금은 잘 협조하고 있다 합니다. 해적 중 그 분야 전문가가 많아서요”

“다행이네요.”

올리버는 그리 대답하면서도 어떻게 설득했는지 궁금해졌다. 물어볼까 말까 고민하는 그때, 잭이 올리버에게 대뜸 말했다.

“아, 그리고 후크 씨를 불렀습니다.”

“예?”

“원래는 이번 일까지 끝내고 부르기로 했지만, 보상금도 치러주셨고, 도시가 안전을 찾는 데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삼 일 전에 후크 씨를 불렀습니다. 아마 지금쯤 오고 있을 테죠.”

“아······. 감사합니다.”

올리버가 진심으로 말했다.

준비가 필요하기에 서두르지 않으려 했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안 급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잭은 올리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신용이 쌓이면 어음거래도 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 후크 씨가 도착하시려면 삼사일은 더 걸릴 텐데, 그전에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뭐죠?”

“그도 상당히 뛰어난 흑마법사고,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겁니다.”

“······.”

“데이브 씨의 실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싸움이란 게 무조건 누가 이긴다고 할 수는 없는 거지 않습니까? 상황과 환경에 영향을 받으니까요.”

“동의합니다.”

올리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었다. 때에 따라 더 심하게 받을 수도 있었다.

일례로, 레이크 빌리지에서 올리버가 테어도어와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대량의 마력을 머금은 호수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호수에서 마력을 공급받지 못했다면 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어려웠을 거였다.

“아마, 후크 씨는 쉽사리 데이브 씨를 돕지 않으려 할 거예요. 성격이 까다로워 무시할 거고, 도발하며, 시험하려 할 겁니다.”

“시험이라면······?”

“실력을 직접 테스트해 보는 거죠? 이때, 명심하실 게 있어요. 후크 씨의 전투 방식이 꽤 특이하거든요. 뭍에서라면 괜찮을지 몰라도-”

-오오오!!

중간에 터져나온 함성. 그 함성에 잭의 말을 묻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잭와 올리버는 저도 모르게 고독(蠱毒) 안을 살펴봤다.

놀랍게도 방금까지 수적 열세에도 불구 먹보주머니들을 압도하던 빅마우스가 핀치에 몰려 있었다.

“꾸우우우······!”

이유는 다름 아닌 먹보주머니 중 하나가 빅마우스의 눈에 모래를 뿌린 것이었다.

참으로 비겁하면서도, 교활한 방법. 그렇기에 흑마법사들은 감탄하며 이를 맹렬히 기록했다.

이런 비겁함과 교활함도 지능이 높아야 사용할 수 있는 거니.

“으아아아아! 역시 동족포식을 하면 성능뿐 아니라 지능도 올라가는 거였어?! 유레카!!”

“아아아-! 아름다워!!”

지적 욕구를 달성한 흑마법사들이 요란법석을 떨며 해당 사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관람석의 그런 상태와 별개로 빅마우스는 위기에 처했다.

과장이나 농담이 아닌 문자 그대로.

그도 그럴 게 빅마우스가 주도하던 전투의 흐름이 끓기며 먹보주머니들이 빅마우스를 포위했기 때문이었다.

여태까지 빅마우스가 싸움을 주도한 것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포위를 피하고, 주도적으로 공격했기 때문.

그런데 눈에 들어간 흙 탓에 흐름이 끊기고, 포위까지 당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뻔했다.

“꾸에에엑!!”

“꾸루룩!!”

“꿰엑!!”

“꾸룩! 꾹! 꾸룩!”

수적 우위를 앞세운 자비 없는 집단 폭행.

빅마우스는 처음 자기보다 큰 먹보주머니와 싸웠을 때처럼 땅을 기어 도망치려 했다.

먹보주머니의 투박한 외형 탓에 사방에서 쏟아지는 주먹과 발길질을 다 막아낼 수 없었기에.

그러나, 이 사실은 먹보주머니들도 아는지 그들은 빅마우스가 도망치려 할 때마다 발을 잡아 도로 끌어당겼다.

결국, 빅마우스가 할 수 있는 것은 몸을 웅크린 채 피해를 최소화하는 거뿐.

수세에 몰린 빅마우스는 처음 싸웠을 때처럼 ‘꾸르. 꾸르르······’ 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와 달리 지금은 소드 오프 샷건을 던져줄 차일드가 없다는 점.

이미 승패가 결정 났다고 판단하였는지, 내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돈을 나누기 시작했고, 흑마법사들 역시 기록을 마무리하려 했다.

올리버 역시 크게 아쉬워하며 슬퍼했다.

새 빅마우스를 구해야 한다는 뜻 아닌가?

그 순간 빅마우스와 올리버의 두 눈이 마주쳤고, 빅마우스는 슬퍼하는 올리버를 보곤 강렬한 생존 욕구와 분노를 표출하더니 두 손을 모아 외쳤다.

[해잇 불릿(Hate Bullet)]

빅마우스가 흑마법을 사용한 거였다.

***

“수고하셨습니다. 빅마우스.”

올리버는 진심을 담아 빅마우스에게 말했다.

놀랍게도 빅마우스는 흑마법 아이템임에도 불구, 자기감정을 이용해 흑마법을 시전하여 불리하기 그지없는 전황을 단숨에 뒤집었다.

비록, 흑마법사가 사용하는 흑마법에 비하면 조악하긴 했으나, 그것만으로 먹보주머니의 몸을 관통시켜 빈사 상태로 만들긴 충분.

그 한 방에, 둘러싸 몰매를 놓던 먹보주머니들의 전의가 모두 꺾이고 말았다.

올리버는 그 사실에 진심으로 감탄하며, 빅마우스를 칭찬했다.

빅마우스는 몸통에 난 여러 개의 눈으로 경멸감을 빛낼 뿐이었지만.

“······.”

침묵하며 바라보니 더욱 그 경멸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다행히, 치료 가능하다고 합니다.”

임의 격투장 고독(蠱毒)에 내려온 잭이 빅마우스의 흑마법에 당한 먹보주머니7을 가리키며 말했다.

재수 없게 빅마우스의 흑마법에 당한 먹보주머니7은 흑마법 장인들에 의해 응급 수리를 받고 있었다.

“기능 저하 없이 깔끔히 수리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제 마무리만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잭이 한쪽에 무릎 꿇은 먹보주머니들을 가리켰다.

빅마우스가 흑마법을 쓰는 걸 보고 전의를 상실한 먹보주머니들로, 그들은 빅마우스에 대한 복종의 표시로 모두 무릎을 꿇었다.

빅마우스가 이제 빈 시티의 일꾼으로 열심히 살라고만 해주면 됐다.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먹보주머니끼리 싸워 한쪽이 패하면, 잡아먹히는 동안에도 반항하지 못할 정도로 복종했으니.

아마, 빅마우스가 명령하면 먹보주머니들도 충실히 따를 터였다.

올리버가 그 사실을 떠올리며 빅마우스에게 부탁했다.

“빅마우스. 좀 도와주시겠어요?”

“······.”

빅마우스는 올리버에게 경멸감을 빛내며 침묵할 뿐이었다. 단단히 화가 난 듯했다.

올리버가 제안했다.

“삼키신 금괴 중 하나 드릴게요.”

묵직한 금괴 하나. 돈다발과 비교도 안 되는 거금.

그러나 이번만큼은 쉽지 않았다. 거대한 대가에도 빅마우스는 꿈쩍도-

“-두 개 드릴게요.”

“꾸룩!!”

빅마우스가 동의의 의사를 내비치며 벌떡 일어나, 무릎 꿇은 먹보주머니와 치료 중인 먹보주머니 앞으로 가 연설을 시작했다.

“꾸룩! 꾸루르르륵! 꾸루. 꾸루꾸루꿁! 꾹! 꾸르르르르르륵!”

“빅마우스가 말하길, 자신이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 잡아먹지 않을 테니, 잭 씨에게 협조하라고 합니다.”

“저 두꺼비 같은 울음소리가 그런 뜻이군요?”

올리버의 해석에 잭이 진심으로 감탄했다. 먹보주머니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은 빈 시티에서도 없었으니, 당연한 거였지만.

“수리를 마쳤습니다.”

잭과 올리버가 대화하는 도중, 흑마법사 장인조합의 마에스터가 다가와 수리의 결과에 관해 보고했다.

잭은 수고했다며 이만 가도 좋다고 했으나, 마에스터는 떠나는 대신 올리버에게 말을 걸었다.

“정말 훌륭한 먹보주머니군요. 데이브 씨.”

“칭찬 감사합니다.”

“아뇨, 아뇨.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싸우는 모습이나, 지금 말하는 모습이나 놀라운 수준입니다. 지능과 자의식이 저렇게 높다니······. 하지만 흑마법을 쓴 건 놀라움 이상입니다.”

흑마법사 장인은 순수한 감탄과 흥미를 내비치는 동시에 이 기술을 가지고 싶다는 속된 탐욕을 빛냈다.

“역시, 란다의 거물! ······괜찮으시다면, 저희 조합에 방문해 잠시 견문을 넓힐 기회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직선적으로 밀어붙이는 흑마법사 장인.

그러나, 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다른 흑마법사 조합원들도 올리버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왔고, 해적과 밀수업자 중 일부도 올리버에게 다가와 접촉을 시도했다.

“안녕하시오. 나는······.”

“저도 란다에 인연이 깊은······.”

“상인인······.”

“저희 조합은······.”

빅마우스의 시합이 인상적이었는지 사방에서 다가오는 사람들.

잭은 시장의 위험을 내세워 올리버 대신 그들을 막아 세우려 했으나 다들 시장을 무시. 점점 소란이 깊어졌다. 바로 그때 지하 입구에서 한 청년이 뛰어와 소리쳤다.

빈 시티에 소식을 전하는 전령꾼이었다.

“후크 선장이 돌아왔다! 지금 항구에 그의 배가 나타났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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