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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572화 (572/633)

572. 빈 시티 (1)

“끄아아아악!! 씨이발!!”

이름 리산드로.

나이 27세.

직업 빈시티의 밀수업자.

지금 그는 비명과 욕설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뛰고 있었다.

이유는 등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수십 마리의 괴물 때문이었다.

“히이이잉!!”

“고, 고기······! 고기다!”

“아, 안녕. 안녕하세요······. 바, 반갑습니다.”

참고로 괴물이란 표현은 비유가 아닌 말 그대로였다.

사람의 얼굴을 가진 인면마(人面馬)는 괴물이란 단어 외에 정의할 수 없었으니까.

“제, 젠장······!!”

리산드로는 바쁘게 뛰는 와중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다.

등 뒤에는 어설프게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괴물들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아무래도 리산드로의 일행만으로는 배가 차지 않는 듯했다.

일행보다 빨리 뛰면 자신만은 어찌어찌 살아남을 줄 알았건만, 판단 착오였다.

“진짜, 젠장······!!”

실시간으로 거리를 좁히는 괴물들에게서 혐오감과 공포를 느낀 리산드로는 결국 품 안에서 약병을 하나 꺼냈다.

빈 시티에서 구매한 신체 강화 물약으로, 신체 능력을 대폭 상승시켜주는 물건이었다. 특히, 달리기 속도와 체력을.

맛대가리도 없고, 비싼데다, 부작용으로 끔찍한 근육통과 피로를 유발해서 가급적 먹지 않는 물건이었지만, 리산드로는 바로 지금이 그 예외적인 상황이라 판단. 약물을 마시려 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나은 법이었으니.

그렇게 필사적으로 달리며 약물을 마치려는 찰나 아까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진 거리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목소리와 말의 울음소리가 뒤섞인 듯한 기분 나쁜 소리였다.

“아, 안녕하세요? 머, 멈춰주세요?”

리산드로가 약병을 꺼내서 마시려는 그 잠깐의 시간 사이 인면마(人面馬)가 바로 등 뒤까지 접근한 것이었다.

사람은 물론 말마저 초월한 속도.

그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란 리산드로는 들고 있던 약병을 놓칠 뿐 아니라, 발까지 꼬이며 관성에 의해 그대로 앞으로 붕 뜨고 말았다.

웃기지도 않은 코미디 같은 모습. 그때, 리산드로의 눈에 코미디보다 더 비현실적인 광경이 들어왔다.

빈 시티 외에는 제대로 된 도시가 없는 이 촌구석에서 생에 처음 보는 삐까뻔쩍한 차가 달려오고 있는 거였다.

저 터프한 곡선, 빈틈없는 장갑, 말 백 마리를 합친 듯한 굉음. 모든 것이 아름다웠는데, 그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닛에서 튀어나온 개틀링 기관총이었다.

열 개의 기다란 흑색 총신이 원통형으로 묶인 개틀링 기관총은 대뜸 회전하더니, 불을 토하기 시작.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강렬한 열기와 굉음을 사방에 터트렸다.

굉음이 울리자마자 허공에 붕 떠 있던 리산드로는 땅 위를 굴렀고, 그런 리산드로를 노리던 인면마(人面馬)는 순식간에 수백 발의 총탄을 맞고 몸이 널덜너덜한 걸레짝이 되었다.

허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아름답고 흉악한 차량은 곡예에 가까운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리산드로를 우회해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더니.

뒤따라오던 인면마(人面馬) 수십 마리에게 납탄 세례를 퍼부어 진격을 멈추곤 차량 후면에 달린 박격포를 열어 그대로 폭탄을 날려줬다.

포보봉!!

탄환이 발사되는 소리가 울리자 붉은 화염이 솟구치며, 수십 마리의 말들은 특유의 기분 나쁜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거나, 불이 붙은 채 뒤로 도망쳤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것 같은 상황.

그러나 리산드로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이 현실임을 자각. 바닥에 널브러진 봇짐을 서둘러 챙겼다.

철컥.

봇짐을 챙기자마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리산드로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미소로 감사 인사를 하려 했다.

“도와주셔-”

비록, 열린 문 사이로 나타난 얼굴을 보자마자 그럴 기분이 싹 가셨지만.

“······안 탈 건가?”

“씨발, 이완 씨?”

“나도 만나서 반가워.”

죽을 뻔한 상황임에도 불구 리산드로는 살기를 띄웠고, 차량 뒤편에 탄 이완이 마지못해 인사했다.

***

부우우우우웅!

진녹색 풀과 수풀이 듬성듬성 찍힌 붉은 들판 위.

장갑차를 방불케 하는 육중한 고급 차량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홀로 달리고 있었다.

주변에 보이는 거라고는 버려진 촌락뿐인 이곳엔 너무나도 맞지 않은 차라 어색해 보일 정도였지만, 사실 차량 내부에 비한다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차 안에는 빚을 지고도 갚을 생각이 없는 악질 채무자와 그런 채무자에게 목숨을 건진 채권자, 그리고 올리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

“······.”

셋 모두 지금 이 순간 각기 다른 이유로 침묵하고 있었다.

리산드로는 이게 뭔 개 같은 상황인가 싶어 침묵했고,

이완은 역시 구하지 말 걸 후회하느라 침묵했으며,

올리버는 아무 생각도 없어 침묵했다.

다행히 침묵은 그리 길지 않았다.

“괜찮으십니까?”

운전석에 앉은 올리버가 룸미러를 통해 리산드로에게 말을 걸었다.

개인적으로 뒤를 돌아보고 직접 물어보고 싶었으나, 운전 시 뒤를 돌아보는 건 위험해 이리 인사했다.

어색하고 엿 같은 상황이었음에도 리산드로는 올리버의 물음에 예를 갖춰 대답했다.

“아······. 죄송합니다. 도와주셨는데, 인사도 하지 못했군요.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데이브라고 합니다.”

올리버가 이름을 밝히자, 리산드로도 자기를 소개했다.

“리산드로입니다. 빈 시티에서 보부상을 하고 있죠. 다시 한번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신이 없는 와중이었지만 리산드로는 인사하며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러더니 뒤늦게 호기심이 동했는지 룸미러를 통해 올리버의 얼굴을 관찰하려고 했다. 그때, 이완이 말을 걸었다.

“나한테는 왜 고맙다고 안 하는 거야? 나도 친절하게 문까지 열어 도와줬잖아?”

중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토라진 목소리에 리산드로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의 일그러진 얼굴은 과장을 조금만 더 보태면 아까 전 본 인면마(人面馬)보다 더 흉악해 보였다.

“······날 도와줬다고요?”

“당연하지. 문 열어준 거 못 봤어?”

엉터리 담보를 이용해 4억이나 빌리고 튄 이완이 뻔뻔스럽게 말했다.

“원래 도울 생각이 없었는데, 데이브 씨 때문에 억지로 도운 건 아니고요?”

“내가 왜 그런 못된 생각을 해?!”

“나한테 진 빚이 사라질 테니까!”

“젠장! 예리한데! 빙고!!”

높아지는 언성에 맞춰 이완이 소리를 질러 시인했다.

끝까지 우기지 않는 점에서는 솔직하다 할 수 있었으나, 리산드로에겐 그 사실이 중요치 않은지 그는 크나큰 분노와 짜증, 스트레스를 느끼며 양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었다.

“으아아아······! 진짜 때리고 싶다.”

“괜찮으시다면 이거 좀 드시겠습니까?”

머리에 피가 쏠린 리산드로에게 올리버가 물통과 칼로리바(초콜릿 맛)를 내밀었다.

운전 중이라 앞을 봐야 해 자세가 어정쩡하긴 했으나, 리산드로는 바로 물통과 칼로리바를 받아들였다.

“이건?”

“목이 마르시고, 배도 고프실 것 같아서요. 일단, 좀 드시죠.”

목숨을 구해주고, 물과 식량까지. 예상치 못한 친절에 리산드로가 감동을 느끼며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이완 씨랑 같이 다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친절하신 분이군요.”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돼 돕는 거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이완 님께선 지금 절 도와주시기 위해 따라와 주신 겁니다. 제가 오히려 감사를 표해야죠.”

“맞아. 어흠!”

“진짜 때리고 싶네.”

이완이 팔짱을 끼며 콧김을 내뿜었고, 그런 이완을 보며 리산드로가 한마디 한 뒤 물과 칼로리바를 먹었다.

다행히 갈증과 허기를 해소하고, 단맛으로 긴장까지 풀리자 리산드로의 감정은 아까보다 안정을 찾았다.

올리버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질문했다.

“아까 전 쫓기신 그건 뭐죠? 사람 얼굴을 한 말이요?”

“아······. 구체적인 이름은 없고, 그냥 인면마(人面馬)라고 대충 부릅니다. 저주받은 땅에 출몰하는 괴물 중 하나입니다.”

“저주받은 땅요?”

“역시, 여기 출신은 아니시군요. 말 그대로 이 근방에 있는 저주받은 땅입니다. 빈 시티와 이베리냐 사이에 있는 곳이죠. 왜 저주받았는지는 모르지만, 괴물이 출몰하고, 너무 오래 있으면 병에 걸리는 곳입니다.”

진심. 대답을 듣자 올리버는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그런 위험한 곳에 어쩌다 가셨죠?”

“돈 벌려고 갔습니다.”

리산드로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품 안에 꼭 안은 봇짐을 탁탁 두들겼다.

가만 보니 먹보주머니의 일종인 듯했다. 중간중간 뜨고 감는 눈알이 이를 증명해줬다.

“지금 빈 시티에 식량이 부족하거든요.”

“식량요?”

“예, 좀 좆 같은 도시라 식량 자급률이 형편없거든요.”

리산드로는 목숨을 구해준 올리버에게 친절하고도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이게 자신의 최대 예의라는 듯.

“빈 시티 주변은 척박하게 그지없어 제대로 된 농가가 거의 없든요. 도시에는 해적과 흑마법사, 난민만 득실거리고요.”

“빈 시티는 늘 식량이 부족한 건가요?”

“아뇨, 꼭 그건 아닙니다. 해적들과 밀무역선이 늘 식량을 공급해줘서, 넉넉하진 않아도 부족하진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렇죠?”

대답하기 어려운지 리산드로가 턱을 긁적였다.

“그······바다 괴물인가 뭔가가 나타나 배들을 침몰시키고 있다 하거든요. 그래서 소수를 제외하고는 현재 정박 중입니다.”

“리산드로 씨는 식량을 얻기 위해 거길 지나던 겁니까?”

“비슷합니다. 설탕이랑, 술 때문에 간 거지만요.”

“예?”

“식량이 부족하면, 이런 기호품도 같이 떨어져 가격이 몇 배로 뛰거든요······. 말씀드렸다시피 돈 벌러 간 거라서요.”

이완의 말대로 리산드로는 돈에 환장했고, 이를 숨기지도 않았다.

이완이 다시 한번 끼어들었다.

“한심하군. 고작 술이랑 설탕이나 거래하다니. 내가 알던 야심많은 청년이 맞나싶구만.”

“이완 씨가 내 종잣돈 4억을 먹고 안 튀었으면 내가 이러고 안 살 거거든요?!!”

“듣자 듣자 하니 억울해서 못 참겠네! 애당초 나한테 돈 빌려준 이유가 내 작품을 담보로 받아서였잖아? 그 담보 가지고 싶어서 내가 갚을 수도 없는 돈을 빌려준 거 아니야?!”

“씨발! 그 담보가 불량품이란 건 왜 쏙 빼먹고 지랄입니까?!!”

그랬다. 리산드로가 청춘을 바쳐 만든 종잣돈을 빌려준 이유는 이완의 흑마법 아이템 때문이었다. 이완을 이 점을 노려 실패한 자신의 물건을 담보로 넘겨주고 튀어버렸다.

“아, 다시 생각해도 진짜 죽여버리고 싶네······!”

청춘을 바친 사업 종잣돈을 사기로 잃고, 보부상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리산드로가 진실한 살의를 품으며 말했다. 이완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죽여봐라. 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릴 테야!”

참으로 혼란하기 그지없는 그때 올리버가 리산드로에게 질문했다.

최대한 여기 상황을 알아야 거기에 맞게 행동할 수 있을 테니.

“빈 시티가 식량난에 시달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은 없습니까?”

빈 시티 출신은커녕 이 근방을 방문해 본 적 없는 이방인 중의 이방인이 하기에는 너무나도 수상쩍은 질문.

그러나 목숨을 빚진 리산드로는 전부 알려줬다.

“저주받은 땅에 괴물이 더 자주 출몰하고, 이 근방 사이비 종교가 좀 심상치 않습니다. 뭐, 이게 식량난의 또 다른 이유긴 하지만요.”

“사이비 종교라면, 백조 교단 말씀하시는 겁니까?”

“호오? 아십니까? 이쪽에선 나름 유명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리 유명하진 않은데요?”

“어쩌다 보니 한번 접한 적이 있어서요······. 뭐가 심상치 않죠?”

“저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그런 곳에 무지한 것도 위험하지만, 너무 자세히 아는 것도 위험해서요······. 다만, 간부진에 변화가 있다 하더군요. 좀 위험한 냄새가 났습니다.”

백조 교단의 간부진.

올리버는 그들에 대해 아는 바는 없었으나, 본능적으로 왕자 후보와 관련돼 있음을 직감했다.

리산드로의 말처럼 어째 위험하게 들렸다.

사라진 줄 알았던 바다 괴물의 다시 나타나고, 이베리냐에서만 활동하던 백조교단이 갈로스로 나오며, 여러 흑마법사가 날뛰는 등.

올리버가 신대륙을 다녀온 이후로, 어째 세상이 소란스러워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괜찮으시면 저도 질문 좀 할 수 있겠습니까?”

리산드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바로, 이 말을 꺼내기 위해 지금까지 인내심을 발휘해 올리버의 물음에 성실히 답한 거였다.

“예, 물론입니다.”

“······척 봐도 빈 시티에 용무가 있으신 것 같고, 이완 같은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 보니, 그 용무가 상당히 중요한 거라 생각됩니다.”

“말 심한데?”

“빈 시티를 방문하시려는 이유가 뭡니까? ······저도 생존이 달린 문제라 알았으면 합니다.”

리산드로는 진심이었고, 올리버도 납득했다.

듣기로 빈 시티는 이 근방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쫓겨나면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었으니, 목숨을 구해준 사람에게도 협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올리버는 이 점을 고려해 솔직히 답했다.

“후크 선장님을 뵙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라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크 선장님에 대해 아시나요?”

“당연히 알죠. 우리 빈 시티에서 알아주는 흑마법사이자 해적인데. 도대체 뭐 때문에 만나시려는 거죠?”

올리버가 잠시 고민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게 이로울지, 잠시 비밀로 하는 게 이로울지.

검은손의 손가락인 팬에게 납치된 친구를 구하러 가기 위해 후크 선장을 만나려고 한다라······. 답은 후자인 듯했다.

“설명하면 이야기가 좀 길어질 것 같네요······. 혹시, 만나는 방법을 아십니까?”

리산드로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가 만나게 해줄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빈 시티에서도 거물이거든요.”

“그렇습니까?”

“예, 빈 시티 내 있는 흑마법당 내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하고, 해적당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하니까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 빈 시티 사람 중에서도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만나기 어렵습니다. 거기다 지금 바다에 있을 테고요.”

“그럼, 만날 수단이 아예 없다는 겁니까?”

리산드로는 난감하다는 듯 다시 턱을 긁적였다.

“음······. 아예 없는 건 아니고요. 아마, 잭은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빈 시티의 시장이니까요.”

“그렇습니까?”

“예······. 문제는 잭 역시 제가 만나게 해줄 사람은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개구멍으로 몰래 빈 시티 내부로 들어가게 돕는 것뿐이죠.”

리산드로는 놀랍게도 올리버가 도와준 사실을 잊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내에서 도와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흑마법사의 도시에서 밀수업에 몸담은 사람치고는 놀라운 반응이라 할 수 있었으나, 올리버는 그렇기에 더더욱 이러는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이쪽 바닥은 주고받는 게 확실하지 않으면 더욱 위험한 법이었으니. 물론, 올리버는 리산드로의 이러한 태도가 싫지 않았다.

이 점을 고려해 올리버는 모두를 만족할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리산드로 씨. 이완 님께서 진 빚이 4억 맞지요?”

“예.”

“이완 님께서 빈 시티에 현상금이 걸린 것으로 아는데, 혹시 얼마나 걸렸는지 아시나요?”

“20억 정도 걸렸습니다. 생포하면 40억이고요.”

“어지간히 내가 미운가 보구만. 내가 뭘 어쨌길래.”

상상 이상의 현상금에 이완이 억울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올리버 역시 감탄하며 말했다.

“대단하네요·····. 그럼, 신고하면 잭 시장님도 관심을 가지겠네요?”

그 물음에 리산드로와 이완이 놀란 눈으로 올리버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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