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 도움 요청 (3)
쪼르르르륵.
던칸을 땅에 완전히 묻어 작은 묘비를 만든 뒤, 올리버는 가져온 술을 꺼내 그 위에 뿌렸다.
“여러분도 드시겠습니까?”
술을 반 정도 비운 올리버가 기다리고 있던 포레스트, 조, 마리에게 물었다.
포레스트는 나무뿌리에 앉아 있었으며, 조와 마리는 똑바로 서 있었다.
“나야 좋지.”
술을 좋아하는 포레스트는 응했으나, 조와 마리는 정중히 거절했다.
올리버 앞에서 예의를 지키고 싶은 것.
올리버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 포레스트에게만 술을 한 잔 따라준 뒤, 나머지 자기가 병째로 들이켜 마셨다.
꿀꺽. 꿀꺽. 꿀꺽.
순식간에 술병을 비우는 모습에 모두 눈썹을 모았다. 뭐라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었으나, 평소의 올리버와 뭔가가 달랐다.
“······갑자기 불렀는데도 와주신 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술병을 다 비운 올리버가 입을 열었다.
“나도 말했지만, 별말씀을. 우리 사업체 간판이 부르는 데 와야지.”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공기를 풀기 위해 포레스트가 진담 반, 농담 반을 섞어 답했다.
재개발 사업의 얼굴이자 핵심인 건 올리버가 맞았으나, 단순히 그 이유 때문에만 온 건 아니었다. 올리버가 불렀기에 기껍게 온 거였다.
“그보다 무슨 일 있나? 이런 식으로 부른 경우가 없어 조금 겁나는군.”
배려 섞인 포레스트의 질문에 올리버는 대답 대신 반문했다.
“······대답하기에 앞서 혹시 근래 저에 관한 소문을 들으셨는지 먼저 여쭤볼 수 있겠습니까?”
질문에 포레스트의 눈빛이 변했다. 어딘가 변한 것 같은 게 아니라, 정말 변한 거였다.
“들었네. 이 바닥은 정보가 생명이니······. 인육 요리사의 유산을 찾는 와중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고?”
“예, 원래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포레스트는 겉으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적잖게 놀랐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었으나, 중요한 건 올리버가 검은손의 손가락 중 하나인 퍼펫과 대등하게 싸웠다는 거였다.
수백 년 동안 마법사와 성기사의 위협을 받았음에도 결국 죽지 않고 살아남은 노괴(老怪) 영생의 퍼펫과 말이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엄청난 이야기였다.
란다 해결사계에 살아있는 전설이었던 셰이머스를 쓰러트린 것과 비교도 안 되는 일. 오죽하면 새로운 손가락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겠는가?
포레스트는 감탄스러운 한편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 바닥에선 명성과 힘은 약이었으나, 약도 그 정도를 넘어서면 독이 될 수 있었다. 특히, 흑마법사는 더.
그런 와중 올리버는 더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그리고 전 최대한 빨리 팬 님과도 싸우러 갈 예정입니다.”
포레스트, 조, 마리 심지어 공기마저 한순간 멈췄다.
거대한 폭발 후, 이질적인 적막이 찾아오는 것처럼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하는 와중, 포레스트가 술의 힘을 빌려 간신히 목소리를 냈다.
“팬이라면 영원한 아이 팬인가?”
“예, 검은손의 손가락 영원한 아이 팬. 맞습니다.”
“이유는?”
“제인 아가씨가 납치당했거든요. 제인 아가씨는 제 친구고요.”
그것으로 의문은 해소됐다.
솔직히 궁금한 게 아직 많았으나, 단 하나, 올리버가 검은손의 대표자 중 하나인 영원한 아이 팬과 싸우려는 이유로는 납득됐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진위나 의도를 의심할 수도 있었겠으나, 말이란 사람에 따라 그 무게가 변하는 법. 올리버라면 의심할 수 없었다.
올리버는 얼핏 예의 바르고, 보기에 따라 물렁하기 그지없었지만, 동시에 그 누구보다 미친놈이었으니까.
그 증거로, 올리버는 지금도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했다.
“물론, 대화로 해결할 수 있으면 대화로 해결하겠지만, 그게 안 될 경우 싸울 겁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드린 겁니다. 아둔한 전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으나, 무슨 여파가 생길 것 같아서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으면 대비 부탁드리겠습니다.”
“······뭐랄까. 전에도 미친 놈이었지만, 어째 지금은 더 미친 것 같구만.”
“멋대로라 죄송합니다.”
일방적인 통보 후, 올리버는 사과했다. 참으로 올리버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됐어. 사과는 무슨······. 안 그랬던 사람이면 모를까, 평소에도 그랬는데 뭘 새삼스럽게.”
“어째 더 죄송하네요.”
“당황스럽지만 됐어. 그 기질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니.”
포레스트가 진심으로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당혹스러운 것과 별개로 올리버 덕분에 모두 이 자리에 있는 건 사실이었다.
올리버가 정상적으로만 움직였다면 포레스트는 다시 재기할 수도, 파이터 크루가 요리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도, 마리가 란다로 와 선택하는 사람으로 조직명을 개명할 수도 없었을 터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올리버의 이해할 수 없는 미친 짓에 덕을 본 이들뿐이었다. 그렇기에 올리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원망 따위는 할 수 없었다. 그건 자신을 부정하는 짓이었다.
“그런데, 팬이 어디 있는지 아나? 손가락 중 팬과 퍼펫은 어느 지역에 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는데.”
“모릅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 일단, 그곳으로 갈 예정입니다.”
“예정? 추진력이 엄청나군. 거기가 어딘가?”
“빈 시티(Bean City)입니다.”
“빈 시티(Bean City)?”
처음 들어보는지 가만히 듣던 조가 중얼거렸다. 이에 포레스트가 친절히 알려줬다.
“바다 건너에 있는 흑마법사의 도시야. 정확히는 해적과 밀수업자, 흑마법사의 도시지만. 거신(巨神)의 시체로 세워진 도시라 하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팬의 위치를 아는 자가 있다고?”
“예, 후크 선장님이란 해적이 아신다 하더군요.”
“후크 선장······. 들어봤어. 골치 아픈 흑마법사 해적. 빈 시티로 가는 길은 아나? 지형이 험준하고 복잡한데다, 주변 땅이 오염돼 공식적인 루트는 없을 텐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완 님께서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럼, 더 걱정이구만.”
이완을 어느 정도 아는 포레스트가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올리버도 동감했으나, 그래도 괜찮다고 했다.
“거래했으니, 괜찮을 겁니다. 빚을 떼먹고 도망쳐도, 이런 거래까지 함부로 내팽개치길 분은 아닙니다.”
“어폐가 있지만 그러려니 하지······. 후, 다시 바빠지겠구만. 그나마 X구역 재개발은 거의 끝나서 다행인가?”
올리버는 뭐가 바쁘다 할 것 같은지 알 것 같았다.
퍼펫과의 전투와 새로운 손가락의 탄생이란 소문까지 퍼진 와중 올리버가 팬과도 싸우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터였다.
수면 위에 돌이 떨어지는 것과 바위가 떨어지는 게 다르듯이.
가뜩이나 인육 요리사의 사망으로 어수선한 뒷세계뿐 아니라, 양지의 성기사들도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다.
손가락을 쓰러트렸다 해도 그게 흑마법사면 그들은 견제할 수밖에 없을 테니.
그것이 성기사의 정체성.
물론, 그렇다고 포레스트는 올리버를 원망하거나 탓하진 않았다.
애당초, 올리버가 길을 개척해 나아가면, 그걸 정리하고 관리하는 걸 자기 역할로 정한 바였으니. 조금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를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고민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머리가 아픈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때, 올리버가 포레스트를 불렀다.
“포레스트 님. 한 가지 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제 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공적인 이야깁니다.”
“이젠 살짝 겁나는구만.”
“저도 조금 겁나는 이야기입니다.”
“농담이야, 그러지 마······. 뭔데?”
“파테르교의 추기사제 님이자, 갈로스의 재상이신, 아르망 전하(殿下)께서 제게 제안을 하나 하셨습니다. 저더러 인육 요리사의 공백을 채우라고요.”
“······?”
“대신, 흑마법사를 합법적인 존재가 되게 해주신다고 했습니다.”
***
바쁜 와중이었지만, 올리버는 귀족들이 모인 파티장에서 아르망이 제안한 거래를 포레스트, 조, 마리에게 설명했다.
셋의 반응은 처음 올리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게 가능하냐는 반응. 그러나, 아르망이 설명한 대로 올리버가 알려주자 이내 그들은 납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흑마법사의 천적인 성기사들이야말로, 흑마법사의 정당성을 최소한 꺼낼 수 있는 존재였으니까.
“진심이던가?”
“예, 제안 자체에 의도와 목적이 깔려있었으나, 최소한 악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완전히 믿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저로는 잘 상상이 안 되는데요.”
곰곰이 생각하는 포레스트와 달리 마리와 조는 불신을 빛냈다. 이해하는 바였다.
조와 마리는 올리버처럼 사회 하류층 출신. 아르망 같은 사람의 말을 덥석 믿긴 무리가 있었다.
개인의 신용, 진심과 별개로, 사회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사람들끼리는 믿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으니. 왜냐면 서로 교류할 수 없었으니까.
그러나 중개인으로 살아와 상류층과 하류층을 골고루 상대해본 포레스트는 다른 반응이었다. 최소한 고려해 볼 가치는 있다고 보았다.
“자넨 뭐라 했나?”
“거절했었습니다······. 제가 그럴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라서요.”
“지금은 아니라는 건가?”
“아뇨, 지금도 의문입니다. 제가 맡을 수 있을지······. 다만, 어쩌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상황을 봐가면서요.”
이야기의 무게에 비하면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었으나, 포레스트는 이에 뭐라 말을 못 했다.
얼핏 무책임해 보이는 저 말조차 올리버가 얼마나 큰 결심을 하고 꺼낸 건지 알았기에. 지금의 적극적인 태도도 아마 그 영향을 받은 것일 터였다.
그렇다면 포레스트가 할 일은 단 하나였다.
“이야기해줘서 고맙네. 그걸 고려해 어찌해야 할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네.”
포레스트는 평소처럼 하나하나 따지거나, 가정을 세우는 대신, 심플하게 이야기를 끝마쳤다.
무신경한 게 아닌, 더욱 깊은 관찰력과 배려심을 발휘한 것으로, 올리버는 그런 포레스트의 감정을 읽고 감사를 표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할 이야기 있나?”
“이젠 없습니다.”
“그럼,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 곧 바빠질 것 같으니, 난 미리미리 준비 좀 해야겠어.”
포레스트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를 신호로 마리와 조 역시 움직였다.
“마리는 좀 남아주시겠어요?”
올리버가 떠나려는 일행 중 마리를 콕 짚어 불러 세웠다.
예상치 못한 부름에 마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고개를 끄덕였고, 포레스트와 조는 눈치껏 자리를 비켜줬다.
단둘만 남게 된 올리버와 마리. 올리버는 시계를 확인하더니 대뜸 말했다.
“마리는 그 힘 아직 안 쓰고 계시죠?”
“그 힘이라면?”
“온몸이 검게 물드는 마리의 고유 흑마법이요.”
“아, 예······. 데이브께서 말씀하신 대로 쓰고 있지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약속 지켜주셔서요.”
“아뇨. 약속은 당연히 지켜야지요······. 그런데 그건 왜 그러시는지요?”
“앞으로도 그 힘 쓰지 말아 주십시오.”
“예?”
마리가 아주 미약한 거부감을 빛내며 되물었다.
그도 그럴 게, 올리버가 사용을 금지한 흑마법이 마리의 가장 강력한 흑마법이기 때문이었다.
온몸이 검게 물드는 그 흑마법은 상식을 초월하는 강력한 육신을 부여해 줄 뿐 아니라, 무지막지한 재생능력도 부여해줬다.
보통의 흑마법을 쓰는 게 번거로울 정도.
과거 올리버와 벌인 일전과 얼마 전 퍼펫에게서 강력한 육신을 선물 받은 릴리스와의 일전만 떠올려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마탑의 비밀 프로젝트인 새로운 마법을 완벽하게 구현한 릴리스를 상대로, 마리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쪽 팔을 잘라 압도하기까지 했다.
그런 기술을 잠깐이 아닌 앞으로 쓰지 말라는 건 확실히 무리 있는 요구였다.
“데이브의 명이시라면······. 하지만- 허락하신다면 이유를 여쭙고 싶습니다.”
마리의 질문에 올리버는 적당히 둘러댈까 했으나, 마리의 의지가 담긴 눈동자를 보고 마음을 접었다. 거기다 마리는 이 일의 당사자. 알 권리가 있었다.
‘제대로 설명해줘야 마리도 안 쓸 테고.’
그리 판단한 올리버는 인육 요리사의 유산을 획득하는 과정 만난 백조교단의 왕자 후보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백 명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강력한 신체 능력과 재생 이상의 신체 수복 능력, 출처를 알 수 없는 강력한 소환수 등.
“마리가 사용하는 흑마법과 많이 비슷합니다.”
“······혹시, 말씀하신 검은 손도 있었습니까?”
올리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마리의 것과 다르지만, 머리 위에 검은 손이 있었습니다. 제 눈에만 보이는 검은 손이······. 그게 사용하지 말라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악마와 관련 있는 것 같거든요.”
올리버는 솔직한 심정을 꺼냈다.
올리버의 눈에만 보이는 그 검은 손. 아직도 정확한 정체는 알지 못했지만, 올리버는 악마와 관련되어 있다고 추측했다.
악마를 숭배하는 백조 교단의 왕자 후보에게 있었으니까.
“데이브. 전 맹세코 악마와 거래한 적도 숭배한 적도 없습니다.”
“압니다. 마리. 저도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닙니다······. 제가 여태까지 본 악마의 서적 중 악마가 일방적으로 힘을 주는 예도 있다고 하는데······. 어쨌건 마리가 그런 게 아니란 걸 압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다면 사용해도 문제없지 않겠습니까?”
마리의 말에 올리버가 멈칫했다.
“······그렇다면 이란 게 뭐가 그렇다는 건지요?”
“데이브께선 부작용을 우려해 사용하지 말라는 거라 생각되는데, 전 숭배하는 것도 거래한 것도 아니니, 부작용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올리버는 한쪽 눈썹을 올렸다.
놀랍게도 마리의 말은 어느 정도 정답이었다. 일방적으로 악마가 힘을 부여해 주는 경우, 대가나 부작용은 없었다.
서로 상호합의한 게 아닌 한쪽이 일방적으로 준 거니. 그렇기에 책에서도 이런 경우는 긴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했다.
마리는 그 손꼽는 경우 중 하나였고. 허나-
“-악마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주는 건 아닐 겁니다. 마리가 그 힘에 의존하게 될 경우 그때는 유혹할지도 모릅니다.”
“아뢰옵기 송구하지만, 하나만 질문드려도 되겠습니까?”
“······? 예, 해보세요.”
“데이브께서는 제게 그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악마가 절 유혹할 정도로 말입니까?”
갑작스러운 물음에 올리버는 잠시 아무 말도 못 했다.
“······예, 마리께선 홀로 전국에 교세를 확장하신 분이니까요.”
“신도의 업적은 신도의 힘이 아닌, 신이 힘입니다.”
마리가 올리버의 말을 부정했다. 올리버는 침묵했다.
“건방진 말씀 드려 죄송합니다. 데이브······. 허나, 제가 그런 힘을 받은 거라면 제가 아닌 데이브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죠?”
“데이브께선······. 특별한 존재니까요.”
마리는 수백 개의 단어와 수십 개의 문장으로 찬양하고픈 욕구를 간신히 억누르며 가장 핵심 된 문장만 입 밖으로 꺼냈다.
올리버가 특별한 존재라고. 왜냐면 그는 정말로 특별한 존재였으니까.
아무런 의미 없이 태어나 아무런 의미 없이 죽을 수 있는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해 준 존재.
그런 특별한 존재가 마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어째서인지 그의 무표정한 얼굴이 어딘가 서글퍼 보였다.
“전 특별해지고 싶지 않은데요? 그건 너무 무겁고 힘들고 쓸쓸하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