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530화 (530/633)

530. 레드후드 (1)

레드후드.

검은손에 소속된 흑마법사이자, 늑대인간이라 하였다.

“늑대인간요?”

“예. 이 세상에 더 이상 없는 늑대인간. 믿기 어렵지만 사실입니다······. 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거든요. 데이브 씨를 만나기 전 제가 싸웠던 흑마법사가 바로 그였으니까요.”

올리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완에 의해 숲에 홀로 남게 됐을 때, 올리버는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흑마법사의 눈에 떠, 루시앙을 발견. 도움을 청하기 위해 접근했다.

그 과정에서 올리버는 루시앙과 그 동료들을 사냥하고 학살한 짐승 역시 볼 수 있었다.

아마, 그가 레드후드일 터였다. 얼핏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짐승인 흥미로운 존재.

올리버는 질문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을까요? 잘 몰라서요.”

올리버는 평소대로 정보를 요청했다. 흥미 위주로만 정보를 취득하는 올리버는 어떤 부분에서는 밝으나, 또 어떤 부분에선 어두웠으니.

그 일례로 수많은 흑마법사가 가입된 검은손의 멤버 중 아는 거라곤 손가락 네 명밖에 없었다.

질문을 들은 루시앙이 예상 밖의 대답을 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도 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아······. 그렇습니까?”

“예, 레드후드의 활동 영역은 대륙 중앙이라 저희와 접점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반쯤 괴담 같은 존재이기도 해 그 실체를 확인한 건 오늘 처음이거든요.”

“괴담이요······? 구체적으로 무슨 괴담이죠?”

“사람 모습을 흉내 내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뭐, 그런 종류의 괴담입니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게 하려고 만든.”

“그럼, 레드후드라는 분은 실제로도 모습을 바꿀 수 있겠군요.”

올리버가 바로 레드후드의 능력을 꿰뚫어 봤다.

신대륙에서 괴담도 자세히 그 내막을 파고들면, 어느 정도 실체가 있다는 것을 배웠기에.

예상치 못한 올리버의 통찰력에 루시앙이 살짝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한 건지, 둔한 것인지 참으로 헷갈렸다.

“맞습니다······. 모습을 바꿀 수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몸에 두른 붉은 망토에 그런 기능이 있는 거 같더군요. 아주 정교했습니다.”

“그래서 레드후드군요······. 괜찮으시다면 다른 것도 이야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사소한 것도 좋습니다.”

호기심이 동한 올리버의 요청에 루시앙은 이를 기꺼이 수용했다. 사실상 손을 잡기로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그렇다면 모든 정보를 공유해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는 게 상책이었다.

물론, 올리버의 신용이 뒷받침돼 가능한 이야기였지만.

마음을 정한 루시앙은 올리버에게 레드후드를 쫓게 된 경위와 추격 도중 부하들을 잃게 된 과정, 마지막 레드후드와의 전투에 관해 모두 설명했다.

올리버는 루시앙의 설명을 집중해 들었고 다른 밀리유 보스들은 그런 올리버를 관찰했다.

그들은 이미 한차례 레드후드에 관해 들은 터라, 오히려 올리버의 반응을 관찰하는 게 더 이득이었다.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어떤 결론을 내리는지 등을 통해 대상의 통찰력과 지성, 성향 등을 볼 수 있었으니.

시간이 흐르자 루시앙의 설명이 끝났고, 생각을 마친 올리버가 입을 열었다.

“인육 요리사님과 비슷한 분이군요.”

올리버는 다른 이들과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용한 흑마법이 질병계열이었고. 심지어 그 스타일 역시 몹시도 유사했다.

타고난 신체를 질병-강화계열로 강화해 직관적인 육체의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가 싶으면서도, 여차하면 질병-약화계열로 골치 아픈 피해를 주는.

보통 성취의 제한 탓에 강화계열, 약화계열 중 하나만 단련하는데, 그 점을 고려하면 그 수준을 짐작할만했다.

아주 골치 아픈 상대였다.

강력한 화력의 무기와 치명적인 독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의미했으니.

질병-강화계열과 약화계열을 동시에 사용하는 인육 요리사를 상대해본 올리버였기에 그 위험성은 누구보다 뼈저리게 잘 알았다.

이 허기도 그걸로 얻은 거나 다름없었으니.

“문제는 거기다 꽤 영악하기도 하다는 겁니다.”

레드후드에게 한 번 데어본 루시앙이 올리버에게 추가로 조언, 그 근거를 나열했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행동이 조심스럽고, 행정력이 발달하지 않은 대륙 중앙이라지만, 그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은밀하죠. 멍청하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올리버는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혼자서 밀리유 한 부대를 쓰러트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졌음에도 그 힘에 도취하긴커녕 외려 조심히 할 정도로 영리했고, 실제로 자신을 실제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몸을 잘 숨겼다.

그게 똑똑하다는 증거였다. 행적이란 건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거기다 저희보다 먼저 열쇠의 행방을 찾아 가로챘음에도, 바로 도망치지 않고, 유인해 전멸시켜 혹시 모를 추격을 완전히 뿌리치려 했죠. 판단력, 전투 경험도 모두 수준급이죠.”

루시앙이 씁쓸해하며 말했다.

자기도 나름 머리를 잘 쓴다고 자부했으니.

그렇기에 열쇠의 존재를 알아내고, 추격까지 할 수 있었다.

비록, 레드후드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유인당해 죽을 뻔했지만.

레드후드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일진 모르지만, 멍청한 놈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괴담의 내용처럼 사람을 속여서 잡아먹을 만큼 영악한 놈이었다.

본인의 힘만 과신하지 않고, 정보를 취득해 최선의 선택을 할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단순히 힘만 센 놈보다 훨씬 골치 아픈 타입이었다.

올리버는 그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어쨌건 열쇠는 그분이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예.”

“그 외에는 더해주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방심도 경계심도 내비치지 않는 올리버. 그런 올리버를 보며 루시앙이 고개를 저으려는 그때, 밀리유의 홍일점 발레히가 손을 들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재밌는 정보가 하나 있긴 해요.”

“재밌는?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발레히가 싱긋 웃었다.

“인육 요리사의 잔당이 점거한 한 창고가 털북숭이 괴물에게 습격당한 적이 있어요. 창고는 인육 요리사가 수집한 특이체(特異體)가 있는 곳인데, 제가 눈독 들이고 있던 곳이라 알아요.”

“레드후드 님께서 습격했다는 말씀입니까?”

“털북숭이 괴물 하면 당장 그밖에 없으니까요. 참고로 곳곳에 거대한 할퀸 자국이 있는데, 레드후드에게 당한 상처와 일치해요.”

진심. 아무래도 사실인 거 같았다.

“하지만, 재밌는 건 다른 거예요. 궁금해요?”

“예.”

“숨어서 지켜보던 놈이 말하길 털복숭이 괴물이 인육 요리사의 잔당과 보관 중이던 물건을 모두 통째로 삼켜 먹었다는 거예요.”

발레히가 손가락으로 쩍 벌린 자기 입을 가리켰다. 레드후드가 인육 요리사의 잔당과 특이체를 먹었다는 뜻.

이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잘하면 악마의 서적을 얻을지도 모르는.

“그럼, 그분을 빨리 만나러 가봐야겠네요.”

***

“크르르르······. 캬햐햐햐햐햐항!!!”

울창한 숲. 중심과 외곽 사이의 어정쩡한 위치인 그곳에서 실제 크기 3미터. 체감상 크기 4미터의 거대한 털북숭이 형체(形體)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며 포효했다.

그것도 그냥 포효가 아닌 흑마법을 섞은 표효로, 공기를 일그러트리는 음파와 함께 흐릿한 검은빛이 전방을 향해 넓게 뻗어나갔다.

그 범위가 어찌나 넓은지 피할 곳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고, 당연히 전방에 있던 용병단 브로큰 소드(Broken Sword)는 직격으로 맞고 말았다.

“······끕?!”

“크으으윽······!”

“으으······!!”

브로큰 소드. 피리 부는 사나이에 의해 붕괴한 대륙 중앙의 소국가 출신 군인들이 뭉쳐 탄생한 나름 유서 깊은 용병단.

비록, 조국을 잃어버리긴 했으나, 용병으로서 그 역사는 긴 편이었고, 그 역사를 유지할 만큼의 무력과 용기가 있었다.

그러니 대륙 남부의 도시국가 밀로 공국의 공작이 인육 요리사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고용한 것이겠지.

허나, 그런 브로큰 소드조차 정제한 공포심이 깃든 포효를 맞자 심리적으로 동요가 일고 말았다.

솔직히 운이 나쁘다고도 할 수 있었다. 평소였다면 특유의 정신력으로 저항했을 테지만, 고용주의 닦달로 인해 울창한 숲 중심부에 그렇다 할 준비도 없이 들어가 피해만 입고 나온 상황이었으니. 그런 와중에 기습까지?

동요한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나,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서, 피해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브로큰 소드는 물리적인 피해와 함께 그보다 치명적인 공포라는 독에 중독됐다.

공포는 자연히 그러하듯 판단력과 반사신경을 둔화시켰고, 숲속에 숨어 기회만 엿보던 레드후드의 부하 수십 명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제히 자기들 육신에 질병-강화계열 흑마법 주입했다.

[래이 더 파운데이션 (Lay The Foundations)]

[노 패인(No Pain)]

[스틸 본(Steel Bone)]

[머슬 업(Muscle Up)]

[틱 레더(Thick Leather)]

[버닝 라이프 (Burning Life)]

[비스트 티스(Beast Teeth)]

[샤프 네일(Sharp Nails)]

흑마법사들은 우선 다수의 질병계열 흑마법도 버틸 수 있게 자기 몸을 다진 후, 전투에 방해되는 통증을 제거, 뼈와 근육, 가죽을 강화한 다음, 생명력을 불태워 원료로 삼은 뒤, 이빨과 손톱을 짐승의 그것으로 변화시켰다.

우둑. 우두두둑. 뚜둑.

보통의 질병계열 흑마법사가 적게는 2, 3개, 많게는 4, 5개까지가 한계인 걸 고려하면 실로 엄청난 실력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극한까지 육신을 강화한 흑마법사들은 자기 주인처럼 네 발로 전력 질주해 브로큰 소드 용병단을 향해 사방으로 돌진했다.

마치 군용 바이크를 연상케 하는 주파 속도.

하지만, 브로큰 소드 역시 저력이 있는 용병단.

그들 용병단의 대장과 간부를 주축으로 마법을 발동.

번쩍거리는 마력광과 함께 동요한 용병단원들의 정신을 안정화시켰다. 이로써 네 발로 달려오는 털북숭이들을 맞이할 여건이 됐다.

방패를 든 거구의 용병들은 한 손에 도끼를 든 채 벽을 만들었고, 방패 사이로 거너들이 나열해 일제히 총구를 겨눴다.

흡사, 사람으로 지어진 성벽.

방패 사이사이에 배치된 거너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그 찰나, 레드후드가 흑마법을 반 박자 더 빠르게 사용했다.

[바라즈 오브 퓨리(Barrage of Fury)]

화기계열 흑마법. 증오의 탄환을 토대로 발전시킨 분노의 포격이 발동했다.

빨간 망토를 두른 늑대 인간은 가슴 보호대에 있는 다수의 시험관에서 감정을 능숙히 추출, 거대한 감정 덩어리로 가공해 하늘 위로 투척했다.

거대한 감정 덩어리가 하늘 높이 닿았을 때, 내부에 있는 술식이 발동. 폭발하듯 터져 수십 발의 탄환을 용병단 머리 위로 쏟아졌다.

질병계열 흑마법뿐 아니라 화기계열 흑마법에도 조예가 깊어야만 가능한 모습.

그 증거로 허공에서 번뜩이는 검은빛 탄환은 얼핏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것 같음에도, 대형의 약한 부분을 정확히 강타해 용병들에게 쉽사리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줬다.

단순한 힘뿐 아니라, 전투 센스, 감각, 지식 이를 받쳐줄 술식 전개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

용병대의 대형에는 거대한 구멍이 생겼고, 그 구멍을 중심으로 레드후드의 부하 흑마법사들이 침투해 물어뜯기 시작했다.

“고기를 내놔!!”

흑마법사들은 인간의 형상을 한 짐승처럼 용병들에게 들러붙어 손톱을 휘두르고, 이빨로 물어뜯었다.

흑마법사들의 손톱은 마력으로 강화한 강철조차 종잇장처럼 찢을 정도로 강력했지만, 용병들 역시 총을 쏘고, 무기를 휘두르며 이에 저항했다.

허나, 그러거나 말거나 흑마법사들은 한 대라도 더 공격할 심상으로 방어는 포기 미친개처럼 공격만 했다.

흡사, 목숨을 각오한 필살의 공격. 그러나 그건 아니었다.

흑마법사들이 제법 치명상을 입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쓰러진 용병의 살점을 먹자 바로 회복됐으니까.

방어를 포기한 광적인 공격의 원동력이 바로 이것이었다.

무식하고 단순했지만, 그만큼 그 효과는 엄청났는데, 실질적인 피해뿐 아니라 마법으로 간신히 가라앉은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며 사방에 감정이 요동쳤다.

“진정해.”

브로큰 소드의 대장 졸탄이 품 안에서 축소화시킨 백여 자루의 사블라를 꺼내 사방으로 흩뿌리며 외쳤다.

손가락 한 마디보다 작은, 얼핏 장난감처럼 보이는 사블라는 졸탄의 마력에 의해 주변 곳곳에 퍼진 뒤, 바로, 축소화 마법이 해체돼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서겅-!

쫘악!

푹······!

채앵!!

사블라가 원래 크기로 돌아오자 휜 날은 마력을 버금은 채 번뜩이며 주변 흑마법사를 베고, 자르며, 찔렀다.

개중에는 몇몇 회피하거나 막는 자들도 있었지만 극소수. 대부분은 여러 개의 날을 전부 피하지 못하고 베이거나 찔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것이 피아를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 공격인 것은 또 아니었다.

적 아군의 위치를 모두 파악하고, 섬세하게 마력을 제어해 이룬 광범위하면서도 효과적인 공격이었다. 흡사, 포격과 저격을 장점만 취합한 듯한 기교.

사방에 마력을 머금어 칼날이 춤추듯 번뜩이며, 적의 피가 낭자했다.

단 한 번으로 뒤집힌 전세. 초인이기에만 가능한 광경.

두 손으로 직접 기적을 만든 졸탄은 자신의 힘과 수적 우위를 이용, 여세를 몰아 적들을 끝장내려 하였는데, 갑자기 끔찍한 비명이 울렸다.

“크아아아아악!!”

다름 아닌 아군 용병. 그의 얼굴 한쪽에 녹아내리듯 허물어지며 주저앉고 말았다.

흑마법사의 피에 오염된 것.

끔찍하게도 흑마법사들은 자신들의 몸에 질병을 내포한 채 싸웠다. 이기든 지든 적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당연히 적의 피를 뒤집어쓴 용병은 한 명만이 아닌지라 피해는 여기저기 속출했고, 졸탄은 서둘러 적들의 심장을 꿰뚫어 급한 불을 끄고자 했다.

계속 날뛰게 하면 피해가 증가만 할 텐데.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자신들은 이 이상의 피해는 감당할 수 없었다.

사방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는 사블라.

그 사블라가 흑마법사의 심장에 동시에 꽂히려는 그때, 땅이 흔들리며 저 멀리 숲속에서 폭발음이 울렸다. 고개를 돌리자 거대한 흙먼지가 일었다.

포효와 화기계열 흑마법으로 지원만 하던 레드후드가 땅을 박차 도약한 것.

그는 순식간에 하늘 위로 뛰어올라 이쪽으로 낙하했다.

아까 전과 전혀 다른 적극적인 공세에 졸탄은 잠시 주춤거렸고, 레드후드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거대한 손톱이 달린 팔을 뻗어 외쳤다.

“추출.”

공포와 전투의 광증, 질병으로 인한 두려움 등이 가득한 전장 속 모든 감정이 짐승의 손안에 모여들었다. 짐승은 그 감정을 망설임 없이 자기 한쪽 팔에 때려 박았다.

흉측할 정도로 부푼 근육과 혈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손톱.

위기를 느낀 졸탄은 백여 자루의 칼을 한데 모아 레드후드를 향해 겨눴다.

그렇게 다섯 개의 검은 손톱과 백여 개의 은빛 칼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차아아아아아앙!!

거대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울리며, 공기는 진동. 수백 개의 광채가 별빛처럼 허공을 휘황찬란하게 수놓았다.

마력을 머금은 칼날의 파편으로, 무수한 파편 아래 승자와 패자나 나뉘었다.

승자가 외쳤다.

“먹어 치워. 모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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