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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479화 (479/633)

479. 징조 (徵兆) (1)

모닥불이 유일한 빛인 거대한 지하 공동(空洞). 

사방에 널린 어둠 한쪽이 일렁이더니 회오리 형태로 찢어지며 공간이 열렸다. 

포털마법을 흑마법으로 재해석한 술식으로, 찢어진 공간 속 어둠 보다 짙은 어둠에서 굽히지 않는 무릎과 스컹크 소년, 팬의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홍인 흑마법사인 굽히지 않는 무릎이 낮게 중얼거렸다. 

같이 간 동료들 모두 크리처와 성기사의 싸움에 휘말려 전멸하고 자신만 혼자 살아 돌아왔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 얼마나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지. 

허나, 그 못지않게 신경 쓰이는 것은 자신을 두 번이나 방해한 흑마법사였다. 

란다 T구역 30번 거리의 해결사 데이브 말이다.

놈은 자신이 동료들의 영혼을 사용한다는 걸 알았고, 심지어 이를 맞상대하기까지 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건지. 흑마법은 실력 이상으로 재료가 중요했는데····. 최소한 자신은 그렇게 배웠다. 

그래서 동족조차 흑마법 재료로 쓴 거였고. 

헌데 놈은 감정과 생명력, 마력을 한 데 뒤섞어 영혼과 비슷한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했다. 

비록, 진짜 영혼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중요한 건 그걸로 자신의 흑마법을 막아냈다는 것. 그 누구도 희생하지 않고. 

굽히지 않는 무릎은 뭐라 형용키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무력감, 열등감, 죄의식 등이 한데 뒤섞인 실로 복잡하고 괴로운 감정. 

어떠한 상황에서도 차분하던 굽히지 않는 무릎은 겉으로도 티가 날 정도로 동요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굽히지 않는 무릎 말고도 팬의 그림자와 스컹크 소년 역시 상태가 안 좋긴 매한가지였으니. 

팬의 그림자는 질병-약화계열 흑마법에 중독된 상태로 힘을 무리해 끌어 쓰다 이제는 척 보기에도 알만큼 상태가 나빠졌고, 

스컹크 소년은 공황에 빠져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헥헥거렸다. 

끔찍한 표정을 지은 성기사에게 머리가 쪼개질 뻔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아마, 갑자기 막아준 데이브가 아니었으면 머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쪼개졌을 거였다. 

‘왜 막아 준 거지?’ 

당연히 가져야 할 의문. 그러나 그들 중 어느 하나 이에 깊게 고민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팬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이야······. 꼴들 보아하니 다들 고생이 많았나 봐?” 

모두가 고개를 들어 팬을 올려다봤다. 유일한 빛인 모닥불로 인해 역광이 생겨 그를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특히, 얼굴은 역광으로 완전히 가려져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습니다.” 

“무슨 변수?” 

굽히지 않는 무릎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이 본 변수를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영혼을 흉내 낸 인공영혼, 자신의 그림자 치아와 비슷하지만, 그 위력은 하늘과 땅 차이인 그림자 입.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것들투성이였다. 

그 위압감은 눈앞의 팬과 영생의 퍼펫을 만났을 때 느꼈던 것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어이? 귓구멍 막혔어? 무슨- 투틀즈 이 얼간인 왜 이래?” 

팬이 굽히지 않는 무릎 옆에서 웅크려 오돌오돌 떠는 투틀즈를 봤다. 그 옆에 있는 자신의 그림자도. 

“젠장! 넌 또 왜 병신이 됐어? 응? 도대체 뭔 일이 있었던 거야?” 

팬은 자신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 고생한 사람과 크리처에게 투정하듯 말했다. 가볍고 감정적이게.

그러나 이미 익숙해졌기에 아무도 화를 내지 않았다. 그저 궁금할 뿐. 

“보지 못했습니까?” 

“뭐?” 

“보지 못 했냐고 물었습니다······. 창자 터널(Intestine Tunnel)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보고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아아······. 더 재밌는 걸 보고 있었거든.” 

팬이 엄지로 뒤쪽 모닥불 방향을 가리켰다. 의식을 위해 켜놓은 유일한 불인 모닥불을. 

그곳에선 굽히지 않는 무릎이 떠날 때처럼 의식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거대한 모닥불, 높게 세운 토템 그 주변에서 북을 치고, 춤을 추는 동료들. 

‘······어?’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악마의 흥미를 끌기 위해 북을 치고, 춤을 추는 동료들의 행동이 너무나 일정했다. 

아무리 뛰어난 춤꾼이라도 완전히 똑같은 춤을 계속해 출 수는 없는 법인데, 지금 너무나도 똑같이 춤추고 있었다.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 

이상한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춤의 형태도 바뀌었다. 

부족 전통인 전사의 춤이 아닌 기괴한 흐느적거리는. 마치, 누군가가 머리끄덩이를 붙잡아 휘적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오싹······. 

굽히지 않는 무릎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팬을 봤다. 

“팬 님.” 

“잠깐만 이 얼간이 정신 좀 차리게 해 주고.” 

팬은 스컹크 망토를 두른 투틀즈를 일으켜 세워 뺨을 거칠게 때린 뒤 소리쳤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때, 때쟝······?” 

“뭔 일이 있었길래 잠자리에 오줌 싼 겁쟁이처럼 구는 거야?” 

“끄, 끄게-” 

“-관심 없어!” 

팬이 투틀즈의 뺨을 다시 후려쳤다. 얼핏 장난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팬은 진심이었다. 정말 조금도 관심 없었다. 

“중요한 건 넌 네버랜드의 투틀즈란 거지. 투틀즈. 투틀즈는 혀 짧은 소리를 내고, 얼간이라 불리며, 어떤 상황에서도 겁먹지 않고, 웃는 애야. 해맑게. 그러니까 투틀즈인 거고. 힉, 힉 거리는 겁쟁이는 투틀즈가 아니야! 투틀즈가 아니면 넌 필요 없고!! 넌 뭐야?” 

“나, 난-” 

겁먹은 투틀즈······. 정확히는 투틀즈라 불린 소년은 겁을 먹은 채 말을 더듬거렸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듯. 팬은 경고했다. 

“-기억해둬. 넌 투틀즈가 아니면 나한테 필요 없고, 나한테 필요 없으면 다신 네버랜드로 돌아갈 수 없어. 그걸 원하는 거야? 응?” 

네버랜드(Never Land) 

투틀즈는 그 단어에 반응하며 도끼로 머리가 쪼개질 뻔했을 때 이상의 공포를 느꼈다. 

공포는 물리적 힘을 발휘. 겁먹어 힘이 빠진 투틀즈를 일으켜 세워 억지로 해맑은 미소를 짓게 했다. 

“아냐, 때장······. 나 투틀즈야. 히히힛.” 

다섯 살 남짓의 소년이 공포에 지배돼 웃었다. 

그 모습에 굽히지 않는 무릎은 알 수 없는 혐오와 분노를 느꼈다. 

팬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림자······. 너도 상태가 영 아니네?” 

질병으로 형체가 뒤틀린 자신의 그림자를 향해 팬이 물었고, 그림자는 괜찮다는 듯 억지로 일어나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나는 괜찮다. 나는 멀쩡하다고 말이다. 

“에이······. 아닌 거 같은데?” 

팬이 가볍게 물었고, 그림자는 굳은 채 공포에 휩싸였다. 

마치 더 이상 공장에서 일할 수 없는 아이가 쫓겨나기 직전의 모습과 비슷했다. 

“음······. 새로 만들어야 하나?” 

팬이 중얼거렸다. 마치, 고장 난 라이터를 버리고 새 라이터를 사듯. 

그 가벼운 한마디에 그림자는 굳었고, 팬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킥! 킥! 킥! 킥! 농담이야. 농담. 내가 널 왜 바꿔······. 네가 제일 유능한 그림자인데, 안 바꿔······. 움직일 수 있지?” 

끄덕. 

“내가 한 말도 기억하고?” 

끄덕. 

“그럼, 됐어. 자, 그럼, 슬슬 준비를-” 

-탁. 

굽히지 않는 무릎이 일어나 팬의 팔을 잡았다. 더 이상 놈의 비위를 맞춰 줄 수 없어. 

“······왜?” 

“릴리는 어딨습니까? 다른 사람들은요?” 

굽히지 않는 무릎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을 물었다. 의식을 시행하는 사람들 외에도 이곳에 수많은 부족민이 있었으며, 특히, 릴리는 거대한 북 위에서 춤을 췄었다. 그런데 지금은 보이지 않았다. 

팬은 아까 전처럼 모닥불을 가리켰다. 

“직접 가서 봐.” 

굽히지 않는 무릎은 불길함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모닥불을 향해 뛰어갔고 곧 볼 수 있었다. 

눈이 검게 물든 자신의 동료를. 

눈, 코, 입에서 검은 체액을 흘리는 동료를. 

그 상태로도 멈추지 않고 기괴한 춤을 추는 동료를. 

발이 찢어지고 터져 피로 된 발자국으로 이뤄진 진(陳)을 그리는 동료를. 

눈앞의 광경을 본 굽히지 않는 무릎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내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궁극의 공포를 느꼈다. 

욕설, 주먹, 불, 칼, 총과 그 궤를 달리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미지의 공포를. 

굽히지 않는 무릎이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곤 절대 자신은 이해하지도, 저항하지도 못하는 무력감과 무가치함 뿐이었다. 

그 증거로 굽히지 않는 무릎은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등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이 경직돼 돌처럼 굳어버렸다.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이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음에도 뭐에 홀린 듯 이율배반적으로 움직이는 눈알뿐이었다. 

“······어?” 

공포에 사로잡혀 눈알만 간신히 움직인 굽히지 않는 무릎이 무엇인가를 보고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것은 다리가 부서져도 춤추는 동료들도, 모닥불의 장작이 돼 불타는 부족민도, 한쪽에서 겁에 질린 채 두 눈을 감고 있는 자신의 동생도 아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릴리였다. 

춤추던 거대한 북 위에 쓰러진 릴리. 놀랍고도 끔찍하게 그녀의 모습은 변해 있었다. 

봄철 새싹처럼 파릇파릇하던 릴리는 몇 년은 굶은 노파처럼 얼굴과 팔다리가 쭈글쭈글 삐쩍 말라 있었다. 

유일하게 살집이 있는 것이라고는 배로, 몸의 모든 양분이 몰린 듯 배만 불룩 솟아 있었다. 임신이라도 한 것처럼. 

‘아냐······.’ 

굽히지 않는 무릎은 부정했다. 저것은 결코 임신과 같은 거룩하고 신성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부정했고, 속된 무언가였다. 생명을 모욕하는 무언가. 

인간이 저것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혐오와 공포, 절망뿐이었다. 압도적인 절망. 

“그러길래 왕자 좀 데려오지 그랬어. 그럼, 저 꼴 안 됐을 거 아니야?” 

굽히지 않는 무릎은 소리가 들린 뒤로 고개를 돌려,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는 팬을 봤다. 

그제야 굽히지 않는 무릎은 팬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미소 짓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이 충족된 더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될 줄 안 거였다. 분명, 자신들에겐 의식을 통해 도시민을 재물로 악마 소환한 거라 했는데, 그래서 부족 사람을 전부 이곳으로 모은 것인데 속인 거였다. 심지어 릴리는 자신의 친구라 해놓고! 

모든 사실을 눈치챈 굽히지 않는 무릎은 공포도 잊을 만큼 분노하며, 슬퍼했고, 이를 이용해 육체의 자유를 되찾아 팬을 향해 흑마법을- 

-서걱. 

거대한 지하 공동(空洞)에서 차가운 소리가 울리며, 굽히지 않는 무릎은 한쪽으로 기우뚱 쓰러졌다. 그와 함께 보았다. 장난감 낫을 든 광대와 그 낫에 잘린 자신의 다리를.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굽히지 않는 무릎은 자신의 피 웅덩이 위로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 

그 모습을 보며 영원한 아이 팬이 소리쳤다. 

“킥! 킥! 킥! 킥! 킥! 킥! 그럼, 슬슬 준비하자! 사냥 준비를!” 

*** 

“뭐 하는 짓이지?” 

붉은 머리 성기사가 한 손으로 올리버의 멱살을 잡으며 물었다. 그냥 잡은 것도 아닌 괴력을 이용해 번쩍 들어 올렸다. 

참으로 보기 불안하였는데, 번뜩이는 도끼날 탓에 불안감은 몇 배로 증폭됐다. 정작 당사자는 태연했지만.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막았네요.” 

올리버가 아까 전과 똑같이 말했다. 정말 자신도 이유를 몰랐기에.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좀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게 이유야?” 

놓아줄 생각이 없는지 성기사는 멱살을 잡은 상태로 추궁했다. 숨이 막히긴 했지만, 올리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붉은 머리 성기사가 분노한 이유는 다름 아닌 안셀름 때문. 그는 안셀름을 몹시도 존경하고 있었고, 분노한 것도 그가 다쳐서였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방해까지 했으니 멱살을 잡는 것도 당연했다. 

어물쩍 넘기는 건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 올리버는 애써 대답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느껴지는 대로. 

“음······. 굳이 말씀드리자면 좀 그래서요.” 

“······뭐?” 

“아무리 그래도 눈앞에서 다섯 살로 보이는 분 머리가 쪼개지는 건······. 좀 그래서요.” 

올리버가 확실치 못한 듯 말했다. 실제로 쪼개진 걸 보지 않아 어떤 느낌이 들지 알 수 없었으니까. 

그저, 캔트였다면 막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 막은 것뿐이었다. 

오, 그게 맞는 거 같았다. 캔트였으면 막았을 테니까. 

말하고 나니 제법 그럴듯했다. 성기사는 아닌 듯했지만. 

“개소리하지 마. 애새끼라 막았다고? 흑마법사가?” 

“예.” 

“······그 애새끼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못 봤어?” 

올리버는 스컹크 소년이 쏜 탄환에 맞아 중독된 안셀름은 봤다. 성법으로 치료해 외상은 치료했지만, 독은 완전히 해독하지 못해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건 죄송합니다······. 그래도 좀 그런 건 그런 거죠.” 

“이런 개-” 

“-뭣보다 여러분들은 성기사지 않습니까?” 

멈칫. 

“신을 대신해 인간계와 인간을 지키는 방패. 화가 난다고 아이까지 해하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올리버가 자신이 느끼는 생각을 가감 없이 말했다. 

부정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왜냐면 그게 맞았으니까. 

“······성기사에게 어울리지 않은 짓이라 막았다?” 

“그런 생각까지는 못했지만, 그것도 맞는 거 같습니다.” 

“내 생각은 다른데?” 

“예?” 

“네가 팬과 같은 편이라는 건 어떨까?” 

“······?” 

“아니, 그렇잖아.” 

꽈악······. 성기사가 멱살 쥔 손에 힘을 더했다. 

“폐광산을 가득 메운 창자에 명령하고, 홍인 흑마법사의 그림자를 가볍게 제압하며, 안셀름이 당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다치고 나서야 움직이는 거······. 너무 수상하잖아? 심지어 적을 해치우는 것도 방해했고.” 

“다섯 살 소년분이셔서-” 

“-그보다는 팬과 붙어먹고 우릴 함정에 빠트린 흑마법사라는 게 더 말이 되지 않겠어?” 

성기사가 한 손에 든 도끼를 고쳐 잡았다. 당장이라도 휘두를 수 있게. 

곰곰이 생각한 올리버가 답했다. 

“음, 그것도 일리가 있네요······. 성기사님 감정에 저에 대한 악의만 없었어도 훨씬 그럴듯하게 들렸을 겁니다.” 

붉은 머리 성기사의 이성이 끊어지며 도끼를 번쩍 들었다. 

안절부절못하던 요안나가 그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도끼를 잡아 말렸다. 

“잠시만요. 결코, 나쁜 뜻은-” 

“닥쳐! 썅년아!” 

붉은 머리 성기사가 뿌리치며 고함쳤다. 

“아까 전부터 계속 봤어! 저놈이랑 눈 마주치고, 합을 맞춘 거?! 네년도 붙어먹을 거지? 흑마법사랑! 이런 창- 크흡!” 

성기사가 말을 하다 말고 숨을 들이켰다. 한쪽 팔에 전해지는 극심한 통증에. 

올리버의 멱살을 잡은 손으로, 고개를 돌리자 대롱대롱 들려 있던 올리버는 앙상히 마른 손으로 성기사의 팔목을 잡고 있었다. 

꽈악. 

뼈와 가죽밖에 없는 손으로 힘을 주자 성기사는 올리버를 잡은 팔을 천천히 내렸다. 

그 모습을 모두 말없이 지켜봤다. 

“죄송합니다······. 숨이 막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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