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462화 (462/633)

462. 황금의 주술사 (3)

에디스가 말했다.

과거 프로메테우스 사(社)가 악마와 거래해 홍인(紅人)을 마석 원석으로 만드는 소문이 돌았다고, 황금의 주술사란 괴담도 이때 생겼다고 말이다.

‘물론, 확실한 건 아니지만. 신대륙에 온갖 괴소문이 나도니······. 솔직히 난 그딴 거 관심 없고.’

설명을 다 들은 올리버는 물었다. 그런데 어찌 아는 거냐고.

‘아주 옛날에 몇몇 홍인(紅人)들이 떠들고 시위한 적이 있었거든. 프로메테우스 사(社)로 추정되는 인간들이 자기 가족과 친구를 납치해 끔찍한 짓을 벌인다고······. 뭐, 무시 받고 진압당했지만.’

올리버는 어찌해 그럴 수가 있냐고 물었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는 아니지만, 그냥 무시 받고, 진압당할 사안은 아닌 거 같은데.

‘왜 그냥 무시당할 사안이 아니야? 당시 퍼스트 스텝(First Step)은 군사 도시에서 자원 채굴 도시로 변하는 과도기였는데. 돈 잡아먹는 하마에서, 젖을 짜는 젖소로. 그 젖은 프로메테우스 사(社)고. 무시하지 않을 이유가 뭐겠어?’

그제야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란다에서도 크나큰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소한 진실을 덮곤 했으니.

올리버는 과거 마텔 건이 생각났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역시 세상에는 그런 일이 판치는 모양이었다.

에디스가 한마디 더 했다. 아주 담백하게.

‘뭣보다 따진 게 존나 홍인(紅人)이잖아. 무시해도 문제없지.’

참으로 성의 없는 대답인 듯 보였으나, 올리버는 에디스가 하고자 한 말이 뭔지 알 거 같았다.

당시 프로메테우스 사(社)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중요한 이유지만, 그 이전에 문제를 따진 이들이 홍인(紅人)이라는 것도 한몫했다는 거였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난 그딴 거 조금도 상관 안 해. 중요한 건 내 이익. 과거 프로메테우스 사(社)의 주식이 미친년 널뛰기하듯 올랐을 때야 개소리라고 무시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관심이 가. 그러니 당시 소문을 조사한 자료를 줄 테니 네가 한번 정말 소문이 맞는지 확인해봐. 확인하면 증거를 찾아오고.’

에디스는 새로운 임무와 함께 오래된 종이 다발을 내밀었다.

관심 없다는 말과 다르게 당시 개인적으로 조사한 듯했다.

살펴보니 자료는 소문뿐이었지만 꽤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에디스가 지금의 자리까지 그냥 온 게 아니란 걸 증명하듯.

올리버는 물었다. 소문이 사실이고, 증거를 찾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거래해야지.’

에디스가 대답했다.

설명을 다 들은 올리버는 에디스가 준 자료를 참고해 과거 노예들을 모아둔 항구 근처 한 빈민가를 방문했다.

프로메테우스 사(社)의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

‘간신히 도착했네.’

올리버가 복잡한 빈민가를 헤매고 헤맨 끝에 간신히 도착한 목적지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목적지는 다름 아닌 폐쇄된 노예수용소로, 이곳 빈민가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건물이었다.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기되기 전까지 운영됐던 노예수용소는, 현재 버려져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흉가(凶家)이자, 이곳 빈민가의 랜드마크를 맡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 같았다.

홍인(紅人) 노예를 보관하던 이곳 건물을 중심으로, 홍인(紅人)과 그 혼혈의 거주지가 건설되다니.

하긴,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게 아닐 수도 있었다.

노예수용소가 있는 이곳은 도시 내에서도 꺼려지는 구역이었고, 그런 곳에는 사회 하류층이 몰리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법칙이었으니.

‘그래서 얼핏 보기에 무슨 운명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모든 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듯. 그런데, 사실 일정한 규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결국, 사람은 끼리끼리 모이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장소로 가는 법이니까요. 몇몇 특이한 사람 빼고요.’

과거 받은 시(市) 내무부 장관 폴 카버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잠시 상념에 빠져있던 올리버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며 현실로 돌아왔다.

과거의 가르침을 떠올리는 것도 즐거운 일이긴 했지만, 지금은 일이 먼저.

경우에 따라 생각보다 이 일을 빨리 끝내, 원래 볼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올리버는 품 안에서 오래된 종이를 꺼내 다시 읽어보았다. 에디스에게서 받은 자료로, 당시 홍인(紅人들) 사이에 떠도는 각종 소문을 모은 거였다.

당연히 그 소문은 좋은 것이 없었고, 그중 이곳 버려진 노예수용소에 관한 건 더 안 좋은 편에 속했다.

끔찍한 의식을 통해 홍인을 마석으로 만든다고 했으니.

‘겉보기에는 모르겠네.’

올리버가 버려진 노예수용소를 살피며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 겉보기에는 으스스했지만, 그와 별개로 흑마법사의 눈에는 특별한 뭔가가 포착되지 않았다.

마법 혹은 흑마법을 이용한 방어나, 은닉 술식 같은 게 말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지나칠 만큼 사람이 없고, 고요하다는 거지만, 그건 흉가라 그런 것일 터였다.

잠깐 노예수용소를 살펴보며 생각에 빠진 올리버는 이내 자신이 머리로 뭔가 알아낼 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움직이기로 했다.

올리버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나무 울타리에 손을 가볍게 대 제자리에서 점프. 울타리를 단 한 번에 넘어갔다.

마력이나 감정을 통한 육체 강화 일절 없이.

올리버는 몰라보게 좋아진 자신의 신체능력에 새삼 감탄했다.

꼬르르륵-

물론, 이 허기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올리버는 칼로리바를 꺼내 씹으며 건물에 살펴보다가 출입구를 발견. 한쪽 손에 블랙 슈트를 둘러 억지로 문을 연 다음 안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 내부는 먼지와 어둠으로 가득했다. 올리버는 몸에 저장된 마력을 이용해 빛 구슬을 만들어 주변을 밝히고, 먼지를 가라앉히며 내부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오래전에 짓고, 용도가 용도인 탓인지 건물 내부는 투박하고, 실용적인 게 눈에 띄었다.

‘오래된 탓인지 주인님을 따라 들어간 건물이 떠오르네.’

올리버가 과거 처음 란다로 왔을 때, 조셉을 따라간 건물을 문득 떠올렸다. 조셉이 자신의 제자를 재물로 바치던 제단. 공교롭게도 그곳 역시 폐쇄된 건물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그곳을 어떻게 할지 신경을 못 썼네? 거기 주인님 시체도 있는데.’

올리버는 뒤늦게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재개발에서 중요한 구역으로 선정되지 않아, 당장은 그냥 놔둬도 문제없을 테지만, 재개발 사업이 심화되면 그곳 역시 손을 대야 할 텐데.

‘음······.’

올리버는 그곳을 어찌할지 고민하며 노예수용소 지상층을 다 훑어보곤 노예들을 실질적으로 보관하던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다 똑같이 생겼네.”

노예수용소 지하를 대충 훑어본 올리버가 중얼거렸다.

차가운 돌과 거친 쇠로 이뤄진 지하실은 단순한 재료만큼이나 구조 역시 단순해 전부 똑같이 보였다. 마치, 일부러 이렇게 만든 것처럼.

전부 똑같아 보이는 지하실에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곳곳에 희미하게 남은 핏자국과 손톱자국뿐이었다.

당장이라도 지워질 듯한 모습을 봤을 때 상당한 시간이 지났을 거라 판단됐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핏자국과 손톱자국에선 주인의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공포와 분노. 증오와 슬픔, 굴욕과 절망, 억울함과 원망과 같은.

과거 제인을 따라간 경매장에서 본 예술작품과 비슷했다.

작품에는 만든 예술사의 감정이 깃들어 있었는데, 여기 핏자국과 손톱자국도 마찬가지였다. 차이가 있다면 이쪽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대단하다는 점이었다.

사물에 남긴 흔적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옅어지고 사라는 법인데, 이쪽은 아직까지 남아 있으니. 그 깊이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족히 수십 년은 지났을 텐데 말이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해졌다.

그 흔적을 찾기 위해 올리버는 주변을 다시 탐색했다.

공식적으로 이곳 노예수용소의 지하층은 여기였지만, 에디스가 조사한 정보에 따르면 숨은 공간이 더 있다고 했으니.

문제는 올리버가 어딘지 모른다는 점과-

-[Holly Light(홀리 라이트)]

낯설면서도 익숙한 음색이 울리며 복도 코너 쪽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와 올리버가 만든 빛 구슬을 소멸시켰다.

뭔가 모순적이었다. 빛을 없애는 빛이라니.

성스러운 빛이 빛 구슬을 없애자 주변은 다시 칠흑 같은 어둠이 되었고, 곧이어, 누군가 복도 코너에서 튀어나와 올리버를 향해 둥글고 매끈한 메이스를 휘둘렀다.

죽이기 위해서가 아닌 제압하기 위해.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홀리 라이트로 시야뿐 아니라 마법, 흑마법까지 동시에 제압한 직후 공격이라니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고, 근접 전투기술도 괜찮았다.

철 코트를 입고 양손에 묵직한 방패와 메이스를 들었음에도 공격이 빠르고 치명적이었으니.

아마. 과거의 올리버였다면 단숨에 제압당했을 터였다.

문제는 지금의 올리버는 과거의 올리버가 아니라는 거였고.

올리버는 어깨를 노리는 메이스를 쿼터스태프로 비스듬히 막아 흘려보냈다.

이에 성기사는 바로 반응. 한쪽 손에 들고 있던 방패를 휘둘러 올리버의 안면을 노렸고, 올리버는 이를 피하며 연이어지는 공격에 반응했다.

쾅! 콰과과과과과광━!!

한순간에 수십 차례 오간 공방.

메이스는 육중한 무기라는 본연의 특색도 무시한 채 칼보다 빠르게 허공을 가르고 꿰뚫었으며, 올리버는 이에 맞춰 쿼터스태프를 휘둘러 모든 공격을 막고 흘려보냈다.

개발 반대 위원회의 원로 바솔로뮤와 합을 주고받았을 때처럼.

어둠 속에서 일어난 엄청난 공방. 성기사는 당황하며 공격을 가속했고, 올리버는 서서히 뒤로 밀리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자 뒤로 팍하고 거리를 벌렸다.

그때 성기사가 땅을 박차며 돌진. 올리버는 쿼터스태프 끝을 붙잡아 앞으로 쭉 내밀어 성시가와 거리를 벌렸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순간 올리버는 볼 수 있었다. 성법이 깃든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요안나를. 그녀의 놀란 표정과 감정을.

올리버가 고민의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기사님.”

***

“드디어 그 얼굴을 보는구만, 그래.”

뚱뚱한 에디스가 대저택에 방문. 한 남자를 보며 말했다.

남자는 어두운 금발을 뒤로 넘긴 날카로운 인상의 중년 남성으로, 잘생긴 편이긴 했으나, 스트레스가 심한지 이마가 조금 넓어진 상태였다.

사내의 이름은 케니 미다스. 프로메테우스 사(社)를 설립한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였다. 뭐, 지금은 뭣도 아닌 놈이었지만.

“······은퇴한 날 왜 자꾸 귀찮게 하는 거지?”

케니 미다스가 주름지고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술을 벌컥벌컥 마시며 물었다. 꽤나 엉망인 모습.

지금의 꼴을 보면 믿기 힘들겠지만, 평소 케니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사업 초반 일이 안 풀리고, 그로 인해 마누라가 도망쳤을 때까지는 이런 모습이었지만, 마석 광맥을 기어코 찾아 대박을 터트린 후부터는 늘 옷차림을 단정히 했다.

성공한 사업가라는 걸 최대한 티 내기 위해.

“근데, 이렇게 다시 엉망이 된 모습을 보니, 네가 좆된 게 존나 실감이 되네.”

“날 열받게 하러 이따위 말도 안 되는 편지를 보낸 거야?”

케니는 술을 마시다 말고 구겨진 종이를 꺼내 탁자 위에 툭 하고 던졌다.

종이는 다름 아닌 편지로, 에디스가 케니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였다.

내용은 별거 없었다. 만나 주지 않으면 프로메테우스 사(社)가 악마와 거래해 홍인을 마석으로 만들었다는 걸 세상에 퍼트리겠다는 블러핑이 적혀있었다.

‘이제는 블러핑이 아니지만.’

에디스가 차분하게 확신했다.

최고 경영자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상하리만치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한 케니가 이 편지 한 장에 자신을 만난 준 것부터가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

에디스는 그답지 않게 찝찝함을 느끼며 거짓말을 뱉었다.

“그냥 관심 끌려고 되는 대로 적은 건데, 정말 뭔가 있나 보구만.”

에디스가 스리슬쩍 넘어가며 편지로 손을 뻗었다. 그때, 케니가 홱하고 에디스의 손을 붙잡았다.

“정말 블러핑이야? 어디서 뭐 들은 게 아니고?!”

케니는 에디스의 손을 꽉 잡으며 물었다.

파고드는 손아귀 힘. 밑바닥 광부 출신이라 그런지 케니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힘이 엄청났다. 그러나 이상하게 에디스는 두렵지 않았다.

원래도 이런 종류로 겁을 먹진 않았지만, 지금 케니는 더더욱 그랬다.

아무리 힘이 세도 겁먹은 짐승은 두렵지 않은 법이었으니.

“글쎄······. 딴 건 모르겠지만, 네가 거세된 개새끼처럼 구는 건 똑똑히 알겠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별거 아닙니다. 합리적인 제안을 한 것뿐입니다.”

제3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케니의 지붕 아래에서.

에디스는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웬 노신사와 그를 보조하는 핑크빛 양복을 입은 사람들을 봤다.

에디스는 그들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

핑크색 양복을 입는 정신 나간 인간은 한 종류뿐이고, 노신사 역시 대충 사교계를 몇 차례 방문한 덕분에 누군지 대충 알 거 같았다.

“왕실 비서라니, 영광이구려.”

노신사가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려 심심한 감탄을 표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고용인 주제에 그렇게 거만하게 뒷짐 지는 인간은 왕실 비서뿐이니까.”

“······놀라운 관찰력입니다.”

“놀랍긴 나도 매한가지요. 이 새끼가 정말 거세된 개새끼가 된 줄 몰랐거든.”

에디스가 엄지에 경멸감을 담아 케니를 가리켰다. 이래 보여도 자신보다도 뻔뻔한 미친놈이었는데 말이다.

“한때, 내가 투기판에서 간신히 모은 재산을 자기 사업에 몽땅 투자하라고 했지. 척 봐도 실패할 게 뻔한 사기 같은 사업을 말이야······. 사기꾼에다 개새끼긴 했어도 마음에 드는 놈이었는데, 이젠 그쪽이 시키는 대로 함정을 파놓은 개새끼가 됐군. 참담해.”

에디스의 혀가 보이지 않는 칼날로 변해 케니를 쑤셔댔다. 아직 수치심을 느낄 자존심은 남은 건지 케니는 에디스의 손을 놓았다.

노신사가 끼어들었다.

“함정이라니 오해입니다.”

“미안하지만, 그건 내가 판단할 테니 상관하지 마쇼. 그보다 협상하러 왔으면, 여기 와 앉으쇼. 케니, 넌 패배한 개새끼답게 저기 구석으로 꺼지고.”

에디스는 마치 자신의 안방인 것처럼 멋대로 대화를 진행했다. 당황해 어버버거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임에도 놀랍도록 당당했다.

그 모습에 집주인인 케니는 물론, 산전수전 겪은 핑크맨과 왕실 비서인 노신사까지 놀라게 했다.

그런 그들을 향해 에디스가 다시 말했다.

“아니면 뭐? 날 죽이려는 거요?”

노신사가 대답했다.

“아뇨, 그럴 리가요······. 그런데 그렇다고 하면 어쩌실 겁니까?”

“한번 해보시든가. 선택은 돌이킬 수 없겠지만.”

에디스가 노신사의 얼굴을 보며 똑바로 말했다. 노신사는 에디스의 눈을 봤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눈을.

침묵은 길어졌고, 그로 인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그때 노신사가 입을 열었다.

“케니 씨. 자리 좀 비켜주시겠습니까. 에디스 님과 대화 좀 나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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