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448화 (448/633)

448. 상황 정리 (2)

소곤소곤소근.

시험관으로 들어온 차일드-써드(Third)가 작게 속삭였다.

너무 작아 무슨 말인지 듣기 어려웠으나 사실 들어도 별 의미가 없었다.

송장인형에 들어가지 않은 차일드 본체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지 못했으니. 기껏해야 벌레가 우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딱 한 명. 차일드를 만든 올리버만 빼고.

올리버는 새하얀 입김이 보일 정도로 추운 냉동 창고 안에 책상을 깔고 그 위에서 써드가 속삭이는 드루이드의 지식을 받아 적었다. 단, 한 글자도 빼지 않고.

팔랑.

종이 위에 빽빽하게 글을 쓴 올리버는 곧장 페이지를 넘겼다.

새롭게 펼쳐진 새하얀 페이지.

올리버가 새로운 내용을 적으려는 찰나, 써드의 속삭임이 뚝 하고 끊겼다.

읽은 기억 혹은 지식이 다 떨어진 것.

올리버는 페이지에 표시했다.

[20~30]

그리고는 써드에게 다시 부탁했다.

“써드 31번에서 40번 시체를 살펴봐 주시겠어요?”

올리버의 부탁에 써드는 곧장 시험관 밖으로 나와 올리버 앞에 가지런히 놓인 82구의 드루이드 시체 중 31번이란 표시가 된 시체 안으로 들어갔다.

써드가 입을 통해 들어가자, 가공을 거치지 않은 생(生) 시체가 생명을 얻은 듯 눈꺼풀을 파르르 떨고, 손가락 발가락 등을 움찔거렸다.

시체가 가진 지식 혹은 기억을 살펴보는 것으로, 써드는 대략 1시간 정도가 지나자 밖으로 나와 바로 옆의 32번 시체로 들어갔다.

‘시간이 단축되고 있어.’

올리버는 차일드의 관찰 일지에 시간을 기록하며 생각했다.

처음 드루이드의 시체를 살폈을 땐 그 방대한 양 때문인지 10구를 살피는 데 족히 하루가 걸렸건만, 지금은 평균 1시간이 걸렸다. 반 이상을 단축한 것. 이 기세라면 약속 기간 내에 모든 시체를 살펴볼 수 있을 듯했다.

‘역시, 차일드가 성장하고 있어. 셰이머스를 조종한 것도 한몫하고······. 바깥 분들은 잘하고 계실까?’

올리버가 드루이드의 지식을 필기한 노트 서른네 권을 보다 바깥으로 눈을 돌리며 생각했다.

지금 바깥에서 차일드-퍼스트. 세컨드, 포스가 근력을 낮춘 임시 송장인형에 들어가 천사의 집 아가씨들에게서 사회화 교육을 받고 있었다.

대화법, 예의, 옷, 카페에서 커피 주문하는 법 등을 말이다.

이미, 이전부터 시킬 생각이긴 했지만, 시간이 없어 뒤로 미뤘는데 때마침 필요해 바로 진행했다.

‘소란이 없는 거 보면 잘 배우고 있는 거 같긴 한데.’

올리버가 그리 생각하며 자신이 필기한 드루이드 노트를 다시 살피던 중 철컹거리는 묵직한 쇳소리가 울리며, 두꺼운 냉동 창고 문이 열렸다.

아무래도 약속한 손님이 온 듯했다.

“맙소사······.”

조와 함께 창고 안으로 들어온 제임스가 창고 안 풍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와인햄 약사의 직원 제임스.

그는 82구의 드루이드 시체가 쫙 깔린 풍경에 경악했다. 좀처럼 보기 쉬운 모습이 아니었으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오셨습니까? 제임스 씨.”

두꺼운 옷을 걸친 올리버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그는 올리버를 보며 말했다.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소문요?”

“예, 사업을 방해하는 드루이드를 백 명 몰살시켜, X구역의 진정한 왕이 누군지 보여줬다는 소문요.”

올리버는 고개를 갸웃댔다. 소문이란 게 대충 어떤 식으로 흐르고 부풀려지는지 알았지만 그렇다 해도 왕이라니. 터무니없었다.

“터무니없다고요?”

“예, 완전히 잘못된 이야깁니다. 일단, 82명만 죽였습니다, ”

“아······.”

제임스가 탄성을 뱉었다. 100명보다 적긴 했지만, 이상하게 이쪽이 소름이 끼쳤다.

“그렇군요······. 그럼, X구역의 공동체와 갱들이 모두 이곳 재개발 연합(Redevelopment Coalition)에 와 스스로 머리를 조아려 복종을 맹세하고 있다는 것도 헛소문입니까?”

가만히 옆에 있던 조는 미간을 찌푸렸다. 제임스에게 감탄한 것. 촌 동네 출신치고는 란다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현재 여러 작은 세력으로 갈라진 X구역은 재개발 연합, 정확히는 재개발 연합의 대표이사인 올리버를 중심으로 하나로 통합되고 있었다.

그것도 스스로.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였다. 그만한 힘을 보여줬으니.

덕분에 현재 올리버가 X구역의 왕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었고,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정작 당사자인 올리버는 이를 부정했지만.

“아뇨, 복종하는 게 아니라, 저희 사업 비전을 보고 협력하시는 것뿐입니다.”

제임스는 눈썹을 일자로 만들었다. 절대 믿지 않는다는 제스처. 그리고는 조를 보며 저 양반 진심이냐고 눈빛으로 물었다.

올리버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할 수 있는 태도였다

“예, 뭐······. 알겠습니다. 믿습니다.”

제임스는 거짓말했다. 그는 올리버의 말을 일절 믿지 않았다.

올리버는 설득하고 싶었지만, 일이 바빠 그건 잠시 뒤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어쨌건 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불렀습니다.”

“감사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실, 저희도 볼일이 있어 왔으니까요. 마탑 출장과 X구역 재개발 사업 등. 급한 거 끝냈으니, 저희와 한 약속을 이젠 지킬 수 있으시겠죠?”

제임스가 말한 약속이란 다름 아닌 약사가 보유한 드루이드의 식물 연구를 도와주는 거였다.

마리를 도와주는 과정에 하게 된 약속으로, 그동안 사정이 있어 계속 뒤로 미루고 미뤘다.

참으로 미안했다. 또, 미안해질 예정이라.

“사실 거기에 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왠지 불안하네요. 그것도 엄청.”

제임스가 이번엔 진심을 말했다. 이미 두 번이나 양보한 상태였으니 당연했다.

“이번에도 일이 생겨 도와드리기 힘들 거 같습니다.”

“이런, 저기 데이브 씨······. 저희가 데이브 씨의 힘도 알고, 능력도 알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한마디 드려도 되겠습니까?”

“예, 부탁드립니다.”

“이미 저희는 두 번이나 양보했습니다. 미리 한 약속을요. 그런데 세 번이나 미루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아니지 않습니까?”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약사는 올리버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줬고, 거기에 약속을 두 번이나 미뤄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또 미뤄달라······. 이건 올리버가 생각해도 좀 너무한 것 같긴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역시 급한 사정이 있었기에. 올리버는 다시 한번 자기가 얼마나 이기적인지 실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보상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는 돈이 아닌 지식을 원합니다. 사장님께서 돈 몇 푼 더 벌자고 그런 제안을 한 게 아닌 걸 데이브 씨도 아시지 않습니까?”

올리버가 또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돈 때문이면 그런 제안을 할 필요도 없었다.

약사는 이미 와인햄에서 알아주는 부자였고, 마리와의 거래를 통해 더욱 부자가 된 상태였다. 란다로 와도 무방할 정도.

그런 그가 지식을 탐내는 건 개인의 지적 욕망과 와인햄의 부흥이라는 그 나름의 꿈과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한 번만 들어주실 수 없겠습니까? 만약, 만족하지 못하신다면······. 바로 약사님을 돕겠습니다.”

“······무엇입니까? 보상이란 게요.”

“드루이드의 약초학 지식입니다. 온전한 것은 아니지만요.”

대답을 듣는 순간 제임스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졌다. 너무 놀란 것.

그는 5초 정도 그 상태로 있더니, 고개를 끼익 움직여 뒤늦게 주변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봤다.

냉동 창고에 어울리지 않는 책상과 그 앞에 가지런하게 놓은 82구의 드루이드 시체를.

그는 그제야 왜 여기 올리버가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관심을 가졌다.

“자세히 말씀 좀 해주시겠습니까?”

***

올리버는 제임스의 질문에 답했다.

드루이드의 약초학 지식을 어떻게 습득했는지 말이다.

당연한 의문이었다. 드루이드는 전통과 보안 때문에 자신들의 지식을 글로 남기지 않는다는 건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

그래서 드루이드의 지식은 마법보다 귀한 거였다.

“차일드요?”

“예. 차일드가 지식 혹은 기억을 읽어 제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써드, 잠시만 하던 일 멈추고 와주시겠어요?”

올리버의 부름에 드루이드의 시체를 살피던 써드가 시험관으로 돌아왔다.

올리버는 거치대에 꽂힌 시험관을 뽑아 제임스에게 보여줬다.

투명한 플라스트 안에 있는 차일드를. 얼핏 검은 연기를 뭉친듯한 작은 고깃덩어리가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 검은 덩어리는 작게 돋아난 잎으로 뭐라 속삭였다.

제임스나 조에겐 귀를 아리게 하는 벌레 소리에 불과했지만.

“······크리처군요. 흑마법 창조계열로 만든 인공생명체.”

“아시는군요?”

“따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체에 들어가 정보를 빼내는 겁니까?”

“예, 정확히는 지식 혹은 기억을 빼는 거지만요.”

“똑같은 거 아닙니까?”

“비슷하지만 약간 다릅니다······. 어쨌건, 차일드가 시체에 들어가 드루이드의 지식을 보고 제게 알려줍니다. 전 그걸 받아 적고요.”

제임스가 책상 위에 쌓인 서른네 권의 노트를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전부 드루이드의 지식이 담긴 것으로, 억만금이나 다름없는 물건이었다. 과장이 아닌 진짜로.

“······대단하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여전히 겸손이 과하시군요.”

“진심입니다.”

올리버는 정말 진심이었다. 차일드에게 이런 기능은 의도한 바가 아니었으니.

차일드의 원래 목적은 송장인형을 올리버 대신 조종하는 것뿐이었다. 말 그대로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 운이 좋았던 것뿐이다.

‘거기에 개혁파 드루이드 님들께서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았으면 힘들었고. 일주일을 양보해줘서 다행이야.’

제임스가 말했다.

“뭐, 알겠습니다······. 그럼, 저기 있는 모든 노트가 약초학입니까?”

“아뇨, 그건 아닙니다. 약초학 외에도 동물교감과 사육법, 주술, 드루이드 특유의 신체 훈련법과 자연교감 훈련법 등이 있습니다.”

제임스는 한순간 탐욕을 빛났다.

모두 하나하나 값어치 있는 지식이었다. 단순히 팔아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활용한다면 그 이상의 가치를 뽑을 수 있는 지식.

허나, 제임스는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지식의 값어치를 알고 올리버의 위상도 알았기에.

그의 최근 소문을 고려하면 함부로 수작을 걸 수도 없었다. 이젠 사실상 한 무리의 장. 괜한 수작을 부렸다간 본인은 그렇다 쳐도 주변 사람이 가만있지 않을 거였다.

제임스가 새로워진 판을 계산하는 그때, 올리버가 입을 열었다.

“관심 있으십니까? 다른 드루이드 지식에도요?”

갑작스러운 질문. 제임스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예, 아······. 솔직히 아니라고 하면 전 거짓말쟁이 아니겠습니까?”

“그럼, 포레스트 님과 대화해 보시지요.”

“포레스트 님이라면······. 데이브 씨와 거래하는 중개인요?”

“예, 또 재개발 연합의 공동 대표시기도 하죠. 참고로, 제가 약사님과의 약속에 관해 이야기하자, 그분께서 약초학 지식 공유를 제안하셨습니다. 저기 드루이드 지식은 제가 확보한 거지만 활용은 포레스트 님께서 하시기로 되어 있거든요. 그분께 말씀드려보세요. 그 외에도 그분께서 약사님께 제안하실 게 있다 하셨습니다······. 최소한 들어서 나쁜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제임스는 고개를 갸웃댔다.

데이브와 거래하는 중개인이 과연 그의 곁을 기웃대는 자신들을 좋아할지 의문이라. 날파리처럼 성가셔할 텐데. 허나, 시도해볼 가치는 있었다.

드루이드의 약초학 지식만 확보해도 손해는 아니었으니.

“알겠습니다.”

“잘됐네요. 때마침 저기 포레스트 님께서 오셨거든요.”

올리버가 창고 벽. 정확히는 그 너머를 보며 말했다.

“먼저 가서 이야기 나눠보시겠습니까? 전 하던 일이 있어서요. 끝마치고 따라가겠습니다.”

***

제임스는 곧바로 조의 안내를 받아 포레스트를 만나러 갔고, 올리버는 써드가 읽은 지식 혹은 기억 일부를 노트에 담아냈다.

써드의 속삭임을 다 받아 적자 대략 1시간 정도가 흘렀고, 올리버는 써드에게 인공영혼을 만들어 먹인 후 약간의 휴식을 주고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자마자 다시 일하도록 하죠. 시간이 촉박하니 남은 시간 동안 잠을 포함한 휴식은 일절 없을 겁니다, 그러니 푹 쉬어 두세요.”

“씨발.”

올리버가 걱정에 써드가 화답했다.

창고 밖으로 나가자 올리버는 임시 송장인형에 들어간 차일드를 가르치고 있는 천사의 집 아가씨들과 곧 만날 수 있었다.

그녀들은 가게 유니폼이 아닌 수수한 평상복을 입고 있었는데, 제법 잘 어울렸다.

“어머, 데이브? 나오셨어요!”

이십여 명이나 되는 천사의 집 종업원 중 가장 맏언니가 올리버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예, 잠시 포레스트 님을 만나려고요.”

“아하, 저기 사무실로 들어가셨어요.”

그녀는 건물 한쪽을 가리켰다. X구역 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시로 설치한 사무실 중 하나였다.

“감사합니다······. 일하시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예, 없어요. 퍼스트, 세컨드, 포스 모두 잘 배우시거든요.”

올리버는 종업원에게 둘러싸여 각종 교육을 주입 당하고 있는 차일드들을 봤다.

“자, 그럼 내추럴 메이크업을 다 배웠으니, 이번에는 파티 메이크업을 배워볼까요?”

“드레스를 고르는 법도 가르쳐 드릴게요.”

“재미없는 상대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도요!”

“구두 신는 법도······.”

“향수는-”

“커피 주문하는 법 다시 연습해 볼까요? 세 번만 더하면 100번을 채울 수 있을 거예요. 이번에 캬학 소리를 빼보아요.”

“이럴 때는 바로 취미 이야기나 직장 이야기를 물어보는 게 좋아요.”

“미소 짓는 법을 배워볼까요?”

“진정한 신사란-”

“전 할 게 더 이상 없지만, 옆에서 그냥 조잘거릴게요.”

천사의 집 종업원 이십여 명에게 둘러싸인 차일드는 반쯤 정신이 나간 채 이야기를 억지로 듣고 있었다.

특히, 세컨드는 너무 괴로운 듯 자기 손을 총 모양으로 만든 다음 머리를 겨눠 방아쇠를 당기기까지 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들은 올리버를 발견하자마자 캬학! 소리를 지르며 살려달라 소리를 질렀다. 아니면, 죽여달라고.

천사의 집 종업원들은 올리버에게 상당한 수업료를 받은 탓인지, 송장인형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꽤 대단했다. 송장인형이 말이 인형이지 시체인데 말이다.

“후훗, 가게에는 시체보다 더한 손님들도 찾아오거든요. 걱정 마세요.”

종업원이 웃으며 말했다. 허세가 아닌 사실로 부드러운 그 모습에서 올리버는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총, 완력, 마법, 흑마법과 다른 강인함을.

“대단하시군요.”

“란다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는 별거 아니죠. 그래도 칭찬 감사해요.”

“이렇게 강한 분께서 도와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별말씀을요. 그냥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수업료도 두둑이 챙겨주셨잖아요? 무엇보다 이 일이 꽤 재밌거든요.”

“그렇습니까?”

“예······. 일 때문에 배우긴 했지만, 데이브 씨를 포함해 가르치는 게 이렇게 보람찰 줄은 몰랐어요. 뭐랄까 새로워요”

일이라 하면 시스터 후드. 올리버는 그녀의 씁쓸함 추억과 현재의 즐거움을 보았다.

“지금은 재밌습니까?”

“음······. 예. 즐겁네요.”

“그럼, 나중에 이런 교실을 차려도 되겠군요. 천사의 매너 교실 같은 거요.”

“헤······. 진심인가요?”

“예, 잘하실 거 같아서요. 만약 하신다고 하면 투자하고 싶습니다.”

“······정말요?”

“예. 잘하실 것 같고, 저도 계속 배우고 싶어서요.”

올리버가 대답하자 종업원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듣기로 유머 공부한다고 하던데 맞나요?”

“예······. 아,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알아요······. 그냥 차일드 상태를 보고 평가한다고 했으면 더 유머러스했을 거라 조언하려던 것뿐이에요.”

“그런가요?”

“그래요······. 어쨌건, 전 그런 줄 알고 확실해 교육해 놓을게요.”

종업원이 양손을 불끈 쥐며 말했다. 그녀는 기분이 한결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올리버도 똑같이 주먹을 불끈 쥐며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리곤 포레스트를 만나러 다시 움직였다.

올리버가 가려하자 퍼스트가 전보다 더 유려해진 말투로 올리버를 불렀다.

“데이브! 도와줘! 데이브! 야!”

올리버가 퍼스트의 외침에 멈추곤, 퍼스트를 향해 양손을 불끈 쥐고 말했다.

“믿습니다.”

“씨발.”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