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408화 (408/633)

408. 반가운 반란 (2)

“지금 뭐 하는지 물었다.”

인육 요리사는 자신들 둘러싼 수많은 제자(弟子)와 손제자(孫弟子)들에게 다시 물었다.

그들의 손에는 저마다 식칼이 들려있었고, 눈에는 불만과 분노가 머금어져 있었다.

척 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

허나, 인육 요리사는 전혀 위축 없이 앞에 놓인 로띠 드 퀴스를 먹었다. 고깃덩어리 통째로 말이다.

혼자 먹기 너무나도 많은 양.

그럼에도 인육 요리사는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속이 잘 익은 두꺼운 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먹었다. 매우 깔끔하게.

달그락. 달그락.

팻말이 문에 걸리고 커튼이 내려가 바깥과 완전히 분리된 레스토랑 안에는 식기 소리만 울려 퍼졌다.

쪼르르륵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다 먹어치운 인육 요리사는 인간의 피와 포도주를 섞어 숙성시킨 블러디 와인으로 입가심했다.

“포도주 맛이 어떠십니까? 주인님.”

“훌륭하군. 순결한 처녀, 30년 산?”

“그렇습니다. 제가 관리하는 업장에서 신경 써서 챙겨 온 것입니다.”

인육 요리사를 둘러싼 사람 중 가장 앞에선 남자가 대답했다.

그의 이름은 로맹. 인육 요리사의 직계 제자로, 인육 요리사처럼 어깨가 넓고 몸이 다부졌으며, 옷차림이 깔끔했다.

“잘 관리했네.”

“주인님께서 맡겨주신 후 온 마음을 다해 관리했습니다. 중요한 사업장이었으니까요. 금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요.”

인육 요리사는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블러디 와인은 인육 요리사의 조직 최대 수입원 중 하나였으며, 갈로스는 물론 주변 나라의 상류층에 제공하는 주요 뇌물 중 하나였다.

맛은 물론 건강과 정력, 미모를 강화해주는 기적의 포도주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기에.

검은손의 인육 요리사가 갈로스에 대놓고 터를 잡고 있음에도 건드리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닙니다. 그 소중한 사업장을 잃었거든요. 바다 건너 양박이들에게요······. 자그마치 50년 동안 관리한 제 사업장을요.”

로맹의 목소리는 얼핏 냉철해 보였으나, 그 이면에는 사업장에 대한 애착과 그 사업장을 잃은 분노가 뚝뚝 떨어졌다.

당연했다. 얼핏 보면 자그마한 그 사업장은 실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니.

아니, 그 이전에 자신이 공들여 키운 사업장. 가치와 별개로 분노할 수밖에 없다.

인육 요리사의 제자들 모두 하류층 출신. 자신의 것을 빼앗기는 것에 신물이 난 인간들뿐이었다.

그렇기에 여기 있는 이들 모두 그 분노에 공감할 수 있었다. 단, 한 명 인육 요리사만 빼고.

“그래서?”

무덤덤하기 그지없는 반응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업장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제 제자들이 아닌 제가 직접 나섰다면 그 시건방진 마탑 놈들을 죽여 고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지요.”

“불만이야?”

인육 요리사가 블러디 와인을 따르며 물었다.

“저 외에도 여기 있는 모두 관리하던 사업장을 잃었습니다. 로큘리 대학과 경찰, 군대에요. 주인님의 여동생님이 멋대로 벌인-”

-파앙!

로맹이 말하는 도중 인육 요리사 앞에 있던 포도주병과 잔이 폭발하듯 깨졌다. 인육 요리사의 감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덕분에 피처럼 붉은 블러디 와인은 정말 피처럼 식탁 위와 바닥에 흩뿌려졌다.

“아까워라······. 하던 이야기마저 해.”

변한 공기. 수십 명이나 되는 인육 요리사의 제자와 손제자(孫弟子)들은 긴장했다.

지난 100년 동안 싸우는 모습을 거의 보인 적 없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인육 요리사의 이름값은 무시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었으니.

검은손의 네 손가락 중 하나.

‘그렇다 해도 과거 이야기일 뿐. 분명 과장이······.’

스스로를 다독이며 용기를 낸 로맹. 그가 질문했다.

“계획을 묻고 싶습니다······. 왜 경찰과 군대, 로큘리 대학, 마탑마저 적으로 돌리고도 그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는지 말입니다. 곧 성기사들도 올 텐데, 이대로 가면 손해가 너무 커집니다.”

로맹이 자신의 입을 빌려 모두가 궁금해하는 사실을 물었다.

인육 요리사의 여동생이 멋대로 저지른 짓에 자신들이 휘말린 것은 그러려니 할 수 있었지만, 피해가 누적되고 있음에도 가만히 있는 인육 요리사의 태도는 도저히 넘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사람을 잡아먹는 흑마법사가 된 것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세상의 축복을 누리기 위한 것이었다.

허나, 인육 요리사의 대답은 잔혹할 뿐이었다.

“내가 그걸 가축에게 왜 설명해야 하지?”

로맹이 두 눈이 커졌다. 한 인간이 태어나 죽는 시간 동안 인육 요리사에게 충성했기에.

“······저희는 주인님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가축도 인간을 위해 헌신해. 소는 밭을 갈고, 돼지는 새끼를 까고, 닭은 달걀을, 말을 짐을 나르지. 근데, 인간이 가축에게 감사를 표하나?”

레스토랑에 있는 이들 모두 본능적으로 저 말이 조롱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잔혹했다.

“아니지. 더 이상 밭을 못 갈고, 새끼를 못 까고, 달걀을 못 만들며, 짐을 못 나르면 감사를 표하긴커녕 죽여서 고기로 만들지. 식탁의 음식으로, 개에게 먹일 간식으로.”

“저희가 가축이라는 겁니까?”

“물론. 내 제자가 돼 힘과 영생을 누릴 수 있는 대가로 내 가축이 되기로 했잖아.”

“예. 그랬습니다. 그랬지요.”

로맹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많은 마법사와 마력 사용자를 먹어치워 축적한 마력을 레스토랑 전체에 퍼트렸다.

방대한 마력은 적잖은 크기의 레스토랑을 밀도 높게 감쌌고, 그와 동시에 보통 사람은 인지할 수 없는 블랙아웃을 일으켰다.

반사신경이 뛰어난 자들조차 눈 깜빡일 정도로 짧은 찰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그 짧은 찰나 중력이 한순간 해제된 느낌을 받았다.

“공간 마법 중 하나인 순간이동 마법이군.”

로맹이 사용한 기술을 대번에 간파한 인육 요리사가 말했다.

그리고는 마력을 사용해 레스토랑 창문을 가린 커튼을 치웠다.

차락-

기이하게도 창문 너머로 도시의 풍경이 아닌 숲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라빌리 바깥 숲?”

“그렇습니다.”

“좋은 방법이군.”

인육 요리사가 말했다.

실제로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레스토랑과 똑같은 건물을 만들어 공간의 동기율을 높인 다음 이를 촉매로 순간이동마법을 사용하다니.

준비하는 시간과 비용은 좀 들겠지만, 까다로운 공간 마법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했다.

“덕분에 아무 눈치 안 보고 덤빌 수 있겠군.”

인육 요리사가 마치 남의 일을 이야기하듯 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인육 요리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다른 제자들이 건물 주변을 에워쌌다.

그 수가 대략 백여 명. 완벽한 포석이었다.

소란을 일으킬 수 없는 8번 구역 레스토랑에 인육 요리사를 초대해 안심시키며, 몇 개월에 걸쳐 준비한 공간마법으로 단숨에 외딴곳으로 고립시켜 포위하다니 말이다.

상당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육 요리사에 대한 불만 여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주인님께 흑마법의 지식을 배우기 위해 가축이 되겠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정말 가축 같은 대우를 받을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가축이 되고 싶어 가축이 되는 가축은 없지. 그냥 힘이 없으니까 가축인 거지.”

신경을 긁는 말이었는지, 차분한 로맹은 움찔하며 신호를 보냈고, 그 신호에 맞춰 인육 요리사의 주위를 포위한 배신자들이 일제히 식칼에 자신의 분노를 부여해 인육 요리사를 찌르려 했다.

촤라라라라락!!

수십 개의 검은빛 칼날이 인육 요리사를 향해 날아가는 그때 인육 요리사의 몸 안에 있던 감정이 파동처럼 요동치며, 거대한 칼날 형태로 뿜어져 나와 사방을 순식간에 휩쓸었다.

초승달 형태의 여러 칼날은 상어처럼 허공을 헤엄치며 주변의 배신자들은 물론, 레스토랑 바닥과 천장, 심지어 벽을 뚫고 나가 건물 바깥의 배신자들도 덮쳐버렸다.

단 한 번의 반격에 사방에 선혈이 낭자했고, 잘려나간 팔다리가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검은빛 칼날 범위에 있던 이들 모두 당했기에 얼마나 당했는지 추측조차 어려웠는데, 그중 적잖은 수가 회복력 이상의 데미지를 입어 그대로 몸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모두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주인의 위명을 알기에 그가 강한 자라는 건 다들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앉은자리에서 이런 일을 일으키다니······.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 돌이키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인육 요리사의 전(前) 제자들과 손제자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몸에 막대한 흑마법을 부여해 인육 요리사를 향해 덤벼들었다.

골격과 근육이 극도로 팽창해 거인처럼 커진 이들이 있는가 하면, 크기를 키우지 않은 채 밀도만 높여 검붉게 변해 맹수처럼 달려드는 자들도 있었다.

하나하나 어디서든 먹힐 실력자.

허나, 모두 의미 없었다.

인육 요리사가 소매에 숨긴 프렌치 나이프를 꺼내 휘두르자, 돌처럼 단단한 근육도, 철골 같은 뼈도, 각질로 뒤덮인 갑옷 같은 피부도 모두 푸딩처럼 잘려나갔다.

압도적인 수적 우위가 무색할 지경.

놀랍게도 인육 요리사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크롸롸롸롸롸롸랑!!!”

주춤거리는 인파 사이로 거대한 무엇인가가 뱀처럼 유연하고,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여, 인육 요리사에게 접근했다.

그것은 두 발 달린 늑대였다. 아주 어설프게 생긴 늑대.

“늑대인간?”

인육 요리사가 반응하며 칼을 가볍게 휘둘렀다.

사람과 늑대를 대충 뒤섞은 듯한 그 거구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르게 움직여 인육 요리사의 칼날을 피하고, 흑마법으로 강화한 이빨과 손톱을 휘두르려고 하였다.

푹!

비록, 인육 요리사가 꺼낸 과도에 복부가 꿰뚫렸지만.

“꺼억······!”

3미터를 가뿐히 넘긴 어설픈 늑대인간은 작은 칼날에 찔려 꿈쩍하지도 못했다.

칼날에 깃든 흑마법 ‘스티픈네스(stiffness)’에 몸이 경직된 것으로, 인육 요리사는 거대하면서도 어설픈 늑대인간을 살피며 말했다.

“키메라가 아니라 진짜 늑대인간이잖아? 난 먹인 적 없는데, 어떻게 섭식한 거지?”

인육 요리사의 물음에 늑대인간은 특유의 강인함과 회복력으로 대답했다.

“내 동생······! 자동차 운전하다 바위에 깔려 죽은 내 동━”

━촤악!!

괴물의 얼굴로 사람의 표정을 짓던 늑대인간이 말을 채 끝나기도 전에 인육 요리사는 과도를 주욱 들어 올렸다.

탄환도 막는 늑대인간의 가죽은 너무나도 쉽게 갈라지며 한 바구니의 피와 내장을 쏟아냈다.

철퍽.

바닥에 고인 피 웅덩이와 내장 조각들.

인육 요리사가 챙길지 말지 고민하는 그때 갑자기 그늘이 형성되며, 인육 요리사의 머리 위를 가렸다.

고개를 움직여 확인하자 인육 요리사는 볼 수 있었다.

족히 20미터는 될듯한 거인을.

흡사, 두 발이 달린 산과 같았는데, 더 놀라운 것은 저 모습 역시 마법으로 인위적으로 만든 싸구려가 아니라는 거였다.

“진짜 거인을 먹었군.”

인육 요리사가 거인으로 변한 반역자를 보며 말했다.

그는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는지 다소 외형이 뒤틀려있었는데, 특히, 하반신은 되다만 듯 미숙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섭식에 실패한 것. 좋게 봐줘도 반쪽짜리 성공. 그러나 어찌 됐건 거인을 먹은 것은 사실이었다.

이 세상에 없는 거인과 멸종한 늑대인간을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포털을 열어 이계(異系)의 생물을 소환해 섭취한 것이었다.

“난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용케도 해냈군.”

[우린······더 이상······가축이······아니다······!!!]

어설프게 거인을 먹어 흡수한 반역자가 이마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거인의 성대(聲帶) 덕분인지 사람의 그것과 다른 요란한 울림이 숲 전체에 퍼지며, 반역자는 거인의 팔을 들어 올려 그대로 내리찍었다.

압도적인 크기와 무게, 질량을 가진 거인은 팔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으로 주변의 공기를 휘감아 기류를 형성하며, 하나의 재앙이 돼 대지 위로 추락했다.

공기를 찢는 충격파가 선명히 보였는데, 그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불사(不死)에 가까운 회복력을 가진 다른 배신자들이 부리나케 그 자리를 피했다.

저 정도 위력의 공격이면, 회복력을 무시하고 단숨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직감한 것.

도망치는 수많은 사람 중 오직 인육 요리사만이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흥미를 빛내며 오른손에 쥔 칼을 왼손으로 옮기곤, 빈손을 쥐어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재앙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

주먹과 주먹이 부딪히자 형용할 수 없는 굉음이 울려 퍼지며, 해일과 같은 충격파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 주변의 나무를 꺾고, 뿌리째 뽑아버렸다.

정말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한 경악스러운 위력.

하지만 그보다 더 경악스러운 건 결과였다.

주먹과 주먹이 부딪힌 결과.

놀랍게도 주먹이 부서진 쪽은 인육 요리사가 아닌 거인으로 변한 반역자였다.

[크······아악······악!!!]

거인은 산산이 부서진 자신의 주먹을 감싸며 숲이 요동쳐라 비명을 질렀으며, 인육 요리사는 부서진 주먹 잔해 위에 당당히 서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인육 요리사가 입은 피해라고는 옷에 흙먼지가 묻고, 오른쪽 소매가 충격파로 조금 찢어진 것밖에 없었다.

“여름 한정판 셔츠인데.”

인육 요리사가 아까워하며 중얼거렸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분명, 주먹을 내지를 때 아무런 흑마법도 부여하지 않은, 순수한 육체의 힘만 사용하였건만, 어찌 이런 결과가······.

인지를 초월한 광경에 백 명이 넘는 반역자들이 압도되었다.

순수한 인육 요리사의 힘에.

만약 질병계열 흑마법으로 육체까지 강화한다면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모두 그 모습을 상상했고, 상상은 곧 공포를 낳았다.

“겁먹지 마라······.”

반역자 중 유일하게 겁먹지 않은 자가 입을 열었다. 로맹이었다.

인육 요리사의 직계 제자인 그 역시 외형이 변해 있었다.

덩치가 세배로 커진 것은 물론, 피부에는 군데군데 붉은 비늘이 돋아났고, 머리에는 거친 뿔이 자라났으며, 두 팔과 다리는 거대한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변해 있었다.

“지렁이라도 먹었나?”

인육 요리사가 로맹의 모습을 보고 비아냥거렸다.

허나, 로맹은 그 말을 무시. 입을 벌려 주변의 공기를 들이켰다.

대량은 공기는 팽창한 가슴에 모였으며, 그와 동시에 붉은 비늘은 쇳물처럼 흉흉하게 발광, 강렬한 열을 내뿜었다.

아직 여름임에도 연기가 보일 지경.

열이 점점 오르자 주변의 땅이 마를 뿐 아니라, 나무들조차 노랗게 비틀어져 갔다.

“피해!”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다른 흑마법사들이 소리쳤다. 그러나, 한 발짝 늦었다.

피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로맹은 숨결을 토했다. 화염과 폭풍으로 이뤄진 숨결을.

붉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거대한 화염은 산조차 태워버릴 기세로 눈앞의 모든 것을 불살랐다.

숲을 구성하는 무수한 나무와 돌, 대지, 호수 심지어 같은 동료들마저.

모두 한순간에 재가 됐다.

딱하나 인육 요리사만 빼고.

그는 화염을 정면으로 뚫고 나와 용인(龍人)이 된 로맹을 순식간에 지나쳤다.

뚝······. 뚝······. 우두둑. 우두둑.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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