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400화 (400/633)

400. 마중 (1)

“혹시 이 인원에 불만 있나?”

여객선 일등석 손님만 이용할 수 있는 체육관 링. 글러브를 낀 테렌스 로어가 물었다.

마탑의 복싱 챔피언이라 한 그는 깃털처럼 가볍게 스텝을 밟으며, 올리버와의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 빈틈이 보이는 족족 파고들어 가볍게 주먹을 내질렀다.

소리는 전혀 가볍지 않았지만.

퍽!!

올리버는 마법도 흑마법도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테렌스의 주먹을 막으며 대답했다.

“아뇨. 불만은 없습니다. 그냥 인원이 기시감이 들어서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올리버와 케빈, 테렌스와 야렐리······. 레이크 빌리지에서 잠시나마 협력한 구성원이었다.

“귀찮아서 아무 생각 없이 결정한 거 같지만, 나름대로 신중하게 고른 거야.”

테렌스가 벌처럼 날카롭게 스텝을 밟으며 올리버에게 접근, 다시 주먹을 날렸다.

묵직하면서도 매서운 주먹은 벌떼처럼 덮쳐왔고, 올리버는 아까 전 테렌스가 가르쳐준 요령대로 피하고, 막았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묵직한 타격음이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확실히 차이가 있네.’

올리버가 테렌스의 공격을 피하고 막으며 생각했다.

근접전이라면 조에게서도 약간 배웠지만,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테렌스 쪽이 좀 더 체계화되고 깔끔했다. 그렇기에 더 위협적이었고.

퍼억━!

테렌스가 아까 전 가르쳐 준 것과 다르게, 변화를 줘 올리버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옆구리를 시작으로 가슴, 목, 정수리까지 올라오는 극심한 통증에 뇌가 저릿저릿했으나, 올리버는 쓰러지지 않고 버티며 반격을 가했다.

“······그렇습니까?”

“물론!”

반격을 가하는 타이밍에 맞춰 테렌스가 올리버의 얼굴에 카운터를 먹였다.

시야가 잠시 흐릿해지며, 날카로운 고통이 짧게 스쳐 지나가, 그 빈자리를 묵직한 통증이 대신 채워나갔다.

비틀거리는 발걸음과 가눌 수 없는 상체.

올리버는 아까 전 테렌스가 가르쳐줬던 대로 버티는 자세를 잡았고, 테렌스는 가르쳤던 대로 주먹세례를 날려 올리버를 밀어붙였다.

퍼억! 뻑!! 콰앙! 퍽!!!

“일단, 우리 모두 레이크 빌리지의 경험자거든.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지! 거기다 나랑 케빈은 종군 마법사! 이런 일에 딱이야!!”

주먹으로 사람을 때리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었음에도, 테렌스는 전혀 지치지 않는지 말까지 했다. 아팠다.

“거기다 난 마탑 외부인에 가깝고, 케빈은 그렇다 할 실권이 없는 마스터 중 하나! 로큘리 대학에 뭔가를 약속할 수도 없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올리버는 테렌스의 주먹을 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이해됐다.

지금 이 일행은 로큘리 대학에 제대로 된 지원군을 보내기 전, 미리 파견한 선발대였으나, 실상은 로큘리 대학을 돕는 척하며 현지 상황을 조사할 척후대에 더 가까웠다.

인육 요리사를 제대로 토벌할 수 있는지, 마탑이 자체적인 전선을 짤 수 있는지, 승리해 명성을 바로 세울 수 있을지와 같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인원은 괜찮을 수 있었다.

케빈이나 테렌스나 실력은 뛰어나지만, 혼자서 무엇을 약속하거나 정할 직책은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로큘리 대학에 적당히 협력하며, 로큘리 대학과 갈로스의 상황을 파악하기 딱 적당했다.

“그럼, 야렐리 씨도 같은 이유에선 가요?”

테렌스가 어깨를 당기는 타이밍에서 맞춰, 올리버는 상체를 낮게 숙였다.

테렌스는 훅을 날렸고, 올리버는 테렌스의 옆구리를 파고들어 피하는 동시에 그의 후방을 잡았다.

뒤로 고개를 돌린 테렌스. 올리버는 바로 테렌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사정없이 공격했다.

놀랍게도 테렌스의 몸은 올리버와 같이 마력으로 강화하지 않았음에도 타이어처럼 단단하고, 질겼다.

순수한 근육의 힘. 그 탓인지 그렇다 할 타격이 들어가지 않았고, 곧바로 반격을 당했다.

쾅!!

올리버는 몽둥이로 맞은 통증을 느끼며, 링 바닥 위에 털썩 쓰러졌다.

“아니······. 네가 말할래? 내가 말할까?”

링 바깥쪽을 보며 말하는 테렌스. 올리버는 그의 시선을 따라 링 바깥쪽을 봤다. 그곳에는 야렐리와 케빈이 서 있었다.

“야렐리 씨? 교수님?”

땀에 전 올리버가 누운 채 야렐리와 케빈을 불렀다.

야렐리는 올리버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입을 열었다.

“제가 가는 이유는 테렌스 중령님과 케빈 교수님과 달라요.”

“그렇습니까?”

“예, 저는······. 정확히는 저희 집안이 갈로스의 마법사 가문이라든지, 사업가, 정치인 등 여러 사람과 안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따라가는 거예요.”

케빈이 덧붙였다.

“로큘리 대학에서 별도로 현지 상황을 조사하려면 그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테렌스 님과 교수님은 없습니까?”

“나나 케빈이나 갈로스와 인연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린 주로 갈로스 놈들을 죽이는 편이었거든. 식민지 전쟁 같은 데서. 그래서 도움을 받기에는 애로사항이 꽃피지.”

테렌스가 다가와 올리버에게 손을 내밀며 대답해줬다. 올리버가 손을 잡자 일으켜 세워줬다.

“아······. 그렇군요.”

“혹시, 저희와 온 게 불만이신가요?”

링 바깥에 있는 야렐리의 질문에 올리버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저 언너 씨라든가 그쪽 사람들도 오면 좋지 않았을까 해서요.”

“아직 완전히 믿을 수 없다고 기각당했어. 이번 일은 변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좋으니까······. 그보다 갑자기 왜 권투를 배우고 있는 거야?”

케빈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뜸 테렌스에게 권투와 같은 근접 전투를 가르쳐달래 했으니.

아주 이상한 건 아니었지만, 올리버 정도 되는 실력자가 이러는 건 좀 의아하긴 했다.

질문을 들은 올리버는 잠시 생각했다.

저번 Z구역에서 싸운 개발 반대 위원회의 원로 바솔로뮤를.

그는 강했다. 특히, 근접전에서 올리버는 상대도 되지 않았다.

같은 쿼터스태프로 싸웠을 때 올리버의 모든 공격은 막혔던데 반해 방어는 모조리 뚫렸다.

정말 목숨을 걸고 싸웠다면 올리버가 졌을 터였다. 블랙 슈트도 단숨에 찢어발기는 고기-쿼터스태프가 그 증거였다.

“······인육 요리사 계파는 대부분 근접전이 특기인 것 같아서요. 거기 대비할까 해 부탁드렸습니다.”

테렌스가 글러브를 벗으며 대답했다.

“벼락치기 수준이 과연 어떨지 의문이지만, 뭐,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배우기도 빨리 배우니까.”

“칭찬 감사합니다.”

테렌스는 고개를 저었다.

“칭찬이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이미 길거리 싸움을 익혔음에도, 내가 가르치는 걸 바로바로 흡수하니까. 마법만큼은 아니라도 주먹질에도 일가견은 있는 거 같아. 제대로 각 잡고 배우면 싸움만으로도 어디서든 먹힐 정도로.”

상당한 고평가. 놀라운 것은 테렌스가 진심이라는 거였다. 케빈과 달리 쾌활하고, 유쾌했지만,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진지해 절대 농담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케빈과 야렐리도 알고 있는 점이었다.

“칭찬 감사합니다. 또, 가르쳐주셔서도 감사합니다.”

“됐어. 나도 몸이나 풀려고 한 건데······. 그런데 이왕 배울 거면 무기를 배우는 게 낫지 않나? 칼 같은 거로 말이야.”

“칼······. 말씀입니까?”

“응, 마법과 같이 쓸 무기라면 칼이 보통 좋거든. 마법과의 조합이 좋고, 휴대성도 나쁘지 않은 데다, 여차하며 붙었을 때 휘두르기도 좋지.”

마법과 칼이라······. 올리버는 켈 자유독립군의 지도자 중 하나인 윌레스를 떠올렸다.

그도 화염 마법과 칼을 주로 썼다. 나쁘지 않을지도······.

“······말씀은 감사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강요할 생각은 없다만, 뭔 이유라도 있어?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 말이야.”

올리버는 파이터 크루의 창시자인 요리사와 마운틴 페이스에서의 바토리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들의 목이 떨어졌을 때도.

올리버는 알 수 없는 꺼림칙함을 느끼며 답했다.

“칼은 너무 날카로워서 싫거든요.”

너무 날카로워서 싫다라······. 대답을 들은 테렌스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물을 마시면 갈증이 해소돼서 먹기 싫다는 개소리를 들은 기분이었다.

혹여 숨은 뜻이 있나 싶어 같은 스승을 둔 케빈을 봤으나, 케빈 역시 해답을 주지 않았다. 뭔가 이유를 알고 있긴 한 눈치인데 말이다.

“확실히 그 말이 맞네.”

케빈이 링 위에 올라오며 말했다. 그는 품 안에서 작은 막대기를 꺼냈다. 축소마법으로 줄인 쿼터스태프였다.

“날카로워서 칼을 안 쓴다는 거?”

“그거 말고. 무기술을 배우는 게 낫다는 거······. 제논.”

“예, 교수님.”

“나랑 한판 붙자.”

***

부우우우웅━!

철썩철썩 치는 파도와 끼룩대는 바닷새의 울음 사이로, 묵직하고 인위적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객선의 뱃고동 소리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여객선은 항구에 배를 댔으며, 사업, 관광, 이주, 도주 등 다양한 이유의 사람들이 개미 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 개미 떼 사이로 유쾌한 테렌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외여행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고 그랬지? 어때?”

“아프네요.”

올리버가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그도 그럴 게, 여객선으로 이동하는 내내 테렌스와 케빈에게 직접 맞아가며, 권투나 스태프 격투술을 배웠기에.

뭐, 나쁘진 않았다. 아픈 만큼 많이 배웠고, 멍 같은 상처는 희석시킨 포션으로 치료할 수 있었으니. 그럼에도 은은한 통증은 남아 욱신거리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테렌스는 다시 웃었다.

“크크크! 그렇게 아파?”

“예, 역시 두 분 다 강하시네요.”

당연한 말이었다. 케빈과 테렌스 모두 종군 마법사 시절 근무지에서 적잖은 명성을 쌓은 뛰어난 마법사였으니. 거기다. 마법사 직책을 뺀 맨몸뚱이도 그 둘은 충분히 강했다.

애당초 몸이 약하면 종군 마법사로 오래 살아남을 수 없었다.

“암, 살아남을 수 없고. 아무리 마법 실력이 뛰어나도 몸이 약하면, 고된 군 생활과 타지 생활을 못 버티거든. 그래서 몸이 튼튼하지 못한 녀석들은 자원 탐색이나, 군용 마법 자문 쪽으로 빠지는 거고, 케빈이나 나처럼 튼튼한 놈들은 현장으로 빠지는 거야······. 생각해 보니까 뭔가 불공평한데?”

테렌스가 말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댔다.

케빈이 끼어들었다.

“잡담은 거기까지 나누고 이제 긴장해. 갈로스에 왔으니까.”

“왜? 인육 요리사가 벌써 우릴 습격할까 걱정이야?”

“아니, 좀도둑한테 털릴까 봐 말하는 거야. 갈로스 소매치기는 유명하니까. 난 그런 피곤한 해프닝을 원치 않거든.”

진심을 담긴 케빈의 말에 올리버는 의문을 품었다.

“소매치기라면 란다에도 많지 않습니까?”

“란다에도 소매치기가 많긴 하지만, 갈로스는 특히 더 심하거든요.”

조용히 따라오던 야렐리가 일행과 발걸음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했다.

테렌스가 장난스럽게 되물었다.

“꼭 소매치기 많이 만난 사람처럼 이야기하네? 마법 명문가 아이스아이 가문의 여식은 좀도둑이 우글거리는 뒷구역과 인연이 없을 텐데.”

“그건 테렌스 중령님도 마찬가지 아니신가요?”

대답을 들은 테렌스가 캬캬캬 웃었다. 그도 그럴 게, 테렌스 역시 로어 가문이라는 마탑을 벗어난 독자적인 명문 가문 출신이었으니까.

저번 레이크 빌리지 학회에서 필립 중장과 함께 개인 여객선을 타고 온 게 그 대표적 예시였다.

비록, 본가가 아닌 방계 가문이었지만, 그 역시 야렐리 못지않은 금수저라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소매치기를 만날 일 역시 없었다.

“왜냐면 란다는 앞 구역일수록 치안이 좋으니까. 하류층 거주지에선 바퀴벌레처럼 흔한 좀도둑도, 중산층 거주지부터 거의 안 보이고. 상류층 거주지는 아예 멸종 수준이지. 경찰이 바로 두들겨 패니까.

“갈로스는 아니란 말씀입니까?”

올리버의 질문에 케빈은 대답 대신 고개를 까딱여 앞의 풍경을 가리켰다.

갈로스의 항구도시 렝칼을 말이다.

“아······.”

렝칼을 본 올리버가 소리 냈다.

***

케빈은 갈로스의 좀도둑 뒤에 밀리유(갈로스의 연합 범죄 조직)가 있어, 란다 보다 더 질이 나쁘다고 했다.

크라림 펌은 기본적으로 사업가라 그런 범죄에 손대지 않았지만, 밀리유는 도둑질, 강도와 같은 범죄에도 거리낌이 없어 조직적으로 좀도둑을 운영,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보낸다고 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항구 곳곳 구석진 골목에는 좀도둑으로 보이는 소년들이 쥐새끼처럼 숨어 있었다.

‘그리고 진짜 쥐들도 많네.’

올리버가 항구 길바닥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쥐들을 보며 생각했다.

물기를 머금은 회색 자갈 도보 위로, 검회색 털을 가진 쥐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먹기 위해 서로 찍찍 울어대며 싸우고 있었다.

그러다 마차가 그 위로 지나가 쥐들을 짜부라트렸고, 다시 쥐들이 몰려와 동족의 시체를 파먹어댔다.

“우욱. 토할 거 같네. 역겨운 쥐새끼들······.”

“일단, 은행부터 가서 환전을······.”

“뭐야? 왜 안 나온 거야?! 야. 비서. 어떻게 된 거야?”

“히, 히익······! 죄, 죄송합니다 사장님. 지금 바로 연락을······.”

“빨리, 빨리 안 움직여 이 새끼야!”

“여보! 빨리 소비 백화점에 가보고 싶어요. 모자랑, 구두, 향수-”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힘들게 번 돈으로 사줄 테니 보채지 마.”

“어머, 사랑해요!”

올리버, 케빈, 테렌스, 케빈과 함께 내린 여객선 승객들은 외국에 발을 디뎠다는 고양감에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웅성웅성. 우르르. 소음의 하모니.

확실히 갈로스의 항구도시라 그런지 저번 학회에서 내렸던, 하프웨이(Halfway)보다 발전된 느낌이었다.

비록, 지저분하고, 벽에는 이상한 벽보와 낙서가 치덕치덕 붙어있으며, 마차가 굴렀지만, 그럼에도 하프웨이보다는 더 발전한 느낌이었다.

‘란다만큼은 아니지만·····. 하프웨이와 란다 그 중간 느낌?’

케빈과 테렌스는 몰려나가던 인파가 새끼거미처럼 흩어져 퍼지는 큰 사거리에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마차든, 택시든 바로 잡고 기차역으로 갈 거지?”

“어, 단, 좀 더 나가서 잡자. 여기서는 잡기 힘들어 보이니까.”

케빈이 주변 모습을 둘러보며 말했다. 실제로, 여기서는 마차든, 택시든 잡기 힘들어 보였다.

승객들에 비해 마차나 택시가 턱없이 부족했기에.

심지어, 택시 기사들과 마부 역시 열심히 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들은 대놓고 술병을 들이켜며, 태워달라는 손님과 입씨름했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 그냥 지금 일할 생각이 없어서.

‘응? 그런데, 저 보라색 재킷은······?’

올리버가 택시 기사와 마부들 주변을 지키고 있는 사내들을 보며 생각했다.

분명, 갈로스의 자산가 계급을 지지하는 평민파였다.

여기서 뭘 하는 건지 의문이었다. 꼭 서 있는 모습은 특정 장소의 일감을 독점하는 갱을 연상케 했다.

“아, 여기 있으시군요.”

케빈을 따라 좀 더 멀리 나가려는 찰나, 조금 어색한 악센트의 왕국어가 들렸다,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두 남자가 서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마탑에서 오셨지요?”

“······그대들은 누구요?”

“아, 소개가 늦었습니다. 로큘리 대학에서 나온 알렝-”

“-에라드입니다.”

“저희 둘이 여러분들을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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