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342화 (342/633)

< 342. 테어도어 (3) >

“종말론에 대해 아십니까?”

올리버가 테어도어 바로 앞까지 가 질문했다.

테어도어는 대답 대신 전기의 방향을 틀어 올리버에게 다시 공격을 가했다.

수십 개의 전기가 합쳐진 거대한 번개의 파도가 올리버를 향해 매섭게 날아왔으며, 올리버는 혈마법으로 이를 방어했다.

[블러드 커튼(Blood Curtain)]

[보레시티(Voracity)]

올리버는 피 풍선으로 소환한 혈액과 자신의 등에 붙인 피 날개를 이용해 거대한 장막을 형성, 거기에 흑마법 보레시티를 가미해 무수한 입을 만들었다.

피로 이뤄진 수많은 입술은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거대한 번개를 빨아 마셨고, 덕분에 피의 장막은 번개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었다.

[혈복도(血頓刀)]

올리버는 번개를 흡수한 혈액을 팔에 두른 채 휘둘러 박쥐 형태의 무수한 칼날을 날려 주변 구조물을 강타했다.

번개를 머금은 핏빛 박쥐는 손바닥보다 약간 더 큰 수준임에도 강력해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키며 테어도어가 만든 구조물을 단숨에 붕괴시켰다.

그 덕분에 철사로 이은 듯한 지구본이 무너짐과 동시에 테어도어가 시전한 전격 마법이 소멸, 올리버는 안전해진 바닥에 착지할 수 있었다.

내려오자마자 올리버는 다시 건물의 통제권을 가져와 지형을 재구축해 자신이 디디고 있는 곳은 안전하게 만들고, 테어도어가 디디고 있는 곳은 위태롭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허공을 날아다니는 핏빛 박쥐를 조종하여 테어도어를 사방에서 공격했다.

아까 전과 정반대가 되어 버린 상황.

테어도어는 온 방향에서 날아오는 핏빛 박쥐를 보더니, 몸에서 마력을 분출하고 엮어 마법진을 다수 형성. 그 진(陳)을 총구 삼아 사방으로 마력탄을 난사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귀가 울리는 총성과 함께 수십 마리가 넘는 핏빛 박쥐가 마력탄을 맞아 무력화됐고, 테어도어는 마법진의 방향을 일제히 돌려 올리버를 겨눴다.

“미니언.”

올리버는 테어도어의 마법에 감탄하면서도 곧바로 대응했다.

올리버의 부름을 받은 미니언들은 품 안에 나와 특유의 민첩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비행해 마법진에 접근, 증오의 탄환을 뱉었다.

퓻一! 퓻一! 퓻一! 퓻一!

미니언이 뱉어낸 탄환은 테어도어의 마법진을 유리처럼 깨부쉈고, 올리버는 블랙슈트를 믿으며 방어를 포기. 손가락을 뻗어 화력을 보탰다.

[해잇 불릿(Hate Bullet)]

예상은 적중했다.

허공을 헤엄치듯 부드럽게 날아다니는 미니언이 사방에서 증오의 탄환을 뱉고, 정면에서 올리버도 증오의 탄환을 기관총처럼 쏘아대자 테어도어의 마법진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하지 못한 채 전부 파괴되었다.

올리버가 기세를 밀어붙여 테어도어까지 공격했다.

"흥......!"

테어도어는 자신의 마법진이 모조리 파괴되었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거대한 양의 마력을 단숨에 뽑아 채찍처럼 휘둘렀다.

강력한 마력 덩어리는 눈으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미니언을 파리 잡듯 터트렸으며, 그것도 모자라 올리버를 향해 날아왔다.

올리버는 블레스를 이용해 건물 구조를 뒤틀어 몇 겹의 방어막을 만들었지만, 이는 안 좋은 선택이었다.

올리버에게 채찍을 휘두르는 그 짧은 순간, 테어도어는 마력 채찍의 술식을 변형해 폭발시켰다.

“오, 이一”

———쾅!!!!

올리버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마력 채찍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건물 상층부를 통째로 날려버렸다.

단순하지만 압도적인 위력.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막으려고 한 올리버는 당연히 폭발에 휩쓸렸으며, 건물 저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

폭발의 위력이 어찌나 강한지 벽을 몇 겹이나 만들었음에도 블랙슈트 이곳저곳에 쩍쩍 금이 갔고, 내부로 충격이 스며들어왔다.

갑자기 과거 멀린과의 전투가 기억났다. 그가 했던 말도.

‘막지 않고 피하다니. 좋은 판단이었소.’

아무래도 이번에는 올리버가 나쁜 판단을 한 듯했다.

‘왜 갑자기 어르신이……. 어르신만큼 강하다는 건가?’

솔직히 알 수 없었다.

당시 올리버의 수준으로 멀린은 너무 높은 존재라 평가조차 내릴 수 없었으니.

애당초 멀린이 봐주지 않았으면 올리버는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목이 날아갔을 터였다.

‘그런데 어떻게 그분을 만족시킨 거지?’

폭발의 여파로 뇌가 흔들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올리버가 생각했다.

다행히 뇌의 흔들림의 잦아들며 곧 기억이 떠올랐다.

‘필거렛’

정신을 차리자마자 올리버는 블랙슈트를 복구하곤, 집착의 감정으로 타켓팅을 사용해 건물 외벽에 들러붙었다.

다행히 정신을 잃은 시간이 길지 않았는지. 올리버는 건물 중간층에서 멈출 수 있었다.

“제논……?”

귀에 익은 목소리. 올리버는 부서진 건물 외벽을 통해 안을 보자 양손에 칼을 쥔 채 피칠갑을 한 필립과 눈을 마주쳤다.

그의 주변에는 생명학파 마법사로 추정되는 수많은 시체가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중장님.”

“그리 안녕하진 않지만, 안녕하네. 그보다 어떻게 된 거야? 위층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었던데.”

올리버가 설명하려던 찰나 저 위 건물에서 막대한 마력이 응축된 존재가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올리버는 소리쳤다.

“피하십시오.”

필립은 처음에는 못 알아먹었으나, 찰나와 같은 짧은 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존재를 눈치채곤 거대한 마력 방어막을 펼쳤다.

허나, 이는 올리버처럼 나쁜 선택이었다. 막지 말고 피했어야 했다.

쾅——!!

가이아 소학파의 대지 마법을 이용해 건물을 통과하듯 내려온 테어도어가 필립을 찍어 밟았다.

엄청난 마력을 압축해 만든 마력 장벽은 그 한방에 처참히 부서졌고, 필립은 무너지는 바닥과 함께 저 아래로 단숨에 추락했다.

쾅! 쾅! 쾅! 울리는 소리. 정말 놀라웠다. 그저 마력을 압축한 발차기일 뿐인데.

몸에 깃든 방대한 마력량과 그 못지않은 뛰어난 신체가 만들어낸 위력.

한 대만 잘못 맞아도 꽤 위험해 보였다.

[리바이브(Revive)]

올리버는 생명력을 추출해 필립이 죽인 시체를 되살렸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콥스 마우스(Corpse Mouth)]

올리버는 필립이 죽인 생명학파 마법사들의 시체를 한 데 엮어 거대한 입을 연성 테어도어를 삼키게 했다.

쩌억……콱!!

수많은 시체를 이어 붙여 만든 여러 겹의 잇몸과 인간의 치아, 갈비뼈, 척추뼈로 만든 수백 개의 이빨이 테어도어를 집어삼켰다.

올리버가 손을 꽉 쥐자 흉측한 입은 뒤틀리며 안에든 내용물을 씹었지만, 올리버의 손끝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테어도어가 무난하게 방어하고 있다는 증거.

하지만 올리버는 실망하지 않고 블레스로 장악한 건물을 조작해 해당 층을 최상층부로 끌어올렸다.

건물을 구성하는 벽돌 하나하나가 의지를 가진 듯 움직여 올리버와 테어도어를 위로 올려 줬고, 올리버는 멈추지 않고 블레스의 출력을 높여 테어도어가 디디고 있는 지면을 공중 위로 붕 띄웠다.

올리버는 그 상태로 흑마법을 발동했다.

[콥스 밤(Corpse Bomb)]

수십 명은 족히 될 듯한 마법사의 시체와 막대한 생명력을 화약 삼아 시체는 허공에서 폭발했다.

쾅———!!!

이례적일 정도의 재료를 투자한 덕분에 폭발은 여태까지 올리버가 사용한 흑마법, 마법 중에서도 손꼽힐 위력을 발휘.

폭발의 후폭풍으로 주변을 두른 안개가 흔들렸고, 거친 전투로 성한 데가 없는 건물 역시 무너질 듯 흔들거렸다.

올리버는 그런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블레스를 이용해 억지로 붙잡아 보강하며 폭발이 일어난 하늘 위를 봤다.

저 정도 폭발이라면 원마스터건, 그랜드 마스터건 그 실력 여부와 상관없이 무사하기 힘들 거라 생각됐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올리버의 희망 사항인 듯했다.

“오, 이런……."

올리버는 거대한 폭발 속에서도 이렇다 할 피해를 입지 않은 채 허공에 떠 있는 테어도어를 보며 소리 냈다.

그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방대한 마력을 뿜어내며 허공에 떠 있었다.

“계속 잔재주만 쓰는군.”

“나름대로 신경 쓴 공격이었는데요?”

올리버가 대답했다.

죽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팔다리 하나 정도는 망가지길 기대를 했는데……. 계속해 멀린이 떠올랐다.

그도 그럴 게, 멀린 이후 이렇게 난감한 상대는 처음이었기에.

켈 자유독립군의 윌레스, 종군마법사 케빈, 인육 요리사의 제자, 개발 반대 위원회, 바토리, 셰이머스 등. 수많은 강자를 상대했지만, 모두 일정 이상의 타격이 들어가고 노력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테어도어는 그 수준을 초월했다.

그 어떠한 공격도 제대로 들어간 게 없었으니.

다만, 미세한 부분에서 멀린과 차이가 있었다.

멀린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통제력과 기교로 올리버의 공격을 가볍게 파훼하는 것이라면, 테어도어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육체와 마력량으로 찍어 누르는 느낌이었다.

허공을 때리는 것과 산을 때리는 차이……

‘그나마 후자가 나으려나?’

올리버가 저 강력한 육체와 방대한 마력을 어떻게 상대할지 고민했다.

같은 수준의 화력으로 싸우면 해볼 만도 할 것 같은 데 말이다.

“……진짜 힘은 안 쓸 생각인가?”

허공 위에 뜬 테어도어가 대뜸 질문했다. 그는 올리버에게서 뭔가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빛냈다.

“진짜 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그런 것 같습니다.”

대답을 들은 테어도어는 겉으로는 웃되 속으로 분노하며 몸에서 방대한 마력과 감정을 분출했다.

“그럼, 내가 도와주지. 저 아래 있는 인간들이 신경 쓰이지?”

악의적인 살의.

올리버는 반사적으로 아래를 보았고, 구출된 마법사들과 그들을 구조하는 테렌스를 볼 수 있었다.

테어도어는 올리버는 물론 저들까지 휩쓸어버릴 생각이었다.

쿠르릉. 쿠르릉. 쿠르릉……!!

테어도어가 내뿜는 방대한 마력과 분노의 감정은 주변에 펼쳐진 막대한 양의 안개와 뒤섞여 인공적인 구름을 형성했으며, 그 사이로 검은빛 번갯불이 뱀처럼 요동치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아래쪽에서는 난리가 났고, 올리버 역시 긴장하며 그 모습을 관찰했다.

올리버가 드루이드들의 요새를 타격했을 때 쓴 격뢰(激雷)와 차이가 있다면 그 규모가 배는 된다는 거였다.

테어도어의 몸에 지닌 막대한 마력이 가능하게 해 준 것.

올리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피해야 하나? 피할 수 있나? 피하면 아래는?’

올리버는 자신이 선을 훌쩍 넘은 상황에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다시 한번 케빈의 얼굴이 떠올랐다.

증오하는 대상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을 품는…….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올리버는 그 빛을 떠올리며 조금 무리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피할 곳도 안 보이니.’

올리버가 생각을 굳힌 순간 하늘 높이 떠 있던 테어도어가 조롱하듯 말했다.

“결정했나? 답을 보지!”

테어도어는 그리 말하고는 손가락을 내려 해당 공간에 강렬한 격뢰의 비를 쏟아냈다.

“알겠습니다.”

올리버는 무감각하게 대답하곤, 양손으로 감정과 마력, 생명력을 한데 뭉쳐 인공 영혼을 만들었다.

바토리 이후 처음 쓰는 기술.

실력이 향상됐는지 콩알만 한 크기가 한계던 인공 영혼은 자갈만 한 크기로까지 만들 수 있었고, 올리버는 이에 용기를 얻어 자신의 블랙 슈트에 인공 영혼을 주입, 강화해 흑마법과 마법을 동시 발동했다.

[타겟팅(Targeting)]

[라이트닝 로드(Lightning Rod)]

올리버 자신의 몸을 중심으로 전격 마법의 타점을 집중시키는 피뢰침을 형성하는 동시에 십수 개의 격뢰(激雷)에 타겟팅을 걸어 모든 공격이 자신에게 날아오게 했다.

하늘 위에 있는 테어도어도, 아래에 있는 마법사들도 그 모습에 경악했으나, 잠시 후, 더 경악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자갈 크기의 인공 영혼으로 강화한 블랙 슈트에서 이빨 없는 무수한 입술이 돋아나 격뢰를 빨아들인 거였다.

올리버가 블랙슈트에 보레시티를 덧씌운 것.

블랙슈트에 난 무수한 입이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격뢰를 빨아들였다.

원래라면 감정과 마력의 혼합물인 격뢰를 삼킬 수 없을 테지만, 인공 영혼으로 강화한 덕분인지 보레시티는 격뢰를 무난하게 빨아들였다.

“하하핫! 그게 진짜 특기인가?!!”

테어도어는 올리버의 성과가 자신의 성과인 것처럼 기뻐하며 한쪽 어깨에 수백, 수천 개의 팔을 돋아나게 해 건물과 맞먹는 거대한 팔을 연성. 그대로 올리버를 향해 내질렀다.

아까 전 테어도어가 사용한 격뢰가 애들 장난감으로 보일 규모.

폭발하듯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려 퍼지며, 너무나도 거대해 끝이 보이지 않는 주먹이 하늘 위에서 내려왔다.

“이것도 막을 수 있나?!!”

테어도어가 시험하듯 물었다.

솔직히 말해 힘들 것 같았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닌지 크기와 맞먹는 수백 수천 명 분의 마력과 감정이 뒤섞여 웬만한 실력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복잡한 술식의 방어마법을 펼쳤기에.

흡사, 거대한 요새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압박감.

그 어떠한 공격으로도 막아내거나 맞받아칠 수 없을 듯했다.

그래서 올리버는 막지 않으려고 했다.

“토하세요.”

올리버가 부탁하자, 블랙슈트 위에 돋아난 수많은 입술이 일제히 입을 벌려 격뢰(激雷)를 모조리 토해냈다.

보레시티가 삼킨 덕분인지 격뢰(激雷)의 통제권은 올리버의 휘하에 있어 곧바로 다룰 수 있었다.

“이걸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뇨.”

올리버가 차분히 대답하곤 격뢰(激雪)의 통제권을 발휘해 감정과 마력을 분리하기 시작했다.

"......!!"

상식적으로 가능한 기술이 아니었건만, 재능의 범주를 벗어난 올리버의 힘에 의해 하나로 합쳐진 마력과 감정은 둘로 완전히 나누어졌다.

올리버는 그중 감정을 자신의 몸에 로브처럼 두르고, 마력은 주변에 거미줄처럼 퍼트려 안개와 연동시켰다.

공간학파 마법이 가미된 안개 결계에 말이다.

파악一!

올리버는 테어도어의 막대한 마력과 자신의 마력 통제력을 합쳐 주변의 안개에 간섭, 통제권을 확보한 다음 주먹을 꽉 쥐었다.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던 마력이 올리버의 손을 중심으로 압축되며, 사방을 가로막은 안개 역시 마력에 끌리듯 바깥에서 안쪽으로 모여 거대한 포털을 형성했다.

안개 포털을 말이다.

“말도 안 돼!”

테어도어가 안개로 빨려 들어가는 자신의 주먹을 보며 소리쳤지만, 그의 의견과 상관없이 테어도어는 그대로 안개에 삼켜져 레이크 빌리지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호수 위 하늘로 나오게 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응에 그의 평정심이 흔들리며, 거대한 주먹 역시 통제력을 잃고 흔들렸다.

그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가능하군요.”

다름 아닌 올리버의 목소리였다.

그는 테어도어를 이곳으로 쫓아낸 안개를 통해 곧바로 따라와 테어도어의 배후를 잡았다.

테어도어는 하늘 위에서 추락하는 와중에도 마력을 이용해 대응하려고 했지만, 과도하게 키운 주먹으로 인해 행동이 방해됐고, 그 덕분에 올리버는 그렇다 할 방해 없이 마력이 감도는 종이를 여러 장 꺼내 그대로 투척했다.

파바바박!!

마력이 깃든 종이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빠르게 날아가 무방비해진 테어도어의 몸에 박혔다.

테어도어의 육체가 강해 깊게 박히지 않았지만, 올리버에겐 이 정도면 충분했다.

“이건 멀린의-”

-위이이잉……!!

테어도어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올리버는 마력을 끌어모아 종이에 깃든 술식과 연동해 공간 마법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벌레 날갯짓처럼 작지만 선명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보랏빛 마법 포털이 종이 위에 생겨 테어도어의 몸을 토막 냈다.

어깨, 팔, 다리, 허리 등등.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포털 사이로 올리버가 만든 송장 인형이 열 구도 넘게 튀어나왔다.

내부에 폭발물과 폭발 마법, 질병 계열 흑마법으로 꽉꽉 채운 자폭 인형이 말이다.

[콥스 밤(Corpse Bo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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