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3. 케빈 (1) >
실험체 162번.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였다.
허나, 그와 별개로 깊은 흉터처럼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했다.
케빈의 의지와 별개로 말이다.
“처음 멀린이 널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미쳤다고 생각했지……. 간혹, 그런 경우가 있거든. 아카이브가 돼 정신이 나가는. 하루 종일 울거나, 광분하며 심지어 자살하기도 하지. 나 역시 멀린이 그런 것 중 하나라 생각했어. 실험용 쥐새끼를 데려가 제자로 기르겠다니. 그런데 아니었구만. 실험용 쥐새끼를 이 정도 수준의 마법사로 만들다니. 가히 대단해. 질투심이 생길 정도로 말이야.”
놀랍게도 테어도어는 그 형태가 뒤틀리긴 했지만, 케빈을 인정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케빈을 키운 멀린을 인정한 거였지만.
유일하게 자신이 인정하는 호적수.
테어도어가 한쪽 눈에서 피를 흘리는 틸다와 한쪽 팔을 잃은 채 분전하는 필립, 포격마법을 난발해 체력이 떨어진 테렌스를 보며 다시 케빈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훈련을 받았는지? 실험체 162번. 설명해주는 동안 숨 좀 고를 수 있게 해 주지.”
즉, 정보를 주면 봐주겠다는 이야기.
마탑의 명예 그랜드 마스터와 원마스터, 전문 종군 마법사와 마탑의 마스터. 이 넷을 상대로 참으로 오만방자한 태도였다.
문제는 테어도어는 그런 오만을 부릴 자격이 있다는 거고.
호텔이 디디고 있던 언덕이 무너질 정도로 격렬히 싸움에도 전혀 밀리지 않았으니.
아니, 오히려 생명학파의 기술을 이용해 10살이나 더 젊어져 압도하고 있었다.
케빈과 테렌스, 필립과 틸다. 이 넷 중 한 명만 없었어도 위험할 정도로 말이다.
싸우는 도중 테어도어의 그 어떠한 말에도 대꾸하지 않던 케빈이 처음으로 대답했다.
“별거 없습니다. 정석적인 교육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래?”
“예……. 몸 안의 마력을 느끼고, 흐름을 통제하며, 몸 밖으로 출력, 통제권을 발휘, 술식과 의지를 부여. 정석적으로 이뤄지는 훈련을 했습니다. 기본을 익히는데 지름길은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말이죠.”
실로 멀린 다운 말이라 할 수 있었다.
마법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발한 접근 방식을 가진 멀린이었지만, 수련에 관해서는 고지식했으니.
심지어 자기 주도 학습이라는 방식을 써, 방향과 목표만 잡아줄 뿐 학생 개인의 노력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을 썼다.
현재, 마탑 교육방식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낡은 방식.
그러나 케빈은 불평하지 않았다. 고지식한 만큼 그 효과는 확실했으니.
“그런 것치곤 놀라운 성과군. 실험체 162번. 마법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그 샐러맨더는……."
“제 노력과 재능의 결과일 뿐입니다.”
케빈이 당당히 말했다. 실제로 그게 사실이었으니까.
특히, 멀린과의 마법 격차를 메우기 위해 익힌 정령술은 성인이 된 후 케빈의 온전한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었다.
겉보기에는 마법과 비슷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 상상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령술.
‘지금 증명하고 있지.......'
부상을 입은 필립과 통제권 싸움에서 번번이 밀리는 틸다를 대신해 모루 역할을 맡고 있는 케빈이 생각했다.
아마, 샐러맨더의 도움이 아니면 이 정도로 버티지도 못했을 터였다.
생명학파가 비록 원소학파와 순수마력 학파처럼 직접적인 전투 전문 학파는 아니었지만, 특유의 기술력으로 강화한 테어도어의 신체와 마법 능력은 엄청났기에.
“재능과 노력이라……. 홍인(紅人)치고는 제법 그럴듯하게 말하는군. 진짜 마법사처럼. 건방지지만 마음에 들어. 대단해. 하긴, 제 부모와 형제자매의 배를 가른 인간을 스승으로 모시는데, 얼굴에 그 정도 철판은 깔아야지.”
테어도어가 케빈의 과거를 꺼내며 칭찬 섞인 조롱을 했다.
케빈의 성취를 마법사답게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를 규정, 깎아내린 거였다. 마법사답게.
테렌스와 필립, 틸다는 참담한 말에 케빈을 바라봤지만, 케빈은 생각 이상으로 차분했다.
엄연히 사실이었으니까. 살기 위해, 또 복수하기 위해 원수를 스승으로 모셨다.
“전 반대로 실망스럽군요.”
도발에 넘어가지 않은 케빈이 뚜둑 목을 풀며 말했다. 짐짓 여유로운 척.
“……실망?”
“예. 한때 스승님과 라이벌이라 하셔서 조금 겁먹었는데, 생각보다 할 만해서요.”
테어도어와 공방을 나누느라 온몸이 땀에 찌들고, 그을림과 흙먼지로 뒤집어쓴 케빈이 말했다.
척 봐도 도발을 위한 허세였지만, 그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테어도어는 그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감히-”
“-하긴, 당연한 거겠죠. 소싯적에는 스승님과 어떻게든 비슷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스승님은 아카이브고 당신은……. 당신이니까요. 아,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요.”
말을 하다 말고, 케빈이 뭔가 깨달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요……. 스승님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군요. 언제 죽어도 호상인 나이에 접어들었음에도 도저히 스승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 초조해서 이런 짓을 일으킨 거야? 맞지? 생명학파의 본질은 남의 것을 훔쳐와 자기 몸에 두르는 거니까? 도저히 이 방법밖에 없었던 거야.”
케빈의 도발과 추측을 뒤섞으며 말했다.
그리고 재밌게도 그 말은 어느 정도 정답이기도 했다. 핵심 키워드가 빠지긴 했지만, 맥락은 일치했다.
그렇기에 케빈을 조롱하던 테어도어의 표정은 천천히 굳고 말았다.
세상에 진실만큼 아픈 것도 없는 법이었으니.
테어도어는 케빈을 노려봤고, 케빈 역시 말없이 테어도어를 노려봤다.
부상 입은 필립과 틸다, 테렌스 역시 자신들의 위치에 서 한껏 긴장의 날을 세웠다.
적막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테어도어가 디딘 지면이 일렁이더니, 흙으로 빚어진 거대한 뱀이 다수 출현했다.
마력과 의지로 빗어 만든 뱀은 구체적이고 정교한 외관만큼 그 기세가 심상치 않았는데,
케빈은 이에 맞춰 샐러맨더들에게 도움을 요청, 다수의 화룡(火龍)을 만들었다.
쿵一! 콰과강一!!
테어도어의 뱀과 케빈의 화룡이 서로 물어뜯으려는 찰나, 저 멀리서 렉킹 볼(Wrecking ball)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철구(鐵球)가 다수 날아와 흙으로 빚어진 뱀과 충돌했다.
케빈의 좌측 후면에서 백업을 해주던 필립이 던진 것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뱀 일부가 무너졌고,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케빈은 화룡(火龍)을 움직여 테어도어의 뱀을 물게 하였다.
화룡(火龍)은 맹수의 포효와 산불 소리가 뒤섞인 울음소리를 내며 여러 방향으로 날아가 흙으로 빚어진 뱀을 물어뜯어 불태우고, 술사인 테어도어도 노렸다.
테어도어도 화룡(火龍)의 화력은 부담스러운지 거대한 빙산(水山)과 진흙 파도, 마력 창 등을 던져 화룡을 영격했다.
다섯 마리의 화룡 중 세 마리가 머리와 목, 몸통에 구멍이 생기며 마그마와 같은 피를 흘렸으나, 그럼에도 화룡은 특유의 강인한 힘과 생명력, 수를 앞세워 주변을 불태우며 압박, 이윽고 한 지점으로 테어도어를 점점 몰아세웠다.
퐈화화하화화!!!
테어도어의 행동반경을 제한되자마자, 케빈은 다리에 마력을 때려 박아 점프, 화염 마법을 추진체 삼아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케빈이 하늘을 점거하자 필립이 다시 한번 거대한 철구(鐵球)를 던져줬다.
케빈은 순수마력을 이용해 철구를 허공에 멈춰 세우며 그 위에 안착했다. 그런 다음 아그니 소학파의 화염 마법을 이용해 철구(鐵球)에 강력한 열을 전달, 쇳물처럼 단숨에 녹인 후 가이아 소학파의 마법을 응용해 쇠를 조종해 쇳물을 용의 형태로 가공하여 거기에 샐러맨더를 넣었다.
강렬한 열기와 쇠가 뒤섞인 조형물은 샐러맨더가 들어가자마자 일순간 생명을 얻으며 케빈이 여태까지 보여준 그 어떠한 화룡(火龍)보다고 강렬하고 사납게 돌진해 테어도어를 향해 이빨을 들이밀었다.
정통으로 맞는다면 제아무리 테어도어라도 무사하지 못할 터였다.
[드래곤 스킨(Dragon Skin)]
테어도어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하자마자 마법을 발동했다.
테어도어의 몸에서 방대한 마력이 뿜어져 나오더니 생명을 가진 듯한 정교한 술식을 이루며 용의 비늘과 같은 갑옷이 테어도어의 전신을 감싸 절대적인 화염 내성을 부여했다.
지면은 물론 저 아래 땅 밑조차 익혀버릴 엄청난 화력조차도 견디게 해 줄.
의문이었다. 이제는 멸종한 용의 혈통 고유마법을 테어도어가 어찌 사용하는지.
설마 멸종한 그 피를 결국 찾아내 자신의 몸에 이식한 건가 싶었다. 그럼 참으로 대단하고, 독하다고 할 수 있었다.
케빈은 혹시 몰라 흑마법사의 눈을 집중해 테어도어의 생명력과 감정을 꿰뚫어 보았다.
아직도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딱 좋은 기술로, 놀랍게도 테어도어는 눈으로 보는 것조차 힘든 고온의 화염 속에서 멀쩡히 서 있었다.
마치 케빈을 테스트하듯.
아무래도 테어도어는 아직도 자신을 실험용 쥐새끼 혹은 재료로 취급하는 거 같았다.
‘그럼, 곤란하지……!’
케빈은 차갑게 분노하며 몸에서 마력을 분출, 주변의 화염을 가져와 응축시켜 자신의 몸에 갑옷처럼 둘렀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샐러맨더에게 부탁해 화염의 갑옷을 한 단계 강화시켰다. 그러자 케빈은 테어도어와 그 결이 다른 용의 갑옷을 만들 수 있었다.
‘……큭! 아직은 일렀나?’
온몸의 마력을 동원해 화룡의 갑옷을 안정시키던 케빈이 생각했다.
화룡의 갑옷은 활화산처럼 그 힘이 강력했지만, 동시에 불안정하기도 해 통제하는 게 쉽지 않았다.
최소한 실전에 써먹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당연히 테어도어 역시 눈치챘고, 그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케빈을 공격하려 했다.
그때, 뒤에서 지원을 해주던 테렌스가 포격 마법을 날려 테어도어를 공격해 케빈을 도와주었다.
그뿐 아니라 틸다 역시 거대한 빙산과 얼음벽을 만들어 시간을 끌어줬다.
그렇게 테렌스와 틸다 덕분에 짧지만, 천금과도 같은 시간을 번 케빈은 화룡의 갑옷의 통제권을 가까스로 확보해, 화력을 추진체 삼아 단숨에 거리를 좁혀 테어도어 바로 앞까지 접근하려 했다
팡————!
허공에 마력 장벽을 만들어 테렌스의 포격 마법을 차단하고, 틸다의 얼음 마법의 통제권을 가져간 테어도어가 얼음 창을 만들어 케빈에게 투척했다.
얼음 창이 공기를 찢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로 빨랐지만, 케빈은 홍인(紅人) 특유의 날렵한 움직임으로 이를 피해 앞으로 돌진했다.
테어도어는 빠르게 거리를 좁히려는 케빈을 견제하며, 계속해 방해하는 필립, 틸다, 테렌스의 공격을 막으며, 거대한 전기 덩어리를 생성 하늘 위에 올려보냈다.
[제우스(Zeus)]
테어도어의 영창과 함께 노란빛 전기 덩어리가 움직였으며, 술사를 제외한 해당 공간의 모든 생명체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지지지지지지——쾅!! 콰과광!! 찌지지직!! 찌지직——쿠룽!!
전기 덩어리가 사납게 빛나며 번개 줄기를 토했다.
번개 줄기 하나하나가 모두 위력적이었다. 그랜드 마스터와 원마스터에게도 치명적일 정도로.
덕분에 테어도어를 견제하던 필립과 틸다, 테렌스의 진형은 붕괴되며, 견제 대신 방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케빈은 그런 사소한 문제는 신경 쓰지 않고 테어도어의 견제를 뚫어 그와 거리를 좁히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섬광과도 같은 얼음창을 피하며, 빨아들이려는 대지를 불태우고,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전기를 화염으로 중화해 필사적으로 버티고 버텨서 말이다.
수십 개의 마법을 피하고 피한 끝에 마침내 케빈은 테어도어의 십 보의 거리에 접근할 수 있었다. 케빈은 그 상태 그대로 화룡의 갑옷을 폭발시켰다.
[화룡등천(火龍登天)]
용의 형상을 한 불기둥이 주변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압도적인 화염과 열을 토해 하늘 위로 승천했다.
해일처럼 퍼지는 강렬한 열기는 흙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고, 마탑의 실력자인 필립과 틸다, 테렌스마저 힘을 합쳐 방어막을 형성하게 했다.
허나, 무엇보다 위력을 증명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화룡의 위력에 소멸한 테어도어의 마법 제우스와 하늘 위로 구멍이 뚫린 안개 결계였다.
안개에는 분명 웬만한 물리력도 무시할 공간마법 술식이 가미되어있었건만, 케빈은 압도적인 힘으로 이를 무시 결계를 뚫어버렸다.
정작 테어도어는 불태우지 못했지만 말이다.
푹一!
케빈은 자신의 어깨를 뚫고 들어오는 뼈의 창을 봤다.
테어도어가 자신의 뼈를 뽑아 창으로 조작해 찌른 거였다.
마법보다는 흑마법에 더 가까운 기교.
신체개조, 이식수술에 이은 생명학파의 새로운 기술인가 싶었다.
“꽤 괜찮은 마법이었어. 실험체 162번.”
용의 갑옷을 두른 테어도어가 뼈 창을 쥔 손을 움직여 케빈을 무릎 꿇렸다.
“허나, 내가 몸에 두른 마법 역시 정령술만큼이나 특별한 마법. 화력만 높인다고 상처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어리석었어. 홍인(紅人)답긴 했지만.”
“큭……. 고작 그거 설명하려고 내 숨통을 안 끊은 건가?”
“뭐, 그것도 있긴 하지. 써먹을 데도 있고. 예의도 주입하고 싶어서.”
테어도어가 손을 비틀어 케빈의 상처를 압박했다.
케빈은 비명을 참으며 생각했다. 써먹을 때라. 참으로 궁금했다. 자신을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생명학파가 이런 문제로는 쉰 소리 하는 성향은 아닌데 말이다.
“같잖군……! 날 살려두면 되레 물릴 텐데!”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군. 실험체 162번. 정령술 하나 쓴다고 날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하나가 아니야.”
“뭐?”
“하나가 아니라고! 영광인 줄 알아. 당신 따위를 상대하려고 준비한 게 아니니..…!!”
케빈은 마력을 집중해 자신의 상처 부위를 압박, 테어도어의 창을 붙잡았다. 그와 함께 이변이 일어났다.
번쩍.
케빈이 아까 전 뚫어놓은 하늘 위 구멍을 통해 무엇인가 내리치며, 케빈과 테어도어 주변이 새하얗게 물들였다.
모든 색이 사라지며, 이윽고 소리와 형체 역시 지우개로 지운 듯 사라졌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테어도어는 거대한 낙뢰가 떨어진 것을 인지했다.
까가가가가아아아아아앙————————!!!
화룡으로 뚫어놓은 하늘 위 구멍을 통해 거대한 낙뢰가 공기를 찢으며 케빈과 테어도어의 머리 바로 위에 떨어졌다.
마력으로 만든 용의 피부조차 술사를 지켜주지 못하고 반파됐으며, 그로 인해 테어도어는 전신에 상당한 화상을 입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일반적인 낙뢰가 아닌 번개의 정령 천둥새가 깃든 번개였으니.
그리고 그 덕분에 테어도어와 함께 번개를 맞은 케빈은 멀쩡할 수 있었다.
정령은 마법 그 이상의 힘으로 정밀한 타격이 가능했으니.
츠즈즈즈즈즈!
온몸이 화상을 입은 테어도어가 술식을 발동해 마력 입자로 기계손을 만들어 자신의 몸을 복구하며 물었다. 이번에는 제법 놀랐는지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 두 종류의 정령을 쓸 수 있는 건가?! 실험체 162번!”
“물론, 바로 이렇게.”
케빈이 꿰뚫린 어깨 위 상처를 마력으로 응급 처치하며 대답했고, 잠시 후, 하늘 위 뚫린 구멍 사이로, 다시 한번 무엇인가 떨어졌다.
아까 전 하늘로 등천했던 화룡이었다.
[화룡강하(火龍降下)]
샐러맨더가 깃든 화염이 말 그대로 땅 위에 강하하며 압축되고 압축된 화염을 폭발시켜 주변의 모든 것을 쓸어 버렸다. 주변을 포위한 안개 결계 마저도.
< 333. 케빈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