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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287화 (287/633)

< 287. 이해해 보려는 자 (3) >

“캬캬캬캬햐햐햐햐햐햐햐햐ㅡ!!”

“캬캬햐햐햐햐ㅡ!!”

“캬캬캬캬캬캬캬햐햐햐햐햐햐햐햐햐一!!"

“캬캬캬햐햐햐햐햐一!!”

거대화한 좀비와 헝거가 떼를 지어 쿵쾅쿵쾅 땅을 뒤흔들며 돌진했다.

거대한 덩치임에도 제법 속도가 빨랐는데, 흡사, 거대한 트럭을 연상시켰다.

"옵니다.”

올리버가 숲에서 요동치는 초록빛 자연의 힘을 보며 말했다.

눈에 띄게 약해지긴 했지만,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저항하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땅 밑에서 거대한 나무뿌리가 솟구쳐 올라와 올리버를 향해 덤벼들었다.

“캬캬캬캬캬캬하하핫락!!!”

거대화하고 각질 갑옷을 두른 좀비 하나가 생명력을 불태우며 나무뿌리를 향해 점프, 팔을 휘둘러 뿌리를 두 쪽 냈다.

평범한 시체로는 낼 수 없는 괴력.

허나, 숲속에 숨은 드루이드 열댓 명은 겁먹긴커녕 힘을 합쳐 아까 전보다 더 커다란 나무뿌리를 십여 개 끄집어냈으며, 전방에 진지를 구축한 갱들은 기관총으로 사격하기 시작했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둥!!!

총으로 견제하는 사이, 나무뿌리로 한 번에 대지를 내리쳐 올리버를 으깨버릴 심산.

올리버가 먼저 선수 쳤다.

[민스 미트(Minced Meat)]

올리버가 타고 있던 좀비의 살점을 분해해 자기 손에 가져온 다음 총탄처럼 발사했다.

[핑거 건(Finger Gun)]

감정과 뒤섞인 살점은 자연의 힘을 머금은 질긴 나무뿌리에 박혔고, 올리버는 곧바로 흑마법을 연계, 발동시켰다.

[바이오 밤(Biobomb)]

살점을 도화선 삼아 나무뿌리를 머금고 있던 자연의 힘이 흑마법과 합쳐져 불룩불룩 부풀더니 그대로 터져나갔다.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나무뿌리가 산산조각이 났으며,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 엄청난 광경에 기관총으로 사격하던 갱들은 물론, 드루이드마저 멈칫. 숲과 올리버의 사이는 무방비하게 노출됐다.

“캬캬캬캬햐햐햐햐햐햐햐햐햐ㅡ!! ”

흉측한 헝거가 가장 먼저 달려가 숲 앞에 진지를 구축한 갱들을 냅다 집어삼켰으며, 대여섯 명의 갱들은 산채로 불에 잡아먹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헝거의 양분이 되었다.

“괴물 따위가 감히……!!”

갱들 후방에 있던 드루이드들이 흙과 나무를 엮어 거대한 기둥을 생성, 헝거를 강타했다,

헝거의 몸을 구성하는 화염은 크게 요동쳤으며, 헝거는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나자빠졌다.

그러는 사이 거인처럼 커지고, 근육이 극한까지 강화된 좀비가 드루이드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우어어어어어어어엉!!!”

각질 갑옷을 두른 좀비는 괴성과 함께 분노가 가득 실린 양 주먹을 동시에 휘둘러 모여있는 드루이드들을 덮쳤다.

콰쾅一!!

흡사 포격이라도 맞은 듯 거대한 흙먼지가 일며, 그와 함께 땅이 요동쳤다.

드루이드 대다수는 피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드루이드는 저 멀리 날아갔으며, 날렵하게 피한 드루이드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좀비들이 주인의 의지에 따라 허공에 떠 무방비해진 드루이드를 낚아채 이빨로 깨물고, 주먹으로 후려치며, 잡아 뜯었기 때문.

“끄아아아아악-!”

‘컥......!”

“으......으윽!!’’

피부에 난 상처로 세균이 침투하듯 좀비와 헝거 떼가 숲 안을 침투해 휘젓기 시작했다.

좀비들은 앞으로 계속해 돌진하여 나무를 부수고 앞을 막는 갱과 드루이드를 마구잡이로 공격했으며,

헝거는 길쭉하고 앙상한 팔을 휘둘러 적들을 낚아채곤 입안에 털어 넣어 자신의 수명과 몸집을 키웠다.

숲은 순식간에 전쟁터가 됐다.

갱들은 우세한 머릿수를 바탕으로 마구잡이로 총을 쏴 좀비들에게 대항했지만, 이렇다 할 위협이 되진 못했다.

그들이 가진 총기는 극한까지 강화한 좀비의 각질 갑옷을 뚫을 수 없었기에.

오히려 자신의 존재만 광고하는 꼴이라 분노에 찬 좀비의 주먹질과 발길질에 쓸려나갈 뿐이었다.

허나, 드루이드는 이야기가 달랐다.

처음 돌격에 몇몇 유효한 사상자를 발생했지만, 그들은 드루이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 짐승과 같은 날렵한 몸동작으로 나무 사이사이로 넓게 퍼져 타격 범위를 좁힌 다음, 제각기 공격해 오는 좀비들을 협력해 막아냈다.

거대한 나무 기둥을 세워 좀비들의 진격을 저지, 나무뿌리로 몸을 감싸 기동력을 봉쇄. 거대한 나무창을 던져 좀비들의 각질 갑옷을 뚫었으며, 대량의 흙으로 파묻어 무력화시키거나, 자연의 힘이 깃든 주먹이나, 짐승의 발톱으로 좀비들의 머리를 부수고, 찢어발겼다.

올리버의 좀비들은 벌을 상대하는 곰처럼 좀처럼 그들을 제압하지 못했다.

공격이 닿기만 하면 즉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있을 터인데, 드루이드는 헝거나 좀비들보다 확실히 빨라 좀처럼 공격을 맞아주지 않았다.

증원이 필요했다.

그렇게 판단한 올리버는 압박을 받는 와중, 품 안에서 스크롤을 꺼냈다.

블랙마켓에서 산 저등급 순간이동 스크롤로, 올리버가 약간 손본 물건이기도 했다.

불필요하며 번거롭기만 한 작업이었지만, 자신이 공간마법을 쓰는 것을 숨기기 위한 일종의 안배로.

올리버는 스크롤을 던져 마력과 연결해 발동시켰고, 공간이 일그러지다 이내 찢어지며 그 틈새 사이로 가면을 쓴 송장인형-바토리와 그녀의 머리 없는 제자 여덟 구가 나타났다.

나무 사이로 퍼져 올리버를 압박하던 드루이드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송장인형 떼를 보고 당황했다. 곧장 공격을 가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올리버 쪽이 더 빨랐다.

바토리는 자신의 제자들을 조종해 둥그런 원형진을 구축하더니, 서로 전격 마법을 공유시켜 전기로 마법진을 형성.

바토리 본인의 마력을 더해 뇌관을 터트리듯 응축시킨 전격 마법을 폭발시켜 사방으로 강력한 전류를 퍼트렸다.

촤쟈쟈쟈쟈쟈쟈쟈쟝ㅡ!!

총 아홉 구의 마법사가 협력해 만든 마법은 비록 준비 시간이 짧음에도 놀라운 파괴력을 보여줘, 주변의 모든 드루이드에게 적잖은 피해를 줬다. 견제와 압박이 약해지자 올리버는 거인 좀비들의 통제권을 놓아주며 흑마법을 사용했다.

[타겟 오브 해이트(Target of Hate)]

숲에 넓게 퍼진 드루이드를 비롯한 적들에게 증오의 표적을 심은 것.

이로써 올리버의 지시로 움직이느라 체계적이지만 자유롭지 못하던 좀비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괴성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다.

전격 마법을 견딘 드루이드들은 아까 전처럼 나무 사이를 오가며 좀비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려고 했으나,

목이 잘린 바토리의 제자와 바토리가 그 빈틈을 메꾸며 드루이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한 번 흐름을 빼앗긴 드루이드들은 거인 좀비의 공격을 피하느라 송장인형의 공격에 당하거나, 송장인형을 신경 쓰느라 거인 좀비의 공격에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저 먼저 가겠습니다. 퍼스트.”

올리버가 송장인형-바토리에 들어간 퍼스트에게 부탁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송장인형-바토리에 들어간 퍼스트가 알겠다고 대답하며, 머리 없는 송장인형-여성 흑마법사들을 조종해 드루이드들을 몰아붙였다.

화염과 얼음, 번개 등. 각종 원소 마법을 번쩍번쩍 빛내며 말이다.

그뿐 아니라 올리버의 뒤를 쫓아온 파이터 크루를 포함한 크라임 펌 이사 직속 병력과 보안국, 핑크맨 등도 합세해 점차 숲 안쪽으로 진격해왔다.

‘잘못하면 셰이머스 님과 대화를 나누기 힘들一’

——우뚝!!

쿵쾅쿵쾅 네발로 기어가던 좀비가 갑자기 멈춰 섰다.

바닥에서 순식간에 올라온 나무뿌리에 발과 몸이 묶인 것.

갑작스러운 정지로 인해 위에 올라타고 있던 올리버는 관성에 의해 앞으로 날아갔으나, 다행히 몸에 두른 감정 로브가 마력 입자를 발산해 올리버를 부드럽게 착지시켜줬다.

대량의 감정이 필요하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지만, 꽤 편리한 것 같았다.

‘너무 편리해…….'

핑————콰과과과곽!!!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십여 개의 나무창이 올리버에게 날아왔다.

맥클러스키 보안 회사에서 봤던 것과 같은 자연의 힘이 꽉꽉 담긴 나무창이 말이다.

올리버는 반사적으로 마력 입자를 사방에 넓고 진하게 펼쳐 나무창을 막았고, 나무창은 올리버에게 닿지 못한 채 허공에 멈춰 섰다.

어느새 올리버를 포위한 드루이드 한 무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 공격을 가했다.

“사장님께서 시간을 벌라 하셨다! 짜부라뜨려!!”

우지직……! 우지지지직......!!

드루이드의 외침과 함께, 올리버 주변에서 자라나는 나무뿌리.

그대로 올리버를 휘감아 산채로 쥐어짜 죽이려고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올리버가 특별한 흑마법을 쓰지 않았음에도 몸에 두른 감정 입자가 압박해오는 나무뿌리를 막았기에.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 반대로 나무뿌리를 쥐어짜 으스러트렸다.

순수한 힘의 차이.

드루이드들은 그 광경에 놀랐다. 숲에서 힘으로 밀릴 줄 예상 못 했다는 듯이.

그러거나 말거나 올리버는 그사이 감정 입자로 붙잡은 나무창에 블랙 재블린을 덧씌워 손가락을 앞으로 까딱였다.

십여 개의 나무창은 감정이 덧씌워진 상태로 원래 주인에게 돌아갔다.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살과 나무가 터지는 흉측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캬햐햐햫!! 죽어라……!!”

올리버가 공격을 날리자마자 누군가 단숨에 거리를 좁혀 올리버 앞에 접근했다.

온몸을 붕대로 두른 사내로, 철판과 같은 거대한 대검을 들고 있었다.

아는 얼굴이었다. 과거, 올리버와 포레스트, 알이 탄 차량을 습격한 개발 반대 위원회 사람이었다.

‘역시, 개발 반대 위원회와 셰이머스 님이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올리버가 갑자기 숲 중앙에서 넓게 퍼져나가 아군을 방해하는 개발 반대 위원회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철판 대검은 올리버의 머리를 향해 내려왔다.

머리를 쪼개려는 것을 넘어 몸 전체를 다진고기로 만들 기세.

올리버가 몸에 두른 감정 로브는 의지를 가진 듯 감정 입자를 대량으로 내뿜어 철판 대검을 멈춰 세웠다.

공격이 막힌 것이 아니라, 그냥 멈췄다.

“너……!"

“오랜만에 만나 반갑습니다……. 근데, 제가 일이 있어서요.”

올리버가 대검-붕대 사내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곤, 타겟팅을 사용해 대검-붕대 사내를 살짝 밀어줬다.

올리버의 손과 대검-붕대 사내 몸통에 각각 다트판이 생겼으며, 두 다트판은 서로를 강렬히 거부, 대검-붕대 사내는 저 멀리 날아가 거대한 고목 귀퉁이에 충돌했다.

쩗一!!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목의 한쪽이 박살 나 기우뚱 기울어지더니 우지직 옆으로 쓰러져 대검-붕대 사내를 깔아뭉겠다.

우직……우지지지직……쾅!!

거대한 나무가 쓰러지자 흙먼지가 일어났으며, 그와 함께 다른 붕대 사내들이 셋 달려왔다.

그들은 사람보다는 거미나 개, 도마뱀 짐승에 더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었으며, 외형에 걸맞은 기형적인 움직임으로 움직여 제각기 등에 난 촉수나 이빨, 손톱으로 올리버에게 공격하려 했다.

짝-!

올리버는 달려오는 개발 반대 위원회 셋을 보며 손뻑을 쳤다.

올리버가 손뻑을 부딪치자 어느새 퍼진 감정 입자가 손과 같은 형태로 뭉쳐 개발 반대 위원회 셋을 모기처럼 짜부라뜨렸다.

살점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지는 개발 반대 위원회 회원 셋은 다진 고기처럼 한데 뒤섞였으며, 고목에 깔린 대검-붕대 사내는 동료들의 죽음에 분노하며 고목을 옆으로 치우고 다시 일어났다.

우드둑-! 우둑……쾅!!

[내일(Nail)]

자기 몸의 수십 배 되는 고목을 옆으로 치워 달려오는 붕대 사내를 향해 올리버가 손가락으로 허공을 톡 치며 영창했다.

영창과 함께 대검-붕대 사내의 어깨에 감정 입자가 모여 팔뚝만 한 못이 생성, 박혔다.

그 어떠한 전조도 없이 애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

정상에서 벗어난 극심한 격통에 무너지는 대검-붕대 사내.

올리버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지금이다!”

올리버가 고개를 돌렸다.

전열을 재정비한 드루이드 여섯이 주변에 일어난 화재(火災)를 매개 삼아 힘을 합쳐 정령을 소환했다.

정령을 보는 것은 이로써 두 번째.

첫 번째는 종군마법사였던 케빈이 소환한 샐러맨더였다. 불로 이뤄지고, 불을 자신의 양분으로 삼는 화룡(火龍).

그리고 두 번째로 보는 정령은 여인이라 할 수 있었다.

거대하고 새빨간 화염으로 이뤄진 여인.

그녀는 거대한 불길 속에서 우아하게 춤을 추며 나타났고, 드루이드들은 그녀에게 부탁했다.

“화염의 귀부인-! 우리의 적을 불태워주시오. 재조차 남기지 말고 존재 자체를 불태워주시오!!”

그 부탁은 허세가 아니었다.

정령은 마법과 결이 다른 기이한 힘으로 숲 곳곳에 일어난 화재를 흡수하더니, 태양과 같은 열기와 빛을 뿜기 시작했다.

보통 화염 마법사는 비교도 못 할 수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나무는 메말라갔고, 일반인은 열기에 익어 죽을 수준이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준비를 마친 정령은 소환자의 적인 올리버의 얼굴을 확인했고, 갑자기 스르륵 사라져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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