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286화 (286/633)

< 286. 이해해 보려는 자 (2) >

부우우우우웅.

달이 밝은 밤. 한 차량이 란다를 벗어나 수 킬로미터 떨어진 숲으로 향했다.

어설픈 위치 탓에 그 누구도 손대지 않은 울창한 숲에.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숲에는 미세한 마력 장막과 함께 알 수 없는 제복을 입은 사내 둘이 도로를 지키고 있었다.

차량을 운전 중인 알은 그들에 손짓에 맞춰 차를 세웠다.

"여긴 지금 사정이 있어 출입이……. 홍인(紅人)?”

“무슨 사정이죠?”

뒷좌석에서 목소리가 들렸고, 제복 사내는 고개를 돌렸다.

“이 숲은 현재 사정이 있……. 당신은?”

제복 사내는 뒷좌석에 앉은 올리버의 얼굴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고, 눈을 감은 채 생각 중이던 올리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카버 씨에게 이곳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나갈수 있겠습니까?”

***

차량이 멈혔고, 알이 서둘러 내려 올리버의 문을 열어주려 했다.

그러나 올리버는 사양하며 직접 차 문을 열었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알 씨.”

“제 일일 뿐입니다.”

"돌아가는 건 알아서 할 테니, 이만 돌아가셔도 괜찮습니다.”

“혹시, 부탁인지, 명령인지 여쭤볼 수 있겠습니까?”

"......? 당연히 부탁입니다. 제가 어찌 알씨에게 명령을......."

“그럼, 기다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예상치 못한 말에 올리버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데이브 씨.”

올리버는 알에게 똑같이 인사한 다음 몸을 돌려 앞으로 나아갔다.

몸을 돌리자 보이는 것은 한 울창한 숲을 빙 둘러 포위한 한 무리의 병력이었다.

그 수가 천은 족히 넘을 듯했는데, 구성도 흥미로웠다.

소수의 보안국 요원들을 필두로, 시스터후드에 고용된 핑크맨들이 있었으며, 셰이머스를 붙잡아 무죄를 입증하려는 크라임 펌의 이사 직속 병력도 있었다.

특히, 크라임 펌 이사 직속 병력은 마법 코트와 강화 기관단총으로 무장은 가장 소소했으나, 머릿수는 가장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리버가 지난 세월 동안 본 무장 병력 중 그 규모가 가장 크고 화려했다.

‘그런데도 쉽게 뚫지 못하고 있군.’

올리버는 포위진과 숲 사이에 있었던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보며 생각했다.

잠시 후, 올리버는 임시로 설치한 지휘통제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시(市) 관계자인 카버를 중심으로, 아서를 비롯한 보안국 팀장, 크라임 펌 행동대장과 파이터 크루 조, 핑크맨 팀장, 모이라이 학파 마법사 등이 있었다.

대부분 란다를 대표하는 무력 집단이었지만, 어째, 하나 같이 감정 상태가 썩 좋지 못했다.

“빌어먹을 나무박이 새끼들……, 언제부터 저런 걸 준비한 거야.”

“우리가 아는 바에 따르면 저 정도 주술을 준비하려면 최소 몇 개월은 걸린다는 겁니다.”

“몇 개월? 그럼, 저 상놈의 새끼들 ABC 세울 때부터 도망칠 준비를 했다는 거잖아?!!”

"지금 이런 이야기가 다 무슨 소용이야!! 저길 뚫을 생각을 해야지! 여긴 란다 밖이라고! 해 뜨면 일단 돌아가야 해!”

“그렇게 잘났으면 네가 뚫어보든가! 씨발 우리 애들 1/3이 갈려 나갔어!!”

“뭐 이 새끼야!!”

“자자, 다들 진정들 하시고, 일단……응?”

일이 풀리지 않아 날 선 대화가 오가던 중. 인내심을 발휘해 사람들을 조율하던 카버가 올리버를 발견했다.

다른 이들 역시 뒤이어 올리버를 봤다.

“안녕하십니까?”

분위기상으로도 못할 인사를 올리버는 태연하게 했고, 그런 올리버를 다들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반가움, 어이없음, 짜증, 의심과 같은.

그도 그럴 게 짧은 시간 사이 올리버가 공과 과를 동시에 세우고 범했기 때문이었다.

홀로 드루이드를 둘이나 잡아 와 셰이머스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는 공을 세웠지만, 멋대로 임무 도중 자리를 비우는 과를 범하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다들 그런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던 중 가장 냉정을 유지하던 카버가 입을 열었다.

“볼 일은 잘 마치고 오셨습니까?”

“예, 임무 도중 배려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도 그냥 보내드린 것은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시길……. 보시다시피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부디 도움이 되어주셨으면 좋겠군요.”

"설명 부탁드릴 수 있겠습니까?”

카버는 바로 설명에 들어갔다.

“현재 저기 저 숲에 셰이머스와 그 부하 드루이드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열댓 명 아닙니까?”

“드루이드만 오십 명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다른 엔조이먼트에게 지원을 받은 것 같습니다. 거기다 중화기로 무장한 갱도 다수 있으며, 심지어 개발 반대 위원회도 있는 거 같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요.”

“아……."

예상 이상의 병력에 올리버가 감탄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숲 전체에 주술이 걸려있다는 겁니다. 저 숲 자체가 살아있는 요새처럼 우리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저희 식견으로는 그렇습니다.”

모이라이 학파 마법사와 함께 있는 알버트가 말했다.

“거대한 나무뿌리가 크라켄의 촉수처럼 다가오는 침입자를 으깨버리고 있습니다. 보안국과 핑크맨의 외골격 장갑도 장난감처럼 부수고, 폭격 마법도 간단히 막고 있죠. 저거부터 어쩌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올리버는 눈에 신경을 집중해 숲을 바라봤다.

카버의 설명대로 막대한 자연의 힘이 숲 전체를 두르고 있었다.

형태를 보아하니 나무 하나하나에 주술을 걸고, 그 주술을 쇠사슬처럼 엮어 힘을 배가시킨 듯했는데, 최소 몇 개월이 걸릴 작업처럼 보였다.

‘그 외에도 이질적인 기운이 두 개 더 있고……. 뭐지?’

그때, 한 남자가 끼어들었다. 아서와 같은 제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보안국 팀장인 듯했다.

“이것 보십시오. 카버 씨. 일단은 물러나야 합니다. 병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 장비로는 저기 못 뚫습니다!”

카버가 대답했다.

"그건 안 됩니다. 철수하면 도망칠 텐데, 그때는 정말 못 잡습니다. 3조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증발하는 겁니다. 그건 곧 란다의 자유도시 지위가 흔들린다는 거고요. 그럼, 보안국은 무사할 성싶습니까?”

“이대로 날 샐 때까지 있다가 걸리면 그때 더 좆되는 겁니다! 도시 협약을 어기는 거니까요. 일단, 물러나고, 왕국군에 정식으로 도움을 요청해 군을 동원해야 합니다. 안 그럼 애꿎은 사람만 죽습니다!!”

“어……. 전 카버 씨 의견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올리버가 대뜸 끼어들었다. 목소리는 여기 있는 사람 중 가장 담담했는데, 오히려 그 탓에 가장 이목을 끌었다.

"뭐?"

“제 생각에는 카버 씨 말씀이 옳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태까지 놀다 온 놈이-”

"-이유가 뭐죠?”

카버는 불만을 품는 보안국 팀장의 입을 다물게 하며 물었다.

“숲 안에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질적인 기운이라면?”

"구체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마법이나, 주술 같지는 않고, 그나마 흑마법에 가까운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공간학파 마법과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도대체 지금 무슨-”

“-전부 입 닥치세요. 지금 일 이야기하고 있잖습니까?”

카버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이중 가장 힘이 없는 일반인임에도 그의 직위가 초인들 이상의 발언권을 줬다.

“……정말입니까?”

“전 본 대로 말할 뿐입니다.”

“그게 사실이면 곤란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셰이머스 님에게 여쭤볼 게 있거든요.”

천문학적인 돈과 정치적 사안, 엄청난 기술이 걸린 이 일에서 물어블 게 있다고 올리버가 당당히 말했다.

다들 어이없어했다.

“여쭤볼 거?”

"예.”

“하…….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궁금한 게 있으면 당신이 직접 저길 뚫어보든가?”

보안국 팀장이 드루이드가 틀어 박힌 숲을 가리켰다.

때마침 숲에 진입 시도를 하던 한 부대가 거대한 나무뿌리에 격퇴당하고 있었다.

쾅!! 하고 나무뿌리가 지면을 내리치자 총기로 무장한 사람들은 개미처럼 으깨지거나, 공중에 붕 떠 바닥에 처박혔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 흡사, 코끼리와 개미의 싸움처럼 보였다.

보는 것만으로 사기가 꺾이는 광경.

허나, 올리버는 무덤덤이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럴까 합니다. 조?”

“예, 데이브 씨.”

보안국 팀장, 핑크맨 팀장, 크라임 펌 행동대장 사이에서 당당히 자리를 차지한 조가 올리버의 부름에 벌떡 일어나 대답했다.

"그 부탁드린 거 챙겨와 주셨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예, 준비했습니다. 따라오시죠.”

***

조는 올리버를 데리고 포위진 사이에 세워진 트럭 두 대 앞으로 갔다.

거대한 화물트럭에는 제각기 방수포가 씌워져 있었다.

“이사님들에게 부탁해 질 좋은 감정과 생명력, 마력 포션 그리고 시체 30구를 챙겨왔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이 정도가 한계였습니다."

“훌륭하네요. 무리한 부탁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올리버는 조와 감사 인사를 나누곤 카버를 불렀다.

다른 사람들처럼 올리버가 무엇할지 궁금해 따라온 카버가 대답했다.

“예, 데이브 씨.”

"괜찮으시다면 제 생각대로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지금 이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요.”

진심. 대답을 들은 올리버는 바로 행동에 돌입했다.

“도대체 무슨……응?!”

의심을 빛내며 바라보던 다수의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올리버가 시험관에서 감정을 추출, 작은 입자로 만들어 허공에 퍼트리더니 그대로 방수막을 걷어내고, 상자 안에 들어 있던 대형 플라스크들을 꺼내 허공에 띄웠다.

감정 입자에 의해 허공에 뜬 대형 플라스크는 감정의 종류와 상관없이 요동쳤고, 이윽고 스스로 뚜껑을 밀어내 안에 든 것들을 뱉어냈다.

감정은 그 성격과 상관없이 올리버의 감정 입자와 뒤섞여 하나의 검은 물질이 되었고,

생명력과 마력 역시 감정과 비슷한 형태가 되어 허공을 헤엄쳤다.

말도 안 되는 양의 에너지에 모두가 경악하던 중 올리버가 중얼거렸다.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로브?”

별거 아닌 중얼거림이 끝나자 올리버는 가볍게 손가락을 움직여 감정을 엷은 천 형태로 가공하더니, 로브처럼 자신의 몸에 둘렀다.

흑마법은 아니었다.

그저 대량의 감정을 휴대하기 편하게 몸에 두른 것뿐.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니었다.

트럭을 가득 채울 만큼 대량의 감정을 계속 묶어두고 유지해야 하기에, 그에 걸맞은 엄청난 통제력과 정신력이 필요했다.

올리버에겐 별 의미 없는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그 증거로 올리버는 그렇다 할 피로를 느끼지도 못하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괜찮네.”

올리버는 대량의 생명력과 마력을 감정과 같이 띠 형태로 만들어 몸에 둘렀다.

휴대하고, 사용하기 편하게.

허나, 이건 준비단계일 뿐이었다.

[리바이브(Revive)]

올리버는 감정 입자를 이용해 트력 짐칸에서 바닥으로 내린 서른 구의 건장한 시체들에게 인공적인 생명을 부여해줬다.

일어나는 서른 구의 시체들.

올리버는 추가로 흑마법을 걸었다.

[오비디언스(Obedience)]

[래이 더 파운데이션(Lay The Foundations)]

[애크로메글리(Acromegaly)]

[스틸 본(Steel Bone)]

[머슬 업(Muscle Up)]

올리버가 로브처럼 두른 감정은 올리버의 의지에 반응해 시체들을 뒤덮었다.

오비디언스가 시체들의 통제권을 가져왔으며,

래인 더 파운데이션이 다량의 질병계열 흑마법을 버티게 해 줄 토대를 제공,

애크로메글리가 시체를 거대화시켰으며,

스틸 본과 머슬 업은 시체의 뼈와 근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매드니스 인젝션(Madness Injection)]

[버닝 라이프(Burning Life)]

[테러블 앵거(Terrible Angry)]

[퓨리(Fury)]

[머슬 앵거 프로포셔널(Muscle Angry Proportional)]

[케라틴 익세스(Keratin Excess)]

올리버는 되살린 시체들에 광분을 넣어 이를 연료 삼아 공격성을 극대화하고, 근육을 강화했다.

얼마나 근육이 강화했는지 피부를 찢고 나올 지경. 거기에 마무리로 온몸을 거대한 각질 갑옷으로 뒤집어씌워 줬다.

흡사, 동화 속 식인귀와 같은 흉흉한 모습. 몇몇 이들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헝거(Hunger)]

올리버가 결핍, 탐욕과 마력을 뒤섞어 화염을 일으켰으며, 그와 함께 거대화시킨 좀비보다 더 거대한 무엇인가가 태어났다.

듬성듬성 벗겨진 커다란 머리와 귀까지 찢어진 입, 그에 비해 나뭇가지같이 길고 가느다란 목, 앙상한 팔다리와 대비되는 불룩한 배. 화염으로 이뤄진 흉측하고 기괴한 남자가 자그마치 네 마리나 생겼다.

"캬캬캬캬햐햐햐햐햐햐햐햐ㅡ!!”

“크흐흐흫흐흫흐흐흣ㅡ!!”

“화하하하하하하하하ㅡ!!”

“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꺄꺄꺄꺄꺄꺄—!!”

압도적인 고온과 거대한 크기, 흉측한 외관.

어느새 비아냥대는 사람은 사라졌고, 모두 침묵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올리버는 멈추지 않고, 괴물들 사이를 지나 하늘에 대고 마법을 발동했다.

[콜 더 클라우드(Call The Clouds)]

대규모 낙뢰 마법을 위한 준비마법.

자연의 힘으로 뭉친 숲 위로 대량의 구름이 모여들며, 하나의 점을 중심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푸른 번갯불이 번쩍번쩍 빛나며 뱀처럼 요동쳤다.

쿠르릉. 쿠르릉. 쿠르릉……!!

그러나 드루이드도 허수아비는 아니었다.

숲을 아우르는 주술의 중요 위치에 있는 드루이드들은 서로 협력해 거대한 나무를 여러 그루 자라나게 해 숲을 뒤덮어버렸다. 땅을 울리게 하는 소리와 함께 숲을 뒤덮는 지붕이 생겼으며, 어지간한 낙뢰 마법으로는 저 지붕을 뚫지 못할 듯했다.

어차피 올리버가 하려는 건 어지간한 낙뢰 마법이 아니었으니 상관없었지만.

올리버는 몸에 두른 감정에서 대량의 분노를 추출. 하늘 위에 맺힌 구름에 보냈다.

분노의 감정과 구름, 번개는 하나로 뒤섞였고, 밤하늘을 밝히던 푸른 번개는 모순되게도 검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모이라이 학파 마법사 중 하나가 그 광경을 보고 얼이 빠진 채 중얼거렸다.

“저건……."

[격뢰(激雪)]

영창과 함께 올리버가 손을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내렸다.

분노의 감정에 물든 먹구름은 강렬한 검은 번개를 아래로 쏟아냈으며, 번개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격렬하게, 악의적으로 나무의 약한 부분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마치, 증오하는 상대를 때리는 사람처럼.

공격은 하늘을 흔들리게 할 정도로 강력했고, 치명적이었다.

드루이드들이 만든 나무 지붕은 무너졌으며, 검은 번개는 자신의 모든 분노를 쏟아부었다.

과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롸뢍ㅡ!!!!!

한꺼번에 쏟아진 다섯 줄기의 검은 번개는 숲을 강타, 거대한 불길과 함께 숲을 묶어주던 자연의 힘이 눈에 띄게 약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술을 이어주던 연결고리가 일제히 끊어졌으니.

거대한 불길과 함께 숲은 요동쳤으며, 천여 명이나 되는 반(反) 셰이머스 연합이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봤다.

“저 먼저 가겠습니다.”

마법도 흑마법도 아닌 신기(神技)에 모두의 혼이 빠진 사이 올리버는 거대화한 좀비의 등에 타며 말했다.

사람들이 돌아봤을 땐, 이미 혼자 좀비와 헝거를 이끈 채 저 멀리 달려가고 있었다.

가장 먼저 대답한 것은 파이터 크루의 조였다.

“……뭣들하고 있어? 모두 전부 따라간다.”

조가 그 말과 함께 냅다 뛰어갔으며, 나머지 파이터 크루 멤버들이 함성을 지르며 뒤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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