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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284화 (284/633)

< 284. 세상을 한번 구한 사람 (3) >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갑자기 나타난 사내가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당연히 모두 어리둥절 침묵할 뿐이었다.

가난한 형제도, 습격한 갱도, 심지어 드루이드마저도.

사내는 어색한 공기를 읽더니 대뜸 말했다.

"어? 모르는 건가? 20년 전만 해도 나름 유행어였는데 말이야. 세월의 슬픔이란 도저히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사내.

몇몇은 미친놈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드루이드 역시 그중 하나였지만, 극한으로 단련된 드루이드 특유의 촉이 눈앞의 사내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줬다.

드루이드가 코를 쿵쿵대며 말했다.

“……흑마법사냐?”

“이래서 드루이드가 좋다니까. 이야기 진행이 빠르잖아? 안녕하신가? 이름 모를 드루이드 친구, 지나가던 흑마법사일세. 만나서 반갑네."

사람이 죽어 나가는 싸움 한복판에 어울리지 않는 태도.

드루이드는 묘한 이질감과 분노를 느꼈다.

눈앞의 존재가 자신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기에 말이다.

“여기 도대체 어떻게 나타난 거지?”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을 보고 왔지.”

"지금 나랑 장난하나?”

“장난 아닌데, 이걸 봐봐.”

사내는 망토를 뒤적이더니, 잘린 손을 꺼냈다. 육포처럼 말라비틀어진 손을 말이다.

안 그래도 험오스러운 외형이었건만, 기분 나쁜 부적까지 주렁주렁 달고 있어 한층 더 기분이 나빴다.

“이정표라는 거야. 내가 만나고픈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손가락으로 가르쳐주지……. 단점이라면 자기 내킬 때만 일한다는 건데, 오늘은 게으름 부리지 않더구만. 그래서 여기 내가 왔지.”

“……누굴 만나러 온 거지?”

“손가락이 저 사람이라네? 자네가 지금 밟고 있는 사람. 혹시, 그쪽이 캔트요?”

드루이드 발밑에 깔린 캔트가 대답했다.

“그렇소……. 날 아시오?”

“아는 사람에 아는 사람이라고 해둡시다……. 이봐 드루이드. 팔 한쪽 가져갔으니, 이쯤 하고 이만 물러나는 게 어떨까? 분풀이로는 그 정도면 충분한 거 같은데?”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왜냐면 자네 발밑에 깔린 사람이 세상을 한번 구한 사람일지도 모르거든. 존경심을 좀 가져봐.”

세상을 한번 구한 사람이라니. 어이가 없는 개소리에 드루이드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하수도에는 미친놈들이 많다더니만……. 죽여버려.”

드루이드에게 고용된 갱들이 거지에서 망토 사내로 총구를 돌렸다.

망토 사내는 슬프게 중얼거렸다.

“아…….폭력은 싫은데.”

그 말과 함께 사내는 품 안에서 녹색 콩을 꺼냈고, 녹색 콩은 싹을 틔우더니 폭발적으로 성장해 총구를 겨누는 갱들을 휘감아 그대로 짜부라뜨렸다.

“끄으……크헉……꾸어어억-”

-펑!

-펑!

-펑!

-펑!

-펑!

다섯 명의 갱이 물풍선처럼 터졌다.

그 모습에 나머지 갱들이 새하얗게 질리며 사기가 꺾였다.

너무나도 비인간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이었기에.

“봐봐, 폭력은 좋지 않다니까.”

“콩 도둑??!!”

드루이드가 망토 사내의 존재를 눈치챈 듯 콩을 꺼내 커다란 콩 줄기를 만들어 사내의 공격에 맞대응했다.

칡뿌리처럼 뒤엉키는 두 개의 콩 줄기.

당연히 드루이드가 이겨야 정상이었다. 자연의 힘을 콩에 부여해 초인적인 힘을 내는 건 원래 드루이드의 기술이었으니.

허나, 어찌 된 영문인지, 흑마법사의 콩 줄기가 점점 드루이드의 콩 줄기를 제압하더니 꺾기 시작했다.

우두두두……둑! 와직……! 직!!

드루이드는 당황했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콩 줄기를 털어버리고는 단숨에 거리를 좁혀 망토 사내를 직접 공격하려 했다.

"으랴아아앗一!!”

드루이드는 기합 소리를 내며 자연의 힘을 주먹에 담아 휘둘렀다.

갱도, 마법사도, 흑마법사도, 외골격 장갑도 부순 주먹을 말이다.

분명, 모든 것을 부서 왔던 주먹인데, 어째서인지 눈앞의 흑마법사의 손에 자신의 주먹이 가볍게 막히고 말았다.

그렇게 힘을 쓸 것 같은 외형도 아닌데 말이다.

“너무 안 놀라도 돼. 내 힘이 아니라 아이템 덕분이니까.”

가만 살펴보니 망토 사내는 장갑을 끼고 있었다. 사람의 살점처럼 붉은색과 분홍빛이 뒤섞인 기분 나쁜 장갑을 말이다.

드루이드가 생리적인 혐오감에 반사적으로 반대 손을 휘두르려 했으나, 망토 사내는 가볍게 손목을 꺾어 드루이드를 제압할 뿐이었다.

들개처럼 큰 쥐가 드루이드를 도우려 했지만, 망토 사내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쥐를 움직이는 순간 이 친구 모가지를 꺾을 건데, 괜찮겠어?”

반대 손으로 드루이드의 목을 움켜쥐자 쥐를 통제하며 숨어 있던 다른 드루이드가 쥐를 멈췄다.

갑작스럽게 등장해 드루이드 둘을 제압한 이방인. 그는 손을 붙잡아 제압한 드루이드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난 자네들이랑 싸우러 온 게 아닌데……. 어때? 여기서 끝을 볼까? 아니면, 쉽게 갈까?”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제압당한 드루이드는 갱과 함께 떠났고, 망토 사내는 팔이 잘려 얼굴이 창백해진 캔트에게 다가갔다.

“괜찮으시오?”

“후우……후우……. 우선, 도와줘서 고맙소. 그런데, 그대는 누구시오?”

캔트는 당장 정신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에서,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감사를 표하고, 동시에 정체를 추궁했다.

한 조직의 수장이었기에 이러는 거였다. 눈앞의 존재가 위험한 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이완이라 하오. 이완 브렘너, 온갖 기적의 물건을 만드는 뛰어난 장인이자, 콩과 소를 바꾸는 천재적인 협상가, 위대한 빚쟁이이며, 위대한 방랑가요……. 잠시, 실례.”

망토 사태는 주삿바늘이 달린 혈액 보충 포션과 진통제를 꺼내 캔트에게 꽂은 다음 상처 부위를 소독, 붕대로 감았다. 아주 능숙했다.

“후우……후……. 날 도와준 이유가 무엇이오?”

망토 사내는 능숙하게 붕대를 마저 감으며 대답했다.

“아까 전 이야기했잖소? 세상을 한번 구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한번 구해준 거요.”

***

뚜벅. 뚜벅. 뚜벅.

올리버는 과거 제인과 함께 방문한 땅 밑 버려진 하수도에 있는 거지촌을 방문했다.

이로써 세 번째 방문.

과거 왔을 때는 수많은 거지가 모여, 작은 마을을 형성하였건만, 지금은 마치 습격이라도 당한듯 모두 부서지고, 시체가 곳곳에 널려있었다. 물론, 살아있는 거지도 있었지만, 태반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일이 바쁜 거 치고 빨리 왔구만.”

올리버가 중심부에 도착하자, 이완이 반겨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만난 셈이었다.

"음……. 가장 궁금한게 뭐지?”

이완이 대뜸 물었다.

“예?”

“가장 궁금한 게 뭐냐고?”

“……캔트 님은 어디 계시죠?”

올리버는 잠시 고민하다 자신이 가장 궁금하다고 생각하는 걸 물었다.

이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간신히 이어 붙인 거지 텐트를 가리켰다.

“저기 있네.”

올리버는 자신을 불러주고, 안내까지 해준 이완에게 정중히 감사를 표한 다음 텐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뚜벅. 뚜벅. 뚜벅.

안으로 들어가자 한쪽 팔이 잘린 채 잠자는 캔트를 볼 수 있었다.

"......."

“……자네가 여길 어떻게 왔나?”

인기척 때문에 잠에서 깬 캔트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올리버를 향해 말을 걸었다.

질문을 들은 올리버는 잠시 침묵하다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이완 님께 연락을 받고 왔습니다. 캔트 님이 다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요.”

진통제로 머리가 멍한 캔트는 둔한 머리를 억지로 움직였다.

“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 그런 뜻이구만……. 저분이랑 아는 사이인가?”

“예, 어쩌다 보니……. 그보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한쪽 팔이 잘린 사람에게 썩 좋은 질문은 아니었지만, 캔트는 웃을 뿐이었다.

“진통제 때문에 현기증이 도는 것 외에는 괜찮아……. 그보다 저분이 어떻게 날 아는 건가?”

“제가 어쩌다 보니 캔트 님 이야기를 했거든요……. 죄송합니다.”

“죄송하긴, 그거 덕분에 살았는데, 정신없는 분이긴 하지만, 덕분에 나랑 우리 단원들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 고맙네. 저분한테도 자네한테도."

캔트는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말했다.

보통 이럴 때는 약간이나마 기분이 좋아져야 했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누가 습격한 거죠?”

“신경 쓰지 말게.”

“그냥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누가 습격한 거죠?”

“그저 일하다 생긴 작은 다툼일 뿐이야. 란다에 널리고 널린. 자네가 신경 쓸 게 아니야.”

캔트는 올리버를 설득하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오히려 올리버는 ‘일’과 ‘다툼’, ‘란다’라는 키워드로 추측할 뿐이었다.

“……캔트 님이군요. 셰이머스의 호텔 밀회 사진을 찍은 거요.”

“……정확히는 우리 단원 중 한 명이 한 거지. 호텔 직원으로 있는……. 그보다 눈치가 빨라졌구만. 전에 왔을 때는 어리숙했는데 말이야. 흐흐흐."

“……돈 때문입니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잠깐만 이리 와줄 수 있겠나?”

캔트는 부상과 진통제로 정신이 흐릿한 와중 부탁했다.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올리버는 캔트의 요청대로 한쪽 무릎을 끓어 캔트 쪽으로 몸을 가까이 댔다. 그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주름진 손으로 올리버의 손을 꽉 잡았다.

“자넨 내 친구지?”

“……예.”

“그리고 자넨 내게도 빚을 졌지? 오염구역으로 데려가 준 거 말일세.”

“……예.”

“그러니 지금 친구로서 자네에게 빚을 갚길 요청하겠네.”

“셰이머스 님이라면 제가-”

“-복수하지 말게.”

“……예?”

“복수하지도 말라고 했네. 화내지도 말고. 이게 친구로서 내 요청일세.”

캔트는 진심을 담아 올리버에게 말했다. 그는 정말로 올리버가 복수하거나 분노하지 않길 바랐다. 올리버에 대한 걱정도 뒤섞으며 말이다.

올리버는 갑자기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정말로 혼란스러웠다.

“……제가 지금 화내고 있습니까?”

“아니라면, 다행이고.”

“……제가 왜 화를 내면 안 되죠?”

“그냥 자넨 안 그랬으면 좋겠거든. 자네의 그 독특한 성격이 좋아서 말이야.”

“제 성격이 독특한가요?”

“많이.”

캔트가 웃었다. 웃을 때마다 부상 부위가 흔들려 괴로워했지만, 그는 웃었다. 올리버를 위해.

“제 성격이 어떻게 독특하죠?”

"어리숙한 것 같으면서도, 똑똑하고, 유약해 보이면서도, 자기 고집이 세고, 화를 내지 않으며 모든 것을 가치 있게 보는 점 말이야……. 난 자네 그런 성격이 좋네. 그러니, 부디 이런 일로 복수나 분노, 증오에 물들지 말게. 그런 감정은……. 아주 중독적이거든. 자넨 안 그랬으면 좋겠어.”

올리버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난 피해자가 아니네.”

"......."

“지금은 피해자가 된 가해자일 뿐이지. 난 수많은 죄를 저질렀어. 오갈 곳 없는 모녀를 집에서 쫓아내고, 아이를 사창가에 팔며, 성실한 노동자를 갈취, 사람도 숱하게 불구로 만들고 죽였어……. 돈 때문에 말이야.”

"......."

“그냥 지금 되돌려 받은 것뿐이야. 자네가 화낼 게 아니라는 거지.”

캔트가 올리버의 손을 꽉 쥐었다. 흑마법사의 눈으로 보지 않았음에도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자네에게 사제님 말씀을 전할 생각이 아니야. 난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저……. 분노하지 말게. 이 친구의 부탁 들어줄 수 있겠나?”

캔트는 애써 괜찮은 척했던 태도를 버리고 비장하게 물었다.

마치 소중한 무엇인가를 필사적으로 지키듯 말이다.

올리버는 한참을 침묵하다 대답했다.

“……약속하겠습니다.”

“고맙네. 정말 고마워……. 이제 피곤하구만.”

캔트는 목적을 마쳤다는 듯이 말을 마치며 눈을 감았다.

올리버는 그런 캔트의 모습을 한참 동안 내려보다가 텐트 밖으로 나왔다.

이완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대화 나눴나?”

“예……."

“그리고 나한테 궁금한 게 많겠구만.”

그건 사실이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아니, 그 이전에 왜 이곳을 방문했는지 등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할 일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이완 님.”

올리버가 허리를 정중히 숙이며 이완에게 감사 인사했다.

이완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대화가 이상해지는데?”

“아, 설명을 안 했군요……. 캔트 님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완 님. 말씀처럼 궁금한게 많지만 일단 감사 인사부터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서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 정도로 고마워할 줄은 몰랐군.”

“제 친구거든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치료와 호위를 잠시 부탁할 수 있겠습니까?”

“못할건 아니지만, 난 몸값이 비싼데?”

“돈이라면-”

“-아. 아. 아. 이런 걸 돈으로 해결하는 건 도둑놈 심보지.”

“그럼……?”

“흐음……, 나중에 내 부탁 하나 들어주는 거 어때? 부탁에는 부탁으로 갚아야지.”

올리버는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 같지 않았다.

“예, 알겠습니다.”

“역시 뭘 좀 아는군. 이건 좋은 거래한 보답으로 주지.”

이완이 망토에서 두 자루의 톤파를 꺼냈다. 과거 맡겼던, 고기 해머의 일부로 만든 톤파였다.

“이건 제가 저번에 부탁드린 거군요.”

“그래, 만들기는 진작에 다 만들었는데, 주는 게 귀찮아서. 혹시, 문제 있나?”

“아뇨, 적당한 타이밍에 돌려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올리버는 대답과 함께 톤파를 건네받았다.

“이제 뭘 할 거지?”

"일하러 가봐야지요……. 일하다가 왔거든요.”

***

이완과 헤어지곤 올리버는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버려진 하수도라 그런지 어두웠으며, 걸을 때마다 쿼터스테프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딱. 딱. 딱. 딱. 딱.......

한참을 걷던 중 올리버는 뭐에 홀린 사람처럼 가만히 멈췄다.

그와 함께 하수도 틈새 사이로 크고 작은 쥐 수십 마리가 나왔다.

하수도에서 동족과 시체를 잡아먹고 자라는 흉악한 쥐들이 말이다.

찌지직一! 찍一! 찌지직一! 찍一!

규칙적으로 울리는 울음소리.

허나, 올리버는 정말 뭔가에 홀린 것인지, 쥐 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수도에 툭 튀어나온 부분에 엉덩이를 걸터앉더니, 품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다섯 통의 편지였다.

“역시, 못 참겠네……. 죄송합니다. 어르신.”

올리버가 단념한 듯 편지를 하나 뜯어 안의 내용물을 살펴봤다.

안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다소 어설픈 글씨체로 쓴 편지가 말이다.

그러는 사이 크고 작은 쥐들은 완벽하게 올리버를 포위했고, 완벽히 포위를 마치자 자연의 힘을 지닌 두 존재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캔트를 습격한 셰이머스의 부하들이었다.

“잠시 대기하던 게, 이런 행운이 될 줄이야. 사장님께 선물을 가져다줄 수 있겠어. 넌 분명-”

"-쉬이이이.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올리버가 입술에 손가락을 올리며 말했다. 그리곤 계속해 편지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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