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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279화 (279/633)

< 279. 진입 (3) >

“따다닥-! 따다닥-! 따다닥-!”

“캬랴랴랴략!!”

칼린과 송장인형-넝마2가 허공에서 맞부딪히며 서로 뒤엉켰다.

뒤엉키기 직전 칼린이 휘두른 팔에 넝마2의 한쪽 팔 다섯 개가 단숨에 부서졌지만, 넝마2에 들어간 폴스는 개의치 않고 나머지 일곱 개의 팔로 칼린을 붙들었다.

머리, 얼굴, 목, 어깨, 팔뚝, 허리, 다리 등 잡을 수 있는 부위를 모조리다.

그리고는 그 상태로 팔뚝에 힘을 줘 안에 내장된 송곳과 면도칼을 그대로 밖으로 표출시켰다.

“캬하하하하하하一!!!”

팔 곳곳에 박힌 송곳과 면도칼은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악의적인 고통을 줬고, 칼린은 그 악의를 온몸으로 받으며 넝마2로부터 떨어지려 애썼다.

하지만 칼린이 버둥댈수록 폴스는 더더욱 그를 물고 늘어졌고, 그 과정에서 칼린의 상처는 더더욱 지저분하게 벌어졌다.

머리, 얼굴, 목, 어깨, 팔뚝, 허리, 다리 모든 부위가 말이다.

온몸이 시뻘건 피로 물든 칼린. 그는 한쪽 다리를 들어 넝마2의 가슴에 대고 있는 힘껏 밀어댔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칼린이 불안정한 자세를 취하자마자, 폴스는 몸통에 새로 장착된 무기를 작동시켰다. 네 자루의 단발총이었다.

타앙一! 타앙一! 타앙一! 타앙一!

단발총은 장전도 없이 바로 발사됐으며, 총성과 함께 약해진 칼린의 다리와 가슴, 복부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딱 한 번만 사용하는 대신 위력이 강한 걸 골랐는데, 꽤 괜찮은 선택인 거 같았다.

맥없이 쓰러진 칼린의 시체가 그 증거.

"음……. 꽤 괜찮네?”

올리버가 칼린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송장인형-넝마2가 다른 송장인형에 비해 조금 독특한 외관을 하고 있어, 상대에게 더 많은 공포심을 유발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평범한 재료를 사용한 송장인형이었다.

송장인형-흑마법사, 바토리, 던칸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

그렇기에 보통의 갱들을 상대로는 압도적일지 몰라도, 초인들을 상대로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허나, 이로써 확실해졌다.

축소한 송장인형을 갑자기 다가온 적에게 투척, 축소화 마법을 풀고 기습을 가한다면 꽤 괜찮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송장인형의 질에 따라서는 단숨에 상황을 뒤엎을 수도 있는…….'

올리버는 만족스럽게 아까 전 싸움을 상기, 개선점을 찾아보았다.

상대라 여럿이라든가, 혹은 공격에 반응할 만큼 반사신경이 좋은 자라는 가정을 하며 말이다.

“근데 뭘 하나 잊은 거 같은데……."

올리버가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리다 자기 발밑을 보며, 그게 뭔지 깨닫게 됐다.

부정형의 시체골렘에 삼켜진 알버트였다.

***

“우에에엑! 우에에엑! 우엑一!”

알버트는 시체골렘에서 나온 지 한참 지났음에도 계속해 토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시체 더미 속에 있었던 게 여간 고역이 아닌 듯 말이다.

원래는 알버트를 안전하게 세계수가 있는 관리실까지 옮겨주려고 한 행동인데, 본의 아니게 실수한 것 같았다.

올리버는 다시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패, 괜찮습니다……."

알버트는 전혀 괜찮지 않았지만, 애써 거짓말했다.

처음 시체 골렘에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화를 주체하지 못해 토하며 욕을 뱉었지만, 머리가 부서지고, 가슴이 꿰뚫리며, 온몸이 걸레가 된 드루이드 시체와 멀쩡한 올리버를 보곤 이내 분노를 가라앉혔다……. 참으로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

그는 비틀비틀 올리버의 부축을 받으며 계속 걸어갔고, 이윽고 맥클러스키 보안 회사 중앙에 있는 세계수 관리실에 도착했다.

“음……. 원래 세계수 관리실이 이렇습니까?”

올리버가 정중앙에 세계수가 있는 거대한 원형 공간을 살펴보며 질문했다.

텅 비어 있었는데, 뭔가 이상했다.

처음부터 팅 비워진 게 아닌 무슨 작업을 하다 철수한 듯 벽 이곳저곳에 기계를 설치한 흔적이 남아있었다.

‘근데, 흔적이 아주 많아. 아주…….'

거대한 원형 공간을 가득 메운 흔적.

알버트가 한숨을 뱉으며 입을 열었다.

“후우…….확실히 좀 이상하군요.”

"예?”

“드루이드는 마법사와 달리 기계를 사용하지 않거든요.”

드루이드에 관해 제대로 아는 게 없는 올리버는 왜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지 물어봤다. 알버트는 친절하게 설 명해줬다.

“세계수를 다루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마법사는 마력을 대가로 지불해 세계수를 잠시 이용하는 거라, 효율을 위해 기계도 사용하지만, 드루이드는 아닙니다……. 그들은 세계수와 직접 교감하거든요. 인정하기 싫지만, 마법사보다 우월한 방식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있어 기계는 오히려 번거로울 뿐이죠. 드루이드의 자존심과 이념을 떠나서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여긴 확실히 이상하군요.”

설명을 들은 올리버는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루이드 방식으로 운영됐다기에는 여기저기 기계의 흔적이 보였고, 전통적 방식을 탈피했다기에는 또 지금은 없었다.

마치 무슨 실험을 하다 자리를 뜬 것에 더 가까워 보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조사해봐야 알 거 같습니다.”

모이라이 학파의 알버트가 품 안에서 나무 말뚝을 꺼냈다.

한 손으로 간신히 쥘 만큼 굵은 말뚝으로, 여기저기 옹이가 울룩불룩 솟아 있었다.

아무래도 해킹한 정보를 옮겨 담는 장치인 듯했다.

“지금부터 세계수에 접속해 내부 정보를 이 말뚝에 옮길 겁니다. 그동안 제가 무방비해지니, 부디 잘 지켜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올리버는 대답하며, 몸에 저장된 마력을 사방으로 뿌려 주변을 감시했고, 알버트는 품 안에서 꺼낸 말뚝에 자신의 마력을 담더니 냅다 세계수에 꽂아버렸다.

팍!

마력이 밀집된 말뚝 촉은 단단해 보이는 세계수에 단번에 박혔고, 알버트는 말뚝을 매개체로 세계수에 접속했다.

올리버는 눈에 신경을 집중해 그 모습을 지켜봤다.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이 세계수를 이용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본 적 없었기에 말이다.

“오셨습니까?”

올리버는 말뚝을 이용해 세계수와 교감하는 알버트의 모습을 관찰하며, 통제실 입구 앞까지 당도한 아서 일행을 포착했다.

그들은 아까 전과 비교해 많이 지저분해진 상태였다.

“……자넨 무사한 것 같군.”

아서가 올리버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대뜸 말했다. 그도 그럴 게 올리버는 멀쩡한 것은 물론, 옷도 그다지 더러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껏해야 주름 몇 개 잡혔을 뿐.

“예."

“그렇다면 다행이고……. 혹시, 드루이드들은 안 만났나?”

“만났습니다. 제프리 씨, 카탈 씨, 핀레이 씨, 칼린 씨. 이렇게 네 분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저 밖에 있던 드루이드 녀석이 이야기해줬거든……. 그들은 어딨지?”

“한 분은 폭발해 산산조각이 나셨고, 나머지 세 분은 여기 있습니다.”

올리버가 허리춤에 멘 빅마우스를 가리켰다.

손상이 좀 심하긴 했지만, 일단, 챙겼다.

담담하게 대답하는 올리버와 달리. 아서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할까? 예상했지만, 막상 일어나니 역시 놀랍다고 할까?

실력과 장비 모두 갖춘 자신들도 숲에서 드루이드 하나를 제압하는 데 제법 애를 먹었건만, 눈앞의 스무 살 정도 되는 흑마법사는 혼자서 넷을 제압했으니 말이다.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서의 감정을 읽은 올리버가 오해를 풀기 위해 입을 열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숲에서 드루이드를 넷이나 상대해 상처 없이 이긴 걸 운이라고 하면, 그 운 자체가 실력이지.”

“아, 신기하네요. 포레스트 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하지만 운이 좋은 건 맞습니다. 건물 내부에 시체가 많아, 제게 유리했거든요. 만약, 시체가 없고, 나무 근처 개활지에서 싸웠으면 저도 무사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올리버는 겸손이 아닌 솔직한 자기 생각을 말했다.

실제로 건물 내부라 드루이드에게 불리한 점이 좀 있었다.

흙이나 나무를 사용할 수 없었으니.

물론, 그러한 점을 고려해도 올리버의 활약이 대단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정작 당사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점이 아서에게 더더욱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가령, 이번 임무가 좋게 끝나 자신이 보안국을 주도하게 돼도, 올리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운이건 뭐건 어쨌건 고맙군. 만약, 알버트가 다쳤으면 이번 일 자체가 크게 뒤틀렸을 텐데.”

“제 일이니까요.”

“다들 보고 배워. 요즘은 멸종된 겸손이란 미덕이니까……. 돈이 없어 성공보수를 지급할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야.”

아서는 특유의 호쾌한 어투로 농담했다.

그러나 진심이기도 했다. 올리버에게 성공보수를 못 줘 정말 아쉬워했다.

그 감정을 읽은 올리버가 제안했다.

“그럼, 돈 대신 다른 걸 부탁할 수 있겠습니까? 성공보수로요?”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는지 아서는 살짝 놀랐지만, 그렇다고 불쾌해하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반기기까지 했다.

“돈 대신 다른 거라……. 무리한 걸 요구하는 건 아닐 테고, 뭐지? 최대한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지.”

올리버는 손가락으로 알버트. 정확히는 알버트가 세계수에 꽂은 말뚝을 가리켰다.

“알버트 씨가 확보한 정보를 저도 받을 수 있을까요? 하나도 남김없이요.”

올리버가 수많은 기계가 있었던 벽의 흔적을 보며 물었다.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

아침 여섯 시.

공장의 노동자와 잡화점 주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잠자리에 누울 시간.

한 남자가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했다.

쏴하하하하하하하하하一!

란다 내에서도 손꼽히게 비싼 호텔을 통째로 빌린 것치고는 지나치게 부지런한 그의 이름은 다름 아닌 셰이머스였다.

엔조이먼트 드루이드이자, 란다의 최고 전(前) 해결사 그리고 ABC라는 기적의 투자회사를 지은 위대한 사업가.

평소 화려하고 방탕한 모습과 달리 그의 아침은 누구보다 일찍 시작했다.

샤워를 마친 그는 나무처럼 단단하고 질긴 근육질 몸을 수건으로 닦은 다음, 피부미용을 위한 화장수를 얼굴과 몸에 바르고, 헤어 왁스를 양손에 가득 묻혀 녹색 머리카락을 뒤로 깔끔히 넘겼다.

마무리로 화려한 녹색 양복을 입곤, 스위트룸 밖으로 나갔다.

“일어나셨습니까?”

셰이머스의 부하 듀간이 셰이머스에게 인사했다.

아까전부터 기다린 것. 셰이머스는 그와 복도를 걸으며 일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우리 사업장을 친 게 누구라고?”

“시(市) 특수 보안국입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분명 거기도 내 돈을 받아 처먹은 거로 아는데, 정의는 뒤진 거야?”

수많은 논란 끝에 탄생한 보안국.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조직인지 아직도 불분명한 조직이었지만, 셰이머스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그곳에도 비싼 돈을 줬다.

그런데 털린 것이다.

“맞습니다……. 다만, 받지 않은 놈들도 있습니다.”

"안 받은 놈이 쳤다는 거군. 누구지?”

“아서라는 놈입니다. 보안국 팀장 중 하나로 윗선에서 막기도 전에 단독으로 행동한 거라 합니다.”

“무능한 놈들 핑계는 참 뻔해……. 목적이 뭐야?”

“겉보기에는 맥클러스키 보안 회사를 통해 운영되는 불법 사업을 소탕하기 위해서지만,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ABC인가?”

척하면 척. 셰이머스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이 도시에서 해결사로 성공한 것도 모자라 무사히 은퇴하고, 사업가로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다운 판단력이라 할 수 있었다.

“예, 아직 증거는 못 찾았지만, 저희를 좋게 보지 않는 내무부 공무원과 몇 번 자리를 가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거기다 아서라는 그놈-”

“-됐어, 그만. ABC 노리는 거 맞아.”

셰이머스가 바로 결론을 내렸다. ABC가 한창 주가를 올리는 와중 별다른 문제가 없던 사업장에 문제가 생겼다며 정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보다 애들은?”

“……전부 다 당한 것 같습니다.”

셰이머스가 말한 애들이란 다름 아닌 제프리, 카탈 등. 자기 휘하의 드루이드였다. 진짜 부하들 말이다.

셰이머스는 분노와 짜증을 느끼며 이를 까닥 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놀랍군……. 평균 전투력과 조직력에 초점을 맞춘 보안국에서 우리 애들을 상대할 놈들이 있을 줄이야. 설마 대규모로 쳐들어온 거야?”

“아닙니다. 팀장과 휘하 팀 소수만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럼, 이상한데?”

“해결사를 고용했습니다. 데이브요.”

셰이머스가 걸음을 잠시 멈췄다.

"……그놈은 이상하게 안 끼는 데가 없네? 나랑 원수졌나?”

“그리고 모이라이 학파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수를 해킹한 흔적이 발견됐거든요. 괜찮을까요?”

“괜찮아. 내가 거기 주식을 가지고 있긴 해도, 경영에는 참여 안 했으니, 나랑은 상관없어. 그 외 다른 회사들도 돈만 빌려주고 투자했을 뿐 나랑은 직접적인 상관은 없어. 무시해.”

“아뇨, 이브의 흔적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듀간이 주변을 둘러보곤 다시 입을 열었다.

“……중요 정보는 다 지웠지만, 아시다시피 세계수에서 완벽한 삭제는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또, 이브를 발견한 정보는 혹시 몰라 지우지 않고 남겨놨는데, 문제 되지 않을까요?”

“음……. 됐어. 신경 쓰지 마. 이미 일어난 일이고, 그 정도로는 아무것도 못해. 드루이드인 우리도 이렇다 할 걸 못 건졌는데, 가짜가 뭘 알겠어?”

셰이머스가가볍게 말했지만, 정확한 판단이었다. 이미 큰 사업과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인 그에게 이 건 그렇게 신경 쓸 게 못 됐다.

모이라이 따위가 뭘 건질 거라 생각도 안 했고.

“일단, 지금 급한 거부터 신경 쓰자고. ABC를 친 거든, 맥클러스키 보안 회사를 친 거든, 그곳에서 관리한 검은 사업은 다 걸릴 거야……. 바지사장 놈들에게 계약대로 조용히 입 닥치고 들어가라고 전해. 말귀 못 알아먹으면 돈이랑 가족주소를 보여주고.”

“예, 알겠습니다.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좋아……. 이브(Eve)는 어때? 수익률은?”

“그대로입니다. 이브 자체는 성장하고 있는데, 그만큼 통제하기도 어려워지고 있어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듀간이 난감한 기색을 빛냈지만, 셰이머스는 개의치 않았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같은 이치였다.

“괜찮아. 상관없어. 당장 써먹을 생각은 안 했으니까. 감시만 잘 하라고 그래……. 정말 기적적으로 발견한 거니, 절대 놓쳐서는 안 돼.”

“저희도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죠.”

“좋아……. 그럼, 크레이그에게 연락 넣어.”

"크레이그요? 갑자기 왜?”

“미끼가 더 필요해.”

“미끼요? 이미 목표치는 달성하지 않았습니까?”

듀간이 말한 목표치란, ABC에 몰린 투자금을 의미했다.

놀랍게도 현재 ABC에 몰린 투자금은 1조를 훌쩍 넘어, 2조를 바라보고 있었다.

체감이 되지 않는 천문학적인 숫자.

그런데, 셰이머스는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듯했다.

“맞아 목표치는 달성했지 매일 수많은 사람이 내게 돈을 직접 가져다 바치니..…. 솔직히, 회사 몇 개 날려 먹는 건 이제 와 큰 문제도 아니야. ABC에 흘러들어오는 투자금을 떼서 수익금을 나눠 줘도 한동안 ABC를 더 운영할 수 있으니.”

“그런데 어째서 크레이그를 부르시는 겁니까? 수익을 나눠줘야 할지 모릅니다.”

“벌 수 있을 때, 확 벌어야 하니까.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에서 고작 2장 정도로 끝낼 생각이 없거든. 서너 배는 더 뽑아야지. 그러려면 그만큼 미끼가 필요하고……. 그러니 크레이그를 불러.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를 같이 털어먹자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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