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9. 출장 복귀 (3) >
“어르신?”
올리버는 귀신같이 나타난 멀린을 보며 말했다.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지 전혀 알아차릴 수 없어 당혹스러웠다.
"오랜만이네.”
"예……. 어떻게 나타나신 겁니까?”
멀린이 보고서에서 잠시 눈을 떼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난 언제 어디서든 멋있고, 느닷없이 등장할 수 있게 이 마탑 곳곳에 비밀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장치를 몰래 심어놨다네."
"........."
"........."
“....농담이야. 뭘 그리 정색하면서 봐?”
멀린이 자신의 말을 부정했으나 올리버는 그 말을 쉬이 믿을 수 없었다.
왠지 그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 같았기에.
애당초 마텔 비밀 실험실에서도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는가?
"그보다 의외군. 자네가 야렐리랑 아는 사이였다니.”
멀린이 대뜸 말을 꺼냈다. 올리버가 뒤를 돌아 문을 보고는 다시 멀린을 봤다.
"그저 안면이 있는 사이입니다. 케빈 교수님 수업을 듣고 있거든요.”
"아, 그거라면 나도 들었어. 덕분에 케빈 수업에 다른 학생들도 몰려들어 계획이 크게 틀어졌다지?”
올리버가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케빈은 이번 학기에 될 수 있는 한 수업은 줄이고 개인 연구에 몰두하려고 했다.
실제로 초반까지만 해도 생각대로 흘러갔고.
케빈의 수업이 너무 인기가 없어 폐강될 거라 모두 생각했으니. 심지어 케빈 본인마저.
하지만 스카디 소학파의 야렐리가 케빈의 수업에 관심을 보이자 이야기는 180도 달려졌다.
다른 학생들이 야렐리의 뒤를 따라 케빈의 수업을 신청했고 모든 수업이 정원을 넘겼기에.
‘뭐, 거절하지 않고 수업을 다 맡기로 한 케빈의 선택도 한몫했지만.’
"그래, 참 대단한 꼬마 아가씨지.”
"예, 저도 동의합니다.”
“응? 내가 뭘 대단하다고 말한 줄 알고 동의하는 건가?”
“야렐리 씨 덕분에 케빈 교수님 수업에 학생들이 많이 들어온 것 말씀하신 거 아닙니까? 마탑 분들은 다들……. 자신감이 넘쳐서, 그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군.”
"어르신은 다른 걸 생각하셨습니까?”
"뭐, 그렇지. 난 자네보다 저 꼬마 아가씨를 더 잘 알거든.”
아무래도 멀린과 야렐리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듯했다.
“그럼. 어르신께선 뭐가 대단하시다고 하신 겁니까?”
"글쎄, 대답해줘도 상관없지만, 그거보다 더 궁금한 거 있지 않나? 나도 일이 있어서 자네의 끝없는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긴 힘든데 말이야.”
"아.……."
올리버가 탄식을 내뱉으며, 방금 전 질문을 취소했다.
광산을 떠나, 조셉 패밀리에 머물고, 이후, 세상 밖으로 나와 해결사 일을 하는 과정에서 올리버는 질문에도 어느 정도 제한이 있다는 걸 배웠다.
상황, 위치, 질문의 값어치, 대답해주는 사람의 인내심과 체력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올리버는 이 규칙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래서 질문에는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게 됐고.
당연히 야렐리에 관한 것은 아래쪽이었다. 그저 잠깐 스쳐 지나간 호기심에 불과했으니까.
“그럼, 다른 질문 해도 되겠습니까?”
질문을 취소하고 진짜 궁금한 걸을 물어보려는 찰나, 멀린이 손을 들어 보였다. 멈추라는 뜻이었다.
"우선 나 먼저 질문하지. 여기까지 내가 온 건 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거든……. 양보해 줄 수 있겠나?”
올리버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멀린은 뭐가 됐건 현재 자신의 스승이었으니.
“예, 말씀하십시오. 어르신.”
"자네가 마운틴 페이스에서 활약한 이야기를 들었어.”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였다. 멀린은 이미 수차례 자기에게 이야기를 속삭여 줄 친구들이 많다고 말한 바 있었기에.
"예."
"내 임시 제자가 활약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더군. 힘자랑도 때라는 게 있는 법인데……. 말해주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난감한 공을 세운 건가?”
올리버는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앞서 케빈이 이야기했지만, 마운틴 페이스의 공적은 올리버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었다.
덕분에 마탑에서 조용히 책이나 읽고, 수업이나 청강하려던 계획이 어그러지며 모두의 시선을 받게 됐으니.
‘특히, 생명학파에…….'
만약 올리버가 평범한 직원이었다면 별문제가 없을 수도 있었으나, 흑마법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시선은 썩 좋지 못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리버를 고용해준 케빈이나 멀린에게 큰 피해를 줄지도 몰랐다.
"음……. 저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
"네, 이미 연구소에 갇힌 후라 쓰러뜨리지 않으면 빠져나올 수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자네는 이상한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가? 솔직히 해주게. 날 존중한다면 말이야.”
올리버가 마지막 말에 멈칫하곤 다시 생각에 빠졌다.
“음.……. 솔직히 연구소에 들어가기 전 어느 정도 눈치챘습니다.”
"그런가? 바토리 패밀리의 위장은 아주 뛰어나서 여간내기 마법사도 못 알아본다고 하던데.”
"네, 위장이 정말 뛰어나더라고요. 가죽 가면이 아닌 인두겁을 써서 위장이 더 뛰어나고, 대상의 피를 먹어 마력 흐름과 기억, 행동도 흉내서 더 구분하기 힘들죠.……. 근데, 바토리 패밀리에 대해 아시나요?”
"난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내 스승의 스승의 스승의 스승은 좀 알거든.”
“아.……. 그럼, 바토리 패밀리에 대해 궁금한 게 있는데,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나중에, 지금은 내가 물을 차례니. 어쨌건, 눈치챘는데 왜 도중에 안 빠져나왔나? 바토리 패밀리 정체가 궁금했나?”
"그것도 있기는 한데, 이왕 온 거 좀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일개 직원인 제가 감으로 흑마법사에게 연구소가 점거당한 거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멀린이 동의했다.
"음……. 그건 그렇지. 입 밖에 내자마자 미친놈 소리나 듣겠지.”
"예, 바로 그겁니다. 이왕 교수님 대리가 된 거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또 어설프게 방치하면 인근 연구소와 마을이 큰 피해를 볼 것 같기도 했고요.”
"오, 자네가 사람을 그렇게 걱정해 줄 줄은 몰랐는데 의외군.”
"뭐, 일이기도 하니까 겸사겸사요? ···그런데, 이런 걸 왜 물어보시는 건지 여쭤볼 수 있겠습니까?”
"솔직히 말해도 되나?”
“예? 아, 예.”
"자네 머릿속이 너무 궁금해서 그렇다네. 요즘 취미로 자네에 대한 관찰 일지를 쓰고 있는데, 참고 자료 차원에서 물어본 거야.”
"........"
"농담한 거야. 그러니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임시지만 난 스승이라고. 상처받아.”
"아, 죄송합니다.”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사실, 자네가 뒤처리 깔끔하게 했는지 확인하려고 왔네. 케빈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며 날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질 수 있으니,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지 않은가?”
“아……. 꼭 흑마법사의 사제관계 같네요.”
"마탑에서 돌 맞기 딱 좋은 소리군.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지.”
멀린이 클클클 웃었다.
올리버는 저게 농담인지 진심인지 헷갈렸다.
"그럼……. 보고서 내용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올리버가 어느새 보고서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는 멀린에게 물었다.
그는 다 읽은 올리버의 보고서를 책상 위에 탁하고 올렸다.
"괜찮군……. 크게 트집 잡을 만한 건 없어. 외부인 해결사를 멋대로 고용한 거로 앓는 소리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교수 대리 권한이니 별문제 없지.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있네.”
"무엇이시죠?”
"보고서는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현장은 속일 수 없는 법이거든. 괜찮을지 의문이야. 생명학파는 키메라 연구실을 조사해 볼 거고 조금만 문제 되는 게 나와도 저쪽에서 따지고 들 수 있어.”
“그거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보고서 내용과 일치하게끔 흔적도 조작했거든요. 화염마법으로 불태우고 부숴서 말이죠.”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보통 연구실은 보안상의 이유로 비밀리에 연구실 전체를 감시하는 룻 넷(Root Net)을 뚫어놓기도 하는데, 그건 괜찮을지 모르겠군. 만약, 도움이-”
“-그것도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근거 있나?”
"예, 어르신이 말씀하신 것처럼 룻 넷 하나가 은밀하게 키메라 연구소 전체를 찍고 있었는데, 제가 지웠거든요. 아마, 괜찮을 거라 생각됩니다.”
“..…미안하지만, 내가 잘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 세계수에 저장된 기록을 지웠다고 했나?”
"네."
“어떻게?”
“세계수에 접속하고, 지웠습니다.”
“그렇구만……. 접속하고 지웠구만.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되나? 세계수에 접속할 줄 아는 걸 왜 이야기하지 않았지?”
"글쎄요? 어르신께서 안 물어보셔서요?”
"자네 혹시 미친놈인가?”
“예?”
갑작스러운 멀린의 비난에 올리버가 당황하며 되물었다.
"자네가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걸 왜 내 잘못처럼 이야기 하나? 물어보지 않으셔서요 라니. 당연히 안 물어보고, 당연히 보고해야 하는 건데.”
"보고해야 하는 건 줄 몰랐습니다.”
멀린이 뭔가 말하려다 말고 고개를 저으며 눈을 감더니 한숨을 쉬었다.
"후우….…. 보고했으면 마탑에 훨씬 편하고 안전하게 취직시켜 줄 수 있었는데 안타깝군.”
기운이 빠진 멀린. 그런 멀린을 위로하기 위해 올리버가 입을 열었다.
“전 지금 생활에도 만족하니 안타까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뜻이 아니야. 신이시여….. 뭐 그래도 지금 알아낸 게 다행이려나? 세계수는 언제 접속할 수 있게 됐지? 마력을 다루는 직후 곧바로 실험해 봤나?”
"어,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
“세계수에 접속한 건 어르신을 처음 만난 직후입니다. 기억나십니까?”
"당연히 기억하지. 나한테 레스토랑 종업원이라고 거짓말했잖나?”
"예, 그리고 제게 세계수가 무엇인지 간단하게나마 알려주셨지요. 책도 권해 주셨고요.”
"기억나.”
"그 책을 읽고, U구역과 V구역 사이 경계지에 있는 세계수 하나에 접속해 봤습니다.”
멀린의 표정은 미묘하게 굳어졌다. 마치, 이치에 맞지 않는 헛소리를 들은 듯.
“그때부터 마력을 사용했나?”
"아뇨, 마력을 사용한 건 이후 한참 후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수를? 자넨 드루이드도 아니잖나?”
"예, 그래서 감정으로 접속했습니다.”
올리버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말했고, 멀린의 표정은 한층 더 구겨졌다. 표정으로 감정을 읽기가 어려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어려웠으나, 그는 약간 놀란 거 같았다.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나?”
올리버는 말했다. 어떻게 세계수에 접속했는지.
멀린에게서 산 책을 다 읽고, 왜 감정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지 의문이 생겨 실험 삼아 한번 접속해 봤다고 말이다.
"실패할 줄 알았는데 성공했죠. 신기한 거 같습니다.”
멀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진짜 신기하군. 연구해보고 싶을 정도로……. 혹시-”
“-죄송하지만, 어르신. 이제부터는 제가 질문드려도 되겠습니까? 저 역시 궁금한 게 있어서요. 만약, 제게 양보해주시면 이후에 더 성실히 대답하겠습니다.”
올리버는 곧 케빈이 돌아올 시간임을 고려해 말했다.
케빈이 오면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고, 말을 맞추는 등 업무가 제법 있었다. 이제부터는 올리버가 질문해야 했다.
멀린도 그걸 알았는지 동의해줬다.
"좋아, 아쉽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으니……. 궁금한 게 뭔가?”
"우선 바토리 패밀리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올리버가 잠시 생각했다.
“패밀리의 주인인 바토리와 바토리 패밀리 전반에 대한 정보요.”
“광범위하군. 음……. 내가 알기로 바토리는 원래 마법사인 걸로 알고 있어. 대륙 중앙의 나름대로 명맥 있는 마법사 가문의. 또, 꽤 매력적인 아가씨였지.”
"아시는 사이입니까?”
"내 스승의 스승의 스승의 스승이 아는 사이였지. 잠시 교류도 한 것 같아.”
"아……."
“어쨌건 당시 가주가 재능과 능력, 선구안도 가졌다고 인상 깊게 눈 여겨봤나 봐. 뭐, 그래봤자 여느 중앙 대륙 마법사들처럼 비극적으로 끝났지만.”
"그렇습니까?”
"그래, 갑자기 흑마법에 심취했다는 소문이 나더니, 사람을 먹어 치우고, 악마와 거래까지 했다는 소문까지 퍼지며 한순간 몰락했거든. 모두 죽었다고……. 하지만 십수 년이 흐른 후 뒷세계에 한 흑마법사가 등장했지. 뛰어난 실력의 흑마법사임에도 검은손에 가입하지 않고 오히려 인육 요리사와 싸우는 흑마법사.”
“그게 바토리인가요?”
“그래,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혈마법 특성을 분석해보니 그렇다더군. 바다 건너 대륙에서 활동하기에 이곳 셀랜드에서는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그쪽에선 나름 거물이지.”
‘....그리고 자넨 그 거물을 쓰러뜨린 거고.’ 멀린이 일부러 말을 아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올리버는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질문했다. 가령, 바토리에게서 주운 빨간색 수첩의 정체라던가.
"혹시, 바토리 패밀리의 주 수입원이나 사업이 뭔지 아십니까?”
“주 수입원? 사업? 알긴 알지. 혈마법을 기반으로 한 약을 주로 판다네. 최소한 내가 알기론.”
"혈마법을 기반으로 한 약이요?”
"그래. 피의 영약이라고, 남성에게는 건강과 정력을, 여성에게는 젊음의 축복을 되돌려 준다고 하지. 주로 대륙의 귀족이나 왕족, 거부(巨富)들이 고객이고. 아마, 이곳 셀랜드에도 고객이 있을 거야.”
“주 고객이 누굴까요?”
"글쎄, 돈 많은 사람인 건 확실하겠지?”
"돈 많은 사람이라……."
"왜 그런 걸 물어보나?”
"아, 마운틴 페이스 습격과 관련 있을까 해서요. 다른 질문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키메라 연구소에서 바토리 패밀리와 싸울 때 한 비밀 실험장에 가봤습니다……. 흥미로운 실험체가 있더군요.”
“뭔가?”
"소의 머리와 인간의 몸을 한 키메라였습니다. 개량인간-C03이라고 했지요. 혹시, 그게 뭔지 아십니까? 제법 중요한 연구인 거 같던데요.”
멀린이 침묵했다.
“..…내가 그런 걸 알 거 같나?”
"예, 왠지 아실 거 같습니다.”
올리버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근거는 없었지만, 왠지 감이 그랬기에. 그리고 그 감은 틀리지 않았다.
“마법사들이 우월주의에 빠진 건 알지?”
올리버가 끄덕였다.
세상에서 가장 발전한 이 도시에는 그러한 기색이 짙게 깔려있었다. 음지 양지 가리지 않고 말이다. 마탑에서 일한 후에는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마법사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명학파는 그 정도가 다른 학파에 비해 더 심하지. 체계적이기까지 하고.”
"예, 압니다.”
"그래서 단순히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 이상을 한다네. 가령, 마법사가 중심이 된 완벽한 사회를 구상한다거나.”
올리버는 여성 흑마법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생명학파는 체계화된 세상을 꿈꿨다는.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멀린이 시계를 보곤 고개를 저었다.
“그 이야기는 뒤로 미루지. 짧은 시간 안에 설명하긴 좀 힘든 문제라….. 자네의 세계수 건과 같이 나중에 이야기하지."
아쉬웠지만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듣고 싶었으니.
"이제 마지막 질문해봐. 케빈이 날 보면 멋대로 근무지 왔냐며 화낼 거 같으니.”
"그럼, 가장 궁금한 걸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재밌는 건 늘 마지막에 나온다니까.”
"째깍째깍 종말론에 대해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