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5. 달라진 위상 (2) >
"수고하셨습니다. 데이브 씨.”
은은한 광택이 도는 양복. 세팅된 머리. 몰라보게 변한 머피가 정중히 말했다.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창고에서 밀주 공장을 세우려던 그는 어느새 부유한 사업가로 변모해 T구역에 얼마 없는 빌딩에 사무실을 낼 만큼 성장했다.
이 모든 것이 마법주의 힘이라니. 사업이라는 게 참으로 대단한 것 같았다.
"대박만 터지면 인생이 달라지긴 하죠. 물론,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고, 쫄딱 망하지만요.”
올리버의 생각을 읽은 듯 머피가 웃으며 말한 뒤, 탁자 위에 있는 크리스털 병에서 마법주를 따라 올리버에게 내밀었다.
포션을 섞어 재가공한 술.
올리버는 그 술을 마셨고,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수출용으로 새로 만든 신제품입니다. 맛있으시다니 영광입니다.”
머피의 외관은 딴 사람처럼 변했지만, 올리버를 대하는 태도는 딱히 변하지 않았다.
물론, 순수한 호의는 아니었다. 올리버의 능력과 자신의 사업을 결부한 타산적인 감정이 있었다.
그렇다 해도 친절은 친절. 올리버는 예의 바르게 대응했다.
"여기, 이거 받으시죠.”
올리버가 낡은 노트를 넘겼다. 밀주 공장을 습격하며 얻은 마법주 레시피였다.
말귀가 빠른 머피는 두 눈을 빛내며 받았다.
"이건....?”
"말씀하신 마법주 레시피입니다. 에이드리란 분을 제압하는 와중에 얻었습니다.”
머피는 기뻐했다.
"오..…. 감사합니다. 혹시나 싶어 부탁했는데….. 다른 건 없었습니까?”
"마법 가방과 돈, 마법 서적, 연구일지를 획득했는데, 그건 제가 가지고 싶습니다.”
"아, 아. 죄송합니다. 제가 묻는 방식이 나빴습니다. 다른 레시피가 있는지 여쭤본 겁니다. 물론, 그건 데이브 씨의 정당한 권리죠.”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법주 레시피는 그게 전부입니다.”
"그렇군요..…. 밀주 공장은?”
"말씀하신 대로 전부 폭발시켰습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한동안 발 뻗고 잘 수 있겠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성공 보수와 레시피를 가져다주신 추가 보수는 약속된 시간 안에 받으시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확이 꽤 좋았다.
성공 보수 자체만으로 돈이 꽤 컸는데, 거기에 추가 보너스라니. 그 외 노획한 물건 등등.
하지만 이번 의뢰의 진짜 목표는 이게 아니었다.
"혹시, 부탁드린 건 어찌 됐는지 알 수 있을까요?”
질문하는 올리버. 머피는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검은빛 목제 테이블로 손을 가리켰다.
"예, 당연히 조사해 뒀습니다. 이야기가 다소 길어질 것 같은데, 잠시 앉아주시겠습니까.”
올리버가 머피의 제안에 따라 앉았다.
이번 의뢰를 수락한 건, 괜찮은 보수, 송장인형을 시험해볼 기회, 머피와의 안면 등 여러 요소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다름 아닌 정보였다.
수부렙토르 대형박물관에서 만난 침입자1,2,3에 대한.
그곳에서 마리를 만나 상대적으로 관심이 뒷순위로 밀려났지만, 올리버가 그들을 잊은 건 아니었다.
그들이 사용하던 기괴한 흑마법을 잊기란 쉬운 게 아니었으니.
기껏 붕괴한 살점을 샘플로 챙겼는데, 아무것도 못 알아내면 아쉽지 않은가?
그래서 올리버는 머피의 의뢰를 수락하는 대신 이에 대해 조사해 달라 부탁했다. 아무래도 크라임 펌 내부자다 보니 조사하기 더 쉬울 것 같아서 말이다.
머피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우선, 제가 조사한 정보가 100퍼센트 사실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요즘 분위기가 안 좋아 저 같은 아랫사람은 몸을 사려야 해서 조사에 제약이 생기거든요.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무리하시길 바란 것은 아니라서요. 그런데 무슨 일 있습니까?”
"이 바닥에는 늘 일이 있죠. 시(市)의 집중 단속이 끝나는가 싶더니, 성기사가 난리를 피워 이쪽과 거래 중인 흑마법사를 잡아들였거든요. 경매도 엎어졌고….. 유통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모두 손해가 막심합니다.”
"아......."
"거기다 위에서는 도시의 안전을 위해서라며 보안국이란 흉흉한 걸 창설하고, 아래로는 비소속 갱들이 설치고 있어서 저희 같은 선량한 갱들은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네요.”
올리버가 머피의 감정을 살피곤 물었다. 거짓말한다기보다는 웃기려는 의도가 있었다.
“….농담인가요?”
"반은 진심입니다. 저희는 세금을 따박따박 내거든요.”
거짓은 아니었다. 크라임 펌은 막대한 검은돈을 세탁하는 것이 주 사업 중 하나. 세탁 과정 중에는 막대한 세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
“아….. 재밌는 농담인가요?”
"제 친구들은 다들 웃었습니다.”
“음......"
올리버가 떠올리며 해당 농담을 기억해뒀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죠. 할 이야기가 제법 많아서.”
머피는 탁자 비밀 공간을 열어 서류가 담긴 종이봉투를 꺼냈다.
"이건?”
"요청하신 정보와 관련 정보를 정리한 겁니다. 관심 있으실 것 같아서요. 말로 설명해 드릴까 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 세부 내용은 서류로 정리했습니다. 물론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고요.”
머피는 별거 아니라는 듯 겸손을 떨었지만, 감정은 아니었다. 제법 괜찮은 정보가 있는 것 같았다.
올리버가 서류를 읽어봤다.
첫 장부터 눈을 잡는 대목이 있었다.
"침입자가 검은손 소속입니까?”
검은손. 흑마법사로 이뤄진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범죄집단.
머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것도 인육 요리사 계파인 것 같습니다.”
"인육 요리사라면..…."
"검은손의 손가락이자, 고위험등급 범죄자 인육 요리사 맞습니다.”
"아......"
"식칼과 질병계열 흑마법, 성질이 더러운 것을 바탕으로 조사하자 갈로스 경찰부에서 정보를 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직속 제자는 아니고, 제자의 제자 정도랍니다.”
"갈로스 경찰부요?”
“예.…. 아, 모르시는군요. 인육 요리사의 주 영역은 연합 왕국이 아닌 갈로스입니다. 넘겨 드린 자료에 표기해 뒀습니다.”
"아..…."
올리버가 소리 내며 해당 자료를 읽어 갔다. 카니발니즘, 그를 통한능력 강화, 세속적 목적의 범죄조직 등등이 있었다.
"경찰부 정보니 어느 정도 신뢰하셔도 될 겁니다.”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이곤 질문했다.
“……혹시, 그럼 크라임 펌은 검은손과 싸울 생각인가요?”
검은손의 조직원이 크라임 펌 사업장을 습격했기에 올리버는 혹시나 해 물어봤다.
머피는 고개를 저었다.
"흐르는 상황을 볼 땐, 싸우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도 거기에 동의하고요.”
"이유라도 있나요?”
"크라임 펌과 그 아래 소속된 조직은 분명 갱이지만, 동시에 사업가이기도 합니다. 필요하다면 폭력을 쓰지만, 그렇다고 즐기지는 않습니다.”
반은 거짓이었지만, 올리버는 굳이 따지지 않았다.
"불황이 끝나는 와중에 괜히 쓸데없는 전쟁을 벌여 사업에 악영향을 주고픈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상대가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 있으면요.”
"그렇군요.”
"하지만 이건 체면치레로 한 말이고, 사실은 겁먹은 겁니다.”
".....?"
"크라임 펌은 이익을 내기 위한 사업체인데, 반해, 검은손은 솔직히 가늠하기가 힘들거든요. 규모도, 위치도, 구성원도, 목적도 알려진 것보다는 안 알려진 게 더 많죠. 그런 놈들과 구태여 싸워 손해를 감수하기 싫은 겁니다. 차라리 뒷돈을 대 다른 조직을 움직이는 게 낫죠.”
"다른 조직요?”
"경찰이나, 군대 혹은 성기사요. 다들 먹고살아야 하는 사람이라, 친절한 말과 성의를 보이면 저희의 요청을 들어주죠.”
“아….. 그렇군요.”
"예. 그렇습니다. 크라임 펌의 최대 관심은 이윤, 즉 돈이니까요. 다만, 요즘 분위기가 변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시(市)에서도 보안국이라는 걸 만드니, 크라임 펌 내부에서도 자체적인 무력 집단을 보유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크라임 펌에 주먹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다지 체계적이지가 않고 각 조직에서 자체적으로 거느린 거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머피는 그리 말하며 웃어 보였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머피는 말하지 않았다.
저기 벽 너머에서 이곳을 몰래 훔쳐보는 사람들처럼.
그는 말없이 한참을 고민하더니. 이내 포기하며 물었다.
"혹시, 더 궁금한 점 있으십니까?”
***
올리버는 몇 가지 질문을 마친 다음 그대로 떠나버렸다.
머피는 올리버를 떠나보내 후 사무실에 홀로 앉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사무실 안쪽 비밀 문이 열리며 그곳에서 모든 것을 엿듣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왔다.
이모인 매기, 사촌 동생인 모리슨, 모건.
모두 킴벨 가문의 구성원이자, 킴벨 패밀리의 간부들이었다.
정통적인 족벌주의 경영.
이민자 갱들과 시대의 흐름에 맞춘 기업형 갱단 등 크라임 펌에서 다소 줄어들었지만, 가장 정통적인 조직형태였다.
"왜 이야기하지 않은 거니?”
이모이자, 패밀리의 재정 담당인 매기가 조용히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뭘요?”
"데이브 씨….. 우리랑 일할 생각 없는지 말이야.”
머피는 대답 대신 품 안에서 작은 소켓을 꺼냈다.
정보를 담아두는 보관장치로, 데이브를 만나기 몇 시간 전 받은 물건이었다.
탁-!
머피가 소켓에 달린 작은 버튼을 누르자 소켓의 마력이 돌더니 허공에 영상을 하나 띄웠다.
"여긴..…?”
"데이브 씨에게 부탁했던 밀주 공장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없지만.”
머피가 영상을 틀기 전 사촌 동생 모리슨이 입을 열었다. 우직한 성품으로 보안을 맡는 모건과 달리 유연한 머리로 판로를 개척하는 세일즈맨이었다.
까불거리고 진지하지 못하지만, 해외 판로까지 뚫은 수완가였다.
“형,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굳이 저길 파괴할 이유가 있었을까? 저 정도 설비면 우리가 이용하는 게 훨씬 이익이었을 거 같은데.”
"겉보기에는 그렇지. 저 밀주 공장은 전부 투자라는 이름의 빚으로 세운 거야.…. 파괴하면 투자자들이 시비 걸기 애매해 그냥 넘어가지만, 우리가 점거해 사용하면 반드시 트집을 잡을 거야. 개발금지 구역인 것도 문제고. 파괴하는 게 여러모로 깔끔해.”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리슨.
머피가 버튼을 눌러 영상을 움직였다.
밀주 공장과 주변의 시설물이 폭발하며, 갱들이 당황할 때 정면에서 웬 침입자가 들이닥쳤다.
영상에 추가 가공을 한 덕분에 밤에 찍었음에도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저거 뭐야? 팔이 여러 개잖아?”
"송장인형이라는 거야. 전쟁터에서 시체 줍는 흑마법사를 상대할 때 본 적 있지.”
영상은 계속해 움직였다.
팔이 여덟 개 달린 송장인형은 여러 개의 총을 동시에 다뤄 갱들을 순식간에 밀어냈다.
한 개체 뿐인데도 열 명분의 화력을 냈는데, 백발백중 정확도도 높아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갱들이 변변찮은 저항도 못 하고 쓰러지는 게 그 증거.
어쩌다 발목이 잡히려고 하면 양손에 쥔 소드 오프 샷건을 쏴 적을 찢어발겼다.
퇑-!! 퇑-!!
총보다는 소형 대포가 더 어울리는 위력이었다.
"잠깐.”
머피가 소켓의 버튼을 조작해 영상을 바꿨다.
봐야 하는 영상이 이것만이 아니었다.
밀주 공장 뒤편으로 톤파를 든 대머리와 네 개의 팔을 가진 흑마법사가 몰래 잠입했다.
"저것도?”
"예, 송장인형일 겁니다.”
송장인형 두 구는 합을 맞춰, 정문에 시선을 몰린 갱들을 소리소문없이 순식간에 제압했다.
흑마법으로 시야를 가리면 대머리가 달려가 일격에 숨통을 끊었다.
한방에 한 명씩 말이다.
그저 뒷골목 쓰레기라 쉽게 처리한 것이라 폄하할 수도 있지만, 머피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저 중에는 실력자도 몇 명 있었다.
에이드리에게 투자한 투자자 중 하나가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자기 부하 중 쓸만한 놈을 몰래 심어놓았기 때문인데, 놀랍게도 침입자 앞에서 다 의미 없이 죽어갔다.
즉, 송장인형 자체가 매우 강하다는 이야기.
실제로 머피가 보기에도 송장인형은 하나하나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해결사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말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팔십 명 정도 되는 갱과 마탑 출신 마법사로 이뤄진 밀주 공장은 얼마 가지 않아 점령당했다.
그 뒤로 데이브가 걸어왔다.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었다.
틱-!
화면을 멈추자 머피가 입을 열었다.
“..…보셨습니까? 자기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공장을 점령했습니다. 저런 사람을 어떻게 스카우트합니까?”
말을 꺼낸 매기를 비롯해 모두 입을 다물었다.
머피의 말을 동의한다는 뜻이었다.
수많은 조직들이 강자를 원한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감당이 되는 선에 한해서였다.
데이브는 그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고.
불과 며칠까지만 해도 란다에 널리고 널린 다크호스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섰다.
1인 조직이라 칭할 만큼 강력한 무력을 보유했으며, 본인이 하고자 한다면 웬만한 조직의 간부 자리를 꿰찰 실력이었다. 아직, 본인은 인지하지 못한 것 같지만.
‘아니면 관심이 없던가…….'
“어떻게 구한 거니?”
매기의 질문에 머피가 대답했다.
“헤임달요. 중개인 중 하나에게 요청해 구했습니다. 결계 해킹, 영상 저장과 편집 등 옵션비용이 적잖게 나갔지만, 보시다시피 충분한 가치 있죠.”
돈 계산에 철저한 매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바닥에서 돈만큼 중요한 것이 정보였다.
사소한 정보 하나로도 생과 사가 갈리는 곳이었으니.
".....상상을 초월하긴 하는구나.”
"예, 상상을 초월하죠….. 이모님이 무슨 생각으로 데이브 씨를 끌어들이라고 했는지 압니다. 저희는 몰라보게 성장했으니까요......"
머피는 말을 멈추고 뜸을 들인 뒤, 이내 다시 이었다.
"하지만 데이브 씨는 그 이상입니다. 갱단도 갱단이지만, 경매장 사건도 그렇고….. 저희가 감당할 수준이 아닙니다. 조직을 원하면 자기가 세워도 무방할 수준. 되지도 않는 제안으로 관계를 망가뜨릴 바에, 대우를 잘해줘 관계를 유지하는 게 낫습니다.”
매기는 조카의 말에 침묵으로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역시 아쉬워했다.
"그래도 걱정이네. 경매장 건으로 이름값이 높아져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들어올 텐데. 누가 낚아채면 어떻게? 우리도 전략을 강화해야지.”
전력 강화. 어느 정도 세력이 있는 패밀리들의 현 1차 목표였다.
이 미친 도시는 갈수록 살기 팍팍해졌다. 갱들조차 말이다.
킴벨 패밀리가 근래 이사급 못지않게 부유해진 것과는 별개로 특출한 무력은 없었다.
퇴역군인 출신 조직원이 늘어 조직력은 우수했지만, 전면에 내세울 얼굴은 없는 상태. 이는 꽤 시급한 일이었다.
있는 것만으로 시비가 걸리지 않는 무력이 있어야 했다.
"너무 걱정 마세요. 데이브 씨는 어디에 소속될 양반은 아닌 것 같으니.”
"뭐, 믿는 구석이라도 있습니까? 형님?”
킴벨 패밀리의 보안을 책임지는 모건이 물었다. 그는 데이브에게 심히 큰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아니, 그냥 그 사람을 담을 조직이 이 도시에 없다고 생각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