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 신자 (3) >
밤바다처럼 깊고 순수한 어둠에 물든 마리는 섬광처럼 순식간에 다가와 길게 자란 손톱을 휘둘렀다.
가느다란 다섯 손톱은 외관과 달리 힘이 상당해 한번 휘두른 것만으로 풍압을 일으켰고, 그 덕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올리버의 검은 머리카락은 세차게 휘날렸다.
"와 대단하네요….. 보통 사람이라면 토막 났겠습니다.”
올리버는 조롱도 아부도 아닌 순수하게 감탄했다.
마리가 자신의 몸에 흑마법을 걸어 육체를 강화한 것까지는 맞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아무런 흑마법도 사용하지 않았다.
즉,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흑마법만으로 저 정도 출력을 냈다는 이야기.
꽤 대단했다.
흑마법으로 육체를 강화하면 총기류도 뛰어넘는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맞지만, 사실 그리 쉽게 간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제아무리 강화라고 표현해도, 결국, 본질은 질병계열 흑마법.
인위적으로 육체를 조작해 억지로 힘을 끌어올린 것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입문 난이도, 직관적 효과에 비해 사용 조건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몸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흑마법을 다루는 솜씨도 좋아야 했고, 질병계열 흑마법을 견뎌줄 방대한 생명력과 강인한 육체도 소유해야만 했다.
설사 이것을 가졌다 해도 충분히 요양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잡아먹는 기술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질병계열 흑마법은 마리나 올리버 같은 사람들에겐 맞지 않는 기술이었다.
흑마법 실력과 별개로 몸이 축나니.
올리버가 질병계열 흑마법을 자주 사용한 것은 ‘블랙 슈트’라는 편법을 개발한 이후라는 게 그 강력한 반증이었다.
그런데, 마리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분명, 몸을 매개로 직접 사용한 것인데, 그녀의 육체에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 보였다. 거기다一
一촤악! 촤악!! 촤아아악!!
평범하게 휘두름에도 바람을 가르고, 나무를 자르며, 바위 깊숙한 곳에 흉터를 남기는 등 그녀의 공격을 일반적인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어 하나하나 치명적이었다.
올리버는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몸에 블랙 슈트를 세 겹 둘렀지만, 솔직히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비용이 안 드는 일반적인 공격임에도 어지간한 흑마법사보다 더 빠르고 더 강력하다라..…. 경매장 침입자를 막은 게 사실인가 보군. 응?"
마리가 자세를 고쳐 방금 공격을 피한 올리버에게 다시 공격 준비를 했다.
올리버의 회피 패턴을 보고 노린 것이었다.
빠른 공격과 지속적 압박과 더불어 그녀가 얼마나 많은 수라장을 거쳤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1년 몇 개월이 넘는 짧다면 짧은 시간.
흑마법도, 전투 실력도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는데 이리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다니..…. 올리버는 마리에게서 안타까움 그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해잇 불릿]
올리버는 지면을 향해 증오의 탄환을 쐈다.
파바방!!
경쾌한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높게 튀어 올라 마리의 시야를 일순간 가렸다.
감정을 보는 흑마법사에게 그다지 소용없는 짓이라 할 수 있으나, 갑자기 장애물을 만든 것만으로 1, 2초 정도 행동을 멈출 수 있었다.
올리버는 그사이 재빨리 거리를 벌렸다.
마리가 몸에 두른 정체불명의 흑마법은 올리버가 봐온 질병계 흑마법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출력을 냈으며, 추가적인 효과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상대로 굳이 근접전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우선 거리를 벌려 화기계열 흑마법으로 천천히 파악….어?’
올리버를 놓친 마리는 손톱에 힘을 줘 길이를 약간 더 늘인 다음 그대로 나무를 베어냈다.
핑!!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감정은 차분한 동시에 엄청난 집착을 보일 뿐이었다.
올리버는 다시 한번 미간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마리가 잘려 쓰러지려는 나무를 양손을 들었기 때문.
아주 큰 나무는 아니었지만, 그리 작은 나무도 아니건만.
공격력뿐 아니라 근력까지 강화해준 것 같았다.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질병계열이라도 기본적인 육체적 성능에 따라 강화해줄 수 있는 한계가 분명 존재하는데….
올리버가 알고 있는 흑마법의 규칙을 벗어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그들과 비슷해….. 오염구역의 퍼펫, 경매장의 침입자.’
흑마법이지만 흑마법의 규칙을 벗어난 기이한 흑마법. 마리가 지금 사용 중인 흑마법은 그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블레스(Bless)]
마리가 양손에 쥔 나무에 흑마법을 부여 조작했다.
길다란 손톱과 마찬가지로 처음보는 흑마법. 마리가 개발한 것일까, 아니면…..
어찌 됐건 마리의 몸에 깃들어 있던 감정 중 일부가 나무를 훑고 지나가 잔가지를 쳐내고, 던지기 좋은 길이로 깎아 끝을 뾰족하게 가공하였다.
꽤나 기이하면서도 신기한 광경.
도대체 저걸로 뭘 할 생각일지 궁금했는데, 곧 알 수 있었다.
"던지기 좋은 디자인이긴 했지만, 정말 던질 줄이야…..”
올리버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나무 통나무를 보며 말했다.
방심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올리버는 눈만 아니라 머리에도 신경을 집중해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했다.
마리의 감정 상태로 봤을 때, 어디로든 피하면 곧바로 연계 공격이 들어올 상황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공격을 준비하며 올리버의 다음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설사, 안 피한다 해도 그에 걸맞게 행동할 준비를 했고.
피하든, 안 피하든 똑같은 상황.
차이라면 마리가 방심하느냐, 좀 더 방심하느냐 차이뿐이었다.
올리버는 고심 끝에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
쾅——!!
올리버는 블랙 슈트가 두른 쿼터스태프를 휘둘렀다.
마리가 흑마법으로 강화했다곤 하나, 나무는 나무.
올리버의 공격해 산산이 부서지며, 수많은 나무 파편이 허공에 휘날렸다.
그로 인해 시야가 한순간 가려졌다. 올리버가 썼던 방식을 바로 응용한 것이다.
"대단하네요.”
올리버가 감탄하며 날아오는 증오의 탄환을 쿼터스태프로 후려쳐 막아냈다.
한 번에 십여 발이 날아왔지만, 그다지 어렵진 않았다.
다만, 의외인 것은 그냥 증오의 탄환이 아닌, 감정과 머리카락이 섞인 탄환이라는 거였다.
퍼펫. 정확히는 퍼펫이 빙의했던, 송장인형이 사용하던 ‘핑거 건(Finger Gun)’과 매우 흡사한 방식이었다.
위력도 비슷해 쿼터스태프 끝에 두른 블랙 슈트가 단숨에 두 겹 반이나 벗겨졌다.
계속 맞았다간 위험. 그러나 진짜 공격은 이게 아니었다.
소리 소문 없이 순식간에 접근한 것이 진짜 노림수였다.
특유의 기동성으로 다시 유리한 거리를 확보한 마리는 아무 말도 없이 손톱을 휘둘렀다.
블랙 슈트가 세 겹이라도 단숨에 찢어발길 것 같은 공격이기에 올리버는 몸에 두른 블랙 슈트 절반을 쿼터스태프에 집중시켜 마리의 공격을 막았다.
까앙——!!!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한밤중 숲속에 울려 퍼졌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아직도 성기사가 도시 안을 수색하고 있었기에, 거기서 싸웠으면 방해받았을 게 뻔했다.
그건 곤란했다. 어떤 식으로든 올리버는 마리와 끝을 보고 싶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부디 용서를!!”
지금까지 침묵하던 마리는 승패가 결정됐다고 판단했는지, 반대쪽 팔을 들어 손톱을 날카롭게 세웠다.
노리고 있는 부위는 올리버의 오른쪽 팔과 다리로, 진짜 어떻게든 데려갈 생각인 것 같았다.
"괜찮아요.”
올리버가 대답과 동시에 오른쪽 주먹에 나머지 블랙 슈트를 집중해, 마리의 왼쪽 어깨를 있는 힘껏 때렸다.
쩌억!!!!
“一!?!!”
낮고 묵직한 소리는 어깨가 부러지다 못해 부서졌다는 걸 알려줬다.
실제로 마리는 엄청난 고통에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불에 댄 손처럼 뒤로 몸을 물렸다.
"흑마법 위력은 진짜지만, 근접전투는 안 배운 것 같네요. 배우세요. 화력이 만능은 아니더라고요.”
올리버는 고통으로 물러서는 마리에게 따라붙어 쿼터스태프를 휘둘렀다.
마리는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팔에 둘러 방패처럼 막았지만, 올리버는 그대로 더 깊숙이 파고들어, 반대쪽 팔로 빈틈을 찔러 마리의 어깨에 주먹을 쑤셔 박았다.
뚜둑一!
깔끔하게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마리의 두 팔이 축 늘어졌다.
조의 가르침이 귓가에 맴돌았다.
'죽이지 않고 겁만 줄 거면 어깨를 부러뜨리는 게 가장 좋아. 엄청나게 아픈 데다가, 팔을 들지도 못해 무력감이 뭔지 톡톡히 알게 되거든. 그다음에는 패면 돼.’
“크윽..…!”
마리가 흑마법을 사용해 길게 자란 자신의 머리카락에 힘을 부여해 망토처럼 둘렀다.
척 보기에도 보통 방어력이 아니었다.
-턱!
올리버가 쿼터스태프를 내질러 마리의 머리카락 망토를 찔렀다.
머리카락은 하나하나 의지를 가진 듯 올리버의 공격을 섬세하게 막고, 그것도 모자라 가시덩굴처럼 쿼터스태프에 들러붙어 올리버의 손을 향해 다가왔다.
이대로 가면 올리버의 손을 시작으로 온몸이 머리카락에 붙잡힐 기세였다.
[라스 붐]
올리버가 쿼터스태프에 감정을 집중시켜 그대로 폭발시켰다.
마리를 폭사(爆死)시킬 정도는 아니고 거추장스러운 머리카락만 날릴 정도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쿼터스태프를 붙잡은 마리의 머리카락이 불타며 여기저기 흩날렸다.
마리는 물론 마리의 부하들까지 놀란 것으로 볼 때 전혀 예상치 못한 듯했다.
하지만 올리버는 신경 쓰지 않고 가드가 완전히 열린 마리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죄송합니다. 좀 아플 겁니다.”
꾸직一!!!
올리버가 쿼터스태프를 마리의 몸 깊숙이 찔렀다.
안까지 근접해 그대로 있는 힘껏 내지른 것이라, 보통 사람이라면 몸이 두 개로 찢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
결국, 힘을 버티지 못하고 마리는 몸 중앙이 끔찍하게 찌부러진 채 저 멀리 날아갔다.
올리버는 그것으로도 모자라는지 힘없이 날아가는 마리의 양다리에 증오의 탄환을 2발씩 박아줬다.
한동안 침대에서 누워 생각 좀 하라고.
퍼벅-! 퍼벅-!
대퇴부에 넓게 생긴 두 개의 구멍과 함께 마리는 그대로 땅에 널브러지며 쓰러졌다.
팔다리가 제각기 꺾이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꺾인 모습은 흡사 망가진 인형처럼 보였다.
조금 과했나란 생각도 들었으나, 올리버는 이내 신경 끄고 마리에게 다가갔다.
"제가 이긴 것 같네요.”
"커.…. 커어.…. 꺽!”
진짜 망가진 인형처럼 기괴한 소리를 내는 마리. 어째 재수 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올리버는 다시 제 할 일을 했다.
"전 마리의 요청에 응해 드렸어요. 힘으로 데려갈 수 있으면 해 보라고. 그런데 실패했네요."
마리는 뭉개진 복부로 인해 아무 말도 못 한 채 올리버를 올려다봤다.
올리버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녀의 감정 상태는 참으로 기괴했다.
이 정도로 아픈 꼴을 당했음에도, 올리버에 대한 나쁜 감정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더욱 감탄하며, 숭배하고, 모자란 자신을 책망했다.
가히 병적이다 할 수 있는 그 감정에 올리버는 처음의 거북한 느낌이 다시 올라왔다.
“..…마리가 옛날에 말한 적 있죠? 세상일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라고. 절 처음 도와줬을 때 말이에요.”
“....ㄴ, 네.”
마리가 뭉개진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그러니 저도 이겼으니 대가를 받아야겠습니다. 더 이상 절 구세주나, 신이라 부르지 말고, 그냥 살고 싶으시던 인생을 사세요. 저도 잊으시고요. 그럴 수 있죠?”
마리는 고개를 저었다.
"시, 실어…요. 하, 한되여.”
명백한 거부 의사에 올리버는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살짝 짜증이 나려고 했다.
조의 말대로 패다 보면 말을 듣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때였다.
갑자기 마리의 부하들이 올리버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눈에 띌 정도로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기가 좋은지 안정된 시전 속도를 보이며 올리버에게 증오의 탄환을 날렸다.
블랙 슈트로도 그냥 막을 수준이지만, 마리를 위하는 그들의 감정 때문에 올리버는 뒤로 물러나 줬다.
마리를 보호하는 마리의 부하들. 그들은 올리버에게 극도의 증오심을 품으며 추가 공격을 하려 했다.
"뭐 하는 짓이야?!!”
마리가 일어서며 소리쳤다. 올리버도 여태까지 본 적 없는 분노를 불태우며.
마리의 분노에 당황하며 겁먹은 부하들.
그들은 겁에 질린 개처럼 등을 굽히며 쩔쩔 맺지만, 마리는 축 늘어진 팔을 괴기하게 휘둘러 근처에 있던 부하 하나의 얼굴을 후려쳤다.
충격이 컸는지 저 멀리 날아갔다. 안 죽은 것은 순전히 운 덕분.
그럼에도 마리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다른 부하의 얼굴을 팔꿈치로 찍고, 그것도 모자라 올리버를 처음 공격한 제자를 향해 손톱을 들어 보였다.
"마리!”
올리버가 자신답지 않게 언성을 높였다. 덕분에 마리가 멈췄다.
"주인님…..”
"그만 하세요. 당신을 위한 것뿐입니다.”
"하, 하지만 이것들은-”
“-부탁이니. 그만 하세요.”
올리버의 입에서 부탁이란 단어가 나오자 그제야 마리는 손을 내렸다.
그녀는 분노를 억지로 삭이며 물러날 것을 명했다.
왕에게 절하는 신하들처럼 허리를 깊숙이 숙인 채 물러나는 마리의 부하들.
참으로 이상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
자신을 구해준 부하들에게 분노를 날리고, 그런 그녀를 말리는 적이라니.
올리버는 다시 한번 자신들의 관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고민해봤다.
“..…몸이 회복됐군요.”
상처 부위에서 작은 실이 뿜어져 나와 스스로 회복하는 마리의 신체를 살피며 올리버가 물었다.
신기하긴 했지만, 퍼펫, 경매장 침입자를 봐 상대적으로 덜했다.
"네."
"어떻게 개발한 거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심. 마리는 진심이었다.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죠..…. 어찌 됐건 나으셨으니 다행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절 구원자라고 부르지 말-”
“-아뇨. 못합니다. 정말, 정말 죄송하지만 전 그 말씀은 따를 수 없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마리는 일말의 협상도 불가능하다는 듯 붉게 충혈된 눈으로 대답했다.
그녀의 감정은 거대한 해일처럼 요동치며, 육체의 밖으로 흘러나와 몸을 더욱 검게 물들였다.
과도하게 증식하는 감정은 물리력마저 갖춘 채, 그녀 주변으로 점차 퍼져나갔다. 공기를 누르고, 일대를 검은빛으로 잠식해가는 마리의 감정. 올리버는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
“…부디..…제발, 제게서 이 믿음을 빼앗지 말아 주십시오. 주인님. 이게 없다면 전 과거로 돌아가야 합니다."
“….무슨 과거요?”
"그저 태어났으니까. 태어났고, 살아있으니까. 살아있는….. 그런 짐승 말입니다.”
"......."
"당신을 만났기에, 당신을 믿었기에 비로소 전 가치를 얻었습니다. 제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제가 살아있을 이유를.…! 이걸 빼앗으실 바에는 차라리 절 죽여주십시오. 그게 낫습니다!!”
마리가 검은색 눈물을 흘리며 온 진심을 담아 외쳤다.
그와 함께 품 안에서 시험관을 여덟 개 꺼냈다. 시험관에는 순수한 믿음, 신앙의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어소리티(Autho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