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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134화 (134/633)

< 134. 작은 기적 (2) >

지끈. 지끈. 지끈.

올리버는 아까 전보다 더 심해진 두통에 시야가 흐릿해지며 눈을 감쌌다.

생명력을 빨아먹어 상처가 아물고, 체온을 회복했지만 그럼에도 피로는 회복하지 못했다.

쉬고 싶었다.

광산을 나온 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 확실히 쉬고 싶었다.

“.…그럼, 좀 더 서두를까.”

올리버가 눈을 뜨며 중얼거렸다.

다행히 지끈거리던 두통은 가라앉고, 흐릿하던 시야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와 함께 강철로 변한 팔다리가 처참하게 부서진 대머리 마법사와 양어깨와 무릎에 고드름이 박힌 채 벽에 처박힌 적발 마법사가 보였다.

어느새 저렇게 됐는지 기억이 안 났다.

'내가 한 것 같기는 한데..….'

"후욱….! 후욱….! 이 개새끼! 바르바리 주제에…! 열등종 주제에.…!!”

올리버가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금발 마법사가 엎드린 채 쓰러져 있었다.

생명력을 과하게 빼앗긴 탓인지, 황금처럼 빛나던 그의 머리카락은 회색으로 새어버렸으며, 균형 잡혀 보기 좋던 얼굴과 몸도 며칠 굶은 듯 빼빼 말라 있었다.

상당히 피곤할 듯했는데, 그럼에도 그는 올리버를 향한 적의와 분노를 가라앉히지 않았다. 아니 더더욱 불태웠다.

"너이 개새끼.…! 가만두지 않을 테다. 비록 우리가 졌지만, 마텔을 건드린 대가를 치르게 해 줄 테다….. 알아들어?! 이게 끝이 아니야…. 시작이라고!”

올리버는 금발 마법사를 말없이 내려다보다 이내 흥미를 잃으며 금고처럼 생긴 문 앞으로 갔다.

다시 봐도 크고 튼튼해 보였다.

"음......"

툭- 툭- 손가락으로 두들겨보고 잡아 돌려봤다. 당연히 꼼짝하지 않았다.

혹시 몰라 마력을 머금은 손을 대 보았지만, 반응은 없었다.

‘마력이 흐르긴 하지만, 마력이 핵심은 아니네. 못 보던 방식인데.’

올리버가 난감함에 생각을 정리하던 중 킥킥킥 웃음소리가 들렸다.

금발 마법사였다. 그는 올리버를 조롱했다.

“왜.…. 그냥 열 수 있을 거 같았어? 갈로스에서 특별 주문한 물건이야. 열쇠를 가져오지 않는 이상 못 열어. 마법으로든, 힘으로든.”

올리버는 금발 마법사를 내려다봤다.

졌다는 굴욕감과 분노 그리고 올리버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에 크나큰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이 사람들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마법의 형태와 육체도 이상했지만, 자신 이익이나 향상보다 남의 불행과 몰락에 더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생산적인 것과 거리가 먼 사고방식이었다.

“곧 다른 연구원들도 올 거다.…. 넌 끝났어!”

"그런가요?”

"그래! ....죽일 테면 죽여봐라. 바르바리 따위 무섭지 않으니.”

"그럼, 서둘러야겠네요.”

맞물리지 않는 대화에 금발 마법사가 ‘뭐?’라고 되물었지만, 곧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올리버는 허공에 손을 들어 사지가 부서진 대머리 마법사와 온몸이 얼어붙은 적발 마법사에게서 생명력과 마력을 뽑아냈다.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슈하하아아악-

동료들이 당하는 모습에 금발 마법사가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 개새끼가.…! 이렇게 나오면 너 하나만으로 끝날 것 같아?! 네놈과 관련된 놈들을 모조리—”

—파지직!!

금발 마법사라 뭐라 지껄이던 올리버는 자기 일을 했다.

추출한 감정과 생명력을 빈 시험관에 담은 후, 일부만 다시 추출해 혼합을 시도했다.

밀 알갱이만 한 감정과 생명력, 마력을 말이다.

손안에서 작은 번개 폭풍이 요동치며 반발작용을 일어났지만, 다행히 좁쌀만 할 때처럼 어찌어찌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었다.

파앙——!

잠시 후, 혼합 중이던 세 개의 에너지는 안정을 되찾았다.

좁쌀에서 밀 알갱이 정도였지만, 약간 더 성장한 거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기쁘지 않았다.

피곤한 탓인지 빨리 일을 끝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올리버는 다른 손으로 블랙 슈트를 만들어 입은 다음, 그 검은 옷 위로 인공 영혼을 덧씌웠다.

인공 영혼이 추가된 탓인지 훨씬 질이 상승했다.

올리버는 그 상태로 다리, 허리, 어깨, 팔, 쿼터스태프에 힘을 최대한 집중시킨 후…….

———쾅!

쇳덩어리 문을 있는 힘껏 때렸다.

덕분에 거대한 쇳덩어리 문은 커다란 소리를 내며 요동쳤다.

겉보기에는 별문제 없었으나, 올리버는 첫 번째 타격에서 손맛을 느꼈다.

"그, 그따위 무식한 방법으로-”

———쾅!

금발 마법사의 말을 무시한 채 올리버는 다시 쿼터스태프를 휘둘렀다.

때린 부분이 찌그러지며, 강철 벽과 강철 문 사이 이음새에 균열이 생겼다.

"......."

올리버는 조를 떠올리며 양다리를 넓게 펼친 다음 허리를 최대로 틀었다.

그런 다음 온몸의 무게를 실어……

——————꽝!

커다란 굉음과 쇳소리와 함께 강철 문이 결국 벽과 분리돼 부서졌다.

꽤나 체력 소모가 컸지만, 어찌어찌 된 거였다.

문을 연 다음 올리버는 고개를 돌렸다. 금발 마법사를 향해 말이다.

올리버와 눈을 마주하자 그는 흠칫 놀랐다.

뚜벅. 뚜벅. 뚜벅.

올리버는 그의 곁에 다가간 다음 한쪽 무릎을 꿇어 그와 시선을 최대한 맞췄다.

그 덕분에 두려움으로 거칠어진 그의 호흡이 그대로 느껴졌다.

"저와 관련된 사람 모조리….. 뭐라고요?”

"......."

"..…뭐, 마음대로 하세요.”

올리버는 금발 마법사의 얼굴과 감정을 살펴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안으로 들어갔다.

금발 마법사는 얼어붙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

부서진 문 안으로 들어갔다.

깊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안은 꽤 넓었다.

눈에 시야를 집중하자 확인되는 감정은 열 명 안팎.

올리버는 그중 로스번의 감정을 찾으려고 애썼다.

"....!"

로스번의 감정을 찾은 올리버는 뚜벅뚜벅 안으로 걸어가 작은 방 앞에 멈춰 섰다.

방에는 4라는 숫자와 함께 프로젝트B-4 시험체라는 쪽지가 꽂혀 있었다.

잠금장치로 꽉 잠긴 문.

올리버는 손잡이를 잡아 팔 쪽 블랙 슈트의 출력을 높여 홱 하고 잡아당겼다.

콰직—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어두운 공간에 빛이 들어갔다.

그와 함께 안에 앉아있는 로스번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수술을 받은 환자처럼 온몸에 붕대를 두르고 있었으며 몹시 겁먹고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올리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가장 무난한 말을 했다.

“좀 늦었습니다. 로스번.”

"......."

로스번은 얼어붙은 채 올리버를 바라봤다.

두려움에 질린 채 벽에 꼭 붙어서 말이다.

누군지 못 알아보는 눈치였다. 아, 그러고 보니 가죽 가면을 바꿔 썼지.

올리버가 서둘러 가죽 가면을 바꿔 쓰려는 찰나 로스번이 벌떡 일어나 올리버의 품에 안겼다.

"우우......."

올리버는 로스번의 감정을 봤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감정은 누군가 헤집어놓은 듯 엉망진창이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올리버의 품에 안기자 그는 안정을 되찾으며 감사, 감동, 희망, 죄스러움과 같은 감정을 빛냈다.

머리가 멍한 와중 올리버가 그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끄윽, 우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결국, 로스번은 울음을 터트렸다.

마치 평생 동안 품고 있던 감정을 쏟아내듯.

올리버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그냥 말없이 바라보며 한참을 내버려 뒀다.

그의 감정이 스스로 안정을 찾을 때까지.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이윽고 로스번은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아까 전부터 품었던 혼란이 씻은 듯이 사라지며.

그것을 확인한 올리버가 말했다.

“괜찮으시면, 이제 움직이실 수 있을까요? 곧 사람들이 더 올 텐데, 그럼 곤란해서요."

로스번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 그런데 좀 도와주세요.”

"뭘요?”

"다, 다른 사람들도요. 도와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제발요.”

올리버는 침묵했다.

다른 사람이라 하면 지금 여기 갇힌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았다.

합리적으로 보면 당장 로스번만 데리고 도망치는 것이 맞았다.

곧 이쪽으로 마텔 인력이 몰려올 거라는 금발 마법사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마주쳤다간 이래저래 귀찮고 위험했다. 도망치는 게 옳았다.

하지만 말이다. 그냥 무시하자니 로스번의 감정이 신경 쓰였다.

그는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지도, 겁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했고, 또 두려워했다.

누구보다 살고 싶어 했다. 그럼에도 다른 이들이 걱정되어 죄스럽고, 두려움에도 올리버에게 부탁했다.

……나쁘지 않았다. 어리석고 비합리적으로 보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올리버는 추가로 사람이 온다는 사실을 기억함에도 로스번이 부탁하는 대로 문을 열어 다른 이들을 꺼내줬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콰직—

콰직—

콰직—

콰직—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나왔다. 대부분 10대 초중반.

멀쩡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로스번처럼 수술을 받은 이도 있었다.

다들 올리버를 보고 두려워하였지만, 다행히 로스번이 그들을 진정시켜줬다.

"저기 안쪽에 있는 사람도 구해줘야 하나요?”

올리버가 가장 안쪽에 있는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문 너머로 누군가 홀로 있었다.

로스번이 사람들을 헤아리다 말했다.

"예, 한 명이 부족해요. 콜린이요.”

대답을 듣자마자 올리버는 그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콰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퀴퀴한 약품 냄새가 올라오며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인지하지 못했는지 다급히 안으로 뛰어갔다.

“형! 형! 형! 무사…… 아아아악!!!”

갑자기 들려온 비명소리에 로스번이 불안한 눈빛으로 올려다보고는, 이내 뛰어들어갔다. 올리버도 차분히 뒤를 따라 안으로 내려가 보았다.

안은 실험실이었다.

올리버의 지하 연구실보다 더 체계화되고 값비싸 보이는 실험실.

아이들은 모두 겁에 질린 채 제각기 벽에 찰싹 붙어 있었으나, 시선은 모두 한곳을 향했다.

실험대 위에 누운 아이, 더 정확하게는 아이였던 무언가였다.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지 고민됐다.

사람을 빵 반죽처럼 발효시켰다고 해야 할까?

사람이라기보다는 부풀어 오른 살덩어리에 가까웠다.

‘….부풀어 오른 곳에 마력과 생명력이 빠져나가기 위해 날뛰고 있어. 마치 맞지 않은 구멍에 큰 나사를 끼운 듯.'

시야를 집중한 올리버가 그리 생각했다.

무엇인가를 몸에 이식하려고 한 거 같은데, 실패한 거 같았다.

"코, 콜린. 괜찮아?”

로스번만이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도 부풀어 오른 아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복잡한 감정을 띠 었다.

흉측한 외관에 혐오감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필사적으로 이를 억눌러 이야기를 나눴다.

슬픔, 동정, 안타까움, 죄책감 같은 감정을 빛냈다.

그러자 부풀어 오른 살덩어리가 입을 열었다. 희미한 의식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어, 어, 어떻게..…?”

"구하러 오셨어…. 내가 말했던 선생님이 구하러 오셨다고!”

“지, 진짜.…? 글 가르쳐 준?”

“어. 진짜야. 진짜.”

로스번이 대답과 함께 올리버를 바라봤다. 도와달라는 듯이.

난감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말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기도 뭐해 올리버는 딱- 딱- 쿼터스태프로 땅을 짚으며 다가갔다.

실험대 위에 누운 아이였던 것은 부풀고 진물이 나오는 징그럽고 지저분한 손을 올리버 쪽으로 뻗었다.

올리버는 그 손을 잠시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붙잡아줬다.

..…이유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냥 이래야 할 것 같았기에.

아이였던 살덩어리는 올리버가 손을 맞잡아주자 기쁨의 빛을 뿜으며 말했다.

"저, 정말…커, 컥. ..…구, 구하러 오셨….어요? 우리….?”

맞잡은 손이 애걸하듯 올리버의 손을 강하게 쥐었다. 올리버는 로스번과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다 대답했다.

"..…예.”

다시 빛나는 감사의 빛. 소년이 물었다.

"구, 구원자…커허. ...구원자신가요?”

구원자.

올리버는 그 뜻을 근래 배워 알고 있었다.

파테르교의 핵심 중 하나.

자신의 몸을 바쳐 인간과 어려운 이들을 돕는 성스러운 존재.

안타깝게도 올리버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이 거짓말은 조금 망설여졌다.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할 때, 소년이 다시 말했다.

“와, 와주셔서 고마….. 고마워요. 구원자님.”

"......."

소년이 올리버의 손을 꽉 잡았다.

"사,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끄으으윽, 살려주세요.”

그러자 안에 있던 열몇 명의 아이들은 일제히 올리버를 바라봤다.

마치 올리버라면 구할 수 있다는 듯.

허나, 그건 불가능했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은 습득하지 않았고, 설사 습득했다 하더라도 이 소년은 너무 늦고 말았다.

이건 올리버의 영역에서 벗어난 일이었다.

소년이 다시 빌었다. 살려달라고.

“저기…..”

“제, 제발 살려주세요. 크읍….. 죽는 게 너무 무서워요. 제발요. 지옥에 가기 너무 무서워요.”

소년은 울음을 터트렸다. 소년은 진심으로 두려워했다. 죽음보다 지옥에 가는걸.

올리버는 공감할 수 없었으나, 이해는 할 수 있었다.

고아원에서는 늘 지옥에 가는 걸로 혼내곤 했으니.

그곳은 몹시도 무서운 곳이라고, 어른 말을 안 들으면 그곳으로 가 평생 고통받는다고 늘 경고했다.

올리버가 소년의 손을 잡아주며 물었다.

“..…이름이 뭐죠?”

발작적인 두려움에 떨던 소년이 침묵하다 대답했다.

"....콜린요.”

“….콜린. 전 당신을 살려줄 수 없어요. 저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

“..…뭐예요?”

"죄를 고하세요. 용서를 진심으로 구하면..…. 용서받고 천국에 갈 수 있어요.”

“..…진짜요?”

"그럼요. 경전에서 읽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아는 분 중 고아인데도 성기사가 된 분이 있어요. 그러니 가능할 거예요."

올리버는 잘 알지도 못하는 말을 진실인 것처럼 지껄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에서 소년은 희망을 얻었다.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말씀하세요.”

소년이 망설이다 말했다.

“...고아원에서 원장님의 꽃병을 깨뜨리고 다른 애한테 뒤집어씌웠어요. 혼나는 게 무서워서요. 죄송해요.”

"아버지.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배급해주는 빵을 하나 더 먹어서 못 먹은 아이가 생겼어요. 배가 고파서요. 죄송해요.”

“아버지.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한 할머니가 땅에 떨어뜨린 돈을 안 돌려주고 제가 가진 적 있었어요…. 죄송해요.”

"아버지.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소년은 자신의 죄를 일일이 나열했다.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올리버는 그때마다 용서해 달라 아버지 신께 빌었다.

그때였다. 터벅터벅터벅 저 너머에서 발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느껴졌다.

마텔 관계자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런 미친놈…. 도망쳐도 모자랄 판에-”

"-쉬이이이이이이.”

새로이 나타난 이방인을 향해 올리버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정숙하세요.”

모두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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