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131화 (131/633)

< 131. 피로 (3) >

어둠이 완전히 뒤덮은 늦은 새벽은 세상 모두가 잠자는 시간.

왕국 최대 도시인 란다도 이러한 법칙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란다 역시 어둠이 드리우면 대다수 사람이 잠에 빠져들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예외인 구역이 있다는 정도.

가령, 늦은 시간까지 고생한 신사들에게 휴식과 유흥을 제공하는 J구역이 그러했고,

주문 일정에 맞춰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밤낮없이 가동하는 공장 밀집 구역이 그러했다.

그 외에 야근이 일상인 여러 기업의 본사나 연구시설이 몰려있는 D, E, F구역도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연구시설이 몰려있는 F구역의 경우 하루하루 성과를 내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밤을 새우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렇기에 연구원 대부분 커피, 홍차, 초콜릿 심지어 약의 힘을 빌려 밤을 지새우곤 했는데, 생명 연구소 마텔도 그러한 운명에서 피할 수 없었다.

그 탓에 상당한 직급이 있는 연구원들조차 이 늦은 시간까지 휴게실에 남아 잡담을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고, 아이고..…. 죽겠다 죽겠어.”

금발에 체격이 다부진 연구원이 휴게실 의자에 앉으며 엄살을 피웠다.

참고로 휴게실에는 그 외에도 동료로 보이는 연구원 둘이 더 있었다. 이 셋은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 같은 프로젝트, 같은 줄을 잡은 진짜 동료였다.

생명 학파 내에서 입지가 갈릴만한.

금발 연구원이 커피를 호로록 마시곤 책상 위에 엎어졌다.

"야, 나 죽겠다.”

"우리 중에 제일 건강한 놈이 엄살피우고 있네…. 나도 죽을 거 같거든?”

적발(붉은 머리)의 연구원이 대답했다.

금발과 달리 책임연구원은 아니었지만, 같은 동기였으며, 능력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금발 연구원도 무례한 언사에 아무 말 하지 않는 거였다.

아니, 오히려 킥킥킥 피곤한 와중에 웃기까지 했다.

"아…. 밤늦게까지 커피를 물처럼 마시면서 일하다니. 마탑을 수석으로 졸업하면 황금빛 미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세상이 어디 쉽나?”

"아, 빌어먹을. 그런데 바르바리 놈들은 우리가 아무런 노력도 안 하고 편하게 사는 줄 알 거 아니야?”

"그러려니 해. 그놈들 그러는 거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 그런 놈들 말을 뭐 신경 써.”

"짜증 나잖아?”

"그보다, 그건 어떻게 됐어?”

가만히 침묵하며 서류를 검토하던 대머리 사내가 말했다.

금발, 적발과 동기로 다른 두 친구에 비해 진중한 느낌이었다.

"뭐가 어떻게 돼?”

"실험 샘플 확보. 어떻게 됐어?”

그 말에 금발 연구원의 눈에 생기가 되돌아오더니 품 안에서 작은 손거울 같은 물건을 꺼냈다.

진짜 거울이 아닌 마법 아이템으로, 글자를 써 실시간으로 상대방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토크 미러’였다.

1대1만 가능하며, 범위 제한도 있었지만, 도시 내에서 한정된 정보를 주고받는 정도라면 꽤 편리한 물건이었다.

"잠깐만..…. 아직 그렇다 할 보고는 없어. 자기 집에 틀어박힌 채 가만히 있다는군.”

"그럴 줄 알았어..…. 애당초 작전이 너무 낙관적인 거 아니야? 흑마법사가 왜 남을 구하러 오겠어. 그것도 아무 건더기도 얻을 수 없는 허드렛일이나 하는 애새끼를. 이거 실패하는 거 아니야?”

"왜 나한테 뭐라 그래? 너희도 좋은 방법이라고 해놓고. 아니면 더 좋은 방법 있어?”

금발 연구원의 물음에 적발 대머리 연구원이 입을 다물었다.

"아.…. 역시 처음 그때 납치했어야 했다니까. 내가 하자고 그랬잖아?”

"지금 와서 그거 따져봤자 무슨 의미야?”

적발 금발 연구원이 투닥거릴 때 조용히 있던 대머리 연구원이 천장에 달린 수정구슬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마텔 내 ‘룻 넷 테리토리얼(root net territorial)’에 접속한 것으로, 마력에 반응해 허공에 수많은 영상이 떴다.

영상은 키메라에게 사냥당하는 해결사들로, 대부분 당혹, 공포와 같은 표정으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새로 개발 중인 생체 병기 키메라는 기존 키메라보다 훨씬 교활하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경찰국의 수사가 들어오기 전까지 V구역 주민과 보상금에 눈이 먼 해결사를 제물로 바쳐 시가전 데이터를 확보할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실험은 빨리, 또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파바바바一! 틱!

영상이 멈추며 한 장면이 나왔다.

이십 대로 추정되는 남성. 그의 이름은 데이브로, T구역의 해결사였다.

"도대체 뭔 수를 부린 걸까?”

대머리 사내가 진심으로 물었다.

이번 키메라는 웬만한 포격에서 공황에 빠지지 않게 특성을 조절해 겁을 먹을 일 없이 철저하게 살육만 하게 설계됐다.

그런데 웬 애송이 해결사를 보고 공황 상태에 빠지다니.

심지어 원격조절도 먹히지 않을 정도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마텔 나름대로 공들인 인자 설계가 한 해결사에게 깨졌다는 거니.

금발 연구원이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다 말했다.

"글쎄다..…. 표정을 보니 본인도 모르는 눈치인데?”

그 말은 사실이었다. 영상에 찍힌 데이브도 키메라가 왜 이러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무슨 오류를 일으킨 거 아닐까? 키메라가 간혹 정신이상이나, 육체 붕괴 등을 일으키기도 하잖아?”

"그 긴 실험 기간 중 왜 하필 저 때 저랬는지가 문제지. 아무리 봐도 우연은 아니잖아?”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마탑 출신 세 연구원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하긴 그렇기에 데이브란 해결사를 주기적으로 관찰한 것이겠지.

모두 제각기 수첩을 꺼내 자료를 살폈다.

마탑 산하 연구소는 늘 뛰어난 연구 샘플을 얻기 위해 뒷구멍을 통해 해결사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 관찰했다.

그리고 데이브란 해결사는 눈에 띄는 상급 실험체에 속했다.

정식으로 데뷔한 지는 6개월 안팎. 그런데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며 실력이 급상승했고, 그것도 모자라 희귀 케이스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숫자도 얼마 없어 연구하기 까다로운 실험체인 희귀 케이스 말이다.

데이브가 그 희귀 케이스라는 걸 알게 되자마자 마텔은 바로 움직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눈독 들인 것도 있었고, 이대로 방치하면 빼앗길 수 있었기에.

하지만 그렇다 해도 놈을 확보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차 하는 사이 해결사로서 명성이 높아져 보는 눈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피라미 납치하듯 납치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그럴 확률은 낮겠지만, 자칫 실패라도 하면 얻는 것도 없이 손실만 입을 수도 있었고, 그건 위험한 일이었다.

가뜩이나 현재 연구소 내부는 물론, 저 위의 생명 학파에서도 그랜드 마스터 손자 놈 밀어주기라고 압박을 가하는 와중이라 뭐 하나 책잡힐 일이 생기면 그나마 무난하던 일이 완전 실패로 끝날 수 있었다.

그래서 금발 연구원이 머리를 쓴 거였다.

데이브와 가깝게 지내던 사람 중 하나를 연구실로 데려와 그를 유인하자는.

하지만 흑마법사를 유인하는 방법치고는 너무나도 유치하고 가능성이 낮은 방법이었다.

"아, 뭐 어쩌라고. 뭐라도 해야지. 그리고 애당초 우리 원래 실험을 위한 훌륭한 실험체가 필요했잖아? 그 이름이 뭐였더라?”

“로스번.”

"그래, 로스번. 미끼가 아닌 실험체로 봐도 꽤 괜찮은 샘플이야. 고아원 출신에 수전노 여주인 밑에서 일하면서도 스스로 노력해 글 배웠잖아? 바르바리. 그것도 고아인 바르바리로는 대단한 거지. 열등하지만, 노력 인자가 있다고. 이런 샘플 찾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잖아?”

대머리, 적발은 동의하듯 끄덕였다.

현재 자신들이 맡고 있는 ‘윤회 프로젝트’는 수많은 실험체가 필요한 데 반해 적절한 실험체를 구하긴 힘들었으니.

뇌 정보를 옮기는 작업부터, 옮기는 육체의 개조까지.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자신들이 퇴근하지 못하는 거고.

"끙..…. 다들 희귀 케이스에만 몰두하지 말자고. 우리 일은 윤회 프로젝트니까. 현재 막힌 안건 중 하나만 해결해도 칼의 입지는 안정화 되고 우리도 그 덕을 볼 거야.”

"그렇긴 하지만 그걸 위해서는 희귀 케이스가 있는 게 좋은데.”

“그거야 그렇-”

-삑!!

-삑!!

-삑!!

-삑!!

-삑!!

낮고 조용하지만, 확실히 들리는 신호음.

보통 신호음이 아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세 연구원은 일제히 자신의 주머니를 뒤졌다.

주머니 안쪽에는 ‘윤회 프로젝트’에 참가자 연구원과 소수 베테랑 경비원들에게만 제공되는 경보장치가 있었다.

이 경보장치가 발동했다는 것은 마텔 연구원 중 일부만 아는 비밀 지하 실험실에 침입자가 왔다는 거였다.

세 연구원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

"이런."

올리버가 난감하다는 듯 짧게 소리냈다.

세계수를 뒤져 마텔의 연구소 방비 시스템을 전부 알아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착각인 듯했다.

대부분 마력을 기반으로 한 감지 시스템이라 추출한 마력으로 혼선을 줘 어찌어찌 피하였는데, 정작 기초적인 발판식 경보장치에 걸리다니.

마텔 연구시설 방비 목록에 없는 것으로 보아 외부 보안인 듯했다.

‘어찌 됐건 서둘러야겠네.’

올리버는 자신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마탑 산하 연구 기관이라고, 그리 크게 겁먹을 필요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도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연구를 하느라, 이곳 비밀 연구실에 경비와 보안 인력을 온전히 집중시킬 수 없었다.

모두가 퇴근한 시간이니, 그들이 오기 전에 재빠르게 로스번만 데리고 나가면 의외로 일은 쉽게 해결될 수도 있었다.

‘아마도 말이지.’

올리버는 신원이 드러나지 않게 몸에 두른 블랙 슈트의 농도를 높여 전신을 검은색 연기로 뒤덮은 후 달리기 시작했다.

눈에 신경을 집중하자 저편 복도로 달려오는 두 개의 감정을 볼 수 있었다.

마텔의 관계자인 듯했다.

"여기다!”

마텔 직원으로 보이는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가 외치며 손끝에 마력을 모아 난사했다.

농도가 높고, 시전 속도도 빨랐다.

‘머피 마법주 공장을 습격한 마법사들과 비슷한 수준이려나?’

그 생각과 함께 올리버가 다리에 흑마법 출력을 높여 공격을 모두 피했다.

조를 흉내 내본 것으로 생각보다 잘 흉내 냈는지 아슬아슬하게 마력탄을 피할 수 있었다.

[쓰러스트]

공격을 피한 뒤 올리버는 충격파를 쐈다.

사람을 죽일 시 사안이 심각해질 수 있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출력을 조절해 쐈다.

그 덕분에 마텔 관계자들은 뒤로 날아가 자세만 무너져내렸다.

타앙一!

그 타이밍에 맞춰 올리버는 바닥을 차며 순식간에 접근해 쿼터스태프로 마텔 관계자를 가볍게 후려쳤다.

쩍——!! 거리는 소리와 함께 두 직원의 눈이 뒤집히며 기절했고, 올리버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음.......'

올리버가 눈에 신경을 집중해 연구소 전체를 훑어보고 신음했다.

비밀 연구실 내 모든 사람이 다급히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아까 전 밟은 경보장치로 인해 다들 올리버의 존재를 눈치챈 것 같았다.

아아..…. 가급적 평화적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올리버는 눈에 한층 시야를 집중해 로스번의 감정을 찾았다.

로스번의 감정을 기억하고, 거기에 세계수를 통해 실험체를 어디 보관하는지 대충 숙지하고 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저기다.”

올리버는 방향을 틀어 사방이 하얀 복도를 뛰어갔다.

‘로스번을 찾은 뒤 블랙 슈트로 덮고 재빠르게 도망친다. 좋아, 좋아.’

구한 로스번을 어떻게 할 건지, 이후 어떻게 뒷감당할 건지 등 전혀 괜찮지 않았지만, 올리버는 이 모든 것을 뒤로 미루며 괜찮을거라 독백했다.

안 그랬다간 이건 아니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이성 탓에 머리가 아파 왔으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곤란했다.

정말 스스로도 왜 이러는지 의문이었다.

'..…짜증 나니까.’

그때였다. 올리버는 갑자기 멈춰 조처럼 한쪽 발을 축 삼아 몸을 옆으로 돌며 피했다.

그와 동시에 푸른빛 얼음탄이 빠르게 날아와 올리버 바로 옆에 박혔다.

파칭-! 쩌저저저저저적......!

하얀 알갱이가 깨지며 주변이 하얀 얼음으로 뒤덮였다.

여차하면 올리버의 발까지 덮을 기세.

올리버는 다시 다리에 출력을 높여 앞으로 단숨에 뛰어간 다음 쿼터스태프를 허공에 휘둘렀다.

쩍——!

쿼터스태프에서 손맛이 느껴졌다.

그와 함께 빛이 굴절되더니 망토와 총을 든 사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소리가 들렸다.

"투명화 마법 풀어! 침입자가 우릴 볼 수 있다. 은신 제압 대신 화력 제압으로 바꾼다.”

그와 함께 여러 군데에서 빛 굴절이 일어나며 열댓 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망토와 마력이 감도는 총, 방어복 등 방금 쓰러뜨린 사람과 비슷한 복장을 했다.

아무래도 마텔 비밀 연구실의 경비인 듯했다.

그들은 올리버가 채 움직이기도 적에 대형을 갖춰 보조기구를 이용해 실드를 전개한 후 그 너머로 총구를 겨눴다.

아까 전과 같은 얼음계열 마법이 느껴졌다.

‘날 죽일 생각이 아니다. 포획할 계획이야.’

상황 파악이 끝난 올리버는 총구에서 얼음탄이 발사하기 전 바닥을 발로 차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이!”

그런 다음 다리에 끌어모았던 흑마법 출력을 어깨와 팔, 쿼터스태프에 모아 있는 힘껏 휘둘렀다.

최대한 일을 크게 벌이기 싫은 입장상 가급적 사람을 죽이기 싫었지만, 잘못해 시간을 끌면 더 곤란하였기에 올리버는 이곳 경비병의 튼튼함을 믿어보기로 했다.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보조장치를 이용해 전개한 실드가 단번에 박살 나며 열댓 명으로 이뤄진 방진이 한방에 깨졌다.

특히, 선두에 있던 방어 인력은 옆의 벽에 부딪혀 쓰러지거나, 뒤로 붕 날아가 방진에 커다란 틈이 생겼다.

올리버는 집중시켰던 블랙 슈트를 전신에 다시 둘러 그 틈 사이로 들어간 다음 경비병력의 급소를 짧게 때려 모조리 기절시켰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었다.

"으으......."

올리버가 덜 기절한 경비병을 때려 기절시킨 후 앞으로 갔다.

어느새 철로 된 벽과 바닥, 천장으로 바뀐 복도. 크기도 점차 넓어져 복도라기보다는 홀에 가까운 크기가 됐다.

올리버는 그 공간의 거대한 무쇠 문 앞에 멈췄다.

‘은행 금고 같네.’

올리버가 무기명 통장에서 돈을 찾으러 갈 때 딱 한 번 봤던 무식한 은행 금고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툭 툭 노크하듯이 두들겨 봤다. 밀도가 상당히 높아 웬만해서는 꿈쩍도 안 할 거 같았다.

웬만해서는 말이다.

"그건 그렇고..…."

올리버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봤다.

천장에 박힌 둥그런 수정에서 급속도로 마력이 모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푸른색과 하얀색이 뒤섞인 강렬한 빛이 올리버의 머리 위로 떨어져 순식간에 모든 걸 얼렸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귀를 긁는 듯한 소리가 멈추며 빛이 내리쬔 자리에는 하얀 연기를 토하는 새하얀 얼음덩어리가 생겨났다.

얼음 속에 갇혀 침묵하는 올리버.

저벅저벅 발소리와 함께 금발, 적발, 대머리 연구원이 나타났다.

"헤..…. 진짜 잡았네?”

"그러게. 이런 구린 방법으로 용케.…. 운이 좋았어."

"운 아니야. 이동 루트를 분석해 이곳으로 온 걸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한 거지.”

"이동 루트는 어떻게 파악했죠?”

"그거야 연구소 곳곳에 설치된 신경-수정으로..…. 응?”

연구원들이 뒤늦게 눈치챈 그 순간 올리버가 얼음을 깨고 연구원들을 향해 달려들어 쿼터스태프를 휘둘렀다.

쩍——!

파각———!!

캉———!!!

쿼터스태프에 제각기 손맛이 왔다. 제각기 맛이 달랐다.

연구원을 지나친 올리버가 뒤를 봤다.

부러진 팔을 곧바로 회복시키는 금발 연구원,

얼음으로 전신을 뒤덮어 막은 적발 연구원,

온몸이 강철로 변한 대머리 연구원이 올리버를 보고 있었다.

금발 연구원이 어느새 회복한 팔을 흔들며 이야기했다.

"아프잖아. 바르바리 놈아.“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