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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흑마법사-122화 (122/633)

< 122. 너클 조 (2) >

조의 말에 해골처럼 생긴 사내의 얼굴은 실룩거렸다.

"뭐라고? 손 놓을 게 좋을 거라고? ....왜? 아는 사람이야?”

"그래.”

"호훗….. 요즘 네가 이름 좀 알렸다고 겁이 아주 사라진 모양이다? ..…야, 여기 경비 맡았다고 네가 크라임 펌 이사라도 된 것 같아?"

"설마…. 내 말뜻은 그게 아니야. 저 사람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거지.”

해골 사내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조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안 내켜하면서도 고개를 살짝 내밀어 귀를 기울였다.

조가 속삭였다. 그러자 눈이 살짝 커지더니 올리버를 다시 봤다.

“.…당신 데이브요?”

"예, 데이브 라이트입니다.”

올리버가 대답하자 해골 사내는 부하들에게 손짓해 놔주라고 한 뒤 나름 자세를 고쳐 사과했다.

"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요즘 이쪽 시장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다소 거칠게 굴었어요. 죄송합니다."

정중한 태도에 올리버도 정중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불편을 끼쳐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해골 사내는 올리버를 이상하게 보았다.

생소한 생물을 보듯이 뭔가 어색해했다.

해골 사내가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입을 열었다.

“…약장수 비니라고 합니다. 약 필요하시면 저를 찾아오시죠. 필거렛, 드러그 포션, 캐너비스, 수입금지 담배, 각성제, 진통제 심지어 동방의 희귀약 양귀비….. 대량은 아니더라도 골고루 취급합니다.”

"예, 그럼 아까 전 질문에도 대답해 주실 수 있나요?”

올리버가 끈덕지게 물었다. 화해도 했으니 가능하지 않을까 해.

하지만 그건 올리버만의 착각인 듯했다.

"죄송하지만, 그건 쉽게 말씀 못 드릴 거 같습니다. 우선 저희는 기프트를 만드는 곳에 대해 아는 게 없을뿐더러, 그쪽과 간신히 거래를 트고 있는 터라…. 함부로 정보를 못 흘립니다. 그쪽에서 기분 상해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을 수 있으니까요.”

"아..…. 그럼 어쩔 수 없죠.”

올리버가 아쉬워하면서도 냉큼 수용했다.

비니의 말은 진심이었기에. 무리해 가며 남의 생계를 휘젓는 건 좋지 못하다는 걸 지금은 알고 있었다.

빨리 알아내면 좋겠지만, 급한 것은 또 아니었으니. 올리버는 천천히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생각을 읽었는지 비니가 조언했다.

"혹시나해서 말하는 건데, 다른 가게에도 묻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비니가 다른 약 가게를 가리키며 말했다.

비니처럼 소매점 형태로 작은 가게가 있는가 하면 대량의 제품을 취급하는 도매상 같은 곳도 있었다.

가게 주인은 창백한 여인에서 뚱보, 청년, 터번을 쓴 외국인까지 다양. 하나 같이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보기에 이래도 저희가 뒤에서는 꽤 치열하거든요. 가뜩이나 물건 확보 때문에 서로 으르렁대고 있어서 꽤 예민합니다. 그러니 안 들쑤시고 다니길 바랍니다. 나처럼 오해할 수도 있으니….. 그런 말도 있잖습니까?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고.”

"호기심을 채울 수 있다면 고양이 정도는 죽어도 상관없지 않나요?”

올리버가 진짜 궁금해서 물어봤다.

호기심 해소를 위해서라면 고양이 정도야.

그런데 뭔가 오해했는지 비니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 표정이 어색하게 굳어졌다.

약간의 오싹함마저 느껴졌다.

대화의 흐름이 뭔가 잘못된 것 같아 올리버는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뭐, 어찌 됐건 알겠습니다. 소란 일으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비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중 부하로 보이는 자가 귓속말을 하더니 대뜸 입을 열었다.

"저기, 데이브 씨. 데이브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예."

"거, 기프트는 왜 조사하는 건지 말해 줄 수 있습니까?”

“..…아까 전에도 말했다시피 개인적인 일이라 말씀드리기가 약간 어렵네요.”

비니는 어깨를 으쓱였다.

".…거, 하나 특별히 팔아드릴 수 있기는 한데. 괜찮으시다면.”

"아까 다 팔렸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내 거는 빼고 이야기한 겁니다.”

"그렇군요. 그럼, 팔아주실 수 있나요?”

비니는 허름한 외투 안에 깊숙이 손을 넣어 물건을 꺼냈다.

몇 번 뒤적인 끝에 담뱃갑을 꺼냈다.

과거 조셉 패밀리에서 보던 기성 담뱃갑이 아닌 머피의 마법주처럼 독자적인 로고와 글귀가 박힌 담뱃갑이었다. 설마, 브랜드를 만들 생각인가?

"얼마죠?”

"돈요? 음….. 됐습니다. 아까 전 실례한 선물이라고 해두죠.”

올리버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도 실수했으니까 괜찮습니다…. 얼핏 듣기로 한 개비에 30만 란다. 물량이 부족이 웃돈을 얹는다고 하니….. 720만 란다면 될까요?”

올리버가 먹보 주머니 입에서 억지로 돈다발을 꺼내며 물었다.

비니는 거절하려고 했으나 올리버의 눈을 잠시 보더니 돈다발을 받았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친절 감사드립니다.”

올리버가 정중히 인사하며 필거렛-기프트를 품 안에 고이 넣었다.

가뜩이나 살 게 많은 지금 나름 뼈아픈 지출이었지만, 그럼에도 후회는 없었다.

일종의 기념품 같은 느낌이랄까?

“아, 조 씨.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볼일을 마친 올리버가 조에게 인사했다. 조가 인사를 받아줬다.

“그냥 조라고 불러. 그건 그렇고....."

조는 올리버를 훑어봤다.

"모습이 꽤 변했네?”

"모습요?”

올리버가 그 말에 자기 모습을 살펴봤다. 뭐가 변했다는 건지.

"아, 옷 말씀이군요. 그건 조도 마찬가지인 거 같은데요?”

"난 여기서 근무해야 해서 그냥 입은 거야.”

"근무요?”

"오염구역 일로 블랙마켓 경비와 물건 경호로 고용됐거든.”

"아, 그렇군요…、파이터 크루 소속인데, 괜찮나요?"

"파이터 크루는 그리 빡빡한 곳이 아니니 상관없어….. 그보다 너 약 사러 온 거야?”

"예, 하지만 다른 것도 살 게 있습니다.”

"다른 거?”

"약 그리고 커다란 수조, 수술 도구 몇 개랑 시체 몇 구요.”

"시체?”

"예..…. 블랙마켓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던데, 여기서 파나요?”

"......."

조가 침묵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어, 한시간만 기다려주겠어?”

"한 시간요? .…괜찮긴 하지만, 왜 그러시는지요?”

"경비 일 하면서 여기에 좀 익숙해졌거든. 한 시간 후 퇴근인데, 괜찮다면 내가 도와주지."

예상치 못한 친절. 올리버는 거절하지 않았다.

블랙마켓은 크라임 펌에서 직거래하는 것 외에는 흥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도와준다면 고마울 따름이었다.

물론, 흥정하는 것이 즐겁긴했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살 게 꽤 많고 무엇보다 시체 같은 특수하고 중요한 물건을 사는 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도움받을 수 있다면 받고 싶었다.

"그 제안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아, 그럼 한 시간 후 여기서 보지.”

"그런데, 왜 도와주시는 건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일단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지.”

조가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고, 올리버도 동의했다.

이후,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올리버는 시간을 그냥 보낼 생각이 없어 남은 시간 동안 블랙마켓을 둘러봤다.

R구역의 작은 종합박물관 지하 깊숙이 위치한 블랙마켓은 겉보기에는 그레이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

블랙마켓은 알게 모르게 그레이마켓보다 경비가 더 삼엄했으며, 분위기도 어딘가 더 조심스러웠다.

상인들은 서로 이웃이라기보다는 경계심은 지닌 경쟁자였으며, 심심치 않게 적의를 품은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별다른 일이 없는 건 누군가의 눈치를 봤기 때문.

아마, 그 누군가는 크라임 펌일 터였다.

그레이마켓과 블랙마켓의 결정적 차이는 크라임 펌에서 운영하는 직영점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인데,

직영점은 블랙마켓에 세 들어 장사하는 세입자보다 더 많은 약을 거래하거나, 더 나아가 약의 원료를 취급했다.

그 외에도 총과 같은 개인화기도 취급하여, 해결사나 갱과 같은 이들이 적잖게 방문하게 해 묵직한 분위기의 블랙마켓에 활기를 더해줬다.

블랙마켓 중에서도 등급이 낮은 대중적인 곳이라 해 그레이마켓과 차이가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거 같았다.

블랙마켓과 그레이마켓은 미세하지만, 엄연히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직영점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인지라 올리버는 크라임 펌의 직영점이 아닌 세입자들이 있는 곳을 둘러봤다.

그곳에는 약 외에도 약초, 짐승의 뼈, 발톱, 인피, 사람의 신체 부위 심지어 식물의 종자를 팔기도 했다.

올리버는 몇몇 개 정도는 사고픈 충동을 느꼈지만 사야 할 품목이 많아 꾹 참기로 했다.

큰돈이 들어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함부로 낭비하면 안 됐다.

이 부분은 특히 캔트가 강조한 부분이라 따라야 했다.

해결사가 얼핏 돈을 잘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이 정기적이지 않고, 몸이 유일한 수입원이라 자칫 수입이 끊기면 몹시도 곤란한 상황에 부딪칠 수 있다고.

그래서 올리버는 최소한의 현금을 지닐 생각이었다.

그렇게 둘러보기만 한참.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고 올리버는 조와 만나게 됐다.

그는 처음 봤던 양복 복장을 하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군.”

"도와준다고 기다리라고 하셨으니까요."

조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물었다.

"살 게 뭐라고 했지?”

"음…. 일단, 통이나 수조요 사람을 통째로 눕힐 수 있을 정도로 커야 합니다. 소재는 윌리엄 중공업에서 만든 특수 불부식(不腐能) 강철 재질로요.”

"그건 좀 구하기 힘든 물건이네.”

조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람 하나를 통째로 눕힐 수 있는 수조나 통은 일반 시장에서도 잘 뒤지면 구할 수 있었으나, 윌리엄 중공업에서 만든 불부식(不腐能) 강철 재질로 만든 것은 별개의 이야기였다.

영구불멸까지는 아니지만, 부식에 강한 그 강철은 특수한 공업이나 군용으로만 쓰였고, 시중에서는 보기도 쉽지 않았다.

기껏해야 냄비나 프라이팬?

그런 물건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맞춤 주문을 해야 했다. 그 경우 불필요한 시선을 끌 수도 있었고.

그래서 글립의 일지대로 블랙마켓에서 찾아본 건데, 이는 정답이었다.

"자, 이거 어떻수. 손님. 넉넉한데.”

블랙마켓 한편에서 다양한 실험기구와 용기, 수상한 도구를 파는 상인이 말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두들겨보니 재질도 제대로 된 물건 같았으며 크기 역시 충분하다 못해 넉넉했다.

사람 셋을 층층이 쌓을 정도로 높이도 넉넉했고.

"예, 이걸로 주십시오. 물건이 좋네요.”

"물건 볼 줄 아시네. 조가 데려왔으니 특별히 더 신경 써주는 거요. 그 외에 필요한 게 뭐 있소? 이왕 사는 거 여기서 사는 게 나을 텐데.”

주인장은 이 바닥에서의 잔뼈를 과시하듯 능숙히 물었다.

올리버도 여기서 한꺼번에 사는 게 낫다고 판단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은 제품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복부를 벌리는 개복기(開腹機), 내장을 꺼낼 집게, 메스, 톱, 망치, 보관용 가방, 뼈와 살을 바르는 발골기, 살을 도로 이어 붙일 특수 용접기.

그 외에도 방부처리에 필요한 대량의 방부액과 뼈를 단단하게 보강할 코팅액, 송장인형의 겉모습을 사람처럼 꾸밀 특수 물감과 분, 가공 인피 등도 주문했다.

가게 주인은 없는 물건은 옆 가게에 들러서 대신 사줄 만큼 열성적이었다.

물론 그 대가로 올리버는 돈을 약간 더 쓰긴 해야 했지만,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

덕분에 시간과 발품을 아꼈으니, 충분히 괜찮은 것 같았다.

"뭐야? 어디 공방이라도 차리나?”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올리버가 주문한 물건을 보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게 올리버가 주문한 물건은 하나둘 쌓여 거의 작은 산을 이뤘다.

물건의 크기와 개수만큼 적잖은 비용이 나왔고.

에디스의 일을 안 맡았으면 큰일 났을 정도로 말이다.

"여기요."

"이야.… 이거 큰 손이셨구만.”

가게 주인이 올리버가 내민 돈 무더기를 챙기며 말했다.

블랙마켓은 무조건 현금장사였기에 가게 주인은 능숙하게 돈을 헤아렸다.

"하나, 둘, 서이.…. 어! 맞수다. 딱 맞아.”

가게 주인이 말했다.

벌써 받은 보수의 한 움큼을 썼지만 그럼에도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이걸로 드디어 송장인형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될 뿐이었다.

"그런데, 손님. 이거 다 들고 가실 수는 있소? 여기 좀 비싸긴 하지만 배달일도 해주는데. 어떻소? 소개해 드릴까?”

가게 주인의 제안. 올리버는 정중히 거절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가져갈 방법이 있거든요.”

"가져갈 방법?”

"예, 빅마우스.”

올리버가 허리 뒤쪽에 맨 가죽케이스에서 빅마우스를 꺼내며 말했다.

차곡차곡 접힌 빅마우스는 여느 때와 같이 빵 반죽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레이마켓에서 그랬듯이 블랙마켓 내 손님들도 모두 빅마우스를 보곤 깜짝 놀라며 일제히 이쪽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빅마우스는 어디서든 눈에 띄는 듯했다.

개인적으로 주의를 끄는 게 싫었지만, 어쩔 수 없기에 올리버는 모르는 척 빅마우스에게 명령했다.

“빅마우스. 괜찮으시면 좀 삼켜주실래요?”

“꾸르르르륵..…. 꾸륵....."

빅마우스가 토라진 듯 소리 냈다. 또 오랜만에 불러서 일이나 시키냐는 말 같았는데, 돋아난 팔로 손짓을 해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너클 조를 비롯한 주변의 사람들 모두들 그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주의를 끄는 게 썩 마음에 들지 않아 올리버는 빨리 일을 끝낼 요량으로 1만 란다를 꺼냈다.

"미안해요. 일만 시켜서. 일단 이거 드릴 테니 좀 안 될까요?”

1만 란다를 본 빅마우스가 손을 뻗으려다 도로 당겨 팔짱을 꼈다.

몸뚱이에 비해 팔이 짧아 자기 몸을 만지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지만.

아직 화가 안 풀렸다는 뜻.

올리버는 비장의 수를 꺼냈다.

"일 끝나면 1만 란다 더 드릴게요.”

“꾸륵一!"

그걸로 먹보주머니는 화가 풀렸는지, 냉큼 구매한 상품을 삼키기 시작했다.

수조는 핫도그 삼키듯 세로로 세워 삼켰고, 다른 기타 물품은 뭉텅이로 잡어 입에 쑤셔 넣었다.

차일드도 그렇고 빅마우스도 그렇고 다들 먹성이 좋았다.

후식으로 1만 란다를 호로록 먹은 후 빅마우스는 다시 쭈그러들었다.

올리버는 보자기처럼 변한 먹보 주머니를 차곡차곡 접은 후 가죽케이스에 넣었다.

"이제 시체만 사면 되네요.”

“..…시체는 바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주문해야 해.”

"그렇습니까?”

"시체는 취급하기도 위험하고 보관하기도 까다로우니…. 그냥 아무 시체면 되는 거야?”

올리버는 고개를 저었다.

"조작계열 중 시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흑마법사나, 의학지식이 있는 시체를 원합니다.”

"그럼, 아무리 못해도 최소 6, 7천만 란다는 들겠네. 전문직 시체는 아무리 못해도 그 정도가 기본이야."

6천, 7천만 란다라.…. 꽤 큰 금액이었다. 심지어 올리버는 하나만 필요한 게 아니라 적게는 셋, 많게는 다섯 개가 필요했다.

그럼 대충 잡아도 3억을 가뿐히 넘겼는데, 벌써 예산 초과였다.

버는 건 어려워도 쓰는 건 쉽다더니. 그 말이 이 상황을 뜻하는 건가 싶었다.

어쩌면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할지도.

"주문하는 곳과 이용하는 법 정도는 알려줄 테니 흥정은 네가 알아서 해.”

"아, 감사합니다.”

"별거 아니야. 따라와.”

조가 다시 앞장서 움직였다. 그런 조를 올리버가 불러 세우며 물었다.

"저기, 조.”

"음?"

"이리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도와주시는지 아직 대답을 못 들었는데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조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나도 부탁 하나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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