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 차일드, 송장인형 (1) >
"이거 참….. 반가우면서도 난감하네.”
수많은 트럭이 빼곡하니 모인 주차장. 그곳에서 만난 아서가 말했다.
"안녕하십 니까? 아서 씨.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올리버가 아서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주차장 주변에는 트럭 외에도 한 덩치 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가득 있었는데, 그들은 하나 같이 손에 방망이나 블랙잭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맞으면 꽤 아플 거 같았는데, 호프먼 패밀리가 왜 섣불리 제압하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시끄럽게 웅성거리는 소리.
아서가 다시 말했다.
"오염구역 이후 처음이지? ....호프먼 쪽에 고용된 건가?”
"정확히는 머피 씨에게 고용된 겁니다. 의수(義手)는 새로 맞추셨습니까?”
올리버가 새로운 골렘 의수를 가리키며 물었다.
전에 봤던 것보다 강해 보였는데, 흐르고 있는 마력의 양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래, 안타깝게도. 덕분에 빚이 더 늘어났지….. 하지만 더 안타까운 건 지금 널 만난 거야. 지미 그 애송이가 우리를 혼내주라고 하던가?"
"아뇨, 저는-”
“-잠깐만요. 그런 게 아닙니다.”
머피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는 여우처럼 기회를 포착하고 늑대처럼 물고 늘어졌다.
"저희는 협상하러 온 겁니다. 그러니 다들 들고 있는 거 내리시고 대화를 나누죠. 다 같은 란다 사람이지 않습니까?”
"대화는 씨발 애저녁에 끝났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면 허프 녀석 팔을 부러뜨리지 말았어야지.”
누군가 말하자 여기저기서 옳소! 라는 소리가 나왔다.
올리버가 지미의 부하 프랭크에게 물었다.
"허프가 누구죠?”
“….여기 직원 중 하납니다. 사장님께 말대꾸했다가 팔이 부러졌죠.”
“아.….."
사람들의 분노가 얼추 이해됐는데, 도통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대로 끝나나 싶었는데, 그때, 아서가 도와줬다.
"자자.…. 다들 일단 조금 진정하고 대화해 봅시다.”
"어? 지금 뭐라 그랬습니까? 아서 씨! 이놈들이 뭔 일을 했는지 까먹었어요?!”
"맞아, 우리가 먼저 내건 조건을 승낙해 줄 때까지 대화는 없습니다!”
"협상한다고 하고 저번처럼 개소리를 늘어놓을 게 뻔한데, 멋대로 왜 그럽니까?”
하지만 아서의 반응은 담담할 뿐이었다. 그는 올리버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때는 저 친구가 없어서였고.…. 난 도와주러 온 거지, 목숨 걸고 싸우러 온 게 아니라고.”
그때, 아서와 비슷한 덩치의 청년이 다가왔다. 그 역시 폭력으로 먹고사는 사람 특유의 분위기를 풍겼다.
"척 봐도 애송인데, 겁쟁이처럼 왜 그러는 겁니까? 실망스럽게.”
겁쟁이. 그 단어에 아서가 반응했다.
“…잘 들어, 이 씨발 애송아. 네가 조합에서 팔짱 끼고 폼이나 잡을 때 난 신대륙에서 원주민을 죽이고 그 시체로 권투 연습을 했어. 그다음에는 동방회사로 파견 가 미지의 왕국 꼭대기에 네 좆만 한 깃발을 꽂아줬고. 한 번만 더 나한테 씨발 겁쟁이라고 씨불였다간 네 싸가지 없는 아가리를 찢어 버릴 테니, 네 삼촌만 믿고 까불지 마라. 알아들었냐?”
서글서글하던 아서가 목소리를 깔며 으르렁거리자, 청년은 물론 다른 해결사들과 트럭 운전사들도 기가 꺾였다.
모두가 침묵했는데, 아서가 천천히 나와 올리버에게 말했다.
“이봐, 데이브.”
"예, 아서 씨.”
"내가 일단 네 체면 세워줬으니, 부탁 하나 하지. 말을 들어줄 테지만, 터무니없는 거면 우린 거절할 거야. 그때 가서 난리 피우지 않고 그냥 돌아간다고 약속해줘. 가능하나?”
"예, 물론이죠. 처음부터 여기 사람들에게 피해 줄 생각 없었습니다. 그냥 경호차 방문한 겁니다.”
"좋아, 그럼. 따라와. 안내해 줄 테니.”
***
아서가 안내해 준 곳은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건물 비슷한 것으로, 말 그대로 판자로 지어진 사무실이었다.
안이 좁아 셋만 들어가도 숨쉬기가 어려웠는데, 거기에 자그마치 다섯이나 들어가게 됐다.
지미 허프만의 협상 대리인인 머피와 그 감시자 프랭크, 경호의 올리버.
그리고 운전사 측 대표인 데니와 그 경호원 아서.
서로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도 반갑소.”
머피와 데니가 우선 인사를 나누고 이후 다른 사람들이 인사를 나눴다.
다들 예의를 지켰으나, 서로의 의중을 예측하느라 속은 바빴는데, 형태가 다를 뿐 이 역시 전투와 비슷했다.
먼저 주먹을 날린 것은 트럭 운전사 대표 데니였다.
"톡 까놓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무슨 협상을 하러 온 거요? 미안하지만, 우린 이미 조건을 말했수다.”
"예, 저도 들어서 압니다. 트럭 배달 중 죽은 운전사들이 원래 받아야 할 보상금의 두 배. 그리고 이후, 임금 개선 맞죠?"
"그 외 자잘한 게 몇 개 더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거 두 개 맞소.”
그때 프랭크가 끼어들었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바쁘게 제스처를 취했다. 초조한 심정을 대변하듯.
"이것 봐, 데니. 말도 안 돼. 두 배라니….. 65퍼센트면 모를까.”
좁은 공간에 언성이 높아졌다.
프랭크는 통상적인 관례상 보험금의 35퍼센트는 고용주가 먹는 법이라고 했고, 데니는 악습이라고 하며 자신들을 속인 피해 보상금으로 두 배는 받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언성은 점점 높아만 져 도통 합의가 안 될 것 같았는데, 그때, 머피가 끼어들었다.
"다들 진정하세요…. 합의점을 찾아보도록 하죠.”
"합의점?”
"예, 합의점이요.”
"처음 보는 사람 같은데, 잘 들으시오. 합의점은 진즉에 물 건너갔소. 지미, 그 애송이가 우리 보험금을 반 넘게 빼돌리고, 허프 팔을 부러뜨렸을 때…. 그 보험비도 우리 임금에서 제한 거라고.”
"이대로 일 안 해도 여러분은 손해지 않습니까? 다음 주부터 생활비 떨어지지 않나요?”
맥을 정확하게 짚었는지, 데니가 한순간 멈칫했다.
포레스트가 말해주길 이 도시의 노동자는 일주일살이라고 했다.
주급이 한 번이라도 밀리면 밥은 물론 집에서조차 쫓겨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들은 하루살이처럼 매주 생과 사를 오간다고 했다.
머피가 몰아붙였다.
"당장 다음 주 집세랑 생활비는 어쩔 겁니까? 애들 밥은 먹여야 하지 않습니까?”
"허리띠를 졸라매면-”
“-굶어 죽겠죠. 물론, 그때까지 지미 씨가 여러분을 가만둔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요.”
"우릴 협박하는 건가? 좆까라 그래! 노동조합에서 우리 뒤를 봐주고 있으니!!”
"그들이 뒤를 봐준다 해도 여러분은 피를 흘릴 겁니다….. 정말 진심으로 그놈들이 여러분을 생각해 돕는 것 같습니까? 그놈들은 핑크맨과 근본적으로 같은 녀석들입니다. 제가 세상을 살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자기를 위하는 존재는 자기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금이야 돕는 척하지만, 위험해지거나 더 큰 이익이 있으면 슬그머니 발을 뺄걸요? ....지미 씨가 내건 조건 수락하세요. 보상금 65퍼센트 지급, 일당 5퍼센트 인상. 파격적입니다. 특히, 이 도시에는요. 물론 이걸로는 성에 안 차겠죠. 그러니 제가 추가로 보상하겠습니다.”
“….뭐 어떻게 말이오?”
머피가 은으로 된 담배 케이스를 꺼내 담배를 물었다. 그러더니 데니에게도 하나 권했다.
"......."
"비싼 겁니다. 한 대 피워보시죠.”
데니가 망설이다 담배를 집었고, 머피가 담뱃불을 붙여주며 말을 이었다.
"이번 소란이 일단락되면 호프먼 패밀리와 우리 킴벨 패밀리는 같이 사업을 할 겁니다. 마법주를 전국에 유통하는 거죠. 마셔본 적 있습니까?”
“….그렇소. 맛이 꽤 좋았소.”
"고맙습니다. 전 제품에 신념이 있거든요. 한 푼 더 벌겠다고 쓰레기는 안 만듭니다. 그건 푼돈이나 만지려는 놈들이나 그러는 거죠. 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겁니다. 모두가 제 마법주를 먹고 싶어 할 정도로…. 엄청난 거금이 들어올 겁니다.”
머피가 엄지와 검지를 비볐다. 어느새 올리버를 제외한 모두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뿐 아니라 유통에도 신경 써야죠. 여러분들은 뛰어난 배달부들이니, 매주 여러분이 배달하는 마법주 양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센티브?”
"예, 지미 씨와 제가 각각 4대6을 나누기로 했는데, 그중 제 몫에서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 보험금은 우스울 정도로 벌 수 있습니다.”
“..…진심이오?”
"아니면 제가 왜 여기서 이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비록, 여러분과 친분은 없지만, 저 역시 참전군인 출신입니다.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걸고 이야기하는데, 결코, 전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제 제품을 먹어봤다니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이 사업이 망할지 성공할지.”
머피의 말은 제법 통했다. 고민하는 감정과 침묵이 그 증거였는데, 그럼에도 데니는 망설이고 있었다.
"잠시 기다려주시오….. 노동조합과 상의해봐야 할 것 같소.”
"죄송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지미 씨를 간신히 설득해서 온 거라.…. 그리고 노동조합은 당연히 그런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말라고 할 게 뻔하지 않습니까? 우리끼리 합의하면 그쪽은 아무것도 못 챙기니.”
“….우리도 곤란하오. 이대로 당신들과 합의하면 더 이상 노동조합에서 우릴 안 도와줄 텐데. 그때 가서 약속을 어기면 어떡하오? 우리도 최소한의 안전망은 가지고 있어야지.”
"제가 거짓말할 것 같습니까
"당신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오. 지미도 포함되어 있소. 우린 그 녀석 성격을 아는데, 분명 보복할 거요.”
"그 부분이라면 제가 도와드리죠. 전 같이 일하는 동업자의 안전과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미안하지만, 그쪽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소. 크라임 펌에 소속된 이상 지미가 밀고 나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잖소?"
머피가 무슨 말을 하려 했으나, 이내 입을 다물었다.
지미를 막을 자신이 있었지만,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하는 눈치였는데, 덕분에 다시 회의는 정체 상태에 빠졌다.
모두에게 난감함과 답답한 감정이 빛났는데, 이대로 간다면 회의가 흐지부지 끝날 것 같았다.
그렇게 된다면 창고도 엎어지는 거고.
‘신분증이랑 창고를 받은 것도 있고, 머피 씨도 지미 씨를 막을 자신 있는 것 같은데…. 음.’
올리버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저기.…. 그럼 그때 제가 도와드리면 어떨까요?”
모두가 올리버를 봤다.
"이야기 나누시는데, 끼어들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 부분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저 사람은?”
"데이브. T구역에서 한창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해결사야.”
아서가 데니에게 귓속말했다.
"돕다니…. 어떻게 말이오?”
"만약에, 머피 씨나 지미 씨가 약속을 어기고 여러분께 보복하면 공짜로 도와드리겠습니다. 한두 번 정도?”
"........"
모두가 침묵하며 올리버를 바라봤다. 이들 표정 역시 미묘하기 그지없었다.
장례식 장에 광대가 찾아온 것만큼.
머피가 올리버의 손을 잡아당겨 귓속말로 물었다.
"흑마법사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협상이 어려운 거 같아서 좀 도우려 드릴까 해서요. 약속 지킬 생각 아닙니까?”
“..…지킬 생각이긴 합니다.”
"그럼 됐네요…. 아니면 그만할까요?”
머피는 잠시 주변을 훑어보다 말했다.
"아뇨. 계속해 주세요."
데니가 말했다.
"지금 진심이오?”
"예. 혹시 무슨 문제라도?”
"당연히 문제지…. 아서가 당신 실력을 인정하지만, 솔직히 난 당신이 누군지 모르오. 흑마법사인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아니, 놔봐! 참호전 때 시체 주우러 온 흑마법사에게 죽을 뻔했다고. 흑마법에 걸린 쥐새끼를 뿌려서 전부 추잡하게 죽을 뻔했다고! 그런 일을 겪었는데, 흑마법사를 믿으라고 하면 믿을 수 있겠나?!”
나름대로 일리 있는 말이었다.
경험상으로 볼 때 사람과의 신뢰는 돈이 얽혀있거나 혹은 얼마나 알고 지내는지가 중요했다.
그런데 처음 보는 올리버가 그런 말 해봐야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문제.
올리버는 고민했다. 어떻게 설득할지.
"음...... 그럼, 중개인을 통해 정식으로 계약하는 건 어떨까요?”
"응?"
"제 담당 중개인을 통해 저랑 정식으로 계약하는 거요. 제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중개인에게도 피해가 가니, 제겐 약속을 지킬 이유가 생기는 거죠. 그럼 어떨까요?”
다시 모두 침묵했다. 다들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이었다.
“….진심이오?”
"예, 저도 이 일을 통해 얻을 게 있어서, 되도록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도 실력이-”
“-실력은 내가 보장해.”
"아서. 난 널 믿지만 그래도 우리도 생존이 달린 건데, 네 말만 믿고 그럴 수는 없잖아?”
그 순간 올리버의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났다.
"그럼, 실력 증명할 겸 트럭을 습격하는 강도들을 쓰러뜨리면 어떨까요? 어차피 그것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다 같이 묶어서 해결하면 서로 편할 것 같은데요. 데니 씨도 따라오시죠.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되는대로 지껄이는 올리버를 보며 모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아서, 이 친구 원래 이런 성격인가?”
"이 정도인 줄은 나도 몰랐지….. 데이브, 미안하지만, 그건 좀 곤란해.”
"왜죠?”
"습격자들이 제법 실력이 뛰어나 신출귀몰하거든. 이미, 운전사 열두 명이 당했고….. 톡 까놓고 이 친구, 한 가정의 아버지야. 죽을지도 모르는 자리에 갈 수 없다고.”
"아..…. 지켜드리면 안 될까요?”
"아니, 씨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뭣보다 자네 혼자서 하기에는 인원수가 부족해. 습격자들을 끌어내려면 일단 트럭 3, 4대 분량은 되어야 하는데, 자네 혼자서 트럭을 다 몰 수는 없지 않나?”
“….배우면 한 대는 몰 수 있지 않을까요?”
"큰일이군. 말이 안 통하는데…. 나머지 세 대는?”
“머피 씨랑 아서 씨, 데니 씨가 몰면 딱 맞아떨어지지 않을까요?”
"예? 저요?”
"씨발, 돌겠군.”
"진짜 믿을 만한 사람 맞는 거지?”
뭔가 진행은 되지만, 맞물리지 않는 피곤한 대화가 이어졌는데, 그럼에도 아서는 필사적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휴우.… 신이시여 제게 인내심을…. 좋아 운전은 그렇다 쳐도 습격자랑 싸울 인력이 필요해. 최소한 사람 한 몫 정도는 할 수 있는 실력자 넷. 이거는 어떻게 조달할 건가? 호프먼 쪽에서?”
"그건 제가 제공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올리버가 간단한 문제라는 듯 말했다. 그리고는 반박하기도 전에 사람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저 좀 따라와 주실 수 있을까요?”
"밖에는 왜?”
"안이 좁아서 보여드릴 수가 없거든요.”
올리버가 그리 말하며 가죽 케이스에서 아주 큰 먹보 주머니를 꺼냈다.
차곡차곡 개어진 먹보 주머니는 빵 반죽처럼 부풀어 올랐는데, 이쪽으로 내성이 없는지 데니와 프랭크는 겁을 먹으며 뒤로 주춤 물러났다.
뒤룩뒤룩 먹보 주머니가 눈을 굴리며 올리버를 봤다.
"먹보 주머니. 그것 좀 꺼내 주실래요?”
먹보 주머니는 안 내켜 하면서도 명령대로 자기 아가리에 억지로 손을 쑤시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배가 울렁울렁거리더니 뭔가를 게워내기 시작했다.
꾸에에에엑——!
꾸에에에에엑——!
꾸에에에에에엑——!
꾸에에에에에에엑——!
먹보 주머니는 4개의 송장인형을 게워냈다.
모두 기겁하였는데, 그러던 중 아서가 눈치챈 듯 웅얼거렸다.
"이, 이건?”
"오염구역 청소 때 몇 개 챙긴 겁니다. 망가진 걸 수리했는데, 다른 부품을 억지로 끼우고, 제 실력도 어설퍼 모양이 다소 그렇네요. 이해해 주세요.”
"그 상황에서 이걸 챙겼다고?”
"예, 너무 아까워서요.”
그 말과 함께 올리버는 품 안에 따로 고이 모셔둔 시험관을 네 개를 꺼냈다.
시험관에는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각각 퍼스트(First), 세컨드(Second), 써드(third), 펄스(fourth)라고 적혀 있었다.
"이건?”
"흉내 내서 만들어 본 겁니다.”
"뭘?"
올리버는 대답을 생략하고 시험관 입구를 열었다.
"나오세요. 차일드.”
그 말과 함께 미니언과 비슷하지만, 확실히 다른 차일드가 나왔다.
이질적인 광경에 모두 긴장했는데, 올리버는 개의치 않고 차일드에게 제 할 일을 하라고 명령했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차일드는 송장인형의 머리에 다가가더니, 올리버가 만들어 놓은 구멍을 통해 머리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와 함께 송장인형의 눈에 생기 비슷한 게 돌기 시작했다.
삐걱…..
삐걱…..
끽….
끽….
딱....
딱....
살아 움직이는 송장인형들.
올리버가 말했다.
"이거면 각각 한 사람 몫은 할 겁니다. 어떤가요?”
모두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