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 반가운 얼굴 (2) >
성기사 엘튼과 요안나의 등장에 시 공무원의 감정엔 노골적인 짜증이 일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성기사라는 존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듯했는데, 그럼에도 격식을 차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갑습니다. 란다 내무부 소속 폴 카버입니다. 인류의 수호자인 성기사님들을 만나 뵈어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시 공무원. 아니, 폴 카버는 자연스럽게 거짓을 말했다. 이에 보답하듯 엘튼이라는 성기사도 거짓으로 답했다.
"우리도 반갑소.”
"궁금해서 그러는데, 바깥에 시 방위군이 지키고 있을 텐데, 어떻게 들어오신 겁니까?”
질문을 듣자 엘튼은 자신의 철 코트 아래로 손을 넣더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구름보다도 새하얀 종이로, 마치 빛을 뿜는 것 같았다.
"도시 협약서에 적힌 조항에 따라 정당히 들어온 것이오. 지금까지 수고 많았소. 이제부터 이 흑마법사는 우리가 취조할 테니. 이만 나가셔도 되오.”
엘튼이라는 남자는 근엄한 생김새에 걸맞게 딱딱하고 강압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러나 폴 역시 지지 않았다.
"뭔가 잘못 알고 온 거 같은데, 우리는 취조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조사하고 있었던 거지요. 이..…분은 죄인이 아니라 해결사 조합에 소속된 도시의 일꾼입니다.”
의외의 말에 올리버가 폴을 봤다.
올리버를 위하는 감정은 딱히 없었는데, 그보다는 성기사에 대한 반발심이 주를 이뤘다.
성기사 엘튼이 대답했다.
"압니다. 허나, 그건 비공식일 뿐. 퍼펫이 등장했고, 대상이 흑마법사면 조사인지, 취조인지는 우리가 결정하오. 미안하지만, 이만 물러나 주시오.”
"도시 협약에 따라 협조해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 우리 쪽이 먼저 조사하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주시죠.”
"미안하지만, 그럴 수 없소.”
"부탁이 아닙니다. 도시 협약서에 저희가 조사 중인 대상까지 가져다 바쳐야 하는 조항은 없으니까요. 죄송하지만, 기사님. 이곳은 란다입니다.”
"지금 성기사 일을 방해하는 것이오?”
"전 그저 제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사님처럼요.”
공기가 팽팽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 공무원과 성기사는 서로를 혐오하였는데, 그 덕분에 끊어질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올리버 그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왜 저러는 것일까?
긴장감이 서서히 높아져 한계에 부닥칠 때쯤 한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정장 차림에 머리는 칼처럼 잘라 단정했는데, 올리버는 본능적으로 폴과 같은 시 공무원인 것을 눈치챘다.
분위기가 많이 비슷했다.
그녀는 폴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폴의 감정에 한순간 짜증이 일더니, 이내 받아들인 듯 인상을 풀었다.
“……제가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군요. 오염구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너무 감정적으로 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기사님들."
"..…아니오. 자기 일을 열심인 건 좋은 거지. 저 위에 아버지께서 인간들에게 주신 미덕이라 생각하오.”
"예..…. 그럼,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기사님..…. 데이브 씨?”
“예?”
"기사님들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 주십시오.”
"아, 예.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폴 공무원님.”
올리버가 담담히 대답했다.
***
시 공무원 폴이 나가고, 두 성기사가 방안에 남았다.
그와 함께 긴장감이 급속도로 사그라들었는데, 대신, 흑마법사에 대한 적대감과 험오감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딱히 눈에 신경을 집중하지 않아도 뻔히 보일 정도였다.
"이름.”
엘튼이라 불리는 성기사가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중년으로 보이는 그는 풍성한 머리와 수염을 길렀는데, 흡사 대리석 조각처럼 각이 철저하게 잡혀 있었다.
감정 역시 이를 따라하 듯 딱딱하고 경직되었고.
올리버가 그를 차분히 관찰하며 대답했다.
"데이브라고 합니다. T구역의 해결사로 있습니다.”
팔랑팔랑.
엘튼이 서류철을 훑어보며 말했다.
"담당 중개인은?”
“27번 거리의 포레스트 님입니다.”
다시 팔랑팔랑 넘어가는 서류철.
"어떤 경위로 그와 계약하게 된 거지?”
"......."
올리버는 대답하지 아니하고 엘튼을 살펴봤다.
풍성한 머리카락과 수염 탓에 사자처럼 보이는 그는 먹잇감을 노리듯 올리버를 노려봤다. 약점만 보이며 물어뜯을 듯.
아, 어쩌면 당연한 건가? 성기사는 흑마법사를 잡는 존재였으니.
‘아니, 악마였나?’
여하튼 아쉬울 따름이었다.
성기사라서 무조건 흑마법사를 적대한다니. 뭔가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친해지는 건 아니더라도 적대감 없이 대화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엘튼 옆에 앉은 요안나와도 이것저것 대화할 수 있을 테고.
올리버가 무의식적으로 엘튼 옆에 앉은 요안나를 바라봤다.
"이봐, 대답 안 하나?”
노기가 섞은 엘튼의 말에 올리버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죄송하지만, 꼭 대답해야 합니까? 약간 개인적인 일이라 말씀드리기 그런데."
엘튼이 두 손을 모아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이며 말했다.
"말 안 해도 상관없어. 하지만, 그랬다간 도시 협약에 따라 널 체포해 끌고 갈 수 있어."
“….그럴 수 있나요?”
"당연하지, 넌 흑마법사니. 사회를 좀먹는 쓰레기들이자. 인간계를 위협하는 잠정적 위험..…. 협약만 없었어도 너희 따위-”
엘튼은 하던 말을 멈추고 억울한 듯 낮게 중얼거렸다.
어찌 됐건 그의 말은 진심이었는데, 그래서 올리버는 시키는 대로 설명했다. 잡혀가는 건 역시 무서웠으니.
“그렇군요….. 그럼, 대답하겠습니다. 소개를 받아서 왔습니다.”
"소개? 누구?”
"과거 포레스트 님과 일하던 해결사에게서요. 그분이 소개해줬고, 덕분에 쉽게 포레스트 님과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 해결사는 누구지? 어떻게 만났지?”
올리버는 대답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됐다.
캔트를 난감하게 하기 싫은데….. 허나, 그와 별개로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았다.
엘튼은 진짜 궁금하기보다는 확인차 묻는 거였다. 어떻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만약 올리버가 거짓말을 하면 이를 꼬투리 잡을 기세였다.
"대답 안 하나?”
“캔트 님입니다.”
"캔트?”
"예, 제가 지상으로 나왔을 때 처음 만난 분입니다.”
올리버가 거짓말을 했다.
급조한 질문이 아닌, 캔트와 말을 맞춘 거짓말로, 올리버는 스승에게 팔려 지하실로 가 한평생 햇빛도 못 보고 훈련만 한 흑마법사로 설정을 잡았다.
그게 적당할 거라고 캔트가 제안했는데, 올리버도 같은 생각이라 이를 수용했다.
다행히 먹혔는지, 성기사는 딱히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애들이 많은 건가?’
"팔리기 전에는 어디 있었지?”
"광산에 있었습니다.”
"광산? 어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광산이었습니다.”
“특징은?”
특징이라…..
"어둡고, 깊고, 애들이 많았습니다. 감독관이 잘 때렸고요. 그건 왜 묻는 건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질문은 내가 한다. 흑마법사..…. 결국, 혼자서 퍼펫을 만났다는 건가?”
"예.”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지? 흑마법사면 퍼펫의 명성에 대해 잘 모르지 않을 텐데?”
엘튼의 감정이 의심으로 강하게 빛났다.
올리버는 앞서 폴과 했던 대로 대답했다.
"그게 그나마 살 수 있는 방법이라서 그랬습니다.”
"그래서 악명 높은 퍼펫을 혼자 상대하러 갔다고?”
"혼자 가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동료분들과 함께 갔습니다.”
"그래, 알아. 퇴역군인 출신 해결사 하나, 굿맨 용병대에 고용된 흑마법사 둘. 이미, 다 조사했어. 그 덕분에 퍼펫을 실제로 만난 건 너 혼자라는 것도 알고….. 퍼펫을 만나서 뭘 했지?”
"대화를 나누고, 싸우고, 졌는데 풀어줬습니다.”
"풀어줬다고?”
"예, 이미 충분하다면서요. 또 제가 재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밌다고? 뭐가?”
"글쎄요? 대화 도중에 몇 마디 나눴는데, 그때 뭔가 마음에 든 걸 거 아닐까요?”
“.…무슨 대화를 나눴지?”
"이것저것요. 자신의 연구에 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무슨 연구를 한다고 했지?”
"사람을 만드는….. 정확히는 부활시키는 연구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을 부활시킨다고?”
"예, 최소한 본인 입으로는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엘튼은 미심쩍으면서도 품 안에서 수첩을 꺼내 적기 시작했다.
쓱쓱 글자 쓰는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는데, 그러던 중 엘튼이 질문했다.
"그런데, 의문이군. 퍼펫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해줬지?”
"글쎄요? 물으니까 대답해 주시던데요?”
"물으니까 해줬다고?”
"예, 친절한 성격이셨습니다.”
친절. 그 말에 엘튼의 표정이 엄하게 굳어졌다.
마치 상종하기 싫은 종자를 대하듯 혐오감을 보였다.
"제가 무슨 실수를 했습니까?”
"글쎄..…. 흑마법을 배웠다는 것 자체가 실수라면 실수겠지. 퍼펫의 악명에 대해 아나?”
"어느 정도요….. 수백 년 동안 살며, 죽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고, 마약, 용병, 불법 의료, 악마 숭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아. 그 외에도 전 세계를 돌며 수많은 인체 실험을 자행했지. 난 그 끔찍한 실험과 그 피해자들을 보고. 한번은 작은 시골 마을을 점령해 그곳에 사는 수십 가구를 잔혹하게 모르모트로 썼지. 무슨 짐승처럼.”
"그렇군요.”
올리버의 담담한 대답에 엘튼의 표정이 더 험악해졌다.
이해가 안 갔다. 뭐가 불만인 거지?
F구역 연구실에서도 수많은 인체 실험이 비밀리에 자행된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던데.
성기사들은 이를 모르는 걸까? 아니면 마법사가 하는 인체실험이면 괜찮은 건가?
아직도 사람들의 감정이 잘 이해 안 됐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때는 민감하고, 또 어떤 때는 둔감했다.
뭐라고 할까? 너무 변덕스럽고 일관성이 없으며 들쭉날쭉했다.
뭐, 그래서 재밌는 거긴 했지만.
"우린 성기사들은 그 때문에 퍼펫의 뒤를 쫓지. 놈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선량한 사람들이 위험하니. 실제로 몇 번 쓰러뜨렸지만, 그때 마다 비웃듯이 다시 나타나고….. 놈을 없애 세상을 안전하게 하는 게 내 목표 중 하나야.”
"그렇군요.”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이상해….. 퍼펫과 같은 놈이 자비를 베풀다니.”
"그건 아까-”
“-그 말을 못 믿겠다는 거야. 심지어 자기 목표가 뭔지 이야기도 해 주다니. 아주 수상해.”
엘튼이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올리버를 때려 팰 기세였다.
"네가 퍼펫과 관련이 없다는 걸 증명할 수 있나?”
"증명요?”
"그래, 네가 놈과 관련이 없다는 증명.”
올리버가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했다.
“..…관련이 없다는 걸 증명할 수 있나요?”
"못한다면 좀 더 자세히 취조해봐야겠지.”
허세였다. 마음은 진심이었지만, 현재 그는 올리버를 고문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로 압박해 올리버가 돌발 행동을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전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런가? 그럼 대답해 보게. 흑마법사는 강해질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는 족속이지 않나? 퍼펫이 무슨 제안을 하지 않았나?”
"아뇨, 없었습니다. 다만, 옛날에 다른 흑마법사에게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호오…. 무슨 제안이지?”
"자기랑 같이 거지인 아이들과 여자들을 넘겨 검은손에 가입하자고요. 그럼, 단숨에 실력을 향상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뭐라고 대답했나?”
"아쉽지만 거절한다고 했습니다. 검은손에 들어가면 흑마법을 쉽게 배울 수 있을 거 같지만, 좀 그렇더라고요.”
“..…뭐가?”
"애들이랑 여자들을 가져다 바쳐야 한다는 거요.”
“.…흑마법사가 거지 따위를 희생시키기 싫어 검은손에 들어갈 기회를 거절했다고?”
"예, 거지라도 좀 그렇더라고요..…. 혹시 기사님에겐 차이가 있나요? 거지나 거지가 아닌 사람이나?”
쾅———!
엘튼이 다짜고짜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성법으로 강화하지 않았음에도 탁자가 두 쪽 났는데, 보유한 감정이 없는 올리버로서 지금 이 남자가 덤비면 꼼짝없이 맞아 죽을 위기였다.
아픈 거 싫은데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다.
요안나가 엘튼을 진정시키며 뭐라 속삭이자, 그는 재빨리 침착함을 되찾았다.
무슨 이야기를 한 걸까?
참으로 아쉬웠다. 지금 신분이 신분이라 섣불리 말을 걸 수도, 물을 수도 없었다.
너무 아쉬웠다.
'고맙단 인사도 하고 싶은데, 해준 조언 덕분에 세상 밖으로 나와 이렇게 재밌게 보내고 있다고….. 참, 아쉬워.’
엘튼이 자리에 앉아 다시 물었다.
"요컨대, 퍼펫과 자네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엘튼은 그런 올리버를 잠시 노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그 역시 몹시도 아쉬운 눈치였다.
***
이후 올리버는 몇 시간 정도 방에 있다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시 공무원이나, 성기사들의 태도가 제법 진중해 뭔 일이 있을 줄 알았는데,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긴 했지만, 이런 종류의 소란에는 아직 휘말리기 싫었다.
여차하면 신분을 버리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여태까지 쌓은 게 있어 가급적 그 방법은 쓰기 싫었다.
가령, 오늘 요안나를 만났지만, 인사를 나눌 수도 없지 않은가?
참으로 아쉬웠다.
"여기 맡아놓은 물건입니다.”
강화 유리가 덮인 카운터 너머로 한 여성이 한 무더기의 짐을 건네줬다.
올리버의 짐으로 딱히 대단한 건 없었다.
사용을 다해 텅 빈 시험관과 지갑 크기의 먹보 주머니, 가죽케이스에 담긴 먹보주머니가 다였다.
여성이 말했다.
"먹보 주머니 같은 불법 물품은 안 들키게 들고 다니세요. 이번은 경우가 경우인지라 그냥 넘어가지만, 다른 때에 걸릴 경우 저희도 일한 티는 내야 해서 서로 귀찮아질 수 있습니다.”
"아, 예. 명심하겠습니다.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여성은 의외라는 듯 살짝 놀란 눈으로 올리버를 봤다.
올리버가 질문했다.
"그런데 뭐 하나 질문드릴 수 있을까요?”
"뭐죠?”
"혹시, 쿼터스태프는 어디 있죠?”
"쿼터스태프?"
"예, 나무지팡이요. 가운데 붕대가 감겨 있습니다.”
"중요한 건가요?”
등 뒤에서 들린 소리.
올리버가 대답했다.
"예, 중요한 겁니다. 선물 받은 거거든….. 요안나 기사님?”
올리버가 캔트의 쿼터스태프를 든 요안나를 보며 대답했다.
"제 이름을 아시네요?”
“……아까 전에 보지 않았습니까? 방 안에서.”
"제 이름은 안 밝혔어요.”
“아….. 밝히시지 않으셨나요?”
"아뇨. 안 밝혔어요.”
요안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 꽤 난감했다. 당황한 나머지 이름을 말하다니.
생긴 게 요안나처럼 생겼습니다 라고 말할까 싶었지만, 더 수상하게 여길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결국, 올리버는 말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런데, 그건 제 물건인데요. 기사님.”
"알아요. 그래서 잠시 빌려 간 거예요. 혹시 무슨 사악한 주술이 걸린 게 아닌지 알아보려고요.”
"그렇군요…. 찾았습니까?”
"아뇨, 깨끗하더군요….. 잠시 대화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올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