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흑마법사-35화 (35/633)

35. 위기? (1)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아니 저것을 전투라고 볼 수 있을까?

흡사, 아이와 어른의 싸움이라 할 수 있었다.

성기사 일행의 수는 열둘인데, 반해, 갱들은 오십.

허나, 싸움의 흐름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성기사 쪽은 일반인을 가뿐히 뛰어넘는 신체 능력으로 갱들을 압살했다.

그들이 무기를 한번 휘두를 때마다 갱은 기본 두셋씩 쓰러졌으며,

십자가 형태의 독특한 총이 한 번 울릴 때면 갱들은 네다섯씩 몸에 구멍이 생겼다.

그에 반해 갱들의 공격은 모두 막혔다.

그들의 조잡한 총과 몽둥이는 몸에 닿기도 전에 육각형 실드에 가로막혀 그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했다.

말 그대로 일방적인 공세.

사방에서 둘러싸 공격하던 갱들은 반수가 넘게 당하고 나서야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서둘러 약물을 마셨다.

“전부 약 먹어! 시발 보통 놈들 아니야!”

한 갱이 소리치며 약물을 두 개 동시에 마셨다.

꿀꺽. 꿀꺽. 꿀꺽.

잠시 후, 약물을 먹은 갱의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더니, 키가 커지고, 근육이 놀라울 정도로 팽창했다.

마법사와의 전투에서 봤던 삐쩍 마른 개가 떠올랐다.

그 위압적인 모습에 다른 갱들도 서둘러 약물을 마셨다.

“이런····. 저건 좀 위험해 보이는데.”

올리버가 약물을 마신 갱들을 보며 생각했다.

분명, 힘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으나, 그 정도가 너무 심해 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걸 척 봐도 알 수 있었다.

도미니크는 갱들은 한번 쓰다 버릴 심상이었다.

“불쌍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놀랍게도 요안나라는 성기사는 그 사실을 아는지 자신을 공격하려는 갱들을 향해 동정의 빛을 내비쳤다.

참으로 이상한 여자였다

싸우는 전에도, 싸우는 중에도, 지금도.

그녀는 전투로 인한 고양감이나, 분노에 휩싸이지 않고 오로지 의무와 슬픔과 같은 감정만을 지니고 있었다.

올리버는 궁금했다.

그녀는 어찌 저런 감정을 품는 건지. 그리고 왜 싸우기 싫음에도 싸우는 건지.

참으로 흥미로운 여자였다.

약물을 먹은 갱들이 반쯤 이성을 잃은 채 침을 질질 흘리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요안나가 그런 그들을 차분히 바라보며 메이스를 방패에 가져다 댔다.

[램프 라이트]

그 말과 함께 한순간 눈을 태워버릴 정도로 강력한 불빛이 사방을 삼켰다.

멀리 있는 올리버조차 눈을 감을 정도였는데, 약물에 취한 갱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두 눈을 부여잡으며 괴로워했고, 무방비해진 그 순간 요안나와 그 동료들이 날렵하게 움직여 갱들을 해치웠다.

“아버지의 품 안에서 부디 안식을····. 마할라.”

피로 물든 메이스로 성호를 그으며 그녀가 말했다.

정말 이상한 여자였다.

분명 아까 전만 하더라도 단호하게 갱들의 머리를 부숴놓고, 지금은 슬픔과 안타까움에 젖은 채 위로하는 기도문을 읊다니.

마치, 누군가 부자연스럽게 손을 댄 기분이었다.

풀을 뜯는 육식 동물처럼, 고기를 뜯는 초식 동물처럼.

올리버는 점점 궁금해졌다.

파테르교가 무엇인지, 성기사가 무엇인지, 저 요안나라는 여자는 무엇인지.

점점 궁금한 게 산처럼 쌓여갔다.

참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궁금증과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게 세상을 사는 즐거움이니.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고작 이 정도 준비만 해놓고 도미니크 패밀리가 그리 자신만만했는지.

바로, 그 순간 주변에 있던 벽이 부서지며, 사람과 비슷한 형체의 괴물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튀어나왔다.

“뒤져라―――!!!!”

그 괴물은 올리버가 아는 사람이었다. 도미니크의 부하. 마리의 목을 움켜쥐었던 수행원.

그는 원래 몸에 네 배 가까이 커지더니 혈관이 울퉁불퉁 돋아난 근육질 팔로 성기사 쪽 일행을 향해 철권을 내질렀다.

벽도 부수는 강력한 주먹은 육각형 실드는 처참히 박살 내며 상대를 한쪽 벽으로 날려버렸는데,

그와 함께 반대편 벽에서 다른 흑마법사가 튀어나와 날아온 성기사 일행을 바닥에 내리꽂아 버렸다.

쾅―――――!

“리처드····!!!”

터진 토마토처럼 바닥에 처박힌 동료를 보며 누군가 외쳤다.

그러나 애도할 시간 따위 없었다.

사방에서 각종 흑마법과 약물로 도핑한 도미니크 패밀리가 쏟아져 나왔기에.

무슨 짓을 한 건지 방금까지 갱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싸움을 펼진 성기사 일행은 주춤하며 애를 먹었다.

거기에 앤서니 패밀리도 합세해 죽은 갱들에게 [리바이버] 마법을 걸어 좀비로 만들었다.

그나마 분전하고 있는 것은 성기사 요안나.

그 외에는 기습과 포위, 난전으로 인해 당황하며 주춤했다.

바로, 그 순간 도미니크가 나타났다.

[오브잭트 해잇!!]

[퓨리!]

[버닝 라이프!!]

[어노멀 빌드업!!!]

[테러블 앵그리!!]

[머슬업!!!]

몇 개인지도 모를 강화 마법.

도미니크가 양손에 가득 쥔 시험관에서 생명력과 감정이 뿜어져 나와 좀비는 물론이요 아군 부하들까지 무자비하게 강화시켰다.

검붉은 기운이 좀비 사람 가리지 않고 뒤덮어 점점 인간에서 벗어난 규격 외 괴물로 만들었는데,

그들은 일제히 눈이 뒤집힌 채 성기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숫자와 힘을 앞세운 진흙탕 싸움. 성기사 일행은 하나둘 수세에 몰렸는데, 그 누구 하나 무사하기 힘들 것 같았다.

도미니크의 자신감이 약간 이해됐다.

허나, 이러한 생각도 얼마 가지 않아 실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디바인 프로텍션]

요안나가 방패와 메이스를 포개며 외쳤다.

그 부름에 맞춰 본인은 물론 동료 주변에 강력한 보호막이 생성됐다.

은은한 노란빛 방어막은 예쁜 겉모습과 달리 태양처럼 강력해 이성을 잃은 도미니크의 부하는 물론 좀비마저 주춤하게 했다.

그러나 용기 있는 자는 있는 법.

한 흑마법사가 주먹에 기운을 끌어모아 검붉게 물든 주먹을 내질렀다.

쾅――――――!

세상이 흔들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성기사의 방어막이 흔들렸다.

비록, 공격한 이의 주먹 역시 녹아내렸지만 말이다.

도미니크는 이에 가능성을 본 듯 다시 한번 주문을 걸었다.

[리듀슨 인텔리전스] [버저크]

시험관에서 다시 맹렬하게 감정이 뿜어져 나와 아군 좀비를 가리지 않고 뒤덮었다.

흑마법사의 지능은 눈에 띄게 떨어졌고, 그와 함께 두려움은 사라지며, 한계를 넘어 팽창한 근육은 피부를 찢고 튀어나왔다.

사람 정도는 맨손으로 찢어발길 듯.

수십 명의 좀비와 강화 인간이 그 상태로 성기사 일행을 둘러싸 끊임없이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불타 녹아내림에도 말이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연달아 이어지는 공격에 실드는 점점 흔들리더니 실금이 생겼다.

비록, 공격하느라 좀비와 흑마법사 모두 녹아내려 끔찍한 형체가 됐지만, 이대로 가면 성기사도 무사하긴 힘들었다.

분명 그런 상황인데, 이상하게도 성기사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

잠시 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퓨리파이어]

성스러운 방어막은 그 외침과 함께 불타오르더니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노란 불빛은 아름다웠지만, 위력적이어서 좀비는 물론이요 도핑한 흑마법사조차 순식간에 재로 만들어 버렸다.

그뿐 아니라 멀찍이 떨어져 있던 다른 도미니크 패밀리와 앤서니 패밀리까지 상당수 태워버렸다.

올리버가 주변에 배치한 미니언도 다 타 버렸고.

이 모든 게 한순간에 일어난 일.

압도적인 화력에 도미니크는 당황해 주춤하였고, 그사이 성스러운 불꽃을 뚫고 요안나가 튀어나왔다.

그녀는 단호하게 메이스를 휘둘러 도미니크의 머리를 뭉개버렸다.

퍽―――――!

미니언이 불타버린 관계로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었으나, 단 하나 도미니크가 패한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음····.”

올리버가 건물 아래를 내려다봤다.

간신히 살아남은 소수의 흑마법사는 죽은 주인을 버리고 제각기 도망쳤다.

더 이상 저항의 의지는 볼 수 없었다.

아마, 성기사 일행은 도망치는 패잔병을 쫓고 오늘을 마무리할 터.

왜 약사가 도망치라고 했는지 알 거 같았다.

성기사라는 존재는 올리버가 여태껏 만나본 존재 중 가장 강했다.

“아니····. 가장은 아닌가?”

조셉과의 전투에서 마주한 정체불명의 존재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말을 탄 노인이랬나?

어찌 됐건 올리버의 판단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약사의 말대로 싸우지 말고 도망쳐야 할 상대였다. 최소한 지금은 말이다.

얼추 목표한 바를 이룬 올리버는 돌아가려고 했는데, 그 순간 목덜미를 타고 소름이 돋아났다.

[블랙 실드]

검은 장막을 전개하자마자 강력한 총알이 날아와 실드를 때렸다.

쩌적 실금이 갔는데, 충격이었다. 웬만한 공격은 다 막는 블랙 실드였는데.

또 하나 더 충격적인 것은 어떻게 자신이 여기 있는지 알아냈냐는 거였다.

분명 기척을 죽였는데, 그때 누군가 대답해 줬다.

“신의 등불은 사악한 존재를 전부 찾아내 준답니다.”

갑자기 들린 소리. 고개를 돌리자 건물을 발판 삼아 날아온 요안나가 보였다.

인간의 신체를 아득히 뛰어넘은 그녀가 메이스를 휘두르며 말했다.

“그대의 죄를 사하노라.”

[블랙 실드]×3

올리버가 다시 한번 검은 장막을 펼쳤다. 그것도 3중으로.

허나, 메이스가 닿자마자 놀라울 정도로 아주 간단히 부서지고 말았다.

총은 물론 웬만한 폭탄도 견디는 블랙 실드인데 말이다.

“·····!”

올리버는 놀라며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죠?”

“성스러운 신의 힘 앞에는 잔기술 따위 무력합니다.”

“오····. 그런가요?”

올리버는 메이스 끝에 맺힌 빛을 봤다. 저게 신의 빛?

요안나가 메이스로 올리버를 겨눴다.

“당신 흑마법사인가요?”

“예.”

“신의 자비로 말합니다. 투항하세요.”

“투항요?”

“예····.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벌을 달게 받아 죄를 씻으세요.”

요안나의 말은 진심이었다. 다만, 그와 별개로 올리버는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이해가 안 갔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틈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요안나의 동료들이 지금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만약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신을 대신해 심판을 내릴 뿐입니다.”

요안나의 단호한 말. 올리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럼····. 클링 스파이더 웹.”

올리버가 손에서 검은빛 거미줄을 쐈다.

요안나도 바로 반응했다.

[홀리 라이트]

성스러운 빛이 허공에서 거미줄을 태워버렸는데, 그래도 상관없었다.

약간의 시간을 벌었으면 족했으니.

올리버는 그대로 건물에서 뛰어내려 저 멀리 있는 건물과 자신의 몸에 타겟팅 마법을 걸었다.

좀 더 강하게 걸었는데, 그러자 줄로 잡아당기듯 올리버는 건물로 빠르게 날아갔다.

쾅-!

급하게 이동하느라 건물과 올리버는 부딪히며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스파이더 웹]

떨어지기 전 거미줄을 아래에 펼쳐 안전망처럼 그 위에 떨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충격으로 온몸이 아팠지만, 아차 하면 죽을 수 있는 상황이라 억지로 꾹 참았다.

아픈 걸 참는 것도 올리버의 특기였으니.

“이런!”

올리버가 코너로 들어갈 때 고개를 숙였다.

어느새 온 건지 성기사의 동료 하나가 나타나 칼을 휘두른 것인데, 하마터면 목이 잘릴 뻔했다.

“이런 쥐새끼 같은····.”

[해잇 불릿]

이어 칼을 휘두르려던 그를 향해 올리버는 증오의 탄환을 세 발 날려줬다.

놀랍게도 증오의 탄환이 몸을 뚫기 전 육각형 실드가 펼쳐져 막아 줬는데, 그럼에도 공격의 충격 탓에 저 멀리 날아갔다.

올리버는 그사이 다시 도망쳤다.

“거기서!”

성기사의 동료가 다시 일어나 바로 뒤쫓아 왔다.

신체 능력은 올리버가 당연히 뒤처졌는데, 올리버는 다시 몸을 돌려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어림없다!”

정면으로 실드를 전개한 적.

아까 전과 같은 공격으로는 뚫을 수 없을 듯했다. 아까 전과 같은 공격이라면 말이다.

[라스 불릿]

분노의 폭탄을 머금은 증오의 탄환은 빠르게 날아가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렸다.

“끄아아아아악――!”

추격자는 뿌리쳤지만, 이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주변으로 중구난방 하게 흩어져 있던 성기사 일행이 일제히 이쪽으로 몰려든 것이다.

올리버의 달리기 실력으로는 붙잡힐 것이 자명.

그렇기에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올리버는 온몸에 블랙 실드를 변형시킨 블랙 슈트를 두른 뒤,

근처 가장 높은 건물에 타겟팅을 걸고, 자신의 몸에 타겟팅을 걸었다.

두 개의 타켓팅 마법은 의도대로 서로를 끌어당겨 올리버를 건물 꼭대기로 끌어다 줬다. 그때였다.

탕――――――!

커다란 총성과 함께 올리버의 가슴에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며 아래로 추락했다.

블랙 슈트 덕분에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총과 추락으로 인해 온몸이 아파 왔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여기까지는 예상범위 내였으니.

올리버는 주변을 둘러본 뒤 다시 뛰기 시작했다.

점점 추격자들이 몰려왔는데, 그러던 중 막다른 골목이 나왔다. 딱 좋았다.

올리버는 벽에 등을 맡긴 채 감정을 대량으로 축출해 라스 붐과 해잇 불릿을 머금은 미니언을 대량으로 만들어 구석진 곳에 숨겼다.

그뿐 아니라, 그림자에도 흑마법을 걸어둬 바인 쉐도우와 쉐도우 스파이크를 준비했으며,

타겟팅 마법을 곳곳에 박아 여차하면 수십 개의 블랙 다트를 쏟아낼 준비를 했다.

현재 올리버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공격.

그때, 성기사 일행이 코앞까지 다가온 게 보였다.

몇 걸음만 다가오면 한꺼번에 쏟아부어 압도적인 화력으로 실드 채 뭉개버릴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그들이 멈춰 섰다.

마치 무엇을 기다린 듯.

눈치챘을 땐 이미 한 발짝 늦은 뒤였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어요.”

건물을 타고 나타난 요안나. 그녀는 온몸에서 강렬한 빛을 뿜었다.

강렬하고 성스러운 불빛은 올리버가 준비한 모든 흑마법을 없애 버렸는데,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은 올리버였지만, 이번만큼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원리로 저런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빛이 사그라들자, 요안나의 동료들이 나타나 올리버를 포위했다.

빠져나갈 길은 보이지 않았다.

실로 오랜만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그 순간 조셉의 감정으로 만든 필거렛이 떠올랐다.

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맛볼걸.

“아····. 안타깝네요.”

“아쉬워할 거 없어요. 어차피 우리가 찾았을 테니.”

“그런 이야기가 아닌데.”

“?”

그러던 중 딸깍 소리와 함께 올리버와 요안나의 사이로 뭔가가 떨어졌다.

“·····.”

“······. 이건?”

올리버는 팔로 눈을 덮었다. 그와 함께 섬광이 터져 나왔다.

“여깁니다! 주인님! 여기!”

익숙한 목소리. 올리버는 소리가 난 방향으로 뛰어갔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뭔가가 발목을 붙잡았다. 손?

“엎드려서 내려오세요! 엎드려서!”

올리버는 시키는 대로 몸을 엎드려 어딘가로 기어들어 갔다. 내려가자 찰박 소리와 함께 축축한 감촉을 느껴졌다.

“마리····?”

“예, 접니다. 여긴 하수도예요! 무사하시죠? 따라오세요!”

그렇게 올리버는 마리의 손길을 따라 하수도를 통해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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