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축계(逐界)-쫓겨난 이들의 세계-183화 (183/309)

축계(逐界) - 쫓겨난 이들의 세계 - Ep1 - 7. 새로 올라온 소설(2)

- 뭐 대장 혼자 찾기 그러니까 다 같이 찾아봅시다.

철구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을 했다.

- 난 그런 거랑 거리가 머니까 일단 아래 내려가서 그 놈하고 얘기 좀 하고 오겠수다.

철구가 밖으로 나가자 석호는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했다.

- 수학적이라... 난 수학 잘 못했는데..

너무 심각한 표정으로 이상한 말을 하자 세현이 키득대며 웃었다.

- 그래서 철구 씨가 먼저 일어난 게 아닐까요?

석호는 그 말에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 그런가요?

두 사람은 올라온 웹소설을 나누어 읽기 시작했다. 분량만 해도 어마어마해서 다 읽기 어려워보였다.

- 이거야 이렇게 읽다간 끝이 없겠는데요.

그 때 아래층에 내려갔던 철구가 올라오며 말했다.

- 완전 똘아이가 돼 버렸네. 참나.

철구는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 뭐라고 물어도 자기가 미친 거 아니냐고 묻네. 미친 거 맞다고 해도 아니라고 부정하고 아니라고 해도 아니라고 부정하고. 이거야 대화가 안 되는구만.

철구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세현이 웃으며 말했다.

- 지금은 분열 상태여서 어떻게 해도 안 될 거에요. 일단 큰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아야 해요. 최면 치료도 병행해야 하구요.

세현의 말에 철구가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

- 피곤한 일이구만...

그 때 세현이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 이게 뭐죠?

세현은 웹 소설을 보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지 철구와 석호를 불렀다. 철구는 심드렁하게 세현을 쳐다보았고, 석호는 세현의 곁으로 다가갔다.

- 이건...

석호는 놀란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보았다. 세현은 다음을 클릭했다.

- 더 놀라운 건 누군지 모르지만, 우리의 사건을 알고 있는 녀석이라는 거예요.

세현은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석호에게 말했다. 석호는 웹 소설을 읽어 내려갔다.

- 이건... 대장 얘기잖아요?

- 네. 대장 얘기를 다 알고 있어요. 마치 옆에서 본 것처럼.

철구는 그 말에 귀를 후비며 말했다.

- 그럼 우리도 다 노출된 거란 말야?

- 그럴 지도 모르죠.

석호의 말에 철구는 탁자를 손으로 치며 말했다.

- 누가 썼는지 각이 딱 나오는구만. 나야 소설 같은 건 질색이니까 쓰는 것도 그렇고, 할매랑 신부님은 그걸 보고 놀라고 있으니 용의 선상에서 빼면... 남는 건...

철구와 석호, 세현이 동시에 컴퓨터를 쳐다보았다. 대장은 '삐삐' 소리를 내면서도 적극적으로 부정을 하지 않았다.

- 거짓말이 너무 티 나네.

철구가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 웹캠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 이거 누가 읽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자 곧이어 세현이 말했다.

- 어? 게시물이 모두 삭제되었는데요?

철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컴퓨터를 보며 말했다.

- 누군지 범인이 딱 드러났네. 어허... 대장이 우리의 정보를 흘리고 다닐 줄은 몰랐는데.

- 미안하다. 그냥 재미있는 얘기라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그러나 그것을 세현이나 석호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 우리 얘기가 세어나가면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요. 너무 위험한 짓을 했어요.

석호의 단호한 말에 대장은 더욱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 그냥 재미로 올렸다. 이름도 사건 내용도 다 바꿔서...

- 그래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죠.

세현 역시 대장을 나무라는 말투로 얘기를 했다. 그러나 가장 화를 낼 것 같았던 철구는 오히려 대장을 두둔하며 말했다.

- 소설이라잖아. 그리고 그 얘기를 누가 믿기나 하겠어?

그 말에 세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보통 사람들은 안 믿을지 몰라도 웹 소설이란 게 특정인에게만 읽히는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만 읽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혹시라도 그들과 관계된 사람들이 읽었다면...

그러자 대장은 당황하며 말을 했다.

- 아.. 아직 처음이다. 이제 막 쓰고 있는 중이어서.

그 때 철구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했다.

- 그러니까 웹 소설이란 게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읽을 수 있다는 거야? 그냥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사람한테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말에 석호 역시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는지 말을 이었다.

- 네. 웹 소설이란 건 공개된 글이죠.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다 읽을 수 있는 글인데... 그럼 그 웹 소설도...

그 말에 철구는 냉정하게 판단을 내렸다.

-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글인데... 그리고 사정을 다 아는 사람이 쓴다면... 닉네임이 아이언 민(Iron 민)... 철민이고, 쓴 사람의 본명이 호머 제이 심슨 주니어(Homer Jay Simpsons Junior)... 일단 우리한테 의뢰했던 홍성표가 읽었던 글들의 닉네임을 먼저 확인해 봅시다.

그 순간 모니터에 'Iron 민, S-ticket, TSH...'가 보였다. 그리고 대장의 말소리가 들렸다.

- 필명은 한 사람이 다섯 개까지 가질 수 있다.

철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이제 조각이 맞춰지는군. 젠장...

철구의 말에 석호와 세현이 철구를 쳐다보았다.

- 일단 단순하게 생각해 봅시다. 그 소설의 관심.. 그 뭐냐... 아무튼 그게 5명이고, 지난번에 봤을 때 조회 수는 모두 8이었죠. 그렇다면 8명이 본 건데...

그 때 대장이 '삐삐' 소리를 냈다.

- 그렇게만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조회 수는 '쿠키(cookie)'를 기반으로 새로 클릭한 것을 조회 수 '1'로 잡는다. 그러니까 만약 어떤 사람이 클릭해서 본 다음, 쿠키를 지우면 한 사람의 조회 수가 '2'가 된다.

- 쿠키? 조회 수에 뭔 과자야?

철구의 말에 석호가 웃으며 말했다.

- 과자가 아니라 컴퓨터 사용 기록 같은 거예요. 그건 썼다 지웠다가 할 수 있거든요.

- 그럼 조회 수가 8이어도 본 사람이 8명이 아닐 수 있다는 건가요?

세현의 말에 석호가 고개를 끄떡였다.

- 한 사람일 수도 있구요, 아니면 최대 글쓴이를 빼고 7명이 봤을 수도 있죠.

- 그럼 어찌 되었건 조회 수가 8이면 8명 이하가 본 거네. 글 쓴 사람을 빼면 7명이 되고. 다른 소설들 화면 보여줘봐.

철구가 얘기를 하자 모니터 화면이 분할되면서 성표가 접속했던 웹소설들이 나왔다.

- 자 보자구. 이거. 이건 3월 16일에 올라오고 끝났지. 3월 29일이면 미려 씨를 죽이려고 했던 놈이 잡힌 날이고, 이거.. 그래 이건 4월 10일에 올라오고 끝났어. 그리고 이거.. 이것도 4월 10일에 올라오고 끝났지. 아마 이거 쓴 놈들 둘이 자살을 했겠지.

철구의 말에 세현과 석호가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놀랐다.

- 그럼 이것들이 모두 그들 각자가 올린 글이란 거에요?

철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 내 생각엔.

다른 것들도 확인을 해 보니 모두 비슷한 날짜들이었다. 세현은 그러면서 연재가 일치하는 것들끼리 모아 보았다.

- 호라이즌 스토리, 그루터기의 기억, 그녀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죽여라.... 아! 각각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였어요.

그러자 석호 역시 말을 했다.

- 스몰 사이즈, 악마의 이름, 블루칩...

그렇게 연결을 마치자 마지막에 아무 것도 연결되지 않은 글, '죽음의 서(書)'만이 남았다. 대장은 모니터 화면에 '죽음의 서(書)' 게시물과 조회수를 나열해서 보여주었다.

미스터리

죽음의 서(書)

★☆☆☆☆ 2.0

by Iron 민 | 자유연재

너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니? 곧 만날 수 있을 거야.

☆ 5   ♡ 좋아요

제목

업데이트일

조회수

평점

10. 현재를 이야기하다(4)

20xx.04.16

6

☆☆☆☆☆ 0.0

09. 과거를 이야기하다(3)

20xx.04.12

6

★☆☆☆☆ 2.0

08. 과거를 이야기하다(2)

20xx.04.08

7

☆☆☆☆☆ 0.0

07. 현재를 이야기하다(1)

20xx.03.29

6

★☆☆☆☆ 2.0

06. 과거를 이야기하다(5)

20xx.03.19

6

★☆☆☆☆ 2.0

05. 과거를 이야기하다(4)

20xx.03.18

6

★☆☆☆☆ 2.0

04. 과거를 이야기하다(3)

20xx.03.17

7

★☆☆☆☆ 2.0

03. 과거를 이야기하다(2)

20xx.03.16

8

☆☆☆☆☆ 0.0

02. 과거를 이야기하다(1)

20xx.03.15

10

☆☆☆☆☆ 0.0

01. 시작에 관하여 묻다.

20xx.03.14

8

☆☆☆☆☆ 0.0

- 이거야 원...

철구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칠판에 다시 내용을 정리했다.

- 자, 일단 다른 소설들은 모두 다음 소설을 지목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국은 모두 이 소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런데 이 소설만 어떤 수학적 패턴도 없고, 지령도 없이 그냥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하는 거다...

철구가 칠판에 써가며 내용을 정리하자 다들 칠판을 쳐다보았다.

- 그리고 글을 올린 사람은 아이디를 여러 개 쓸 수 있고, 그 아이디의 소유자는 미군인 호머 제이 심슨 주니어(Homer Jay Simpsons Junior)로 추정되고... 그리고 각자 로그인을 해서 여기에 글을 남겼다...

철구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 그리고 일곱 명의 홍성표... 다들 죽거나 병원에 입원해 있고...

철구의 마지막 말에 세현이 고개를 끄떡였다. 철구는 칠판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 그럼 다 끝났다는 말인데...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그 놈들 의도도 알 수 없고... 이거 영 찜찜한데? 똥 싸고 안 닦은 기분이야...

철구의 중얼거림을 세현이 들었는지 키득하고 웃었다. 그 때 석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칠판 쪽으로 걸어오며 말을 했다.

- 의도는 대강 파악이 되지만, 이렇게 해서 그들이 무얼 노렸는지가 불분명하죠. 그들의 의도는 세뇌와 각성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면 아마도 그러한 사람들을 여럿 만들어서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행동하게끔 했겠죠. 철저하게 자신들은 뒤로 빠지고.

석호의 말에 철구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 그런데 이건 그 놈들의 짓이라고 하기엔 조금 다르지 않나요? 그 놈들이 미친 짓을 하긴 했어도... 대장 엄마 사건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러다가 철구가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 모르겠다. 아무튼 그 놈들이 다 죽거나 잡혔으니까 일은 해결된 거지.

철구의 말에 세현이 어깨를 으쓱했다.

-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이제 일하러 갑니다. 뭔 일 있으면 연락해요.

철구가 그렇게 소리를 치고 밖으로 나가자 석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현은 그런 석호를 보며 말했다.

- 몸은 괜찮으세요?

아무리 석호가 괜찮아 보여도 석호는 엄연히 칼에 맞은 사람이기에 세현은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어 석호에게 물었다. 그러나 석호는 오히려 아주 상쾌하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 다시 태어난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몸이 전보다 더 가뿐한데요?

석호의 말에 세현은 미소를 지었다. 분명 몹시 힘든 상황일 텐데도 주변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 오늘은 일단 좀 쉬기로 하죠. 그간 일도 많았고.

세현이 먼저 밖으로 나가자 석호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러자 컴퓨터 화면이 바뀌면서 목소리가 나왔다.

- 신부님, 아프지 않나?

석호는 모니터 쪽을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 멀쩡해요. 아니 오히려 건강하죠.

석호의 말에 대장이 얘기를 했다.

- 지난번처럼 그렇게 된 건가?

대장의 말에 석호가 여전히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 뭐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워낙 강한 체력이라서요.

석호의 말에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석호는 모니터 쪽을 쳐다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계속 해서 얘기에 끼어들고 자신의 주장을 펼쳤을 텐데 오늘은 유난히 조용했다는 걸 떠올렸다

- 다.치.지.마.라.

한참 후에 나온 말에 석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뭐 다칠 수는 있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말아요. 저는 하느님의 사제니까요.

석호의 말에 조금 볼륨이 커지면서 말소리가 나왔다.

- 그걸 말이라고...

석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당분간 저도 좀 쉬면서 정리할 일이 있어요.

석호가 문 앞에서 서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말했다.

- 조만간 올 테니까 그때까지 세현 씨 말 잘 듣고 있어요!

석호가 밖으로 나가자 모니터에는 '신부님 바보~~!'라는 글자가 떠다녔다. 며칠 후. 대장으로부터 긴급 메시지를 받고 모두들 사무실로 모였다.

- 이것들 도대체 무슨 장난질이야?

철구가 투덜거리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모니터에는 삐삐 소리와 함께 웹소설이 하나 떴다.

- 다 죽었는데, 누가 소설을 올렸다는 거죠?

석호가 모니터를 보며 말하자 다른 모니터에 호머 제이 심슨 주니어의 사진이 떴다. 석호는 그 사진을 보며 말했다.

- 저 놈이 올렸다고?

- 현재 밝혀진 것은 그렇다.

철구는 모니터를 보며 말했다.

- 이 녀석은 아닐 것 같은데? 한국어로 된 글을 이 정도로 잘 쓴다면 적어도 한국과 관련된 뭐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 것도 없잖아. 나보다 잘 쓰는구만.

철구의 말에 석호가 말을 했다.

- 아마 그럴 겁니다. 그리고 사실 대장이 찾아낸 정보는 글을 올린 사람 이름이 '호머 제이 심슨 주니어'라는 것이었고, 제가 이 사람이라고 지목을 했죠. 이 사람 특이사항 중에 하나가 '에어리어 51'에서 근무한 것이 있거든요.

석호의 말에 철구는 고개를 끄떡였다. 철구는 예전 톰슨 병원과 새마음 병원의 여러 시설을 '에어리어 51'로 이전한다는 대장의 정보를 떠올렸다. 그러자 가슴 한편이 서늘해졌다.

'혜민이가 거기에 있을 지도 모르겠군.'

철구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웹소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세현은 이미 자신의 태블릿으로 웹소설을 한창 읽고 있는 중이었다.

축계(逐界) - 쫓겨난 이들의 세계 - 다시 시작해야죠. *^^*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물론 중간에  가끔 비는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매일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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