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축계(逐界)-쫓겨난 이들의 세계-131화 (131/309)

축계(逐界) - 쫓겨난 이들의 세계 - 3장 - 5. 운명의 순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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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는 19금 수준의(다소 선정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읽으실 때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이야기의 흐름상 필요한 내용이니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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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남이 최베드로의 말을 듣고 여자 아이의 부모 옆으로 와서 그들을 데리고 나갔다. 방에 두 사람만 남자 여자 아이의 표정이 돌변하면서 말했다.

- 동.정.이.필.요.해.

최베드로는 같은 말만 반복하는 모습에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엑소시즘을 거행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최베드로는 침착하게 한 손에 십자가를 쥐고 다른 손에 성수를 쥐었다.

-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 저에게 성령의 힘을 내려 괴로움에 시달리는 소녀를 구원하게 하소서.

최베드로의 외침에 여자 아이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최베드로는 성수를 여자 아이에게 뿌렸다. 하지만 여전히 여자 아이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의 힘으로 이 불쌍한 소녀를 구원해 주소서.

그런데 그 순간 여자 아이의 몸이 들썩거렸다. 그러더니 이불을 열어 젖혔다. 그 안에는 알몸인 여자 아이가 나타났다. 최베드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기도를 올렸다. 그러나 여자 아이는 마치 섹스를 하듯이 허리를 들썩거리며 최베드로 쪽으로 자신의 음부를 들이밀었다. 최베드로는 조용히 눈을 감고 여자 아이의 머리를 누르며 기도를 올렸다.

- 거룩하신 베드로께서 반석 위에서 성령을 이었듯이 이 여인으로 하여금 성령의 힘으로 구원해 주시옵소서.

최베드로의 기도가 점점 격해졌지만, 여자 아이는 교성을 지르며 자신의 몸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몸을 흔들어댔다. 그러더니 최베드로를 향해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 아... 하학...

여자 아이는 신음 소리를 흘리며 최베드로를 유혹했고, 최베드로는 여전히 기도를 올렸다. 여자 아이는 그럴수록 몸을 더욱 움직이며 최베드로 앞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두 손과 발이 묶여 있었기에 몸부림이 더욱 요염해졌다. 사타구니 사이에서 액체가 흘러내렸고, 얼굴은 상기된 듯이 붉어졌다. 그리고 계속 뜨거운 입김을 뿜어댔다. 그리고 허리를 크게 들어 몸을 활처럼 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안타까운 신음 소리만 계속 흘렸다. 최베드로는 그런 것에 굴하지 않고 계속 기도를 올리며 외쳤다.

- 악령아! 물러나라!

그러나 여자 아이의 행동에는 변화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 흥분한 듯이 몸을 들썩거렸다. 음부는 벌겋게 변하였고, 끊임없이 최베드로 앞으로 들이밀었다. 최베드로는 그럴 때마다 여자 아이의 머리를 내려 누르며 크게 외쳤다.

- 이 몸은 하느님께 받은 몸이니....

그런데 그 순간 여자 아이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 살.려.주.세.요.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어린 여자 아이가 괴한에게 납치당해 목숨을 비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무리 평정심이 강한 최베드로라 할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최베드로는 순간 자신의 손이 조금 떨리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기에 최베드로는 스스로 마음을 단단히 먹기 위해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여자 아이는 아까와 같이 순진한 목소리로 계속 얘기를 했다. 중국어로 얘기를 해서 무어라고 얘기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절박함이 묻어나왔다. 최베드로는 일남을 불렀다. 안으로 들어온 일남은 여자 아이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방금 강간이라도 당한 것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 해석해 주세요.

여자 아이가 하는 얘기를 일남이 최베드로에게 얘기를 했다.

- 내 몸 안에는 악령이 들어 있는데, 그 녀석이 신부님을 원한답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이 몸에서 나간다고. 신부님 몸 안으로 들어간다고.

일남은 그러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不行!(안 돼!)

일남의 외침에 최베드로는 일남을 쳐다보았다.

-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10분 후에 여자 아이를 죽이겠답니다.

최베드로는 난감했다. 일남은 더 들어볼 것 없다는 듯이 최베드로에게 말했다.

- 나가시죠. 더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일남이 화를 내며 최베드로에게 말을 하자 여자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일남을 노려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여자 아이의 코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얼굴이 마치 목에 졸린 것처럼 붉어졌다. 최베드로는 여자 아이의 상태가 심각해지는 것을 보고는 외쳤다.

- 그렇게 하겠다. 그러니...

최베드로의 말에 일남이 놀란 눈으로 최베드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 신부님... 이건 아닙니다. 단순히 저 여자 아이에게 동정을 주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마르티노...

최베드로는 일남을 보며 말했다.

- 마르티노가 겪은 것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모험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남은 극구 반대를 했다.

-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자고 둘 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목숨을 거는 일은 안 됩니다.

하지만 최베드로는 부드러운 눈으로 일남을 쳐다보며 말했다.

- 저는 사제입니다. 그리고 저 아이는 아직 어립니다. 그깟 육체적인 관계야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 아이는 이대로 두면 반드시 죽지만, 제가 나서면 살 수도 있습니다.

최베드로의 말에 일남은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여전히 최베드로를 막아섰다.

- 안 됩니다. 그런 일은...

그 때 뒤에서 여자 아이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 ?出去! (넌 나가!)

일남이 여자 아이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 ??上?的?嘴! (너 그 더러운 주둥아리 닥쳐!)

그러자 여자 아이가 크게 깔깔 웃으며 말했다.

- 5分?后就?死亡。 (5분 후면 죽어!)

최베드로는 일남을 보며 말했다.

- 모든 일은 하느님의 계획 아래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저는 하느님의 계획에 따를 뿐입니다.

최베드로는 일남을 밖으로 내보냈다. 일남은 끝까지 최베드로를 막아서려 했지만, 최베드로가 완강하게 얘기를 했다.

- 모든 일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일남을 밖으로 내보내고 최베드로는 여자 아이를 쳐다보았다. 여자 아이는 요염한 태도로 바뀌어 최베드로를 쳐다보았다. 최베드로는 여자 아이의 코에 흐른 피를 닦아 주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 잠시 묵상(?想)을 하고는 사제복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자 아이의 손을 풀어 주었다. 그러자 여자 아이가 최베드로의 몸에 달라붙으며 마치 발정난 암캐처럼 헐떡거렸다. 최베드로는 여자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 마르티노와 같다면 자신도 죽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몸 안으로 악령이 들어올 것이다. 최베드로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여자 아이의 몸 안으로 자신의 몸을 넣었다. 지난 세월 사제로 몸을 조신하게 지내온 것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지만, 최베드로에게 그런 세속적인 가치 판단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여자 아이는 마치 계속 절정에 다다른 여자처럼 교성을 질러댔고, 최베드로는 묵묵히 여자 아이에게 집중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 시... 신부님 도망치세요.

일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베드로는 그 목소리에 문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여자 아이가 최베드로의 목을 부여잡으며 입술을 더듬었다.

- 아... 아..

여자 아이의 신음 소리가 다시 짙어졌고, 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 ??的神父出??! (더러운 신부는 나와라!)

최베드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신부'라는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곳에서 자신이 신부인 것을 아는 사람은 일남과 여자 아이의 부모 외에는 없었다. 그런데 분명히 외부인의 목소리였는데, 자신을 신부라고 부르는 것은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아! 시장...

그러나 아직 여자 아이의 몸에서 자신에게로 무언가 넘어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최베드로는 밖의 소리와는 상관없이 여자 아이와의 행위에 집중을 했다. 여자 아이는 열락(悅樂)에 빠진 표정이었고, 최베드로는 여자 아이의 몸 안에 사정을 했다. 뜨겁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여자 아이의 몸 안으로 들어가자 반대급부로 최베드로의 몸 안으로 무언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최베드로는 뭔가 뜨거운 것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자 재빨리 여자 아이를 밀어내고 사제복을 챙겨 화장실 쪽으로 도망을 쳤다. 화장실에 난 조그만 창문을 보며 최베드로는 자신의 몸이 빠져나갈 수 있는지 가늠을 했다. 화장실 밖에서는 여자 아이가 다시 발정이 난 것처럼 문을 두드려댔고, 방문이 벌컥 열리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최베드로는 재빨리 몸을 띄워 창문 밖으로 몸을 빼냈다. 화장실 문을 밀고 들어온 남자들이 최베드로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보고 모두 바깥으로 몸을 빼냈다. 바깥에는 일남이 공안에게 잡혀가는 모습이 보였다. 여자 아이의 부모는 방 안으로 들어와 여자 아이를 끌어안았고, 여자 아이는 그 자리에서 혼절하듯이 쓰러져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밖으로 뛰쳐나가던 이들 중 한 명이 갑자기 자리에 멈춰서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대상이 이상합니다. 아무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상대의 목소리가 격해지더니 남자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네. 확실히 여자 아이와 간음(姦淫)은 이루어졌습니다. 여자 아이의 사타구니 아래로 정액이 흐르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침묵하다가 놀란 표정이 되었다.

- 네. 알겠습니다. 생포해 가겠습니다.

남자는 전화를 끊고 시장 사람들에게 소리를 쳤다.

- 生擒活捉! (생포해라!)

남자의 표정이 표하게 일그러지면서 너무나도 놀랍게 그의 입에서 한국어가 튀어나왔다.

- 젠장. 성공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그러한 중얼거림도 잠시 남자는 몸을 돌려 시장 사람들이 뛰어간 곳을 향해 같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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