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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계(逐界)-쫓겨난 이들의 세계-74화 (74/309)

축계(逐界) - 쫓겨난 이들의 세계 - 2장 - 3. 그들의 삶(4)

세현의 물음에 철구는 세현을 쳐다보았다. 철구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면서 세현에게 말을 했다.

- 왜 당신이 내 기억 속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 기억이요? 어떤 기억이죠?

- 오늘은 내가 아무 말도 안 했나보죠?

- 네. 그냥 몸부림치다가 몸이 축 늘어지기만 했어요. 그래서 제가 깨운 거구요.

철구는 심각한 표정으로 세현을 보며 말했다.

- 최면 중에 이런 경우도 있었나요?

세현은 깊게 한숨을 한 번 쉬고는 말했다.

- 무의식에 있던 기억이 떠올랐거나, 아니면 본인 스스로 잊고자 했던 기억이 떠올랐을 때 그런 경우가 있어요. 가령 최면이나 치료를 통해 어떤 사람의 잊고 싶은 기억을 무의식 속에 감춰뒀는데 그 기억을 되살리거나 억지로 떠오르게 할 때 그런 반응을 보이죠.

- 그렇다면 제가 방금 꿈꾼 것 같은 게 어쩌면 기억일 수 있다는 말인가요?

- 물론 확률상 반반이지만, 대개는 본인의 기억인데, 조금 왜곡되어서 나타나는 거죠.

- 왜곡이라...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 건데요. 예전에 하얀 머리의 의사를 아셨나요?

- 하얀 머리요? 혹시 노인이나 염색을 한 사람인가요?

- 아뇨. 얼굴은 그다지 늙지 않았는데, 머리만 하얀 의사요. 흰 머리로 염색을 한 것 같지는 않고....

- 글쎄요. 저도 그건...

- 아니면 하늘색 실린더는 혹시 아세요? 그 안에 사람이...

철구의 말에 세현이 놀란 표정이 되었다.

- 하늘색 실린더... 그걸 어떻게...

세현의 말에 철구는 세현의 꿈의 내용을 물었다. 그러나 세현은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 세현 역시 꿈에서 하늘색 실린더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마치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기에 세현은 망상쯤으로 치부하고 잊었었다. 물론 하늘색 실린더는 자신의 지독한 악몽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이기에 그냥 무시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꿈 마지막은 항상 어떤 복도 마지막 칸, 즉 하늘색 실린더가 있는 방을 지나쳐 꿈 속의 남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다가오는 것이었기에 하늘색 실린더가 기억에 남았던 것이었다.

- 아마 깨우지 않았으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군요.

철구가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짓자 세현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만약 지금 다시 최면을 건다면 내용이 이어질 것이었다. 그러나 세현은 무언지 모르게 두려웠다. 마치 지금 앞에 있는 남자가 뭔가를 본다면 마치 꿈에서처럼 자신을 죽이려고 다가올 것 같았다. 그러나 최면을 더 하지 않아도 두 사람은 뭔가를 깨달았다. 두 사람이 무언가에 의해 연결되어 있음을. 그리고 그것은 두 사람의 좋은 기억이 아니라 잊고 싶을 만큼, 아니 어쩌면 잊어야만 하는 기억이라는 것을. 자리에서 일어서며 철구는 세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 선생님 꿈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저 역시 다 말씀드렸으니까.

철구는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아 팔짱을 끼었다. 세현은 고개를 한 번 저었다.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 모든 게 왜 이렇게 꼬여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 제 꿈이요... 사실 제 꿈이야말로 진짜 악몽이죠. 마치 지옥과 같은...

세현은 구석에 있는 정수기에서 차가운 물을 한 잔 따라 마셨다. 복잡하고 지끈거리던 머리가 다소나마 맑아졌다.

- 여기 말고 좀 덜 답답한 곳으로 가고 싶은데요.

세현이 말을 하자 철구가 고개를 끄떡이며 일어났다. 밖으로 나온 철구와 세현은 시장 골목을 빠져 나와 찻집으로 들어갔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찻집과는 달리 이곳 저곳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철구는 그런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못마땅했지만, 세현은 꿈에 대한 끔찍한 기억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마음에 그 곳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두 사람을 연인으로 착각한 찻집 주인이 찻집 가장 안쪽 은밀한 곳으로 자리를 안내했다. 철구와 세현은 찻집 주인의 표정과 행동에 당황했지만 굳이 변명을 할 거리도 아니었기에 그리로 들어갔다. 더욱이 그들이 하는 얘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기에 두 사람은 두말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 어디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더욱이 환자한테 제 상황을 털어놓는 이 상황도 좀 어처구니가 없구요.

세현의 말에 철구가 어깨를 으쓱했다.

- 환자라기보다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이라고 하죠.

- 뭐. 그렇겠네요.

그러더니 세현은 자신의 꿈에 대해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꿈을 언제부터 꾸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악몽에 시달린 지는 꽤 되었다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새벽 4시만 되면 어김없이 악몽에 의해 깨어나게 된다는 것도 얘기를 했다.

- 그래서 꿈의 내용이 뭐죠?

철구의 질문에 세현은 몸서리를 한 번 쳤다.

- 그건 마치 단테의 신곡에서 나오는 지옥의 모습이에요. 온갖 병든 사람들이 보이죠. 기괴한 모습의 사람들, 심지어 죽은 이들을 뜯어 먹는 이들도 보여요. 아니 가장 심한 건...

세현은 앞에 놓은 아이스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도 마음의 진정이 되지 않는지 크게 심호흡도 한 번 했다.

-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아이를 꺼내는 거예요.

- 임산부의 배요?

- 네.. 아주 처참하게...

세현은 가만히 가슴에 손을 대고 호흡을 진정시켰다. 과거에 치료를 받을 때는 그저 객관적인 상황 진술이라는 생각에 이 정도로 몰입이 되진 않았는데, 지금은 이상하게도 꿈 속 상황에 몰입이 되어 마치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 말을 이으려 했으나 차마 잇지 못했다. 그 배를 가른 사람이 자신이었고, 자신을 위협하듯 다가오는 것도 자신이었다는 것을, 또한 그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나와 자신의 목을 향해 칼을 들이댄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것을 말하기는 너무나도 힘들었다.

- 그런 다음 어떻게 되죠?

세현의 생각을 알 수 없었기에 철구는 다음 얘기를 물었다. 사실 철구는 임산부의 배를 가른다는 내용에서부터 조금은 흥분한 상태였다. 마치 그녀가 꿈에서 본 임산부가 혜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꿈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그것을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철구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현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무언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꿈은 단순히 악몽이라고 하기엔 이상한 점이 많았다.

- 그럼 그게 뭘 하는 것처럼 보였나요?

철구는 형사였던 특유의 감각으로 세현에게 질문을 했다.

- 글쎄요... 병원이라기보다는 수용소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그게 아주 낡은 방부터 정밀 기계가 있는 방까지 쭉 나열되어 있었거든요.

철구는 그 말을 듣자 한 마디 더 물었다.

- 하늘색 실린더는 어느 방에 있었죠?

세현은 눈이 커지면서 말했다.

- 마.. 마지막 방이요.

- 그럼 임산부를 수술한 방은 어디였죠? 혹시 마지막 방이었나요?

-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수술실 자체가 무척이나 오래되어 보였거든요.

철구는 세현의 말과 자신의 기옥을 조합해 보았을 때 일치하는 것은 하늘색 실린더 외에는 없었다.

- 혹시 제가 나타나는 건 언제인가요?

철구의 질문에 세현은 당황했다. 철구는 당황하는 세현을 보자 대충 감이 왔다.

- 마지막이군요. 그렇죠? 어떻게 나오는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좋은 모습은 아닐 것 같군요. 분위기 상.

철구의 말에 세현은 고개를 끄떡였다. 철구는 수첩을 꺼내 세현에게 관계도를 그리며 말했다.

- 어쩌면 선생님과 저는 마지막 하늘색 실린더만 일치하는군요. 나머지는 제 무의식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구요.

철구의 말에 세현은 답답함을 느꼈다. 꿈속의 남자를 만나면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철구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뒷조사를 하기 위해 접근한 것이었는데 뜻밖에도 자신과 관련된 사람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단지 꿈에 불과한 내용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는 일이었으나 철구는 분명 둘 사이에 무언가가 있음을 느꼈다. 세현은 낮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어찌되었건 한수 씨와 저는 무언가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철구는 세현이 자신을 한수라고 부르자 이상하다는 듯이 세현을 쳐다보다가 문득 자신이 신분을 속인 것을 떠올리고는 세현에게 말을 했다.

- 그런 것 같군요. 뭐 그렇다면 이쯤에서 저도 솔직하게 밝혀야겠군요. 저는 김한수가 아니라 강철구입니다.

세현은 전혀 놀람없이 고개를 끄떡였다.

- 그랬군요. 하긴 저희 병원에는 신분을 감추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요.

철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신분 위조를 받아들이는 세현을 보고 피식 웃었다.

- 그렇군요. 보라색 나비 핀과 하늘색 실린더가 일치하는 것을 보니 선생님과 정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듭니다.

철구는 소파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 또 기억이 떠오르거나 중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그런데 그 순간 철구는 세현이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에게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자신에게 그녀를 감시하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 그녀의 방에 몰카를 설치하고 사무실을 도청한 이는 분명 다른 목적을 갖고 있으리라 판단했다.

- 아! 가급적이면 집이나 사무실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전화를 주십시오. 그리고 핸드폰도 바꾸실 수 있으면 바꾸시구요.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말씀드릴 테니까 일단 그렇게 하시죠.

철구는 자신이 그녀를 감시하고 있고 누군가도 그녀를 감시하고 있다는 걸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충 얼버무리다가 한 마디 더 했다.

- 이사하실 수 있으면 이사를 하는 것도 좋구요.

철구의 뜬금없는 말에 세현은 놀란 눈으로 철구를 쳐다보았다. 철구는 어색하게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찻집에 혼자 남은 세현은 핸드폰을 한 번 쳐다보고는 철구를 쳐다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밖으로 뛰어나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철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세현은 이전부터 느꼈던 자신을 감시하는 눈초리를 좀 더 명확하게 느꼈다.

- 이거였나? 그런데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지? 내가 그렇게 느끼는 걸 어떻게 알았지?

세현은 큰길가로 걸어 나오다 철구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 경찰인가? 아무래도 저 사람도 이상해.

세현이 택시를 타고 떠나자 구석 골목에서 누군가가 나왔다.

- 강철구와 최세현이 헤어졌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곧 물어보겠습니다.

그 순간 전화를 걸고 있던 사람 목덜미를 움켜쥐는 손이 하나 있었다.

- 쥐새끼같은 놈. 너 뭐하는...

철구는 목덜미를 풀고 한쪽 구석으로 밀다가 깜짝 놀랐다.

- 당신 뭐야? 왜 날 감시하는 거야?

무영은 철구의 등장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숨어서 지켜보는 것을 알아챈 철구가 놀라웠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자신의 미행이나 감시를 알아채지 못했는데 철구는 미행한 지 몇 시간 만에 알아챈 것이었다.

- 언제부터...

무영은 놀라서 철구에게 물었다.

- 사무실에서 나올 때부터.

그렇다면 미행 초기부터 알아채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 아까는 여자가 있어서 그냥 놔뒀지. 그리고 저기 어설프게 숨어 있는 놈들도 이제 그만 나오라고 하지.

철구의 말에 무영은 고개를 끄떡이고는 전화기를 꺼냈다.

- 이제 그만 들어가 봐라. 여긴 됐으니까.

그러고는 무영은 철구에게 고개를 한 번 숙였다.

- 감시가 아니라 보호하라는 회장님의 지시였습니다.

- 보호? 돈 주고 일시키면서 뭔 보호야? 나 참. 살다보니 별 의뢰가 다 있네.

무영은 무안함에 얼굴이 붉어졌다.

- 못 미더워서 그런 거라면 가져가면 되잖아. 이 일은 하는 우리들도 자존심은 있다고. 아예 그러려면 불러서 용돈이라고 돈을 주던가. 그 노인네 취미 고약하네.

철구는 무영이 무안해 하자 더욱 몰아붙였다. 무영은 침묵을 한 채 듣고 있다가 노인네라는 말에서 주먹을 꾹 쥐었다.

- 그래도 말씀을 삼가시죠.

- 아니 반대로 생각해보면 알 거 아니요.

- 제 불찰이니 회장님에 대한 비난은 거둬주십시오.

- 어허.. 대단하군. 노인네를 노인네라고...

그러자 무영이 주먹이 어느 순간엔가 철구의 귀 옆으로 스쳤다. 반사 신경이 빠른 철구였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철구 역시 무방비로 당했다. 귀에서 쉬익 소리가 나자 철구는 한쪽 입 꼬리를 올렸다.

- 치지 그랬어? 오늘 몸 한 번 풀게.

무영은 주먹을 거둬들이며 말했다.

- 저는 욕해도 되지만 회장님은 안 됩니다.

- 어차피 노.. 아니 그 회장님이 시킨 일 아냐?

- 걱정이 되셔서...

- 이 봐. 뭔 일인데 내 안위까지 걱정을 하지? 뭔가 대단한 일 아냐? 저 여자 말야! 그러니까 그렇게 큰돈을 선뜻 내놓고 나를 보호인지 감시인지 하고 말야.

무영은 철구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 그냥 조사만 하시면 됩니다. 다른 건 아실 필요 없습니다.

- 웃기는군. 이 봐 바람난 놈팽이 조사를 해도 기본적으로 왜 바람이 났는지 알고 조사하거든. 그런데 내 생명줄까지 걱정하는 일에 그냥 닥치고 조사나 하라고? 그게 어느 나라 개소리야?

무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전화를 꺼내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철구와 한 걸음 떨어져서 전화를 했지만 철구는 그 말이 우리말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 중국인? 이거 뭐 어떻게 돌아가는 판이야.

철구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때 무영이 철구의 옆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 회장님께서 잠깐 보자고 하십니다.

철구는 귀를 파며 말했다.

- 뭐 의뢰인이 부르는 거니까 가겠지만, 사람 못 알아듣게 중국어로 얘기하는 건 참 거시기합니다. 뭐 날 보호까지 하는 분들이니까 죽이진 않겠지만...

그러면서 무영을 슬쩍 보며 말했다.

- 실력이 좋습디다. 훗.

무영은 표정의 변화 없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자 금방 검은색 세단이 다가왔다.

- 멋지네. 돈이 좋아.

철구는 너스레를 떨며 차에 올라탔다. 그러나 여전히 무영은 굳은 표정으로 철구가 올라타자 반대편에 탔다. 철구는 그런 무영을 보며 농담조로 한 마디 했다.

- 들켰다고 기분 나빠하지 마쇼. 나야 이런 일이 전문이니까.

그러나 무영은 철구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철구는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창밖만 쳐다보았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불빛을 보며 철구는 무영이 자신의 얼굴 옆으로 귀신같이 손을 뻗은 것을 떠올렸다. 만약 자신을 가격할 마음만 먹었다면 꼼짝없이 선공을 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약간은 긴장이 됐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일을 다 겪은 철구였기에 그냥 피식 웃고는 시트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 도착하면 깨워주슈.

철구는 팔짱을 끼고 몸을 움츠렸다. 어차피 도착하면 알게 될 일을 굳이 생각하며 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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