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축구의 신이 된 저니맨-48화 (48/114)

48화

vs 스웨덴

[즐라탄“스웨덴은 절대 진을 무시해선 안 된다]”

[한국을 무시하다간 큰 코 다칠 것!]

감독 및 코칭스텝과의 불화로 러시아 월드컵에 불참하게 된 즐라탄 이브라히

모비치가 조국 스웨덴을 향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본디 오만하고, 자기애 넘치는 즐라탄이 자국 팀에 뱉는 경고는 대단히 합리

적이긴 하나-

현재 스웨덴 선수들에겐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이승민도, 진도 별거 아냐”

현 스웨덴 팀의 에이스이자 RB 라이프치히 소속 윙어 포르스베리가 라인업을

보며 이죽거린다.

무조건 1승 제물로 생각하던 한국이 전상욱이란 괴물을 데려오며 뭔가 변화를

주나 싶었으나, 이들의 마지막 평가전을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스웨덴의 자신감은 F조 어떤 팀보다 높았다.

월드컵 예선에서부터 대단한 기세로 올라오던 스웨덴은 일본, 이란 등 현 대

한민국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의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전승을 기록하며 이

번 월드컵의 다크호스가 될 준비를 마쳤다.

“자신을 갖되, 긴장을 늦추지 마라”

스웨덴의 얀네 감독이 라커룸을 앞에 선수들을 모아두고 연설한다.

“승민과 진은 유럽팀 어디에 떨어져도 제 몫을 할 선수들이다. 근데 그건 저

선수들이 제대로 융합됐을 때 얘기고...”

지금 한국팀의 전력과 조직력은 스웨덴에 갖다대는 것이 창피한 수준이고, 이

들의 희망이라 불리는 상욱은 이제 막 대표팀에 들어온 햇병아리다.

많은 언론 역시 상욱을 주목하면서도 적어도 이번 월드컵에선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

얀네 감독은 이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조직력이 갖춰있지 않은 한국을 상대

로 아예 초장부터 라인을 올리고 상대해서 이들의 기를 완전히 꺾어 놓을 심

산이었다.

“우리 목표는 한국 따위를 이기는 게 아니다. 8강, 그 이상이 우리 목표다!”

대단한 달변가인 그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사기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

“Blågult!(*스웨덴대표팀 별명)들아!! 가자!!!!!”

***

[드디어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번째 경기가 이제 시작됩니다. 대한민국

과 스웨덴의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네- 스웨덴 선수들이 조직력과 피지컬은 좋은데 발이 빠른 편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우린 이점을 노려야겠구요]

이 대목에서 해설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말을 잇는다.

[특히 이승민, 전상욱 같은 빠르고, 해외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뭔가 보

여줘야 합니다]

전반 6분,

아직 한국 선수들의 몸이 채 풀리기도 전이나 스웨덴은 지속적으로 한국 골문

을 위협한다.

[우리 선수들 정신 차려야 합니다! 수비라인 무너지면 안 돼요!]

“최대한 빨리 선제골부터 넣는다”

얀네 감독이 벤치에 서서 선수들에게 지시한다. 한국은 피지컬로 찍어누르는

스웨덴의 공격에 그대로 당하고 있었으며, 수비진은 상대의 압박을 전혀 버텨

내지 못했다.

예상했던 대로.

경기장에 있는 관중들과 해외 언론, 인정하기 싫지만 한국팀 벤치에서마저 탄

식하며 고개를 숙인다.

[전상욱이 공 잡습니다. 자 이제 공격 전개가 좀 되어야 할텐데요]

경기 시작 6분 만에 하프라인에서 첫 번째 터치한 선수는 전상욱.

[오늘은 원톱으로 나선 전상욱이 움직입니다. 앞으로 패스합니다만- 받을 사

람이...응?]

상욱이 공을 잡자마자 스웨덴 수비 2명이 그를 에워싸자 상욱은 곧장 공을 앞

으로 보낸다.

“병신, 우리한테 패스하냐?”

스웨덴의 수비 린델로프가 이죽거리며 공을 막기위해 앞으로 다가오나,

[설마...뜁니다! 아..정말 말도 안 되는...!!]

어느새 달려온 상욱이 공을 잡은 뒤 순식간에 스웨덴 진영 앞까지 다가온다.

그저 스피드에 제쳐진 맨유 소속 수비수 린델로프는 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자신의 진영만 쳐다보고 있었고,

뒤늦게 골키퍼가 앞으로 나왔으나 상욱은 이를 조롱이라도 하듯 골키퍼 살짝

옆으로 공을 차 넣는다.

[고.골!!! 들어갔습니다!!! 전상욱입니다!!!]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선제골!! 여러분 믿겨 지십

니까?!]

장내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충격적인 골 장면에 감히 입을 다물지 못

하고, 유일하게 대한민국의 붉은 악마만이 미친 듯 조국을 응원하는 소리만

들린다.

[이 선수의 국적은 대한민국입니다!]

상욱의 골에 놀란 것은 비단 상대팀 뿐만 아니다. 경기장에서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한국 팀 선수들마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감히 인지하지 못한다.

가령 현 아스날의 에이스이자 대한민국 7번을 달고 있는 월드클래스라 불리는

이승민 역시 그렇다.

“이건 축구를 그냥 잘하는 수준이 아니잖아...”

스피드로는 epl 탑을 찍는 자신도 저 정도 속도를 내진 못한다. 아니, 전 세

계에 저런 속도를 내고, 저렇게 가볍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저.저놈은 대체 뭐야....”

“아니, 인간 맞아? 어떻게 저런 스피드가...”

경기 시작 6분 만에 상욱이 보여준 모습에 스웨덴 선수 대부분이 충격에 빠졌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방금 상황에 전혀 대

비되어 있지 않았고, 그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라인 내려! 쫄지마! 원래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거야!”

얀네 감독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선수들을 지시하고, 격려하나 사실 그 역시

자신의 선수들에게 어떤 작전을 내려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

스웨덴은 상욱이 공을 잡을 때마다 놀라 어떻게든 그를 쫒아 다니나, 속도로

는 유럽 탑클래스 수비들도 못 잡는 상욱을 감히 막을 수 없었다.

전반 18분,

[또 몰고 갑니다! 전상욱! 이번엔 오른쪽입니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끝에서부터 툭툭 공을 치고 나오는 상욱.

‘에레디비시 상위권 팀. 딱 그 정도야’

상욱이 평가한 스웨덴 수비 수준이 그러하다. 당장 아약스를 상대로 5골을 박

는 공격수인데 이 정도 수준의 수비는 우스울 뿐이다.

[드리블 한 번에 2명이 나가 떨어집니다! 그대로 로빙!! 아! 골대 맞고 나옵

니다!]

[와아..! 정말!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먼 거리에서 저렇게

완벽한 슛팅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전상욱이 잘하는 것이지,

결코 대한민국이 잘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여전히 패스 미스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었고, 김재민을 제외하면 헤더

경합조차 제대로 따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있었으며, 조금씩 스

웨덴 선수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라인 내리고, 절대 틈을 주지마!”

스웨덴은 작전을 변경했다.

올렸던 라인은 완전히 내리고, 중앙 미드필더 라르손은 상욱을 전담 마크한다.

“진정해! 전력상은 분명 우리가 위야!”

냉철하고, 노련하기로 유명한 얀네 감독이 한껏 쫄아있는 선수단의 사기를 북

돋고, 작전을 지시한다.

방심해서 그런 것이다.

한국이 결코 약한 팀이 아니란 것을 알았으니 평소 페이스대로 경기하면 충분

히 역전할 수 있다.

“진! 진을 막아! 나머지는 별거 아냐!”

[그라운드에 전상욱 하나 있는 게 스웨덴에겐 대단한 부담일 겁니다]

[그럼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옆에 두고 경기하는 것과 같아요!]

상욱이 어슬렁거릴 때마다 스웨덴 선수들 전체가 움찔거리며 그의 눈치를 본다.

또 무슨 미친 플레이로 자신들의 진영을 찢어 놓을까 모두가 상욱만을 노리고

있을 때-

대한민국에 월드클래스는 전상욱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승민이 달려갑니다! 풀백 제치고..좋아요! 크로스 올라갑니다!!]

수비진이 순간 승민을 놓쳤다.

“승민!!! 저놈 놓치지마!!”

얀네 감독 역시 재빨리 소리친다. 재빠르고 빠른 크로스를 올리는 승민은 원

래 오늘 스웨덴의 경계대상 1호였다.

[이거 받아줘야 합니다! 기회에요!!]

순간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달려온 황찬희가 자신보다 큰 중앙수비와의 경합에

서 이겨내 옆으로 공을 보낸다.

옆으로 보내긴 했으나 위치가 좋진 않았다. 앞으로 헤더하거나 바이시클 킥을

할 각이 나오지 않아 막히는 것이 당연한 듯 했으나-

[황찬희가 떨궈준 공을 전상욱이이이이!!!!]

뒤돌아 있던 상욱은 본능적으로 몸을 날려 뒤통수에 공을 맞추자 곧장 골대

구석으로 공이 빨려 들어간다.

[또 들어갔습니다! 믿기지 않는 골! 이번엔 헤더! 그것도 백 헤더로 넣었습니

다!]

[저런 골은 지금껏 구경한 적도 없습니다! 아니 대체 저런 선수가 어디서 나

왔나요? 무슨 신이 주신 선물과도 같습니다!]

결코 파워풀한 헤더라곤 할 수 없었으나 이런 말도 안 되는 각도와 위치에서

쏜 헤더는 결코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2002년 폴란드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2점

차로 앞서나갑니다!]

이 먼 곳 러시아까지 와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쪽으로 다가가 왼쪽

가슴에 적힌 태극마크를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는 상욱.

마침내 상욱이 태극기에 입맞춤을 하고, 관중들 앞에 인사하는 세레머니를 하

니 응원단 전체가 상욱의 이름을 연호한다.

“전-상-욱!”

“아시아의 별!!!”

상욱이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고 있을 때-

[Jin! tweede!] (진! 2골째 들어갑니다!)

거친 영어로 잔뜩 흥분해 외치는 반니스텔루이가 보인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스웨덴 수비에 진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구요!]

이번 잉글랜드 쪽 방송의 패널을 맡은 psv 리저브팀 감독 반니스텔루이.

네덜란드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아예 올라오지 못했고, 심지어 네덜란드를 탈

락시킨 팀이 스웨덴이다.

이에 스웨덴에 대한 반니의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는데, 한국이 복수를 대신,

그것도 자신의 애제자가 스웨덴을 박살내주니 이 보다 좋을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그를 제외한 패널들 대부분이 오늘 경기 승리 팀을 스웨덴으로 픽한

가운데 오로지 반니만이 상욱의 대한민국을 꼽았다.

그리고 현 스코어는 2:0,

그는 이미 점쟁이 문어가 되어 있었다.

[당신 말이 맞군요, 뤼트]

MC의 인정에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외치는 반니.

[지금껏 지도해 본, 아니 지금껏 봤던 그 어떤 선수보다 높은 재능을 가진 선

수가 진입니다]

[당신이 봤던...? 그럼 맨유에서 같이 뛰었던 크리스티아노보다도 위라고 생

각하는 겁니까?]

의심스러움이 가득한 MC의 말에 반니는 피식 미소지으며 말을 잇는다.

[호날두요? 물론이죠. 호날두, 아니 메시나 마라도나가 18살 때 진보다 잘했

을까요?]

저것 보세요.

전반 45분,

반니가 손가락으로 그라운드에 있는 상욱을 가르키자,

[좋은 위치에서 코너킥 기회갖는 대한민국!]

[이승민이 올려주는 공! 그대로 발리!!! 들어갔습니다! 또, 또 전상욱입니다!]

[대한민국 월드컵 본선 역사상 첫 해트트릭! 64년간 국내 그 누구도 못한 걸

단 45분 만에! 18살 소년이 해냅니다!]

상욱은 전반이 끝나기 직전 기어코 한 골을 더 성공시키며 경기를 완전히 압

도한다.

얀네 감독은 어떻게든 후반에 쓸 작전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나 도저히

저 동양인 괴수를 막아낼 자신이 없었다.

“우린 좆 된 거야 오늘. 저 동양인은 정말-”

우릴 죽이려 들 거야.

작가의말

내용 수정 고민해보겠습니다

1 v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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