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축구의 신이 된 저니맨-44화 (44/114)

44화

Next el fenomeno

[아시아 영웅, 인테르와 개인합의 완료?!]

[나폴리, 진 협상 막판에 하이재킹 시도]

전상욱이 세리에로 간다는 소식은 생각이상으로 빨리 퍼졌다.

상욱의 바이아웃을 낼 준비를 마친 인테르는 이미 선수와 개인합의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메디컬 테스트까지 진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인테르는 팀의 주포이자 에이스 이카르디의 공백을 메꿀 선수로 상욱을 선택

했다.

이미 팀에선 그를 이카르디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를 대우하겠다고 했고, 단장

과 감독이 그를 애타게 바라고 있는 지금 상욱의 인테르 행은 어느 때보다 빠

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인테르 팬들은 그를 예전 호나우두의 별명이었던‘일 페노메노(el

fenomeno)’의 재림이 팀에 들어온다며 흥분하고 있었으며, 반대로 이들의 라

이벌인 밀란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배 아파하며 아시안 괴수와의 계약을 실패한 이를 색출해내기

에 여념 없었다.

ㄴ아니 씹..진이 먼저 우리 팀에 오고 싶어하는걸 우리가 찼다던데, 시발 그

게 진짜냐?

ㄴ선수가 주급 요구를 심하게 해서 단장이 찼다는데? 주급으로 20만 유로 요

구했다는 말이 있더라

ㄴ어쩌라고? 지금 20만이 대수냐? 당장 2년만 데리고 있어도 최소 1억유로에

팔 수 있는 놈을!!!

ㄴ아 이래서 중국인 단장 앉히지 말자고 했잖아. 이럴 거면 갈리아니 다시 데

려와 제발....

밀란 팬들은 상욱을 내친 보드진과 라이벌 팀으로의 이적설에 분노했고, 이러

한 팬들 이상으로 분노에 차오른 사람이-

“단장!!! 단장! 어딨어!!!”

상욱을 처음부터 컨택한 밀란의 수석 스카우터 마우로 타소티였다.

대놓고 단장실 문을 부술 듯 열고 들어가나 감히 그를 제지할 엄두조차 못내

는 직원들.

타소티가 이 클럽에서 해낸 족적과 헌신한 노력들을 알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예의가 없군요, 마우로”

그러나 현 밀란의 단장 이용흥이 그딴 걸 알리 없다. 단장은 가만히 테이블에

앉아 유창한 이탈리아 어로 타소티를 기분 나쁘다는 듯 째려본다.

“당신...지금 제정신이오?”

“그건 내가 묻고 싶군. 난 이 클럽의 단장이오. 그토록 클럽에 오래 있으면서

예의도 못 배웠나 보군”

기본적으로 외부단장과 구단 레전드 출신 코칭스텝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밀란 뿐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밀란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축구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외부 인사들은 마케팅이나 인사업무를 제외한

선수 영입이나 스카우팅에 대해선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보통의 관례이나

현 밀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파시스트 놈들을 믿을 수 없다는 소리를 해대던 중국인 임원들은 클럽의 영입

정책과 선수단 관리까지 하길 바랬고, 이는 필연적으로 기존 코칭 스텝들과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임원진의 횡포에도 끝까지 참으며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자 했던 타소

티였으나 이번 일은 선을 넘었다.

본인이 직접 보드진에 추천한 선수다.

‘성공할 것이라고 내기를 걸어도 좋다’ ‘팀을 다시 유럽 정상에 올릴 만한 선

수다’

자신이 추천까지 했고, 선수가 밀란행을 원한다고 해서 이적을 확신했는데 그

걸 돈 몇 푼에 들어온지 1년 밖에 안된 단장이 찼다는 것이 기가 막힐 뿐이다.

“다시..다시 진(Jin) 측에 연락하십쇼. 에이전트한테 석고대죄하고 다시 계약

진행해요”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거지?”

짜증스럽게 지껄이는 단장의 모습에 마침내 폭발한 타소티가 탁자를 부술 듯

이 치며 외친다.

“왜냐고?! 축구를 존나게 잘하니까! 당신 반바스텐 축구하는 거 봤어?! 녀석

은 그 이상이야!!!”

“반바스텐인지, 스턴인지 모르겠고-”

타소티의 절규 섞인 외침에도 강경한 이용흥.

“한국놈은 안돼”

“단장! 지금은 흑백논리 따위에 빠질 때가 아니오!”

“게다가 놈은 너무 많은 주급을 요구했어. 18살짜리 꼬마에게 그 정도 돈을

줄 순 없지”

타소티는 이미 상욱이 구단에 요구한 주급을 알고 있었다. 적은 액수는 아니

나 결코 준비못할 금액도 아니었다.

단장은 그저 상욱을 영입하기 싫은 것이다. 그리고 타소티는 어느 순간부터

이를 눈치채고 있었다.

“할 말 다했으면 가보시오. 그리고 다음부터 날 찾아올 땐 비서에게 먼저 일

정을 물어보도록”

당장 멱살이라도 잡을 듯 화가 터질 듯한 타소티였으나, 오히려 그의 표정은

묘하게 냉정하고 차분해보였다.

“오늘부터 그만두겠소”

동시에 목에 걸고 있던 직원증을 벗어 탁자에 담담히 내려놓는 타소티.

“그러시든지”

단장은 선수 영입 때마다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방해꾼이 사라진다 생각하

여 밝아보인다.

“잘 알아두시고, 잘 기억하시오. 저 동양인을 영입하지 못한 것은 클럽 역사

상 최고의 수치가 될거요”

“과장이 심하군”

“1년 안에-“

조용히 단장실 밖으로 나가던 타소티가 조용히 말한다.

“당신은 1년 안에 여기서 쫒겨날거고, 팀의 역사를 망친 단장으로 영원히 기

록될거요”

“고작 18살 짜리 꼬마 하나에 왜이리 유난인지 모르겠군!”

“고작이라고?”

이 대목에서 그는 짜증스럽게 내뱉으며 사라진다.

“우린 21세기 펠레를 잃은 거야, 멍청아”

***

“이딸리아에에 오쉰 곳을 한영합니다!”

인테르의 단장 주세페 마로타가 어색한 한국어로 합장하며 비행기에서 내리는

상욱을 맞이한다. 아마 이들과 만나기 직전에 외우고 들어온 듯 하다.

“반갑습니다, 전상욱이라고합니다”

상욱의 인사를 통역이 전달하자, 마로타는 순간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외친다.

“인테르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 우린 반드시 당신과 계약하고 싶습

니다”

이카르디 이적은 이제 인테르가 막는다고 막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의 와이프인 완다의 비상식적인 행동은 완전히 도를 넘어 구단에서 케어할

수 있는 수준은 뛰어넘었고, 이미 그는 구단 멋대로 psg와 개인합의를 끝마친

상태였다.

공격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작년 u-17 월드컵에서 대 활약한 라우타로 마르티

네즈를 영입 시도했으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뺏긴 상황에서 패닉에 빠져

있던 상태는 상태였다.

세리에 단장만 40년이 넘도록 하고 있는 마로타는 선수 영입과 협상에 있어서

대단한 실적을 가진 전설로 이번 상욱의 연봉협상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여기서 전상욱 측에서 온 역제안에 인테르 보드진은 지옥 속에서 한 줄기 빛

이라도 발견한 듯했다.

“밀란의 쓰레기같은 놈들 상대하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협상 오래할 것 없

이 15만 유로로 결정하시죠”

2억이 넘는 주급에 리그 베스트, 리그 득점왕, 월드 베스트 선정 시 받는 추

가옵션까지 붙으면 상당히 많은 수준의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인테르는 밀란이 상욱에게 했던 것과 정반대로 그를 귀인 모시듯 모셔 반사이

익을 취하고자 단장부터 구단 전체가 부단히 노력했고, 이에 어느 정도 만족

스런 눈치를 보이는 상욱과 멘데스.

“역시 마로타 단장이십니다”

밀란의 제의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조건에 미소를 보이는 멘데스이나 이상하게

그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더할 나위 없는 제의이긴하나...”

“그럼 계약하시죠”

“불과 10분 전에 나폴리에서 연락이 와서요. 17만 유로까지 제의를 주시네요”

어깨를 으쓱하며 본인 핸드폰에 있는 문자를 보여주는 멘데스.

[우리는 옵션 포함해서 17만까지 주겠소! 그러니까 빌어먹은 밀라노에서 당장

나오시오!]

번호는 분명 나폴리 단장의 것이었고, 이를 확인하자마자 마로타 단장의 표정

이 어두워진다.

“조르제, 또 시작이군요”

멘데스는 늘 이런 식이다.

계약을 할 수 있는 끝까지 질질 끌면서 선수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좋은

조건에서 마무리 짓는 것.

현재 인테르가 상욱에게 목멜 것이란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멘데스는 가벼

운 목소리로 마로타 단장을 압도한다.

“분명 인테르 정도의 구단이라면 더 좋은 조건을 내줄 거라고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지고 들어갈 승부가 아니었다.

이 협상에서 바로 1년에 10억이 넘는 돈이 좌지우지 되는데 그냥 15만 유로에

도장 찍는 것도 웃긴 일이고 말이다.

“잠깐만 시간을 주시오. 잠시 휴식하지”

마로타 단장의 한숨과 함께 협상이 잠깐 중단되고 상욱과 멘데스는 편안한 모

습으로 주세페 메아차를 둘러본다.

***

“괜찮을까요?”

제멋대로 주급을 20%가량이나 올리는 멘데스의 미친 행동에 상욱마저 약간 당

황한다.

“칼자루를 쥔건 우리 쪽입니다. 게다가-”

이 대목에서 그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 있는 말투로 중얼거린다.

“진, 당신 같은 명검을 가진 경우엔 더더욱요”

나폴리는 진심으로 상욱을 영입하고자 했다.

인테르와의 협상이 진전되자 이들은 선수단까지 정리해서 어떻게든 상욱의 맘

을 되돌리고자 했고, 이를 확인한 멘데스에겐 대단히 좋은 기회였다.

“사실 돈보단 당신 선택이죠”

호나우두가 뛰었던 인테르냐,

마라도나라는 신이 있었던 나폴리냐,

선택의 기로에 있었던 상욱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아까 멘데스가 짓던 자신

감 넘치던 표정을 그대로 짓는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갑시다. 트로피는 어디서든 딸 수 있으니까요”

“으하하! 역시! 이 멘데스에게 어울리는 고객이로구만”

그때 마로타 단장이 나타나 재협상을 시작한다.

“우리 쪽에서도 17만 유로로 맞추겠습니다.

”20만“

”조르제!“

단 몇 분 사이 제멋대로 가격을 올리는 멘데스의 모습에 짜증이 날 대로 난

마로타.

이카르디 때에도 그랬으나, 이 정신나간 에이전트와 상대하는 것이 지치나 애

석하게도 현재 이적시장 중에 저 아시안 소년보다 좋은 매물은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20만 유로도 손해보는 느낌이오. 2년 아니, 1년 안에 가치가

1억 유로이상 받을 수 있는 선수 아닙니까“

멘데스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이번 시즌 인테르가 4위, 나폴리가 5등 했죠? 진이 나폴리로 가는 순간-“

이카르디를 잃은 인테르에겐 상욱을 놓치는 순간, 기나긴 암흑기를 지나 이제

겨우 정상으로 올라온 팀이 다시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었다.

”18만“

”19만“

”젠장! 18만 5천에 합시다. 지금 이것도 원래 제시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 아

니오!“

이젠 거의 애처롭게 말하는 마로타 단장과 서로 사인을 주고받던 상욱과 멘데

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결정한다.

”아주 건설적인 마무리였습니다, 마로티. 제 고객께서도 대단히 만족하시는군요“

생각보다 높아진 지출에 머리를 싸매던 마로타 단장이 겨우 합의가 마무리되

자 자리에서 일어나 상욱에게 악수를 권한다.

”우리 역사를 써봅시다, 진“

”잘 부탁드립니다. 단장님“

계약 직후,

세간에서 10대 소년에게 너무 많은 주급을 주는 것 아니냐 비판받았던 마로타

단장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자 오히려 팀 역사상 최고의 영입을 했다며 극찬

받았다.

작가의말

축구의 신이 된 저니맨→축구천재는 황제를 꿈꾼다

제목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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