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축구의 신이 된 저니맨-33화 (33/114)

33화

Real The Topper

[Gul.com]

- 2018년을 빛낼 10명의 축구계 원더키드

10. 에드워드 은케티아

9.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8. 전상욱

7. 제이든 산초

6. 페란 토레스

5. 필 포든

4. 마테이스 더리흐트

3. 지안루이지 돈나룸마

2.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1. 킬리앙 음바페

8위 전상욱

psv/대한민국/스트라이커/1999.04.20.

설명 : psv 입단 4개월 만에 주전으로 발돋움 한 그는 최근 몇 개월 전부터

세상을 놀라게 한 선수 중 하나다. 작년 11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

그에서 2골, 인테르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그는 팀의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여러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2020년까지 psv와 계약이 체결된 상태이지만 현재 그의 폼과 잠재력을 봤을

때 머지않아 유럽 명문 구단으로 향할 것이 당연해 보인다.

***

[아시아에서 온 스타, 1시즌 만에 팀 떠나나?]

[AC밀란, 웨스트햄 진(Jin) 영입 나서, 바이아웃 지급 준비]

[포르투 구단주, 무조건 영입해야 할 선수로 진 선택]

[발렌시아, 가메이로 대체자로 아시아 괴수 전상욱 낙점]

[진의 재계약 난항- 아시아 왕자, 금방 psv 떠나나?]

내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것과 배한영이 언론 플레이를 적당히 잘해준 덕에 내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psv에 남냐, 떠나느냐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한데 뭐- 솔직히 말하자면

내 의견은 반반.

떠나야 할지, 남아야 할지 아직 감이 오지 않은 것이다.

잔류하면 단장 말대로 재계약 박은 뒤 여기서 1, 2시즌 더 뛰면서 스텟과 기

량을 더 쌓아서 팀에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떠나는 것이다.

psv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유럽 대항전에서 성적까지 낸다면 영웅이 되어

떠날 수 있다.

단점은-

이 리그는 확실히 내겐 좁다. 리그에서 선수들을 학살하는 재미는 있으나 이

것이 성장기인 내게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날 컨택한 AC밀란, 웨스트햄, 발렌시아, FC 포르투, 프랑크푸르트, 레알 소시

에다드 등 모두 좋은 팀이나 아직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뭐 맨유에서 날 노린다는 말이 있긴 했으나 아직 진지하게 얘기가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배한영도 따로 들은게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말이다.

일단-

좀만 더 지켜보자.

예를 들면 일단 아약스 전 부터 끝내놔야 할 것이다.

“진, 팀에 들어오자마자 이적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정말인가요?”

훈련장에 들어가기 직전, 각종 언론들이 나서서 날 취재한다. 갑자기 어디서

툭 튀어나온 어린 아시안 영웅이 유럽 명문 구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데 관

심갖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언론의 추측일 뿐입니다. 반드시 떨어져 있는 팀 순위를 반등시키겠습니다”

“그 말은 이번 시즌까지 활약하고 팀을 떠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까요?”

아우 똑똑한 년-

오해라는 말을 하기 직전,

“자자 훈련시간입니다! 아약스 전이 3일밖에 안 남았는데 우리가 지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뒤이어 다가온 하디 크루거가 웃으며 내 인터뷰를 저지한다. 표면상으론 내게

쏟아진 언론 관심을 받으려는 모습처럼 보이나 사실은 곤란한 날 도와준 것....

은 개뿔, 이 미친놈 때문에 괜히 이적설에 불씨만 지핀 꼴이 되었잖는가.

“어때? 완벽한 타이밍에 등장이었지?”

“그래, 진짜 완벽하긴하구만”

트레이닝 장으로 걸어가는 내내 날 귀찮게하던 그는 훈련 직전, 문득 날 바라

보며 말한다.

“너 대체 얼마를 부른거야 진?”

“뭐가”

“너 진짜 이적하냐?”

“나도 몰라”

“나랑 같이 조금만 더 뛰자”

장난인지 진담인지 모를 하디의 표정을 가만 보며 기가차다는 듯 웃어 보인다.

“여기서 제일 떠나고 싶어하는 건 너면서-”

내 말에 머쓱해진 그는 머리를 긁적이곤 훈련을 진행하려고 할 때,

“진!”

“오우 코리안 스타!”

간만에 만난 코디 가포와 조던 테제를 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친구들, 올라올 줄 알았어”

코디와 조던은 마땅히 1군에 올라올 만한 선수들이다. 빠른 발과 좋은 드리블

로 역습 때 돌격대장 역할을 할 코디와 확실한 대인 마크와 빠르고 정확한 발

밑을 가진 조던은 젊은 psv의 중심이 될 선수들이 분명했다.

“근데 너 진짜 떠나는 거 아니지?”

“그래, 이렇게 빨리 이적은 말도 안돼!”

친구들 역시 만나자마자 이적 얘기부터 한다. 주변에서 내 이적을 막고, 팀에

남게 하라며 잔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있는 모양이다.

일단 귀찮게 이적설 내뿜는 친구 녀석들부터 진정시켜야 할 때이다.

“아으- 걱정 마, 최소 이번 겨울엔 안 떠나니깐”

이것만은 진심이다.

***

psv와 아약스의 더 탑퍼 D-1,

올해 19살이 된 아약스 수비수 김재민은 두근거리는 맘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약스에 와서 4경기를 뛰었다. 선발로 2경기, 교체로 출전해 2경기. 더 리흐

트의 짝으로, 때론 블린트-리흐트와 함께 3백으로 출전한 재민의 활약은 합격점.

ㄴ더 리흐트 곧 이적할 것 같은데..그래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와서 다행이다

ㄴ잘하더라. 잠재력도 충분하고. 수비력 자체가 좋아

ㄴ우리 스카우터들 꽤 쓸만한데? 대체 어떻게 저런 선수를 알고 데려오는거야?

아약스 팬 포럼에서도 칭찬일색이다. 대체적으로 잘 영입했다는 의견.

그러나 칭찬들은 그가 어리고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지. 당장 리그를 씹어 먹

을 수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가령 진짜 리그를 폭격하고 씹어먹는 선수는 따

로 있었다.

ㄴ덩치 개 크네. psv에 진 보다 더 크겠는데? 얘도 한국 사람임?

ㄴ난 한국 선수 왔을 때 다 진처럼 하는 줄 알았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네,

얘는.

ㄴ야야; 이 정도만 해도 좋은 선수지. 비교를 진이랑 하냐...리그에 진보다

좋은 공격수가 없는데 뭐.

ㄴ응 지랄마~ 지예흐 정도면 진 씹어먹어~

ㄴ아무리 같은 나라라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무슨 지예흐랑...

전상욱, ‘아시아에서 온 영웅’이란 별칭을 받은 그는,

별명 그대로 리그를 폭격하고 있었다.

“분명 대통령금배 때는 내가 우위였는데 말야-”

재민이야 말로 어릴 때부터 ‘천재 수비수’ 얘기를 듣고 온 선수다.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최우수 수비수에 선정되고, 리그mvp에 선정되기도 했

으며 현대고에 진학할 때도 무조건 K리그 입단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달고

진학하기도 했다.

애초 국내에 재민을 뚫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으며, 그는 국내 고교축구에 다

소 따분함을 느끼고 있었다.

전상욱이 나오기 전까진 말이다.

그는..한국에서 한 번도 상대해보지 못한 스타일의 선수였다.

거짓말처럼 빠르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드리블을 구사

했다. 터치 한 번에 수비수들이 떨어져 나가고, 차는 슈팅은 쉴새없이 골문을

노렸다.

호드리구, 필포든, 페란 토레스

그는 재민이 청소년 대표로 상대해 본 어떤 외국 유망주들 보다 뛰어났고, 실

제 맞대결에서 3골이나 먹히고 말았다.

그래도 국내에 있을 땐 자신의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상욱

은 완전히 다른, 환골탈태한 선수가 되어 있는 듯 했다.

“웃기지마”

놈이 더 리흐트를 넘었건, 라모스를 제치고 골을 넣었건, 루크 더용을 후보로

밀어냈건.

상관하지 않는다.

그는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가 될 것이며, 유럽 최고 구단에서 자

리매김 할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될 것이다.

“전상욱이건, 호날두건, 메시건. 상관없어”

내가 다 뛰어 넘을테니까.

***

The Topper 당일,

psv와 아약스의 리그 19라운드 경기 관람을 위해 수 만명의 사람들이 요한 크

루이프 아레나로 모여든다.

물론 서포터 뿐만 아니라 맨유와 AC밀란을 포함한 유럽 명문구단 스카우터들

역시 즐비하게 모여있다.

특히 다음 주에 있을 전상욱과의 협상을 위해 모인 밀란의 수석 스카우터 마

우로 타소티가 관심있는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본다.

라이벌 구단이라는 이름값과 동시에 오늘 경기는 양 팀에게 대단히 많은 의미

를 부여했다.

아약스가 오늘 경기에 승리하면 이르지만 승점이 12점차로 벌어져 리그 우승

의 7~8부 능선을 넘을 것이며, psv가 승리하게 된다면 상위 순위가 큰 혼돈이

올 것이다.

psv는 그 혼돈을 노리는 것이고,

아약스는 유지할 것이다.

[아마 최근 몇 년간 가장 치열한 더 탑퍼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 특

별한 관전 포인트가 있을까요?]

[psv의 진과 아약스의 김재민, 모두 한국 선수들이자 앞으로 팀을 책임질 선

수들입니다. 재민은 블린트 이후 팀의 수비 미래라 평가받는 선수고, 진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에레디비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입니다]

현지 팬들의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에서도 오늘 경기는 대단한 인

기를 끌었다.

- 전상욱vs김재민 모두 선발, 코리안 더비 성사! -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의 맞대결에 네티즌들의 관심은 극에 달한다.

커뮤니티 사람들 대부분이 평소 국내 중계도 안하는 에레디비시 전문가가 되

어 psv는 수비가 약해서 불안하니, 아약스의 느린 선수들이 리그 베스트 psv

풀백을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니 말을 뱉어낸다.

[먼저 psv 선수들이 나섭니다!]

FW : 코디 가포, 로자노, 전상욱

MF : 하디 크루거, 구티에레즈, 반힝컬

DF : 필립막스, 뤼카센, 조던태제, 둠프리스

GK : 제룬 조엣

평소 낼 수 있는 코어라인을 전부 내놓고, 코디와 조던과 같은 어린 선수들의

빠른 발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계획인 psv.

FW : 두샨 타디치, 돌베르, 하킴 지예흐

MF : 프랭키 더용, 반더비크, 펠트만, 마즈라위, 싱크라번

DF : 더리흐트, 김재민, 블린트

GK : 안드레 오나나

아약스 역시 현재 낼 수 있는 최선의 선수들을 내보낸다.

“김재민...”

그라운드에 나선 상욱은 한껏 긴장된 표정의 재민을 지긋이 바라본다.

저 정도 실력에 반다이크를 웃도는 피지컬이면 빅리그 주전, 아니 그 이상도

가능한 재능이다.

“오랜만에 만나네요”

“그러게요. 대통령배 이후로 8개월 쯤 됐나?”

만난 건 두 번째이나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인 두 사람.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고교팀 상대로 붙었는데 지금은 유럽리그 우승을 다

투는 팀의 주전으로 맞붙는다는 것이 신기했던 두 사람.

“반드시 이긴다”

재민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상욱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라인으로 이동한다.

“리그 탑 선수가 어떤 의미인지 알려줄게”

1년에 최소 2번이나 있는 더 탑퍼이나,

오늘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뜨거웠다.

팬들은 오늘 경기를 오랜 시간동안 잊지 못했다.

아약스의 베켄베워와 psv의 요한 크루이프가 동양인으로 환생하여 펼친 경기

이며 동시에,

상욱의 커리어 마지막 더 탑퍼이기도 했다.

크루이프와 베켄베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