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축따-139화 (139/208)

139화. 네 번째 동기화

[전반기 리그 무패행진을 완성한 아스날, FA컵과 유로파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까?]

[19라운드 기준으로 리그 어시스트 20개를 달성한 아스날의 유건, 이번 시즌 도움왕은 이미 그의 것이 아닐까]

[리그 득점 순위 10위 이내에 세 명이 포함된 아스날, 이번 시즌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다]

브라이튼전을 승리로 마무리하면서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최초이자 최후의 기록인 무패 우승에 다시 한번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바로 그들 아스날이 아르센 벵거의 산하 아래서 만들어냈었던 그 기록을.

그런 전무후무한 기록에 다시 한번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은 현재 선수단의 밸런스 및 핵심 선수들.

그중 에이스인 유건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도움왕이 기록한 19어시스트를 넘은 20어시스트에 벌써 도달했다.

더불어 쿠아바, 캐시, 러너 세 명의 공격진이 만들어낸 30개 이상의 득점은 아스날의 꿈만 같은 순위를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축구의 신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후안 루이스,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두 명밖에 없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후안 루이스, “아스날에 있는 제 친구 건과 부상을 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토마스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후안 루이스, “그들을 이기고 세계 최정상에 서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스날의 경기보다 하루 뒤늦게 진행된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가 끝나고는, MOM 인터뷰에서 루이스가 유건을 언급했다.

현재 유건과 비슷하게 프리메라리가에서 경기당 한 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축구의 신인 메시의 아성을 넘보고 있는 그가.

토마스 에르난데스도 언급하긴 했지만 현재 부상을 당해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그보다는 유건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었기에, 그와 루이스가 만날 날을 고대하면서 말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알렉스 둠바, “루이스를 제외하고는 아스날의 건밖에 없었습니다. 두 눈뜨고도 손쉽게 뚫려버린 기억은요”]

[헤타페 CF의 감독 이니에스타, “건이 그렇게 잘할 것이라 예상했냐고요? 오랜 친구에게 그에 대한 임대를 요청했을 때부터 상상했던 미래입니다”]

[리버풀 FC의 박준철, “사랑하는 후배라서가 아니고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명이 유건 선수죠”]

그리고 어린 시절 친구인 루이스를 제외하고도, 유건을 언급하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은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시즌 초반 기대감은 많았지만 불안한 반응들도 공존했던 그에 대한 축구계의 반응들.

하지만 이제 전문가들은 그를 점점 인간계를 벗어난 신계의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싶어 했다.

이십여 년 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두 명의 신을 라이벌로 만들어내 관련 기사가 쏟아졌던 것을 떠올리면서.

지금 그 영역에 근접한 후안 루이스와 조금씩 비교하면서 말이다.

‘⋯이거 진짜 스토리가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팀메이트로 활동한 절친한 친구가 축구의 신이라는 명칭을 두고 다툰다라⋯’

그런 예상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축구계에 앞으로 십 년 이상 화두가 되고 매 경기 다뤄질 그들의 활약에 대한 비교 칼럼이 쏟아지는 것을.

그 현실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시작된다는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겠지만.

***

“이제 우리는 FA컵과 유로파 리그를 병행하며 선수단을 운영해야 한다.”

“여러분 스스로도 체력을 잘 관리해주도록 바라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경쟁하고 있는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노력한다.”

FA컵 5차전과 유로파 리그 16강 토너먼트 경기.

그 일정과 상대팀이 확정되는 사이 프리미어리그 라운드는 진행되었다.

22라운드까지 진행하면서 아스날은 2승 1무.

첼시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2위 맨체스터 시티, 3위 리버풀과의 승점 격차가 좁혀졌지만 아직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그들의 경쟁에 있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기였다.

“리그 경기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

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 대항전 등 세 개의 대회를 착실하게 준비하는 아스날.

거기에 칼링컵이라는 리그컵 한 대회를 더 경쟁하고 있는 최상위권 팀들.

그 사정 속에서 다음 대진의 상대가 될 팀이 어디인지, 일정이 언제인지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베스트 멤버가 출전해야 하는 경기가 연달아 있다면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기도 하고 말이다.

“이번 주부터 2주 동안은 미리 말했던 것처럼 훈련 세션에 추가적인 개인 훈련이 추가될 예정이다.”

“코치진들과 함께 선수 개개인별로 분석된 자료들이다. 각자 약점을 보완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제 눈에 잡힐 듯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자리에 도전권을 본격적으로 던질 생각이니까.”

그 힘든 시기에 대한 대비를 본격적으로 선수단 모두가 모여있는 자리에서 공표하는 아르테타였다.

훈련 세션이 끝난 시간 이후로 트레이닝 센터에 남아서 코치진과 함께 분석한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선수 한 명 한 명마다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놓은 개인 리포트.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귀중한 분석내용을 공유받고, 공동의 목표를 향한 마음을 불태운다.

인기로 따진다면 세계 최고의 자리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정상이라는 목표.

“이놈들아, 이 몸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도와줘라!”

거기에 덧붙이는 마틴 외데고르의 부탁.

십 년 넘게 맡고 있는 아스날의 주장을 내려놓는 마지막 시즌, 스스로도 우승컵을 추가하고 은퇴하고 싶었다.

그랬기에 선수들에게 조금은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목표 의식을 심어준다.

포기라는 단어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자신의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더 버텨달라는 의미를 전해주기 위해서.

“가보자, 이것들아!”

“마틴을 위해서라면 하기 싫긴 한데, 차라리 보스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해라!”

그 뒤를 이어 부주장단인 살리바와 파티노도 한마디씩 지원한다.

선수단 모두에게 화이팅을 요구하며 포효를 하는 살리바.

친한 만큼 외데고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아르테타를 위해서 우승하자고 외치는 파티노.

“다 나처럼만 열심히 뛰어봐, 그러면 된다! 나를 따르라고!”

“으하, 으하! 건! 건!”

“건! 건! 건!”

진중한 표정으로 열정을 담아 외치는 주장단과는 다르게 미친놈처럼 보이는 한 사람이 있었다.

[GUN]이라고 등에 쓰여 있는 유니폼을 손에 들고 하늘 위로 돌리고 있는 유건은 자신을 따라서 경기에서 뛰어다니라며 외친다.

그것이 그저 재밌어 보여서 춤을 추며 소리치는 쿠아바와 캐시.

뒤에 있는 카마메니도 몸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면 아스날의 21살 동갑내기, 이제 곧 22살이 되는 네 명의 친밀함이 보이는 듯했다.

나아가 아스날 구단 자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고 말이다.

***

“파티노, 이거 내가 차봐도 될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브렌트포드전.

한 골을 겨우 리드하고 있던 아스날이 후반 12분에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골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서 주어진 프리킥.

지난 경기를 기점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경험한 유건은 파티노에게 자신이 차겠다며 요청한다.

프리킥에서 득점을 한 경험은 있지만 아직은 파티노가 아르테타가 정해둔 프리키커였으니까.

[지네딘 지단의 데이터 동기화율 78.12%]

[상대팀 선수의 압박에서 10초 이상 공을 키핑하고 지켜내세요 (3/2)]

[토마스 로시츠키의 데이터 동기화율 84.15%]

[이대일 패스를 통해 파이널 서드 지역에 근접하여 기회 창출을 하세요 (2/1)]

[메수트 외질의 데이터 동기화율 65.06%]

[반대쪽에서 기다리는 팀원에게 향하는 전환 패스를 정확하게 보내세요 (4/3)]

[3단계 동기화 65% 달성]

[첫 번째 참가자 유건, 3단계 완료]

[4단계 동기화가 진행됩니다]

[원하는 동기화 서비스를 선택하세요]

[1. 스로인 2. 프리킥 3. 코너킥 4. 중거리 슈팅]

22라운드가 끝나고 유건에게 찾아온 변화는 3단계인 메수트 외질의 동기화율이 65%를 넘으면서 새로운 단계로 발돋움한 것.

유건의 포지션에서는 사실 중거리 슈팅을 선택해도 되었겠지만 그는 프리킥을 선택했다.

당장 내년이면 왼발로 직접 프리킥을 담당하는 외데고르가 은퇴를 예정하고 있었고, 네 개의 선택지 중에 가장 자신 있는 후보였으니까.

[⋯의 데이터 동기화율 45.18%]

[세트피스 상황에서 프리킥으로 유효슈팅을 기록하세요 (0/1)]

동기화 4단계라서 그런지, 시작할 당시 44%라는 수치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유건이었다.

그 이후 브렌트포드 전이 있기까지 노력했지만 아직은 겨우 45.18%.

하지만 자신감은 넘치고 있었다.

이미 훈련 상황에서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직접 득점을 올렸고, 힐슨과 마세코가 보장해주었다.

어떤 골키퍼가 너의 킥을 막더라도 쉽게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어디 한 번 해보라구, 훈련처럼만 차면 충분하게 골이 될 것 같은데?”

유건의 요청을 받은 파티노는 벤치에 있는 아르테타에게 킥을 넘기겠다는 간단한 신호를 주고 받는다.

승인이 떨어진 이후 공을 유건에게 건네주며 응원을 남기는 파티노.

그도 이미 훈련에서 경험했고, 기대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에이스에게 새로운 무기가 생겼다는 것을 다른 팀들에게 알릴 수 있는 이 순간이 어떻게 기록될지 생각해보면서.

‘⋯후우, 후욱! 긴장할 필요 없어.’

‘이 순간을 위해 엄청 연습했다.’

연습했던 대로 오차가 전혀 없도록 잔디에 공을 내려놓는다.

발에 닿는 공의 면적 일부분을 잘 보이게 내려둔 공을 응시하며 몸을 일으켜 뒤쪽으로 물러난다.

왼쪽 지역에서 골대를 바라보고 있는 프리킥 상황은 오른발 키커에게 어울렸다.

그 상황에서 무회전 킥을 찰지, 감아서 휘어지는 킥을 찰지 감히 예상이 안 되는 유건이 발을 뗀다.

콰악-!

도움닫기 과정에서 공과 디딤발 사이 한 개의 주먹 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위치에 왼발을 강하게 박아넣는다.

그것을 기반으로 의도하는 대로 정확하게 오른발 슈팅을 가져가기 위해서.

맞춰서 휘둘러지는 유건의 오른발.

뻐엉-!

강하게 공의 중앙 지역에서도 윗부분을 맞혀 무회전 슈팅을 노리는 것보다, 감아 차는 것을 선택했다.

브렌트포드 선수들이 만들어낸 벽이 점프하는 높이마저 살짝 넘기는 것을 예상하면서.

‘⋯저 킥은.’

유건의 발이 공에 닿는 순간, 그의 디딤발은 기이한 각도로 꺾인다.

심지어 발목이 돌아갔다고 착각이 들 정도로 심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

그리고 중계방송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오랜 축구팬들은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었다.

슬로우 모션으로 잡힌 유건의 프리킥 자세는 유사했다.

엄청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하드 워커 스타일의 축구 선수이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레전드.

축구계에서 역대 선수들의 스타성만 놓고 따진다면 한 손가락에 꼽힐 바로 그 선수의 프리킥 자세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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