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화. 까짓거 해보자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아스날 VS 뉴캐슬 전의 MOM은 유건, 또 한 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다!]
[1골 1어시스트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도움 개수를 기록하고 있는 아스날의 유건]
[뉴캐슬의 에디 하우, “우리는 맨체스터 시티까지 잡아냈지만 아스날은 잡을 수 없었다”]
이번 라운드가 끝나고 난 뒤부터 아스날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초반에 분발하더라도 어차피 우승은 맨체스터 시티가 하겠지라는 생각은 그동안 우승팀 배당에서부터 나타났다.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아스날이 있었지만, 우승은 펩의 맨시티가 한 번 더 할 것 같다는 많은 의견들.
그러나 14라운드라는 리그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그들이 미끄러지고 아스날이 아직 1위라는 것은 충분히 다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심지어 바로 이전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무너트린 뉴캐슬을 압도적인 모습으로 격파했다.
[아스날,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배당 현황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턱밑까지 추격!]
그리고, 그런 대중들이 바라보는 변화의 시선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바로 오늘까지.
이미 진행된 15라운드 웨스트햄 원정 경기.
유건과 쿠아바, 캐시의 합작으로 한 골 차이 승리를 거머쥐면서 아스날은 질주를 멈추지 않았으니까.
그것은 다음 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6라운드의 경기 상대는 리그에서 현재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에버튼.
이번 시즌 한 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던 그들을 상대로 아스날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경기 선발 명단으로 완전히 복귀한 클락 대신 외데고르 위주의 전술로 1.5군 정도를 투입했다.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있는 그들 상대로 후보 선수들이 많이 나왔음에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두 골을 몰아치면서 말이다.
“어쩌면, 다음 경기가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일정이 많이 남아있기에 변수가 있지만 나는 무조건 승리하고 싶다.”
1위를 유지해야 하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로테이션을 가동했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아르테타가 최근 선수단에게 말했던 대로 다음 경기가 엄청 중요했기에.
바로 펩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로 떠나는 원정 경기였다.
승점 2점이 뒤처져 있는 그들을 한 번만 이긴다면 우승 가능성이 엄청 높아지는 경기였기도 하고.
[아스날,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할 두 명의 선수와 계약 완료!]
추가적으로 팬들이 환호를 지를 만했던 소식들은 영입에 관한 기사들이었다.
원 볼란치 자리에 뛸 수 있는 유일한 선수는 바로 찰리 파티노였고, 사실 로테이션도 메짤라에서 잘 뛰는 유스 선수를 돌려서 막고 있었다.
그 선수의 성장뿐만 아니라 팀 전체적인 경기력도 파티노의 유무에 따라 들쭉날쭉하는 게 많았었는데 드디어 영입했던 것이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프랑스 리그의 미드필더 지역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특급 유망주를 말이다.
그가 바로 17라운드 이후에 합류할 선수들 중 첫 번째 선수였다.
[아스날, 미드필더 한 명과 공격수 한 명을 추가로 영입하다!]
공격수는 엄청난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랜 기간 주전으로 활약한 베테랑 공격수였다.
양쪽 윙포워드 모두 준수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의 존재는 꼭 필요가 있었다.
덕분에 주전자리 확보에 대한 열망으로 러너나 캐시가 나태해지는 일이 없을 테니까.
심지어 오른쪽 날개이자 원래 캐시의 자리에서 뛰게 된다면 짝발이 아닌 정발의 윙어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었다.
그렇게 추가적인 옵션을 제공하면서 기존 스타팅 라인업 선수들에 대한 자극까지 할 수 있는데 팬들로서는 신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스쿼드가 탄탄해졌다! 이제 딱히 구멍이 안 보인다니까!
전체적은 반응은 바로 이랬다.
물론 선발 라인업과 후보 라인업에 대한 이름값이나 실력 등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플레이하는 것만 보더라도 방출하고 싶어지는 그런 선수는 없었다.
경기 중에 다른 팀들이 집중적으로 약점이라고 생각하며 노릴 존재도 없었다.
- 오랜 기간 참았다. 이제 우리가 우승컵을 다시 한번 들어 올릴 때가 되었지!
- 우선 리버풀이랑 맨체스터 시티 놈들한테 패배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자고!
그러나 가장 기분이 좋았던 사람들은 아르테타가 치료를 위해 잠정 은퇴했었던 시절, 고통받았던 과거를 잊지 않았던 팬들.
그들은 홈, 원정 경기를 가리지 않고 매번 패배를 안겨주었던 팀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최근의 경기력에 대해 가장 행복해하고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팬들도 그렇게 오래전부터 구단을 사랑해준 사람들이었다.
나아가서는 바라고 있었다.
이제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그래도 하는 팀’이라는 의미에서 4스날이라는 별명을 바꿔주기를.
그렇게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리그와 올해는 유로파, 내년에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말이다.
***
“손은 수비할 때도 쓰는 거다, 건!”
“모두 상대팀이 공을 손쉽게 키핑하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냐? 리버풀과의 경기를 기억해내라!”
“마틴, 클락처럼 헤딩은 같이 떠줘야 팀원들이 편해진다니까!”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기 위한 아스날의 콜니 트레이닝 센터에서는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고 있었다.
당장 FA컵과 유로파 리그의 일정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체력적으로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었던 것은 상대팀도 마찬가지였고 서로의 최우선적인 실력을 보여주면서 승부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현재 스쿼드가 그들과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내심 궁금했던 아르테타조차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FC 바르셀로나와 무승부를 만들었다고? 이니에스타 그 친구나 네놈이나 참 대단하다.”
펩 과르디올라의 전매특허인 티키타카 전술을 본 고장에서 경험하고 온 유건과 쿠아바.
헤타페 CF 시절 참신한 전술이라도 생각한 게 있는지 참고하려고 물어봤으나,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그들이었다.
정말 그때는 단순히 유건이 타이밍을 재는 것을 믿고 이니에스타가 도박을 던졌었으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이긴다는 마음으로 가보자.”
“세계 최고를 놓고 경쟁하는 팀 상대로도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
“이미 리버풀에게 승리를 따냈고, 이제 맞붙을 맨체스터 시티보다 우리가 리그 테이블에서 순위가 높다.”
원정을 떠나기 전날 훈련 세션을 마무리하며 아르테타는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덧붙인다.
어떤 팀을 상대로 하게 되든지, 그저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원정을 떠나는 것이라고.
이름 높은 맨체스터 시티이지만 지금 당장 그들보다 순위가 우리가 더 높게 위치하고 있다고.
‘⋯도전하자는 말에서 승리하자라는 말로 바뀌셨어.’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유건은 하나의 차이점을 깨닫고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상위권을 놓고 다투며 챔피언스리그의 정상을 놓고 다투는 건 두 팀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었다.
그중 한팀인 리버풀과 맞붙었던 리그 초반 경기에서는, 당장의 승리를 바라기보다는 선수단에게 부담 가지지 말고 세계 최고 수준에 도전하러 가보자고 말했었던 아르테타.
하지만 이번에는 정확하게 승리하기 위해 원정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을 인지한 유건은 이제서야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을 이끄는 보스, 미켈 아르테타의 얼굴에 나타난 자신감을.
***
[나여름 : 오늘은 후반전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기고 있어야 된다!]
[나여름 : 나 가봐야겠다! 오빠 안 다치게 몸 잘 풀고, 끝나자마자 바로 볼게!]
경기 시작을 위해 워밍업을 나가기 직전까지 유건이 메세지를 주고받는 대상은 바로 나여름.
한국은 이미 밤이 된 시간이었지만 아직 촬영이 끝나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자지 않고 깨어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에는 전반전부터 바로 시청은 못 하겠다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음에도 그저 사랑스러울 따름이었다.
서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지만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에 악영향을 받거나 힘들어하지 않는 건 오히려 기특할 정도.
“건, 아직 준비 안 했어? 나가자.”
그런 잠깐 동안의 상념 속으로 파고들어 오는 쿠아바의 목소리.
무슨 장난이라도 친 것인지 캐시의 목에 팔을 두르고는 유건을 부르고 있었다.
“먼저 가 있어! 축구화만 신고 바로 따라갈게.”
양 팀의 선수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집중하고 있었으니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 매치인지는 이미 증명이 된 오늘이었다.
그러나 유건을 부르는 캐시와 쿠아바의 행동만 보면 크게 긴장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 나이에 아스날의 공격진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삼총사는 말이다.
“오늘은 차라리 중앙 지역이 뚫기 쉬울 수도 있겠는데?”
“미친놈들아, 혼자서는 힘들지! 아무튼 형이 마무리할 테니까 유인만 해줘라.”
“건, 저 덩치 믿지 말고 나를 믿으라니까! 러너나 나한테 공을 돌려줘.”
오히려 그들의 장점은 패기 있게 어떤 팀이든지 두려워하기보다는 이기기 위한 방법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워밍업을 하고 돌아올 때까지 함께 몸을 푸는 세 명의 입은 쉬지를 않았다.
각자 서로가 상대 팀을 무너트릴 활약을 보여주겠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물론 서로를 도와주겠다는 소리보다는 각자의 요청사항만 전달하면서 말이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떨리는 순간입니다. 양 팀 간의 경기 결과가 이번 시즌 리그의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아스날이 지금 시기에 1위를 달리고 있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매경기 그들의 에너지 레벨을 볼 때마다 신기할 따름입니다!”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애국심을 빼고 보더라도 유건 선수의 활약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모든 선수가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유건 선수의 활약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비속어를 섞어야 할 정도니까요!”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를 하고 터널로 걸어오고 있는 이 순간, 한국 스포츠 채널에서 이미 중계가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 경기도 역시 한 달 전 정도부터 이목이 집중된 경기이다 보니 방송사에서는 당연히 안준성과 전지우를 이번 라운드에 편성했다.
이번 시즌 최고 시청률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한 서사가 마련되어 있었으니까.
‘⋯까짓거 리그 1위, 용인 FC에서도 해봤다 이거야!’
그리고 그 시각, 선수들이 터널을 나와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리그 1위를 놓고 다투는 이번 경기에 출전하는 유건의 각오는 ‘까짓거 해보자’였다.
비교 대상을 한국 국내 K리그 2 시절로 잡은 것은 잘못되었지만, 그 시절의 자신감만을 가져오려 했다.
당시 유건의 존재감은 씹어먹고 있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
- 오늘도 경기는 축따형이 지배한다!
사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뛰는 리그의 수준이 엄청나게 올라갔지만, 데이터 동기화율은 더 많이 올랐다.
덕분에 아스날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유건은 경기 시작을 준비한다.
프리미어리그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싶다는 특별한 각오와 함께.